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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는 비가 왔고, 나는 친구와 쇼핑을 하러 가기로 했기 때문에 가급적 가방을 가볍게 들고 가고 싶었다. 책 대신 스맛폰으로 [디어 마이 프렌즈]를 보자, 그러면 책 무게가 확 줄어든다, 라고 금요일 밤까지 생각했지만, 금요일부터 읽기 시작한 《쇼코의 미소》가 너무나 좋아서, 에라이, 역시 책이다, 하고는 가방을 또 무겁게 만들고 말았다. 가방에는 이미 친구에게 빌렸던 책 한 권과, 내가 빌려줄 책 한 권이 들어있던 터였다. 쓰벌...책 세 권이나 들은 가방을 들고 얼마나 걸은겨.....


그렇지만 지하철안에서 《쇼코의 미소》를 읽는 건 참 즐거운 일이었다. 소설 내용 자체가 해피해피한 내용인 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게 즐거웠던 거다. 차분한 문장들을 읽어내려가며 핑- 눈물이 고이기도 했는데, 책장을 덮은 순간, 어제 백자평에 쓴 것처럼, 작가는 자신이 되고 싶어했던 바로 그런 사람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쪽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그런 사람 말이다.
















나는 소설에서 문장이 가진 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설이 가져야 할 것이 대단한 서사라기 보다는, 어떤 이야기이든 어떻게 풀어내는데 있는지에 더 집중하는 편이다. 그래서 소설이 보여주는 세상이 크지 않아도 되고 요란하지 않아도 된다. 별다른 사건이 없어도 결국 작가가 어떤 걸 보여주고 싶어하는지, 그걸 파악해내는 과정은 정말 즐겁고 의미 있으며, 결국 작가가 그 글을 통해 보여주고 하는 바가 내가 바라보는 바와 같다면, 좋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쇼코의 미소》를 읽는 건 참 즐거운 일이었다. 나는 이승우를 좋아하고 한창훈을 좋아하는데, 아, 이제 최은영을 믿고 보겠다!! 하는 마음이 생겨버리는 것이다. 별 거 아닌 이야기들을, 일상의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보여주는데, 그걸 보여주는 문장들이 차분하고 우아하다. 그러나 결코 어렵지가 않아서 마음에 쏙 스며든다. 그래서 진짜 별 거 아닌 이야기가, 여자와 여자의 우정 이야기가, 엄마와 딸 사이의 지나친 배려에 대한 이야기가, 이성 친구와 영문도 모른 채 멀어진 이야기가, 마치 내 일인듯 쑤욱, 스미고 들어와 내 마음이 안타깝고 애가 타고 답답해지고, 멀어진 관계를 되돌리고 싶어지고...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쇼코의 미소 줄거리가 뭔데? 라고 얘기하면, 아, 너무나 별 거 아닌 것이다. 응 고등학생 때 알게 된 쇼코라는 일본인과 친구가 되어 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어른이 되어 다른 모습에 실망하다가 .... 너무나 별 거 아닌, 그러나 내게도 일어나는 바로 그 일이 아닌가. 영웅도 없고 판타지도 없다. 최은영의 이야기 속엔 그저, 사람들이 있다.



게다가 위에 말했듯이, 최은영은 소설 속에서 언제나 약자의 시선을 놓지 않는다. 재능 있는 사람들이 글을 써주는 게 너무나 좋지만, 이런 시선을 가지고 글을 써주는 건 진짜 넘나 좋은 것 ㅠㅠ 



변리사 선배의 시선이 내 손에 머물렀다. 살구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톱을 그는 찬찬히 훑었다. 못마땅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예전에는 대학생이라면 지성인이었어. 요즘 애들, 머리에 물이나 들이고 손톱칠이나 하고 대중문화에 찌들어서 지들 선배들이 이룬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도 모르지." -<먼 곳에서 온 노래>, p.196



기자 선배가 그 말에 맞장구 쳤다. 

"그러게 말이에요, 형. 우리 학교 여자애들 보셨어요? 게집애들처럼 몰려다니면서 선배보고 오빠라고 하질 않나. 우리 노래패도 단단하게 이끌어줄 남자애들이 안 들어와서 결국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나도 여자지만 여자애들, 뭉칠 줄도 모르고 도무지 조직이라는 걸 이해 못하잖아요." 그 말을 끝낸 기자 선배가 나를 쏘아봤다. "소은이라고 했나?"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말을 이었다. "너도, 우리 후배라면 그런 여성적인 태도는 좀 버려야 할 것 같다? 말투도 그렇고 옷차림도 그렇고…… 나도 여자지만, 사회에 나와보면 참 융화가 안되는 여자들이 많아. 툭하면 삐지고, 불평불만에. 남자들은 안 그러거든. 우리 대학 여자들이 좋다는 게 뭐야. 제3의 성이잖아. 여자지만 다른 여자들의 열등함은 지양해야지." - <먼 곳에서 온 노래>, p.197



하아- 나는 저 기자 선배가 개념녀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남성들이, 그리고 여성들도, 지금의 젊은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맞춰가며 잘 적응해나가기를 바란다. 부드러움이, 여성스러움이 죄인 것처럼 말한다. 머리에 물을 들이고, 손톱칠을 하면, 왜 안되는가. 툭하면 삐지고, 불평불만에, 남자들은 안그러거든... 이라니. 꼰대에는 남녀가 없다. 오늘 출근길에 '이민경'의 《우리에게는 언어가 필요하다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 책 생각도 나고.. 자, 계속 보자.



"남자 애들이 편하기야 하지. 우리 때는 후배가 마음에 안 들면 세워놓고 빠따로 두들겨 팼어. 그게 다 교육이었지." 변리사 선배가 입을 열었다.

"지랄." 미진 선배였다.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변리사 선배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지랄이라고 했습니다." 선배의 대답에 그때까지도 말싸움을 하던 옆옆 테이블 선배들도 우리 쪽을 보고 조용해졌다. 하, 변리사 선배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어디서 하늘 같은 선배한테."

"말도 못합니까." 그 말을 하는 미진 선배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미진아, 경석 형이 새내기 예뻐서 좋은 말씀 해주시는 거잖아. 형, 아시잖아요, 쟤 좀 예민한 거. 미진아, 사과드려. 경석 형께, 다른 형들께도 사과드려." 기자 선배가 미진 선배의 팔을 붙잡았다.

"이거 놓으세요." 미진 선배가 기자 선배의 손을 뿌리쳤다. "학번이 벼슬입니까? 해마다 나타나서 제일 어리고 만만한 여자애 붙잡고서 주정하는 인간도 제 선배입니까? 신경석씨, 민주주의 사랑한다고 하셨어요? 이 작은 집단에서도 자기보다 약한 사람 위에 서야 후련한 사람이 무슨 민주주의 운운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을 차라리 독재가 편할 거야. 인간이 평등하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잖아요, 솔직히. 씨발, 이 더러운 꼴을 꼭 쟤한테까지 보여야 합니까? 전 이제 그러기 싫어요, 싫습니다."

"넌 항상 이렇게 감정적이었어. 그게 네 약점이고, 그거 극복 못하면 너 사회생활 못해." 기자 선배가 말했다.

"김연숙씨나 잘하세요. 여자인 게 그렇게 부끄럽고 괴로운 일이었어요? 여자들은 감정적이고, 분란 일으키고, 이기적이어서 조직 배반 하기 쉽고, 여자의 적은 여자고. 그런 자기부정이 김연숙씨가 말하는 건강함이었습니까? 여자 후배들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아세요." -<먼 곳에서 온 노래>, p.198-199



때릴 수 있어서 편하다니, 저게 말이야 방구야...

마치, 열등하다는 것처럼, '넌 너무 감정이 풍부해', '넌 지나치게 감성적이야' 같은 말들을 내가 얼마나 많이 들어왔던가. '넌 논리가 부족해', '좀 더 이성적이 돼봐' 같은 말들을, 진짜 내가 졸라 많이 들어봤다. 나도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내가 열등한 줄 알기도 했다. 감성이 더 발달한 나는 이성이 더 발달한 다른 사람들보다 열등한가봐...하고. 하도 그런 시선으로 보고 그런 말들을 해와서. 그렇지만 몇 해전부터 스스로 깨달았다. 내가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들은, 다 그럴만한 것들이었다고. 오히려 그런 감정들과 격한 반응들, 그 모든 것들이 나의 직관이었으며, 그것들이 여태 내 삶을 지탱해오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안다. 자기들이 이성적이며 논리적이라고 자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실제로 약자에게 개소리들을 더 많이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나는 감정적이고 성별로 여자이지만, 내가 여자인 것이 부끄럽지 않다. 나는 쉽게 흥분하고 빡치기도 잘하지만, 이렇게 빡치는 성향으로 인해서 '아닌 것 같은'일들에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그래서 그릇된 일에 대해 그걸 저지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저 단편속에서의 '미진'이 선배들의 말로 빡치지 않았다면, 그래서 저렇게 흥분해 얘기하지 않았다면, 저 모임에서는 계속 저런 일이 반복됐을 거다. 여자에게 여자인 걸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일이.


여자들이여, 빡치면 참지 말고 버럭대자!! 버럭버럭!!




작가는 자신의 소설들 속에서 이런 시선들을 놓지 않는다. <한지와 영주> 에서는, 아프리카 남자와 한국 여자가 프랑스에서 만나 친해진다. 그들은 늘상 함께 이야기나누고 그 시간을 좋아하는데, 그 먼 곳에서 인종차별에 노출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다리 위에서 "Chinese"라고 나를 부르기도 했고, 보다 과격한 사람은 "Fuck off colored!"라고 소리치고는 마시던 술병을 던지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럴 때면 우리는 멀뚱히 다리 위를 쳐다봤다. 조금도 두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프랑스어로 욕을 했는데, 내가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한지는 웃으면서 별 거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그곳에 가만히 앉아서 우리에게 그런 인종차별적인 말을 내뱉고 도망간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저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저들은 다리를 건너서 어디로 가나. 장을 보고 집에 가거나 술집에서 친구들을 만나겠지. 그 사람들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친구이자 가족일 거고, 고객이나 상사 앞에서 모멸감을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외모나 나이, 환경, 혹은 누군가의 편견 때문에 차별받아본 기억이 있을 테고 사랑했던 누군가에게 거절당하기도 했을 것이다.

되갚아주고 싶은 건가.

아니면 그저 누군가를 자극해서 그 반응을 보고 싶은 건가. 나는 그런 식으로밖에 자신에 대해 안심하지 못하는 그들이 진심으로 가엾게 느껴졌다. 누군가를 조롱하고 차별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삶은 얼마나 공허한가. -<한지와 영주>,p.152



'메갈리아' 사이트에서 미러링으로 남성들에 대한 발언들을 할 때, 여자일베다, 혐오에 혐오로 맞서지 마라, 같은 말들을 하는 사람들을 숱하게 보아왔다. 그것이 미러링이라는 걸 이해한다면, 애시당초 잘못된 것은 메갈리아가 아니라 그 전부터 존재해왔던 여성혐오라는 것을 알아챌텐데, 고작 그 거친 말들에 여자들에게 '그러는 것은 잘못되었다'라고 얼마나 많은 말들이 나왔던가. 어느날 메갈리아에 들어갔더니 누군가 그런 글을 써놓았다. '이렇게 남자들 혐오하는 거, 미러링이라고 너네도 들어보라고 하긴 하는데, 이렇게 하면서 별로 유쾌하지는 않다, 누군가를 혐오한다는 거, 그게 내 삶에 긍정적이진 않은 것 같다' 라는 뉘앙스의 글이었다. 그에 댓글들이 많이 달렸는데, 그 중에서는 '나도 그랬다, 그러면서 남자들은 오랜시간 허구헌날 이렇게 여성을 혐오하고 살다니, 그들의 삶은 대체 어떻게 이루어진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댓글도 있었다. <한지와 영주>의 저 문장은, 혐오를 일상으로 달고사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부분이었다. 누군가를 조롱하고 차별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삶은 얼마나 공허한가. 이걸 스스로 깨닫는 자와 깨닫지 못하는 자들 사이에는 또 얼마만큼의 간극이 있을까.



<한지와 영주>에서 아프리카에서 온 남자 한지와 한국에서 온 여자 영주는 친근한 우정을 쌓는다. 사실 영주는, 그보다 더 먼 미래에 대해 혼자서 생각해보기도 했다. 아프리카로 한지를 따라 가는 일, 한지의 가족에게 인사를 나누는 일, 함께 사는 일 같은.... 그들은 매일 만나 대화와 침묵을 나누지만, 그들이 언젠가 서로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는척하지 않는다.




"넌 여기서의 시간을 잊어버릴 수가 없겠다." 한지가 내 노트를 훑어보면서 말했다. "나는 글쓰기가 어렵던데. 어떻게 이렇게 매일 기록할 수 있어? 나중에 만나게 되면 나에게 지금 시간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줘야 돼. 난 잘 잊으니까."

"꼭 이야기해줄게."

우리는 다시 만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그런 식으로 다시 만날 것을 가정했다. 초인종만 누르면 언제고 얼굴을 볼 수 있는 옆집에 사는 것처럼,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이야기하면 슬리퍼를 끌고 놀러갈 수 있는 거리에 사는 것처럼 다시 만날 것을 가정하면서 우리가 평생을 서로 아무 관계 없이 살아가리라는 사실을 피하려고 했다.

"영주. 나는 알아. 우리는 다시 만날 거야." 한지가 말했다.

"그래."

나는 내 노트 위에 나란히 놓인 '한지'와 '영주'를 바라봤다. -<한지와 영주>, p.161-162



어휴, 어젯밤에 잠들기전에 이 책을 마저 읽는데, 한지와 영주를 읽다가 한참이나 가슴이 아파 저 문장을 물끄러미 들여다봤다. '다시 만날 것을 가정하면서 우리가 평생을 서로 아무 관계 없이 살아가리라는 사실'을 안다는 것, 너도 알고 나도 알고.. 그렇지만 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것. 너무 마음이 아픈 거다. 안다고 해서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는 건 아는 거고 아픈 건 아픈 거니까. 깊은 밤에 이 책을 읽다가 가슴 속이 서늘해졌다.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할 수 있다면, 저 문장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난..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이렇게 친근한 두 사람이 결국은 서로 아무 관계 없이 살아가리라는 사실을. 이게 너무 아프다. 그러고 싶지 않다. 아 진짜 ㅠㅠ 밤이라서 가슴 아픈 글이 아니라, 아침에도 가슴 아픈 글이야. 이 페이퍼 쓴다고 저거 적는데 또 너무 슬프다 ㅠㅠ



씨발 ㅠㅠ



나는 이제 진짜 앞으로 아무도 안만나고 아무도 안좋아하고 아무랑도 친근한 관계가 되지 않은 채로 살고 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생은 어차피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현희 노래처럼, 다시 사랑하지 않을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할아버지에게 나는 종교이고, 하나뿐인 세계야.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죽어버리고 싶어." -<쇼코의 미소>, p.13

"네가 그리웠어."
나는 쇼코가 조금 미워져서 나도 네가 보고 싶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내가 그리웠었다는 그 말에 눈물이 났다.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다. -<쇼코의 미소>,p.24)

순결한 꿈은 오로지 이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이들의 것이었다. 그리고 영광도 그들의 것이 되어야 마땅했다. 영화는, 예술은 범인의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자들의 노력 속에서만 그 진짜 얼굴을 드러냈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재능이 없는 이들이 꿈이라는 허울을 잡기 시작하는 순간, 그 허울은 천천히 삶을 좀먹어간다. -<쇼코의 미소>,p.34

"너가 어른 되면 남자고 여자고 없다. 너가 여자여서 안 된다는 소리 듣거들랑 무식한 소리구나 하구 비웃어버려. 넌 뭐든 다 되고 뭐든 다 할 수 있다. 너 땐 남자구 여자구 마음 바른 사람이 잘 살거여." -<비밀>,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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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as 2016-07-18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러링에 발끈하는 모습들이라니... 조그맣고 예쁜 입으로(물론 그리 생각지도 않는것 같지만) 자신들을 비난하니 당혹스러운건가봐요 ㅋㅋㅋ 완전 유리알멘탈이었지 뭡니까. 이 책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게되네요. 항상 즐겁게 읽는 다락방님 리뷰>_<

다락방 2016-07-19 08:0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헬라스님. 말 좀 거칠게 했다고 부르르 하다니... 소라넷 사이트 같은 것도 만들어 낄낄대는 놈들이.....고작 거친말에 부르르 하다니.... 너무나 한심하더라고요. 전 중간에서 혐오에 혐오로 대응하는 건 나빠 하는 놈들이 더 싫어요. 이긍 짜증나.
안그래도 저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다 읽었어요. 이건 잠시 후에 페이퍼 쓸게요. 군대 얘기랑 미러링 얘기랑 나오는데,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 책은 원래 다 이해하고 있던 사람들이 읽는 거 아닌가... 우리가 다 아는 얘기 하는데, 정작 이걸 읽어야 할 사람들은 아예 읽을 생각을 안하겠지... 하는 생각요... 휴.....

hellas 2016-07-19 08:14   좋아요 0 | URL
다 알고있는 자들만 죽어라 반복학습하는거죠. 슬프네요. 그래도 읽다보면 판매부수에 도움이 될것이고 이분야 책도 더 자주 출간될것이고 이런책도 세상에 존재합니다 여러분 광고도 될것이고.... 뭐 이런 나비효과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다락방 2016-07-19 11:47   좋아요 0 | URL
네, 제가 읽고 회사 동료에게도 빌려줬는데, 읽는 사람도 늘어나면 그만큼 거기에 대한 언급도 많아질테고, 아무래도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야 낫겠지요. 지치지 않고 계속 앞을 보며 가야겠어요.

2016-07-18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9 0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9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9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19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7-19 12:27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좀 멋지긴 한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6-07-19 12:33   좋아요 0 | URL
그 말 취소할까... ㅎㅎㅎㅎㅎㅎㅎ

2016-08-05 0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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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쪽에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가 되고 싶다' ,
라고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밝혔는데, 이 소설집을 다 읽고나면 이 작가는 자신이 되고 싶었던 그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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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6-07-18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겠어요!

다락방 2016-07-18 17:54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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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 펼쳐서 책 날개의 작가 소개를 본다.

그런데 이 책날개에는 작가의 말에서 인용한,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에 대한 문구가 적혀있다.

'자기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쪽에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가 되고 싶다,'

우리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온갖 혐오와 멸시의 대상이 되곤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책을 읽기도 전부터 이런 작가가 쓰는 글이 나쁠 리 없다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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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2016-07-15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책을 읽어보고 싶은데 가장 먼저 산 <성의 변증법>은 좀 어려워보이네요ㅠ 책에 부록으로 함께 온 <악어 프로젝트> <나쁜 페미니스트> 에 흥미가 생겼어요. 특히 페미니스트 스티커! 좋은 부록인 것 같아요

다락방 2016-07-15 13:40   좋아요 1 | URL
우엇 방랑님. 아직 읽어보신 적이 없는데 읽으시려는 거라면,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로 시작하시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아주 얇고 또 쉽게 쓰여져 있어서 접근이 용이합니다. 그 후에 악어 프로젝트나 나쁜 페미니스트를 읽어보시면 아주 좋은 순서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나면 [빨래하는 페미니즘]으로 넘어가시면 될 것 같고요. 일단 쉽게 접근한 뒤에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어보시면 더 잘 읽으실 수 있을거에요. 아무쪼록 화이팅입니다!

저도 페미니스트 스티커, 업체에 우편물 보낼 일 있을 때마다 하나씩 붙여서 보내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방랑 2016-07-15 14:14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페미니즘에 대한 책이 쉽게, 그리고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말씀해주신 책들 배송중입니다~

페미니스트 스티커 아까워서 쓰지 못했는데 또 오면 친구들에게 하나씩 주려구요

다락방 2016-07-15 15:04   좋아요 0 | URL
네네 천천히 읽으시고 감상도 들려주세요. 힛 :)

웽스북스 2016-07-15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추천하는 책이 나쁠 리가 없습니다. (틀림)

다락방 2016-07-15 14:17   좋아요 0 | URL
기대하고 있어요! >.<

무해한모리군 2016-07-15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쿵. 저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있어요.

다락방 2016-07-15 14:18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부터 읽으려고요. 지금은 책날개만 읽었지만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6-07-15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죠아요 죠아요~

다락방 2016-07-15 14:18   좋아요 0 | URL
히힛 ♡

건조기후 2016-07-15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러니까요.
저도 장바구니로 슝.

오늘은 다락방님 서재에서 많이 얻어가네요, 치즈랑 책이랑.
이렇게 막 돈 쓰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다락방님 ㅜ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6-07-15 14:19   좋아요 1 | URL
저 문구를 보자마자 대뜸 `구멍 두개` 라는 욕했던 폭력남성이 생각나더라고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멸시의 대상이 된다니, 어처구니가 없잖아요?

우리 함께 읽어봅시다!

돈 쓰게 해드려서. 에... 킁킁.... 죄송하고요.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6-07-15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음에 쏙 드는 문구입니다!!!
나도 보관함에 담았고요..


이렇게 알라딘굿즈로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6-07-27 10:12   좋아요 1 | URL
레와님 쇼코의 미소 샀나? 읽었나? 굿즈는 받았는가? ㅋㅋㅋㅋㅋ

레와 2016-07-27 10:15   좋아요 0 | URL
응!!! 샀지샀자! ㅎㅎㅎㅎㅎ 요즘 비틀즈 에코백 들고 다닌다. ㅎㅎ

다락방 2016-07-27 10:36   좋아요 0 | URL
읽는 건? 뭐 읽고 있어요?

레와 2016-07-27 11:43   좋아요 0 | URL
비온뒤! 윌리엄 트레버.


내가 오전에 뭘 좀 사느라 정신이 없었다. ㅋ
이제 점심 무까. ㅎㅎㅎㅎ

다락방 2016-07-27 11:46   좋아요 0 | URL
옷 산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

레와 2016-07-27 11:4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ㄹ 기다려. 내가 받으면 꼭 인증할게!!! ㅋㅋㅋㅋ
 

나는 '그 사람이 되어볼 수 있는' 소설을 사랑한다. 그런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그렇게 만들어주는 이야기를 사랑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야기는 웅장할 필요도 없고 넓은 세계를 배경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막 재미있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나를 작품속으로 끌어들이기만 하면 된다. '내가 이 사람이라면 .. '이것만 가능하면 된다는 거다. '줌파 라히리'는 그저 집 안에 있는 여자를 그려내지만 나는 줌파 라히리가 그려내는 그 여자가 되어볼 수 있다. 함께 <지옥 천국>의 등장인물이 되어 프라납 삼촌에 대한 연정으로 속을 끓이는 거다. '에미'가 되어서 레오를 사랑했었고, '안나'가 되어서 세상의 혹독함을 느끼기도 했다. 나는 그런 소설이 좋다. 그런 소설을 내가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 흥미롭게 훅훅 넘어가고 재미있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긴 했지만, 소설속에 등장하는 그 누구도 되어볼 수 없다면, 그 소설을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게 내가 이승우를 좋아하는 이유고, 천명관과 장강명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재미없는 소설들도 아주 많은데 그와중에 재미있게 쓴다는 건 큰 장점이지만, 나는 그 작품이 '고발성'과 '재미'를 갖고 있다고  해서 그 이유로 좋아할 순 없다. 나는 더한 무엇이 필요하다. 아니면 다른 무엇이 필요하거나.


요 네스뵈는 아주 재미있게 쓰는 작가다. 게다가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더 재미있게 느낄지를 알고있는 작가다. 곳곳에 복선을 배치하는 건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흥미로운 장치이지만, 그렇지만, 요 네스뵈의 소설을 읽고나면 좀..음...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진짜 범인을 잡기 위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는 거다. 물론 세상은 잔인하고, 실제로 경찰들이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엄한 사람을 잡기도 하고 실수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희생이 담보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좀... 그래..... 여하튼 너무 재미있어서 어제도 늦게까지 《데빌스 스타》를 마저 다 읽고 잤지만, 요 네스뵈의 소설 특징은 내가 등장인물들 중 그 누구도 좋아할 수 없었다는 거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 였다. 나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이야. 다른 거좀 줘봐, 더한 것좀 줘봐! 나는 요구가 많은 독자인 것이다.



《데빌스 스타》는 '오슬로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었다. 나는 이제 한템포 쉬어가기로 했다. 정신없이 오슬로 시리즈 세 권을 내리 읽었더니 독서에 대한 열정은 활활 타올랐지만 이제 좀 차분해지고 싶달까. 다음 책은 뭐로 할까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오슬로 시리즈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좀 해본다. 엘렌이 꼭 죽었어야 했을까, 톰 볼레르의 결말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네, 올레그는 그 어린나이에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은데 괜찮았다고? 베아테는 왜 자신의 생리혈이 아닌 걸 자신의 것인줄 알고 닦았을까..같은 것들. 톰의 집에 가서 소파에 앉았는데 일어나보니 생리혈이 소파에 묻어있다. 아이고 이를 어째, 나는 아직 날짜가 아닌데.. 하며 그걸 지우는 베아테를 보니 좀 짜증이 났던게, 보통 그런 경우-소파에 묻을 정도-라면, 일단 자신의 겉옷부터 들여다봐야 하는 거 아닌가. 어? 나 생리해? 하고. 그러면 자기가 한 게 아니라는 걸 알텐데, 소파만 보고 그걸 닦고 앉았다는 게 .... 그리고 며칠전에 얼룩진 피와 지금 나온 피가 같냐... 실제로 톰은 그게 베아테의 것이 아닌 줄 알고 있고, 그 전에 찾아왔던 다른 여자의 것인 줄도 알고 있다. 그래서 베아테의 행동을 보고 웃는다. 아 빡침이..



신참형사 '베아테 뢴'을 보면서 나는 유명한 팝송 <stupid cupid>를 여러차례 떠올렸다. 이게 《프린세스 다이어리》였나, 그 영화에 삽입되어서 맨디 무어가 부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영화속에서 등장인물이 나쁜 남자를 사랑했다가 아 이게 아니구나, 하고는 나중에 제대로된 남자를 사랑한다는, 대충 그런 내용이 나오는거다. 그런데 그런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는 게 아닐까. 처음 연애라는 걸 할때, 처음 사랑이라는 걸 할 때, 우리는 그 감정에 취해 상대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크다. 그저 학교에서 인기 많은 남자애라는 것, 잘생긴 남자애라는 것 만으로도 '으아앗 이런 남자랑 사귀다니!'하면서 좋아할 수 있는 것.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남자가 아주 형편없는 나쁜 새끼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 아, 내가 이런 놈을 사랑했었구나, 하게 되는 순간이. 그 다음 연애는 그보다 낫고 또 그다음 연애는 그보다 나는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사귀게 된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에 나쁜 사랑을 했었고, 이건 내게 떼어낼 수 없는 혹처럼 따라다니면서 나를 괴롭힌다. 내가 왜그랬을까, 왜그렇게 잘못된 선택을 했을까, 를 아직도 생각한다. 그 후에도 딱히 좋은 사랑을 했던 건 아니다. 좋은 사랑이란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차차 나아졌'지, 바로 확 좋은 연애인이 되지는 않았었다. 


베아테가 그랬다. 신참 형사로서 고참 형사인 톰 볼레르와 사귀게 되는데, 그 남자가 나쁜 남자임을 해리가 말하지만, 그러나 말하는 해리조차도 베아테의 연애에 자신이 끼어들어서는 안된다는 걸 알고 있다. 톰 볼레르가 아무리 나쁜 남자여도. 베아테는 잘생긴 고참 형사 톰 볼레르의 매력을 거부하지 못한 채 그와 잠깐 사귀었지만, 이제는 그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얼마나 무서운 놈인지를 안다. 그런 놈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헤어지고 나서도 두려움에 떨진 않았겠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 더 나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다. 저런 놈을 걸러낼 수가 있지....
















해리는 동료의 죽음을 수사하며 진실에 가깝게 다가섰고, 이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자신에게 소중한 여자 '라켈'과의 관계가 소원해진다. 라켈과의 관계를 되돌리고 싶고, 그리고 그렇게 다시 되돌려졌다고 생각한 순간의 해리와 라켈과의 대화가 참 좋다.



"괜찮지 않아……. 당신 없이는."

"그렇지 않아." 해리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끌어당겼다. "당신은 나 없이도 아주 괜찮을 거야. 문제는 나와 함께여도 괜찮냐는 거지."

"그거 질문이야?" 그녀가 속삭였다.

"생각할 시간을 줄게." (p.580)



내가 없어도 당신은 여전히 괜찮을 것을 알고, 당신이 없어도 나는 괜찮을 거라는 걸 알고, 그렇지만 우리가 함께 지내고 싶으니 함께 하는 건 어떨까 생각해보는 게, 너무 좋다. 건강한 사랑, 건강한 관계인 것 같아서 절로 흡족해진다. 우리 각자가 괜찮은 사람이라면, 함께 하면서도 크게 상대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파악하게 될테니까.



《디어 마이 프렌즈》 11화에서 나문희는 남편 신구를 두고 가출한다. 이제 편하게 살고 싶어서 남편을 두고 혼자 나가 집을 구해 거기서 늦게까지 잔다. 남편이 '이럴 거면 이혼해!'라고 하자, 두말없이 이혼서류를 내민다. 신구는 '내가 잘못한 게 도대체 뭐냐'고 나문희를 윽박 지르지만, 신구야말로 대표적인 한남충이다. 며칠에 걸려 제사 음식을 준비시킨 뒤, 여자가 제삿상 근처에 있으면 재수없다고 집 밖으로 내보내는 남자다. 물 떠오라고, 밥 차리라고, 저녁에는 칼국수를 준비하라고 하는 게 신구다. 돈을 벌면 죄다 동생들에게 갖다 바치는데, 자기 입으로 나문희에게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1순위가 부모고 2순위가 형제다' 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문희는 말한다.


그러니까 당신 형제들하고 살아.



반평생을 부부로 함께 살아오면서 나문희는 꼬박꼬박 가계부를 써야 했고, 뭔가를 먹을 때마다 구박을 받았다. 아이스크림 하나도 마음대로 사먹을 수가 없었고, 남편이 시키는 대로 밥상을 차려야 했다. 그렇게 힘든 생활을 꾹 참으며 여태 견뎌왔던 건, 남편이 언젠가 약속한 세계여행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남편이 세계여행을 갈 생각이 1도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늘상 아내가 챙겨주는 밥만 먹고 아내가 챙겨주는 물만 마셔왔던 신구는, 아내가 없는 집에서 밥도 해먹지 못하고 설거지도 못한다. 친구인 주현의 집에 가서 주현이 밥상이며 술상을 차리는데도 꼼짝도 안한다. 오죽하면 주현이 '밥 떠와요!' 소리를 지를 지경이라니까. 아내가 가출한 후의 신구 집은 엉망이다. 신구는 딸들에게 전화해 자기 밥을 차리라 하고, 아내의 친구이자 자신들의 초등학교 동문인 여자들에게 전화해 자기 밥을 차려내라 소리지른다. 박원숙은 신구에게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형제들 불러서 설거지 시키라'고 말하자 신구는 


"걔네들은 남자잖아!"


소리지른다. 이때 박원숙도 맞받아 소리친다.


"나는 여자야! 근데 그게 뭐!!!!!!!!!!!!!!!!!!"



아, 박원숙 언니 멋져!! ♡ 눈물이 날 정도로 멋져. 흑흑 ㅠㅠ



신구는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몰랐다.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내를 종부리듯 했다. 나는 옛날의 남자들이 신구 같았다는 것을 안다. 그런 남자들은 종종 밥상을 뒤엎기도 했다는 사실을. 아주 어릴 적에 우리 아버지도 그랬던 것 같다. 기억이 희미한데, 우리 아버지도 한 번 밥상을 엎었던 것 같다. 이게 맞는 기억인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우리 아버지는 이제 설거지도 하시고 밥도 하시고 빨래도 돌리시고 청소도 하신다. 이렇게 한지 꽤 오래 되었다. 그리고 아빠랑 함께 사는 나는, 아빠든 남동생이든 그냥 두는 법이 없다. 꼭 같이 하려고 한다. 이를테면 내가 세탁기를 돌리고서는 빨래를 널 때, 내가 빨래 널테니까 아빠가 빨래 걷어서 개, 라고 한다든가, '내가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올 테니까 니가 설거지 해' 라고 한다든가. 난 곧죽어도 혼자 안한다. 트레이닝 시켜야해, 트레이닝. 남동생도 내게 말한다. 내가 걸레질 할테니까 누나가 청소기 돌려, 라고. 함께 사는 곳에서는 함께 하는 게 옳다. 그렇지만..아빠가 찌개는 좀 안끓였으면 좋겠어....... 너무 조미료만 듬뿍듬뿍 넣어 ㅠㅠ




11화에서 연하가 완에게 슬로베니아 성당의 사진을 화상전화 상으로 보여준다. 자신의 잘생긴 얼굴 양쪽으로 사진을 들어올리고, 자신을 보고싶어하는 완에게 미소를 짓는데, 으윽, 너무 좋아서, 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졌다. 이쁘구먼... 역시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뿌다. 하트 뿅뿅 ♡

나도 많이 늙었구나. 그런 조인성을 보면서 '조인성 같은 남자 사귀고 싶다'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이구 이쁘구먼..'하는 걸 보니.... 늙었구먼..............




그리고 이건 쉬어가는 페이지.

지금 치즈퀸(http://cheesequeen.co.kr/) 에서는 '램브란트 고다치즈'가 1+1 이벤트 중.



작년 여름에 이 치즈를 처음 맛보고 너무 맛있어서 사먹어야지 사먹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며칠 전에 치즈퀸 사이트에 들어가 주문을 하려는데, 아 글쎄, 1+1인게 아닌가! 나이쓰! 으윽, 설레인다. 1년만인데 여전히 맛있을까.. 하고 먹어보니, 진짜 맛있다 ㅠㅠ 내 추천으로 친구가 사 먹고는 자신은 '짜다'고 말했다. 오늘은 회사에 가져와서 동료 두 명에게 맛보게 했는데 둘다 처음에 '짜다'고 말하더라. 그러면서 그냥 이렇게 먹기는 뭣하고 와인하고 먹어야겠다고. 그래, 이건 와인이 꼭 생각나는 맛이다. 와인하고 먹으면 진짜 기똥차다!


그러면서 나는 좀 의아했던 게, 내게 이 치즈는 '짜다' 보다 '맛있다'가 먼저 였는데, 그건 왜그런걸까.. 였다. 그래서 동료1도 '차장님 짠 거 싫어하는데 이거 괜찮으세요?' 하더라. 나는 설렁탕 집에 가면 설렁탕에 소금간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 싱거움이 너무 좋아서. 곤드레밥집에 가면 양념간장으로 비벼 먹지도 않는다. 그 심심한 맛으로 먹으려고. 찌개나 짜장면을 먹고 짜다고 생각되면 좀 불쾌해지곤 하는데, 어째서 이 짠 치즈를 '짜다'고 인식하기 보다 '맛있다'로 먼저 인식하는 걸까? 이건 무슨 차이인걸까? 모르겠네...


아무튼 한 쪽씩 먹고나서 잠시 후. 나는 계속 이게 너무 생각나. '나 하나 더 먹어야겠네, 너무 생각나' 했더니, 동료2가 '저도요, 저도 더 주세요'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른 집에 가서 와인 따라가지고 이 치즈랑 먹고 싶다. 나는 이 치즈 먹을 생각만 해도 침나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요즘에 나의 노화를 실감하며 아, 이제 나도 비타민 같은 거 챙겨먹어야겠구나, 하고는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먹을 비타민을 내 돈 주고 샀다. 그리고 꼬박꼬박 챙겨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어제 오전, 내가 아침에 비타민을 먹었던가? 하고 갸웃하게 되는거다. 먹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먹었던가 아니던가......그냥 하나 또 먹을까......아니야 생각을 해보자 생각을.....하고 또 생각해도 긴가민가 한거다..음. 그러나 내가 누군가.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여자사람이 아닌가! 그래, 화장실에 가보면 알 수 있지! 움화화하핫. 나는 화장실에 가서 소변 색깔을 확인하고는  '후훗 비타민 먹었군' 하고 알 수 있었다. 아..........너무 똑똑해. 너무나 지혜로워. 지성미가 철철 넘치는 여자사람이야 ㅠㅠ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내는 이 놀라운 능력! 차장 자리엔 그냥 올라간 게 아니야!! 깨알 지혜로 가득차있는 여자사람이야, 나는!!!!! 훌륭해, 멋져!!!!!




그나저나 어제 앞머리를 내 스스로 잘랐더니 찐따가 되었네.. 얼른 자라라, 얼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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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6-07-15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페이퍼엔 내가 다락방이랑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다 있네!!! 좋다 좋다! ♡

램브란트 치즈의 그 끝맛이 뭔지 아직도 생각이 안나요.
오늘가서 다시 먹어보겠어요. ㅋㅋ
스낵치즈(과일 견과류치즈)는 종류별로 다 먹어볼 생각이에요. 넘 맛있어!!

다락방에게 램브란트 치즈의 맛은 행복한 기억인거지?! ^^


[디마프] 에서 주현아저씨가 신구할배 화장실 사용하는거 보고 앉아서 소변보라고 했던 장면 기억나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놔. 난 그 장면이 너무 후련했어요!!
아니 똥도 앉아서 싸면서 왜 소변은 서서 싸. 온 사방으로 다 튀겨가면서.

다락방 2016-07-15 10:49   좋아요 0 | URL
주현 아저씨가 손 씻고 나오라는데도 그냥 나오잖아. 변기도 안돌리고. 뒷처리는 항상 다른 사람이 해줬던거지. 그래서 신구 아저씨 나오고나서 주현 아저씨가 샤워기로 변기 청소하잖아요. 여자친구 집에 가서 과일도 다 씻어주고. 혼자서도 이미 잘 하는 사람이라서 너무 좋았어요. 난 혼자서 잘 하는 사람을 보면 참 좋아. 이게 매력 포인트가 있는데, 혼자서 잘 하는거랑, 하겠다고 말한 거 하는 사람들. 그게 너무 좋아요.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게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에 섣불리 약속도 하지 않고 맹세도 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음.. 이야기가 다른 데로 새고 있네.. ㅋㅋㅋㅋㅋ

아 빨리 가서 와인 마시고 싶다. 고다치즈 썰어둔 것 꺼내고 갈릭 들어간 치즈도 썰어가지고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서, 아, 나 올리브도 있지! 올리브도 몇 개 꺼내놓고 먹어야징. 아 집에 가고 싶어 엉엉 ㅠㅠ

나는 혼자서 너무 잘지내나..하는 생각을 요즘에 해요. 혼자 놀 생각하면서도 막 신나는 걸 보면, 혼자인 게 적성에 맞는건가... ㅎㅎㅎㅎㅎ 지금도 집에 가서 혼자 와인 마실 생각하면 너무 짜릿해! >.<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면서 마실까, 비밀은 없다를 결제해서 보면서 마실까. 혼자 막 생각중.

나도 그 생각 내내 했어요. 램브란트 치즈 먹었을 때 되게 행복했어서, 그래서 내게는 행복의 맛이 짠 걸 앞서고 나오는걸까..하는 생각. 근데...그건 아닌 것 같고...그냥 맛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6-07-15 10:54   좋아요 0 | URL

다락방이 같이 램브란트 치즈를 먹으면 더 맛있을라나???? ㅎㅎㅎㅎㅎㅎㅎㅎ


둘이여도 누구나 자기방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한게 아닐까. ^^

다락방 2016-07-15 11:00   좋아요 0 | URL
오오, 바뀐 이미지 엄청 근사하고요!! ㅎㅎㅎ

나는 내가 너무나 혼자 잘 지내서 둘이 지낼 경우 상대를 서운하게 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요. 계속 내가 혼자 있을 공간과 시간을 나는 필요로 할텐데, 이게 상대에게 서운하면... 그러면 안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뭐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내가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아무튼 치즈가 있어 행복하다!!

건조기후 2016-07-1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네스뵈의 소설은 스토리는 정말 기가 막히지만 심리적으로 공감할 부분은 별로 없는 게 저도 늘 허전해요. 톰 볼레로도 캐릭터를 조금 더 섬세하게 그려줬으면 꽤 멋진 악당이 됐을텐데 많이 아쉽더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긴 이야기를 재미있게 쓸 수 있는 것도 엄청난 능력이라서 무지 존경하면서 봅니다 ㅎㅎㅎ

디마프는 나중에 시간 날 때 한꺼번에 보려고 벼르고 있어요. 난 여자야! 근데 그게 뭐! 멋지네요. 김수현 드라마에 항상 나왔던 쿨하고 멋진 중년 여자 캐릭터가 생각나요. 멋있는 고모 이모들 좋아요...

크, 저 치즈사이트에서 지금 계속 빠져나오지를 못 하고 있어요. 눈 돌아가요 어후... 몇 개 고르긴 했는데 다른 거 또 추천하실만한 것 있어요?

다락방 2016-07-15 11:23   좋아요 0 | URL
네, 되게 재미있게 읽었는데 요 네스뵈를 좋아할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작품을 다 찾아 읽긴 할 것 같고요. 재미있게 쓰는 것도 엄청난 능력이죠. 세상엔 재미없게 쓰는 사람이 훨씬 더 많으니까요. 톰 볼레르의 최후랄까, 그게 좀... 영 별로더라고요. 공감할 만한 인물이 없는 게 참 아쉬워요. 지금 생각으로는 스노우 맨도 다시 읽고 싶은데, 좀 쉬었다가 읽으려고요. 어휴, 무슨 시리즈를 이렇게 연달아 읽기는 처음이네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시리즈는 잭 리처가 최고인 것 같아요. 잭 리처 시리즈 읽으면 잭 리처 사랑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해리 홀레는 사랑하게 되질 않더라고요? ㅎㅎㅎㅎㅎ 잭 리처 만세!

디마프는 요즘 시간 내서 계속 보고 있고 이제 11화까지 봤는데, 그간 여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다 보여줘서 너무나 좋아요. 그러면서 괜찮은 남자가 있다는 것도 잊지 않고 알려주고요. 그리고 이 여자들이 인생은 원래 막장이라며 다함께 소리 높여 얘기하는데, 참 좋더라고요. 보다보면 속시원한 장면이 많이 나와요. 히힛

저도 저 치즈 사이트에서 도마랑 나이프도 사려고 준비중입니다. 도마랑 나이프가 있으면 좀 더 편하게 좀 더 우아하게 즐길 수 있겠더라고요. 근데 오늘도 알라딘에서 한 박스를 주문해서..도마랑 나이프는 다음 달로 미뤄야겠어요. ㅠㅠ
건조기후님, 이 치즈도 맛있어요!

http://cheesequeen.co.kr/goods/view?no=1277

이것도 드셔보세요. 이히히히히. 램브란트도 드셔보시고, 이것도 드셔보세요. 건조기후님 와인 좋아하세요? 램브란트는 진짜 딱 와인 안주거든요. 먹자마자 와인 생각이 엄청 쓰나미로 밀려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드셔보시고 어땠는지 알려주세요! 아 설레어요.. >.<

건조기후 2016-07-15 11:43   좋아요 0 | URL
오, 이 치즈 벌써 담아놨어요! 갈릭은 무조건무조건이니까요 ㅎ 그런데 세일되는 건 품절이네요..
도마랑 나이프.. 나이프는 이해가 되는데 도마는 왜 이렇게 웃기지 ㅎㅎㅎㅎㅎ 접시에다 바로 썰면 편할 것 같은데... 음. 어쨌든 치즈 고르고 있으니 행복하네요 ㅋㅋㅋ 술은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와인이랑 먹어볼게요. 저도 신나고 설레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6-07-15 11:53   좋아요 0 | URL
저도 너무 신기한 게 치즈 고르고 또 치즈가 배송되어 오고 그걸 먹는데... 행복하더라고요? 참, 행복이 멀리 있는 게 아니구먼...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출근할 때 잘라둔 치즈 몇 조각 가져왔었거든요. 방금전까지 다 먹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삶은.. 먹는 것인가... ㅎㅎ
건조기후님도 맛있게 드세요! 네 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바로 배송된대요! >.<

건조기후 2016-07-15 13:32   좋아요 0 | URL
주문했네요 ㅋㅋㅋㅋㅋ 칼이 제일 비싸요 배보다 배꼽이 더 ㅋ
치즈치즈한 행복한 주말을 보낼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6-07-15 13:41   좋아요 0 | URL
어떤 치즈가 어떠한 느낌을 줬는지 감상도 꼭 들려주세요. 아 맞다. 치즈 칼로 치즈 썰어서 먹기전에 인증샷 한 방 보내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6-07-15 14:0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다락방님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

보물선 2016-07-16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노우맨>만 보고 다 사놓고 모셔두고 있네요.

다락방 2016-07-17 23:21   좋아요 0 | URL
저는 스노우맨 팔아버렸는데;; 다시 사서 읽어볼까 생각해요 ㅋㅋㅋㅋㅋ
 

우하하하. 어제는 드디어 월든 에코백이 왔다. 그래서 오늘 들고 왔다. 여름은 에코백의 계!절! <본 투 리드>에코백은 친구에게 선물했는데, 선물하고 싶은 다른 친구가 또 생각나 알라딘에 들어오니, 어어? 에코백이 .. 바뀌었네???



예...예.....예쁘다! 특히 가운데... 넘나 예쁜것... 


사실 내일쯤, 알라딘에서 책을 지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 내일 지르고 받을 에코백은 이것이겠구나. 가운데 선택해야지. 그나저나 읽고 사고 싶은 책 장바구니에 가득인데, 저 에코백주는 이벤트 해당도서가 있을까? 엊그제 받은 한 박스는 아무런 굿즈 없이 왔는데..소신껏 지르느라...난 소신 있는 여자니까!


 

 

 

 

 

 

 

 

 

 

 


 

 

 

 

 

 

 

 

 

 

 

 

 

 


 

















《월든》은 에코백을 받았으니 이번기회에 꼭 읽어보자 싶어서 넣어두었는데, 나는 월든만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너무 팅커 생각이 나. 팅커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추천으로 읽게된 책인데, 그는 이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 항상 바지 뒷주머니에 꽂고 다닌다. 그래서 책이 낡아버리고... 그 생각이 나서, 그냥 팅커가 그런 게 너무 좋아서, -그런 일련의 과정들, 좋아하는 여자가 책을 추천하고 그 책을 읽었는데 너무 좋고 그래서 주머니에 꽂고 다니고- 순전히 그 이유로 월든을 읽고 싶다. 내가 월든을 좋아할지 아닐지 알 수 없지만, 사실 내 생각으로는... 내가 딱히 월든을 좋아할 것 같진 않은거다. 읽어보지 않고 하는 말이니, 읽어보고 완전히 "내 인생의 책이다!" 하는 느낌을 갖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냥 월든은, 팅커 때문에 너무나 좋다... 사람은 참, 희한한 이유로 어떤 책이 좋아지기도 하고 그러는 것이다.....


《레오파드》는 해리 홀레 시리즈중에 하나라서 읽고싶긴한데, 《데빌스 스타》까지만 읽고 해리 홀레는 그만 접을까, 싶은 생각도 있어서 망설이게 된다. 이럴 때 중고책으로 똭- 나와주면 살텐데... 《할머니의 여름휴가》는 아마도 결제전에 제외될 것 같은 가능성이 큰 책인데, 왜냐하면 나는 조카에게 줄 다른 그림책이 두 권이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두 권다 영어책이지만.............. 아하하하하.



《사랑하고 있어, 사만다》는 여행 중에 단 하루를 만나 사랑한 남자를 그리워하는 내용이라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그들이 만나는지, 다시 사랑이 생기는지가 너무 궁금하다.


사랑이 두려운 여자와 사랑을 해야만 살 수 있는 남자, 그 둘의 솔직하고 달달한 파란만장 러브 스토리. 미국에서 출간 즉시 아마존 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단 1년 만에 전 세계 16개국 출간이 확정된 에세이다.

저자 사만다는 모든 게 열정적인 나이인 열아홉 살 때 파리 여행에서 만난 섹시한 로켓 과학자 장 뤽과 꿈만 같은 하루를 보낸다. 예술과 건축물, 풍경과 사람마저 시적인 파리에서 이 둘은 서로의 꿈을 나누고, 삶을 나누고,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마치 아침이 되어 사라진 꿈처럼 기약 없이 헤어진다. 그리고 20년 후 어느 날, 사만다는 오래전 장 뤽에게 받았던 일곱 통의 편지를 손에 쥔 채 세차게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게 되는데…. -알라딘 책소개中




며칠전에 본 《디어 마이 프렌즈》 10화에서, 완은 연하에게 달려간다. 아니, 날아간다는 게 더 정확하겠다. 그 먼 데 있는 연하를 보기 위해 간다. '보고싶다'고 생각하다가, '그러면 보면 되지' 하고는 당장 인천공항으로 달려가는데, 티켓은 비즈니스석 밖에 남지 않았다하고, 완은 그 티켓을 달라고 한다. 그렇게 18시간을 날아, 연하에게 닿는다. 그들은 3년만에 재회한다. 3년만에 꿈같은 52시간을 보내고-방에서 나가질 않는다-, 또다시 헤어진다. 다음을 기약하며.. 


코피까지 흘리며 그곳에 갔는데, 완은 연하에게 이렇게 말한다.


"뭐, 열여덟시간 밖에 안걸리네. 가깝네."


그 장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게, 가깝네. 열여덟 시간이면, 가깝네. 스무 시간보다 가깝고 서른 시간보다 가깝잖아. 가깝다고 하면, 가까울 수 있네. 좋구먼...

세상엔 진짜 다양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랑은 옆집에 사는데, 어떤 사랑은 열여덟시간을 날아가야 하는 곳에 산다. 

어떤 사랑은 나와 같은 시간을 사는데, 어떤 사랑은 나의 낮에 밤을 살기도 한다.

어떤 사랑은 매일매일 만나서 대화하는데, 어떤 사랑은 삼 년에 한 번 만나 사흘을 같이 한다. 

어떤 사랑은 8년간을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어떤 사랑은 단 하루만에 시작되고 진행되고 끝나지 않는다.

사랑, 너무 좋지 않나, 진짜?

이 세상에 다양한 사랑이 있다는 게, 그리고 사람마다 서로 사랑하게 되는 사람이 다르다는 게,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 다르다는 게 너무 좋다. 그러니까 세상 그 누구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좋구먼.





근데, 구몬에 대해서 우리 엄마, 왜 말이 없지.... -_-



그나저나 오늘 들고 나온 월든 에코백은, 새 제품이라 그런지, 꾸리꾸리한 냄새가 난다. 음.. 한 번 빨아 써야 .. 하나. 오늘이나 내일 세탁기 돌릴 때 한 번 넣고 돌려야겠다. 찌리리한 냄새가 나... 지하철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데 자꾸 냄새가 나서, 아, 나한테서 나는 냄새인가, 나 오늘 향수 뿌리고 나왔는데, 라고 생각하고 킁킁 거리다가 가방 냄새 맡아보니.. 그것이었어. 쓰읍-


2주만 있으면 휴가다. 우걀걀걀걀. 

휴가가서 돈 쓰려면 내가 자꾸 책을 사면 안되는건데... 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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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6-07-14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본투리드 백에서 뭔가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아마도 염색약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좀 예민해요. ^^;;) 주말에 한번 빨아서 쓸려고 일단 그냥 걸어놨어요. 통풍만으로 냄새가 날라가면 그냥 안 빨고 쓰고요. 귀찮으니까 ㅎㅎㅎㅎ

다락방 2016-07-14 12:2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빨기 귀찮으니까 그냥 하루 들고다닌 것만으로 냄새 빠졌으면 좋겠어요. 본투리드 백도 냄새가 나는군요..
에코백이 새거면 다 처음에 냄새가 나는건가 싶은데, 말씀하신 것처럼 염색약인가 봅니다. 염색약 쓰지 않고 그저 원단으로 만든 에코백에서는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거든요.

레와 2016-07-14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나쁘다. 나빠. 알라딘. ㅠ_ㅠ


[할머니의 여름휴가] 궁금해. 히힛

다락방 2016-07-14 13:44   좋아요 0 | URL
내가 장바구니에 책 넣고 증정품계산기 돌려보니 아직 본투리드 에코백 있더라고요? 본투리드 에코백 카키 너무 예뻐서..그걸 또 받을까 저걸 받을까 고민중 ㅋㅋ

비연 2016-07-14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여름휴가 계획이 무얼까 궁금해진 비연 ㅎ

2016-07-14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6-07-14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오파드 재밌어요! 완전 재밌는데! ㅎㅎ 되게 스케일도 크고 복잡하긴 하지만 스토리가 진짜 끝내줘요. 해리는 범인 잡다가 너덜너덜 그지 다 되고요 ㅜㅜ 엄청 두껍지만 읽기 시작하면 그대로 훅 빠져 듭니다. 다른 해리 홀레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으셨으니 이 책도 재밌으실 거예요. 강추강추 ㅎㅎ

저도 어제 월든 에코백이 왔어요 후훗. 그런데 냄새가 많이 나나요? 아직 안 뜯었는데 꺼내서 걸어놔야겠다.. 저는 사실 제 컨디션이 되게 나쁠 때가 아니면 냄새에 그렇게 민감한 편은 아니라서 에코백을 별 생각없이 들고 다녔는데, 혹시 민폐가 됐던 적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민망해지네요..

이제 또 비틀즈 에코백이군요. 쉴 틈을 안 주네요 ㅋㅋㅋ 저는 애플로 결정.. 요즘은 진짜 제가 책을 읽으려고 책을 사는 건지 굿즈를 위해 책을 사는 건지 진심으로 헷갈리는데 ; 뭐 이렇게 사는 거지 싶네요. 거금 들여서 사치하는 것도 아닌데 책이든 굿즈든 사고 싶은 거 사고 갖고 싶은 거 갖고.. 좋다고 생각해요. 다 읽지도 못하면서 사는 게 약간 걸리긴 하지만 그래봐야 달라지는 것도 없고. 책이라는 게 꼭 읽어야 맛인가요 그냥 사는 맛도 있는 것이지 ㅋㅋㅋㅋㅋ 오늘도 저는 자기합리화 열심히 하면서 장바구니 채우러 갑니다 ㅎ

다락방 2016-07-14 16:58   좋아요 0 | URL
음... [데빌스 스타]에서도 해리의 영혼이 너덜너덜한데 레오파드에선 더 .. 그렇다는 거죠? 지금 데빌스 스타에서 톰 볼레르의 꼬임에 넘어갈까봐 초조해요 ㅠㅠ 해리, 안돼, 거기에 넘어가지마!

그동안 받은 에코백에서도 냄새가 났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번에 받은 에코백은 확실히 찌리한 냄새가 나더라고요. 지하철 의자에 앉아 가방 올려놓고 있으면 솔솔 냄새가 올라오던데, 냄새가 아주 심하진 않아서 옆자리에서도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냄새에 아주 민감한 편이에요. ㅜㅜ

비틀즈 에코백 예쁘죠. 저는 지금 지를까 말까 엄청 고민중이에요. 어휴, 벌써 7월달에 두 박스나 받았고, 어제 치즈도 한아름 샀는데, 또 책을 이렇게 사도 되는걸까..... 내가 무슨 돈이 샘솟나..........히융
저도 다 안읽고 심지어 쌓아두면서 책 사는 게 좀 거시기하긴 한데요, 그래도 계속 책을 읽고는 있으니까.. 언젠가는.. 쌓아둔 책, 다 읽게 되지 않을까요? 네? ㅋㅋㅋㅋㅋ
저는 장바구니에 여러권의 책이 들어있고, 어떻게 잘라낼까를 좀 고민해봐야 해요. 어휴, 이놈의 알라딘, 이놈의 에코백, 이놈의 지름..

아니, 근데 에코백을 이렇게 많이 갖는 건, 정말 `에코`스럽지 못한 거 아닙니까? 전 요즘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에코백은 에코스럽게 사용해야 하는데 이렇게 받고 받고 또 받으면 에코랑 점점 멀어지는 게 아니냐... 하고 말이지요. 아니야 괜찮아, 나는 내가 가질 거 아니야, 선물 줄거야... 같은 부질 없는 말 한 번 던져보고요.

blanca 2016-07-14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에코백 모조리 다 가지고 매일 돌려가며 쓰고프네요.--;; 이주 뒤에 어떤 휴가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지며...

다락방 2016-07-14 17:30   좋아요 0 | URL
저는 에코백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고 아까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
이주 뒤에 휴가는 여행을 갑니다. 움화화핫.

몬스터 2016-07-14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여러가지 모습이라는 말.. 참 좋네요.
다락방님 곧 휴가가시는군요... 직장인이 월급이라는 말 다음으로 사랑하는 말이 휴가 아닐까 싶습니다. ( 혹은 그 반대일지도 ㅎㅎ ) 부럽습니다. 여기도 한 번 여행 오시지요. ㅎㅎ

다락방 2016-07-15 08:24   좋아요 0 | URL
네, 월급도 너무 좋고(금세 다 빠져나가지만 ㅠㅠ) 휴가도 좋지요. 저는 여행 다니는 게 너무 좋아요. 갈 생각 하면 막 설레여요. 가서 관광지 돌아다니는 것도 아닌데, 그냥 낯선 데 가서 아침에 일어나 모닝 맥주 모닝 와인 하며 다니는 게 너무 신나요! 매일 회사를 다닐 때랑 달리 좀 풀어진달까요. 옷차림도 더 자유롭고 정신세계도 더 자유로워지는 느낌... 그게 너무 좋아요!
가고 싶은 데가 많고, 오라는 사람들도 있어서, 제가 가야할 곳이 너무 많아요! 회사 관두고 가고싶은 데 다 가보면서 살고 싶은데, 그렇게는.. 안될것 같고 ㅠㅠ 언젠가는 몬스터님 계신 곳에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제가 그곳에 가게 된다면, 함께 와인이나 한 잔 합시다!! 으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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