소   

                        최종진

소중하기로야  
밥보다 더한 것이 있으랴만 
오늘 해 질 때까지 
갈아야 할 밭이 얼만데
여기저기 풀 뜯어 먹으며
느릿느릿 가시는구려
고삐는 내가 쥐었소만
그대 영혼은 자유롭소이다 

오늘은 보름이 가까우니
일이 늦어지면 달빛 밟으며 돌아옵시다 
소중하기로야 
밥보다 더한 것이 있으랴만
그대와 나 달빛 벗 삼아
터벅터벅 걸어오는 삶 또한
소중하지 않겠소  

(녹색평론 108호 141쪽)
========================= 

 어제 녹색평론 108호를 받아 훑어보니 
일제고사, 제주 주민소환투표, 기본소득에 대한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후에 따로 정리해 봐야겠다. 

녹색평론에 실리는 것들이 점점 시의적절해진다는건 이노무 세상이 끝에 다달았다는 증거같다.
예전엔 녹색평론에 나오는 글들이 꽤나 호들갑스럽게 느껴지고, 한참후에나 일어날듯 했는데 말이다.

김종철 발행인의 글만 읽어보았는데,
서울시 교육감 선거 때 주후보를 지원했다고 재판을 받은 허모교사의 최후진술이 인상깊다.
학원을 다섯개 다니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나는 죽어도 좋아요,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잖아요' 했다는 말을 인용하며 이런 교육을 바꾸자는 것이 나의 소망인데, 이것이 죄인가 물었다 한다.  
우리 재판부는 그것이 죄라 하며 6개월에서 1년반까지 실형을 선고했단다.
이런 아이들의 삶이나 용산참사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근원을 망가뜨리면서 나가갈 수 밖에 없는 것, 약자의 희생 없이는 단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는 것이 자본의 논리와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의 논리가 결합된 '폭력'의 작동방식이라는 걸 말한다. 

김종철 발행인의 글 제목은 '민주주의를 위하여'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내새끼 공부 뒷바라지, 누울 집칸 마련하기까지만 해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며
언제 짤릴지 모를 직장에 밤늦게 까지 일해야 한다. 
분명 내가 사는 곳에 '미군기지'가 들어오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나
'재개발' 문제 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할 일이다.

하루에 내가 자유롭게 쓸 시간이 잠자는 시간 빼면 1~2시간도 힘이 든데, 
어찌 내가 자유로운 개인이 되고
민주주의가 되겠는가.. 

김종철발행인은 끊임없이 소규모공동체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고민해야할 것은 경제성장이나 개발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거 해봐야 나같은 서민에게 돌아올 것이 없다는 것을
용산참사가 생생히 증언해주고 있다. 
진정으로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삶으로 가는 길을 고민해야 한단다.. 
그러나 이 쳇바퀴 밖으로 나가면 죽을 것 같다는 이 두려움은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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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9-1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갈 수 없는 사회로 가고 있죠... 붕괴 되지 않는 한...

무해한모리군 2009-09-16 18:58   좋아요 0 | URL
스스로에게 말해요.
나는 벗어날 수 있다 이 종의 삶에서..

그래도 아침이면 일어나서 출근하고,
마트가서 물건사고 또 그렇게 하루가 가요.

머큐리 2009-09-17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씩...그러다가 전화가 일어나겠지요...

무해한모리군 2009-09-17 08:32   좋아요 0 | URL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내 삶을 행복하게 하는 길을 찾아봐야겠지요. 포기하지 말고, 몸은 순응해도 머리는 하지 않으면서?!!!

머큐리님 오늘은 토요일만큼 좋은 목요일이예요 ㅎㅎㅎ
(내일이 금요일이니까~~~)
 

MB식 자전거 정책의 문제점을 잘 집어낸 글이라 요약해 본다. 

자전거 교통의 장단점 

첫째, 자전거는 환경친화적 교통수단 
배기하스 및 소음 등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이 없음을 언급

둘째, 자전거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유연하고 시간 및 에너지 절약형 

셋째, 자전거는 통행이나 보관시 작은 공간이면 되고, 노선 역시 기존도로를 변경 또는 축소시켜 설치 운영할 수 있음으로 공간절약형 

넷째, 사이클링은 규칙적 운동 

다섯째, 자전거는 다른 도로이용자들에게 위협이 거의 없는 온화한 교통형태이자, 구매가격이 저렴해 모든 사람들에게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평등한 교통수단 

여섯째, 도로, 주차장 등 기본시설 건설 예상 투자비 절감 

마지막, 지역사회의 사회적 유대망 재확립에 기여할 수 있을 가능성
자동차 교통이 가저오는 도로를 사이에 둔 교제 단절 해소를 언급 

MB정부의 자전거정책 

MB의 자전거 정책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주변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놓는 것과 비무장 지대등 레저지역에 자전거 도로 설치에 집중되어 있다. 중앙정부 계획에는 기존 도시의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계획은 전혀 없다.

이는 자전거가 장거리 주행보다는 단거리 주행에 적합하다는 특성이 무시되어 있다. 출퇴근, 장보기등 더욱 활용도가 높을 것이 자명한 일상생활에서의 자전거 활용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고, 자전거동호인이나 이용할 레저용에 막대한 예산을 투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명박식 녹색사업의 전형으로 녹색을 팔아 자전거 전용도로 등 토목사업을 일으키려는 속셈일 뿐이다. 

둘째로 MB식 자전거 정책은 고가의 자전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전거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교통수단이라는 장점을 무시하고, 샤넬, 에르메스 자전거처럼 에쿠스 제네시스와 같이 국산 명품자전거 생산을 이루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런 대통령의 의지를 받들어 대덕특구 국산 자전거산업 육성협의회를 결성해 명품자전거 개발과 생산에 나서겠다는 행보가 이미 시작되었다.  

이는 자전거 대중화와는 완전히 상반된 행보이며, 자전거 산업을 통한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훌륭한 기회조차 놓치는 길이다. 

거기다 정부는 자전거 관련 업무를 지방에 이양하고 국비지원을 중단한 터라, 지자체 사이의 중복투자마저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미 대덕과 인천이 유사한 자전거 산업기지를 만든다는 전략을 추진중이라 한다.  

마지막은 더욱 끔찍하게도 자전거를 팔아 온갖 토목사업을 벌이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가터널형 자전거 급행도로 건설을 제안되기도 했는데, (원통형의 투명한 터널 --;; 어떻게 관리하고 손상시 복구할지 대책 전무) 지구상 설치된 나라가 아직 한 곳도 없다고 한다. 자전거 정책에 자전거는 없고 토목이 위주니 이런 허무맹랑한 공사 이야기도 오가는 것이다. 

자전거 정책의 전환을 소망하며 

이런 당연한 이야기도 이명박 정부는 꼭 집어서 얘기해줘야 한다는게 너무 슬프다. 

자전거는 관광레저용 보다는 일상생활용으로 더욱 적합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도시안에서 시민들이 편안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게 우선이지, 4대강 옆에다 도로만드는게 우선이 아니란 소리다.  

그리고 이상한 터널이니 이런거 자꾸 만들려고 하지말고, 기존의 도로와 교통망을 잘 정비해야 할 일이다. 지하철이나 철도등 다른 교통수단과 호환이 가능하도록 정비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게 훨씬 돈도 덜드니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바란다. 

그리고 택도 없이 명품자전거 만들려고 하지 말고, 공공 임대자전거등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싸게 자전거를 이용하게 할 수 있을지나 연구해라. 일본이나 유럽에 성공사례 너무 많다. 그거만 연구해도 되지 싶다. 역시 이게 돈도 훨씬 덜드는 건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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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중화 사대주의자들의 계보 - 한승동  (p210)

 한승동씨가 소개한 서평도서다.  

서평자체도 훌륭한 글이다. 가까운 시기에 꼭 읽어보고 싶다.

아래는 간략히 서평을 옮겨본다.

"21세기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확보할 백년대계의 전략적 패러다임은 무엇인가?"라는 대주제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현재의 대전략의 한 요소일 뿐 그것 자체가 우리 대전략의 전부 또는 중추가 될 수 없는 한미동맹이 이데올로기화하면서 "동맹 그 자체가 전략적 수단의 개념을 넘어 본질적 목적으로 화하고, 미국이라는 특정국가 이외의 다른 사회와 국가들을 타자화" 하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한다. 그것이 조선시대 임진년과 병자년의 맹목적인 사대, 이데올로기화한 성리학 소중화의식과 다름아니며, 현재의 역사는 그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기억의 정치' 현상이 지난 2천년간의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주변 역사의 진실을 왜곡함으로써 올바른 현실인식과 성찰적 사유를 가로막고 있다.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한반도 관련 주요 전쟁들과 국제관계를 추적하면서 역사학, 국제정치학, 국제관계학을 종횡으로 구사하는 건 그걸 개뜨리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2. 꿈꾸고 실천하는 사람들 - 김해창 (p227) 

  

 

 

 

 

 

 

 

요즘 가장 유행하는 주제가 아닌가 싶다. 특히 사회적 기업이란 무엇인가?는 국내 사회적 기업 활동 전반도 개괄하고 있다하니 일독해 보고 싶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아름다운 거짓말 추천사에서 "오늘날 사회적 기업은 하나의 사회적 혁명이며 실험"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조용한 혁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조용한 혁명'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한번 읽기를 권하고 싶다. 이 세상은 꿈꾸고 도전하는 자의 것이기에.(책 233쪽에서 그대로 인용) 

3. 아파트 평수를 넓히려는 사람들 마음속에 폭력이 있다 - 박 진 (p234)

 '대한민국 개발 잔혹사, 철거민들의 삶'이라는 부제의 여기 사람이 있다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찢기고, 갈데 없는 자신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략) 르포작가들이 만나고 온 그들의 이야기는 책 서문에 박래군씨가 썼듯이 가슴이 먹먹하도록, 지독하게 불편한 진실투성이다.(책 235쪽에서 그대로 옮김) 

오늘도 용산에서는 유가족들의 장례를 전경이 막아섰다. 법원의 명령에도 사건 기록은 공개되지 않았고, 유가족들과 나이든 신부님께 최루액이 쏟아진다.  

그리고 이런 살인이 이 국토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4. 촛불과 욕망 - 이명원 (p241) 

 두 저자는 한 사람은 촛불을 성공에 다른 사람은 실패에 방점을 두고 책을 썼다 한다. 두 책 모두는 공히 촛불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민주주의 상황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토대로 더 나은 세계에 대한 정치적 전망을 설계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것 역시 공통적이다. (242쪽에서 인용) 

개인적으로는 삶의 공동체 재구성을 주장했다는 조정환의 주장에 흥미가 있기는 하지만, 촛불이 켜지고 꺼지는데 일희일비하기 보다, 우리사회를 건전하게 하기위해서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라는 구체적인 고민에 더 시선이 가기에 이 두책을 읽을성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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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7-21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고싶은 책은 많고...돈과 시간은 없고... 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07-21 10:01   좋아요 0 | URL
동아시아 전쟁과 평화는 읽어보고 싶은데 어찌나 두껍고 비싸던지 한권에 삼만원도 넘어요.
 

이 냉동고를 열어라  

송경동

불에 그을린 그대로  
150일째 다섯구의 시신이
얼어붙은 순천향병원 냉동고에 갇혀 있다 

까닭도 알 수 없다
죽인 자도 알 수 없다
새벽나절이었다
그들은 사람이었지만 토끼처럼 몰이를 당했다 
그들은 사람이었지만 쓰레기처럼 태워졌다
그들은 양민이었지만 적군처럼 살해당했다 

평지에선 살 곳이 없어 망루를 짓고 올랐다
35년째 세를 얻어 식당을 하던 일흔둘 할아버지가
25년, 30년 뒷골목에서 포장마차를 하던 할머니가
책대여점을 하던 마흔의 어미가
24시간 편의점을 하던 아내가
반찬가게를 하던 이웃이
커피가게를 하던 고운 손이
우리의 처지가 이렇게 절박하다고
호소의 망루를 지었다 

돌아온 것은 대답없는 메아리였고
너무나도 신속한 용역과 경찰의 합동작전이었다
6명이 죽고 십여명이 다치고
또 십수명이 구속되었다
이웃이 이웃을 죽였고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이었다
단지 쓰레기를 치웠을 뿐이니
단지 말을 잘 듣지 않는 짐승 몇을 해치웠을 뿐이니
경찰과 용역깡패들과 정부와
대통령은 아무런 죄도 없었다 

그렇게 6명이 죽고도
이 사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소수의 시민들이 차벽과 연행에 맞서
양심의 촛불을 들고
추운 겨울부터 더운 초여름까지
어둔 거리에서 쫓기며 항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들 역시 수배되거나, 체포되거나, 소환당했다
용산참사를 말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었다
용산참사를 추모하는 것조차 금지되었다
유가족들이 다시 경찰에 밟히고 희롱당했다 

하루 이틀 날짜가 쌓여 다섯달이 되었다 
하, 유가족들의 피눈물이 다섯달이 되었다
하, 이웃들의 원통에 찬 한숨이 다섯달이 되었다
하, 죽어서도 무슨 죄를 그리 지어
저 하늘로 돌아가지 못한 날이 다섯 달이 되었다 

그런데 민주주의 사회라고 한다
민주주의가 용산에서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데
열린 사회라고 한다
억울한 죽음들이 다섯달째 차가운 냉동고에 감금당해 있는데
살만한 사회라고 한다 

150일째 다섯구의 시신이
차가운 냉동고에 갇혀 있다
150일째 우리 모두의 양심이
차가운 냉동고에 억류당해 있다
150일째 이 사회의 민주주의가
차가운 냉동고에 처박혀 있다
150일째 이 사회의 역사가 전진하지 못하고
차가운 냉동고에 얼어붙어 있다
150일째 우리 모두의 분노가
차가운 냉동고에서 시퍼렇게 얼어붙어가고 있다
150일째 우리 모두의 뜨거운 눈물이
차가운 냉동고에서 꽁꽁 얼어붙어 있다 

이 냉동고를 열어라
이 냉동고에는 우리의 용기가 갇혀 있다
이 냉동고를 열어라
이 냉동고에 우리의 권리가 묶여 있다
이 냉동고를 열어라
이 냉동고에 우리 자식들의 미래가 갇혀 있다
이 냉동고를 열어라
이 냉동고에 우리 모두의 것인 민주주의가 볼모로 갇혀 있다 

이 냉동고를 열어라
이 냉동고에 우리 모두의 소망은
평등과 평화와 사랑의 염원이 주리틀려 있다
이 냉동고를 열어라
거기 너와 내가 갇혀 있다
너와 나의 사랑이 갇혀 있다
너와 나의 연대가 갇혀 있다
너와 나의 정당한 분노가 갇혀 있다
제발 이 냉동고를 열자
너와 내가, 당신과 우리가
모두 한마음으로 우리의 참담한 오늘을
우리의 꽉 막힌 내일을
얼어붙은 이 시대를
열어라, 이 냉동고를 

====================== 

시인은 말한다 

[절박한 것은 어쩌면 살아있는 우리들인지도 모른다. 죽은 자들은 아직도 식지 않은 분노로 푸르딩딩하다. 냉동고의 철문을 꽉 끌어안고 열어주지 않는다. 이렇게 떠날 수는 없다고 그들은 아직도 산 우리들을 향해 시위 중인지도 모른다. 이 시대의 한복판을 점거 중인지도 모른다. 이 분노의, 차가운 냉동고를 열어주자.]  

때로는 이 아무 조건 없이 분노할 수 있는 죽음에 노무현전대통령의 죽음의 반 만큼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사람들이 미워지기도 했다. 참으로 긴 시간 잊혀지고, 고립되어 거기 서울의 한가운데 아직 그들이 있다.

너른 평수의 아파트, 조금 더 많은 돈돈돈, 여기저기 개발.. 언제까지 욕심에 눈이 어두워 인간다운 삶을 포기할 것인가. 아파트 한평에 살부비고 살던 이웃의 목숨 하나랑 바꾸어야 하는가. 이 죽음을 잊지 말자. 나부터.. 

용산촛불과 7월 19일(일) 4시 시청광장에 더 많은 사람이 모이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잊지말기를
어서 저 냉동고의 문이 열리기를

서른번째 생일의 첫 소원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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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7-17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 4시에 뵙지요...사람이 너무 많아서 만나기 힘들기를 기원합니다...더불어 생일 축하드리고...생일빵을 한 번 해드려야 할 것 같은데....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7-17 12:40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생일빵 무시라~~

카스피 2009-07-1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그나 저나 인간은 넘 간사하지요.그렇게 큰 사건인데 벌써 세인의 뇌리속에서 사라지네요.
그나저나 유가족들의 병원비가 5억을 넘는다는데 큰일이네요.십시 일반으로 국민들이 성금을 보냈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기더군요.
7월 19일,일이 있어 못가지만 잘 다녀오시길 바래요.

무해한모리군 2009-07-17 12:4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돈도 돈이고 구속되신 분들도 어서 나와야 되는데요..
정말 하늘이 mb를 돕는지 주말에 또 비가 오지 뭡니까 --;;

다락방 2009-07-17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날 이런 소원을 빌어야 하는군요..

생일 축하드려요, 휘모리님!

무해한모리군 2009-07-17 12:38   좋아요 0 | URL
첫번째 소원입니다~

몸짱도 되었으면 좋겠고,
멋진 로맨스도 올해는 좀 있었으면 좋겠고,
어디서 눈먼 돈이 생겨도 좋을 듯 하고,
좋아하는 작가들이 멋진 신작도 팍팍 내놓았으면 하고,
그걸 읽을 시간도 많게 일은 좀 한산했으면 하고,
아 소원이 끝도 없어요~~

후애(厚愛) 2009-07-17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생일 잘 보내세요!!
그리고 좋은 선물도 많이 받으시고요^^


무해한모리군 2009-07-17 13:0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아침에 김밥 한줄 얻어먹었고~
지금까지 선물은 프리모 라는 과자를 팀장님께서 주셨고,
친구가 기프트콘으로 베스킨 아이스크림 선물권을 주었고,
어머니가 화장품 1세트를 주셨습니다.

흠 나쁘지 않군요 ㅎㅎ

라주미힌 2009-07-17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youtube.com/watch?v=QhL1xuEXw3Q

노래 한곡 들으시면서... 비비디바비디부.. ㅎ

무해한모리군 2009-07-17 13:09   좋아요 0 | URL
우와 오늘날씨랑도 너무 잘어울리는 선곡이세요 ^^

무스탕 2009-07-1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생일이시군요. 축하합니다 ^^
퇴근후에 좋은 계획이라도 있으신가요? +_+

무해한모리군 2009-07-17 16:2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부천영화제에 갈 예정입니다~~

[해이] 2009-07-19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이셨군요ㅋ 서재에 오랜만에 들어와서 몰랐네요 ;;

무해한모리군 2009-07-20 08:09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해이님~
방학 재미나게 보내고 계신가보네요 ^^

Forgettable. 2009-07-1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
영화들은 재미있으셨는지? 전 시원하다 못해 얼어죽을뻔했던 휴가 잘 보내고 왔어용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7-20 08:10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휴가는 어찌 되셨을까 생각했답니다~ ㅋㄷㅋㄷ
 

 

김종철 : 제가 예전에 읽었던 <뉴스위크> 기사가 생각나네요. 일본이 한창 장기 불황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을 때 였던 것 같아요. 그 무렵 <뉴스위크> 동경 특파원이 쓴 기사를 봤어요. 불황 가운데서 일본의 샐러리맨들의 뜻밖에도 그동안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풍요로운 인생을 누리고 있다고요. (중략) 우리가 뭣 때문에 회사에 죽도록 충성을 바치고, 돈벌이에 매달려서 온 인생을 탕진하느냐. 사실 그렇게 살다보니까 죽을 때는 참 억울하죠. 안 죽으려고 난리들이죠. 죽음을 인정을 못하죠. 그래서 인공적인 생명연장장치에 매달려 발버둥치다 죽어가요. 한번도 관조의 삶을 누려보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죽는 방법도 몰라요. 우리들 인생이 이렇게 비참해요. 그런데 이제 이런 식으로 정신없이 질주하던 인생이 정지됐으니까 춤을 춰야지요. (중략) 

(외할머니의 가난함 속에서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운 것을 이야기 하고) 

이게 무슨 힘인가. 이 강인한 정신과 에너지, 이게 어디서 나온 걸까요. 사람 간의 관계에서 나온 힘이에요. 그때는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었다고 해도 아직 마을이라는 공동체가 살아있었고, 그 공동체의 상호부조적인 관계망 덕문에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죠. 지금 경제상황이 어려워진다고 하니까 다들 왜 당황하고 죽는 소리를 내느냐 하면 공동체가 없어서예요. 

공동체란 토대가 없으면 아무리 물자가 풍부하고 높은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항상 불한해요. 그러니까 결국 좋은 삶이란 뭔가? 관계예요. 인생은 관계입니다. 에콜로지라는 것도 근본적으론 관계잖아요. 나 혼자서는 살 수 없다, 공생해야 한다, 상호의존적인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중략) 

이 한번밖에 없는 인생을 내가 스스로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서 살다가 죽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려면 자본과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내 이웃들과 함께 일하고 서로 돌보면서 삶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면서 살 수 있는 협동과 연대의 관계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그런 관계를 사회적 자본이라고 그러죠. 금융자본, 부동산 자본, 현금자본, 이런 게 아니고, 인간관계라는 사회적 자본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제일 중요한 자본입니다. 이 사회적 자본이 풍부하다면 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요. (중략) 

인생이란 게 기본적으로 이야기거든요. 우리를 진짜 행복하게 하는 건 돈이 아니예요. 좋은 인생을 사느냐 못 사느냐는 내가 얼마나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만들거나 기억하느냐에 달렸어요. 문학적 감수성이라는 것도 그렇게 해서 함양이돼요. 책을 보는 거, 그건 이차적인 거예요. (중략)

(관계망이 협소해져 가는 현대 사회에서 삶은 이야기인데 이야기를 책으로 밖에 들을 수 없는 젊은 세대의 불행을 이야기 한다.) 

가난이란 게 절대로 배척해야 할 악이 아니란 말이예요. 받아들여야 해요. 사람에게 제일 소중한 재산은 타인이에요. 나는 이 세상에 어떻게 존재하는가.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지요. 내 인생이 풍부하다는 것은 내가 맺어온 인간관계가 윤택하다는 것을 뜻하는 거예요. 그래서 풍성한 이야기도 만들어지는거죠. 그렇잖아요? 진리중에 진리입니다. 하느님의 왕국은 너희 가운데에 있다. 개인 하나하나의 마음속이 아니라, 이웃들 사이의 관계 속에 있다는 얘기예요.(중략) 

(서울 서대문 농협박물관 앞 비석에 윤봉길 의사가 쓴 농민독본 인용을 얘기하며) 

일제시대에 윤봉길 의사는 고향에서 농민운동을 하면서 자신도 농사를 지었다고 해요. 그러면서 농민들을 위해서 책을 만들었어요. 근데 그 1930년대에 쓴 <농민독본>이 거의 유실되고 그 내용의 극히 일부가 남아있는데, 그중 한구절이 거기 씌어있죠. 우리나라가 아무리 공업국가가 되더라도 그래 설사 나중에 세계시장에서 쌀을 사먹는 한이 있더라도 세계의 어디엔가는 반드시 농민이 있어야 된다, 농민은 인류의 생명창고를 쥐고 있다 그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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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6-18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 진보신당 대변인 김종철 씨 인가요?
저희구에 출마했을 때 우연히 마주쳐 악수 한 번 해봤네요.

나무처럼 2009-06-18 00:31   좋아요 0 | URL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진보신당 김종철이나 한겨레신문 김종철보다 훨씬 유명한 분인데^^ 물론 제 주변에서는 말이죠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18 08:0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 오해하실 수 있군요..
나무처럼님께서 말씀을 잘해주셨습니다.
녹색평론 발행인이시고 요즘엔 시사인에도 객원으로 종종 글을 쓰신답니다.

머큐리 2009-06-18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가난이 악이 아니고 받아들여야 할 것' 이란 말에 얼마나 사람들이 공감할까요? 이미 화폐로 인간관계가 짜여져 있는 지금에 말입니다...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06-18 13:43   좋아요 0 | URL
이렇게 계속 소비하면서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니까.. 우리가 불행한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고 계속 말해야겠지요.. 사람들이 많이 받아들인다고 적들의 언어로 말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건 '재개발' 논쟁에서 진보들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선거에서 보임으로서 명분도 실리도 모두 놓친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