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전 인스타그램을 훑다가 한 영상에서 멈췄다.

영상 속에서는 사람들이 등장하진 않고 그들의 목소리만 들렸는데, 애인사이의 여자와 남자가 통화하는 거였다. 늦은밤, 남자는 자다가 여자의 전화를 받은듯했고 일상적 대화를 하다가 여자는 남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오래 생각했다고 말하는 거다. 이에 남자는 그 말이 무언가 짐작했는지 하지 말라며, 나 잘거야 라고 한다. 그럼에도 여자는 자지말라고 이 말 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자는 남자에게 준비한 말을 한다.


"우리 연애 그만 하자."


여자의 그 말에 그간 잘 대답해오던 남자는 침묵한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시간이 얼마간 이어지는데, 여자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그러자 그 남자는 그게 너의 생각이냐 물었던가, 기억이 희미한데, 그리고는 어쨌든 대답한다.


"그래, 그만 하자, 우리 결혼하자."



내가 본 영상은 거기서 끝났다. 그 뒤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모르겠다. 목소리의 다정함으로 봐서 여자가 하고자 한 말도 어쩌면 '우리 연애 그만 하자, 결혼하자' 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남자의 '결혼하자'는 말에 '나는 너랑 헤어지고 싶다니까' 라고 반응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남자의 결혼하자는 말에 원래 헤어지고 싶었던 생각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여자가 그렇게 말한 의도도 내가 알 수 없고 그 후의 반응 역시 내가 알지 못한다. 그들 사이에는 그들만의 시간이 분명 존재했을 것이므로 나에게 들리는 말들과 그 말들 사이의 침묵에 다른 말들 역시 존재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상만 보고 나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 영상은 나를 갑자기 과거로 돌려놓았기 때문이다.



내게도 꼭같은 일이 일어난 적이 있다.

아직 저녁을 먹기 전의 시간이었고, 나 역시 그에게 전화를 했다. 우리는 일상적 얘기를 했지만, 나는 애초에 할 말을 준비하고 그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우리, 이제 그만하자."


나의 상대 역시 한동안 침묵했다. 그가 침묵하는 동안 나는 그를 기다렸다. 그는 침묵을 끝내고 내게 물었다.


"그게 당신의 생각이야?"


나는 그렇다고 했다. 이내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는 알겠노라 했다. 그후엔 우리 둘 모두에게 침묵이 찾아왔고, 사실 나는 그 말을 하면서 덧붙일 많은 말들을 준비해두었었는데 아무 말도 입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그 침묵후에 내가 가까스로 꺼낸 말이라곤


 "끊을게."


가 전부였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나는 그 뒤로 그 시간을, 그 통화를 아주 자주 생각했다. 아주 많이, 그 때 내가 꼭 그랬어야 했을까, 를 나에게 묻는다. 그러면 어김없이 '그때가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그랬을 것'이라는 답이 나온다. 그런 한편, 내가 '그에게' 그랬어야 했을까 역시 번번이 묻는다. 그 말에 잠깐 침묵했던 그를, 떨리는 목소리로 알겠다고 받아들이는 그를 떠올리노라면, 내가 그에게 그러면 안됐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히는, 그런 사람의 손을 내가 놓으면 안되는거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거다. 그러다가도 다시, 그때 놓지 않았더라도 언젠가 놓았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 몇 번을 묻고 또 물어도 내가 그 때 한 일은 그때 했어야 할 일이 맞았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틀리지 않았다고해서 괴로움이 없는가? 아니, 나는 괴로웠다. 괴롭고 또 괴로웠다. 그런데 괴로웠다면, 틀린 거 아닌가?


영상속 남자가 '그래, 우리 연애 그만하자, 결혼하자' 라고 했을 때, 나는 또다시 이 때의 일을 떠올렸다. 아프게 떠올렸다. 만약 그가 그 때, 영상속 남자처럼 내게 '네가 생각해서 내린 결론이 그거라면 받아들일게'가 아니라, 대신, 내게 결혼하자, 고 했다면 우리 사이는 어떻게 됐을까. 왜 그는 내 말을 받아들였을까, 왜 영상속 남자처럼 결혼하자고 되받아치지 않았을까. 그는 언제나 내게 '너는 결혼하기 싫어하잖아' 라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알면서도 그때 만약 내게 결혼하자고 했으면, 그러면 우리사이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어쨌든 결과는 지금에 이르렀을까? 그러나 손을 잡고 있던 시간이 길었을까? 왜 그는 나를 말리지 않았지, 왜 그는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지, 왜 그는 알겠노라 답했지, 왜 그는 목소리를 떨었지, 그의 침묵은 무엇을 말한 것이었지, 왜 나는 그의 손을 놓았지, 그는 왜 내 손을 더 오래 잡고 있으려고 시도하지 않았지. 나는 다른 연인들의 짧은 대화를 듣고 오래전 내가 했던 그 대화를 곱씹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 대화를 떠올리면 여전히 아프다.



앤드루 포터의 [사라진 것들]을 읽다가 바로 며칠전에 있었던 이 일을 떠올렸다. SNS 를 통해 다른 연인의 대화를 들었던 일, 그 일로 인해 내 오래전 과거를 떠올리며 아팠던 일을. 앤드루 포터의 사라진 것들이 그렇게 하도록 이끌었다. 사라진 것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조리, 자신의 과거를 곱씹기 때문이다. 과거는 지금, 현재와 연결되어 있다. 내 현재가 지금 행복하지 못해도 혹은 문제에 직면해있어도, 그 전에 행복했던 시간이 있었음을 떠올려보곤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을 후회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런 일이 내게 있었고 그리고 지금 내 삶은 이렇다는 이야기를 할 뿐.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한때 내가 매력을 느꼈던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어쩐지 베스트의 느낌은 아니다. 그보다는 세컨드 베스트의 느낌. 그러고보면 앤드루 포터는 전작인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서도 그랬다. 나에게 최선의, 최상의 사람은 단 한명으로 존재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보여준 바 있지 않던가. 


미셸 윌리암스 주연의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2012> 에는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자가 나온다. 수영장에 갔다가 다른 여자들과 함께 샤워하는 씬에서, 그 중 한 여자가 말한다. '새것도 언젠가 헌것이 된다'고.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새로운 남자와 새 삶을 살기 시작한 미셸은 처음의 그 기대와 설레임이 사라지는 걸 느낀다. 앤드루 포터의 이야기는, 바로 그 새것이 헌것이 된 후를 이야기하고 있다. 새것이 헌것이 되었지만, 그런데 그것이 새것인 적이 있었잖아, 를 떠올린달까. 읽노라면 자꾸만 좋았던 때를 떠올리게 된다. 좋았던 때를 떠올린다는 건, 그 때와는 다른 지금을 알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필연적으로 아프다. 


사는 일은, 특히나 다른 사람과 함꼐 사는 일은, 때론 즐겁지만 때론 힘들다. 

타인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사실 나 조차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잖아), 그래서 기대했던 시간들은 다르게 흘러간다. 그것에 적응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고 많이 어긋나기도 한다. 그러나 앤드루 포터가 이 책에 등장시킨 인물들 모두에게 변함없는 사실은,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다는 것. 십년후 이십년후에 또다시 이 시간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떠올리면서 또 지금의 시간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겠지. 그들의 회환을 따라가노라면 나의 회환이 겹친다. 그래서 한숨이 나고, 그게 앤드루 포터의 소설이 한 일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4-05-0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선택했던 것이 최선이었을까?
최선이 아니었으면 어쩌지?
최선이 아니었지만 나는 나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나?
아 정말 이런 고민의 연속이 인생입니다. 이 책 책나무님이 별5개 준거 보고 아 나도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다락방님 글 보니까 역시 읽고싶다네요. ^^

다락방 2024-05-10 07:51   좋아요 0 | URL
어휴 중년의 쓸쓸함이 물씬 풍기는 글이었어요. 특별할 건 없는데 쓸쓸함은 큰, 그런 글이었습니다. 휴우-

독서괭 2024-05-09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딱입니다 딱이요~ 새것이 헌것으로.. 흑흑 후회는 아니지만 그런 때도 있었는데 잊고 살다가 문득 떠오르는 그거~

다락방 2024-05-10 07:52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래, 그랬던 적이 있었지..‘ 하게 되고요, 그리고 오래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moonnight 2024-05-09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제가 sns를 하지 않아서 @_@; 그 미지의 지역에선 저런 개인적인 영상(통화)을 공유한단 말입니꺄 @_@;;; 촌사람 깜놀@_@;;;

다락방 2024-05-10 07:54   좋아요 0 | URL
저도 인스타 하면서 깜짝 놀란게 ‘나는 이런 거 못올릴 것 같은데‘ 하는 걸 정말 잘 올린다는 겁니다. 아이들 영상부터 시작해서(그건 부모 욕심 같아요), 연애스타그램이라고 연애하는 일상하며, 몸과 돈의 자랑 까지.. 이야, 세상엔 능력있고 돈 많은 사람들 정말 많구나 싶습니다. 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05-10 0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ㅑ ~~
새거가 헌거 되는 이야기….
ㅋ ㅑ ~~|

다락방 2024-05-10 07:54   좋아요 1 | URL
ㅋ ㅑ ~ 소주 한 잔 해야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이 영화 보려고 드디어 아마존 프라임 가입했네. 해야지 해볼까 하면서 계속 미루다가 로맨스 영화 한 편이 나를 행동으로 이끈다. 아무튼 어제 이 영화 다 봤다. 오랜만에 연애세포 다 깨어나게 만드는 영화였다.


'솔렌(앤 해서웨이)'는 젊은 시절 연애하고 아이를 낳아 십대의 딸을 둔 싱글맘이다. 아이의 아빠가 아이를 위해 코첼라 공연 콘서트를 예매해뒀고 아이를 데려간다 해놓고서는 일이 갑자기 생겼다며 네가 데려가, 하는 바람에 갑자기 솔렌은 딸과 딸의 친구들을 데리고 코첼라로 가 젊은 밴드들의 공연과 팬싸인회에 참여하게 된다. 딸을 기다리며 잠깐 화장실을 가려던 그녀는 브이아이피 화장실은 저쪽에 있다고 해서 나갔다가, '응 여기가 화장실인가보구나' 하고 많고 많은 트레일러들 중 한 곳에 들어가는데 화장실을 이미 누가 사용중이고 기다리고 있노라니 그곳에서 젊고 잘생긴 남자가 나온다. 솔렌은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오다가 여전히 화장실 밖에 있는 그 남자를 보게 되고 '남들 오줌싸는 소리 듣는 취미 있어요?' 라며 그를 비난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여기는 그가 사용하는 그 개인의 트레일러였던 것. 하아-


일단 여기서부터 설정이 넘나 엉망진창이다. 트레일러 식의 공중화장실이 있는거야 뭐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딱 들어가면 화장실 공간이 아닌데, 아마도 브이아이피 용이라 소파도 있고 집처럼 꾸며좠다고 생각한걸까. 여하튼 넘나 엉망진창인데, 하여간 그런데 그 남자가 알고보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이밴드 '오거스트 문'의 보컬 '헤이스(니콜라스 갈리친)' 였던거다. 솔렌은 이 남자의 이름을 듣고나서야 '앗 오거스트 문이니?' 할정도로 멤버에게 딱히 관심은 없었는데 딸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됐던 것. 솔렌도 그랬지만 헤이스는 이 첫 만남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된다. 자신이 유명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않은 채 자신을 마주하는 사람을 처음 본 것. 나를 이렇게 대하는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


여차저차 그녀의 이름과 그녀가 하는 일을 알게된 헤이스는 그녀가 관장으로 일하는 회랑을 찾아가서는 '나 기억하죠?' 하고는 런던에 큰 집이 있는데 거기에 예술 작품으로 채우고 싶다며 그 회랑에 있는 도자기며 그림이며 하는 것들을 전부 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내가 보면서도 웬만한 사람들이면 참지 못하고 껐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설정 유치하기가 이루 말할 데가 없어. 애초에 트레일러 화장실에서 만난 것도 그렇지만, 세상에 누가 내 개인 트레일러에 아무리 실수로 들어왔어도 그렇게 화도 내지 않고 심지어 '나랑 좀 더 있다가요' 라고 하냐. 너무 첫눈에 반하면 그럴 수도 있나? 아무튼 그렇단말야? 그래서 그들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솔렌은 40살에 헤이스가 24살인 만큼 솔렌은 이 관계에 부담을 느껴서 '우린 나이차이가 너무나', '나는 네 엄마뻘이야' 라고 피하려고 초큼 시도를 해보지만, 그의 거침없는 손길 눈빛 .. 피할 수 음슴. 그는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해버린다. 


마침 십대의 딸이 여름캠프 갔겠다 혼자가 된 솔렌은 헤이스가 뉴욕 호텔로 오라니까 뉴욕 호텔로 가가지고 뜨거운 밤을 보내고 '나 내일부터 유럽 투어인데 같이가요' 이래가지고 이 보이밴드의 전용기를 타고 함께 유럽을 다니면서 투어에 참여한다. 그가 공연할 때는 공연하는 그를 보고 그가 공연하지 않을 때는 그랑 섹스하고 또 섹스하고 계속 섹스하고 그러는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이런 문화 몰라서 그러는데, 그러니까 보이밴드 공연 다니고 그럴 때 같이 놀 여자들은 언제나 대동하는가봐요? 전용기 탔는데 이미 젊은 여자들 몇 명이 다른 멤버들이랑 즐거이 놀고 있었고, 그 여자들 대부분이 솔렌의 딸보다 겨우 두세살 많다는 걸 알게된 솔렌은 점점 의기소침해진다. 게다가 수영장에서 젊은 여자들은 다 비키니 입는데 솔렌은 비키니 입고 나설 자신도 없다. 도대체 왜 솔렌같은(앤 헤서웨이) 여자가 자신감 없는지, 좀 어리둥절할 뿐이고. 여하튼 거기서 솔렌의 나이가 너무 많아서 보이밴드와 그들의 친구들로부터 좀 무시를 당하고 솔렌은 아, 현실 깨닫고 세이 굳바이 하고 헤어지는데, 아니 그전에 함께 물고 빨고 하던게 사진에 찍혀가지고 세계가 난리가 난거에요. 하아-



아무튼 너무 뻥같은 설정인데, 나는 시계 얘기를 좀 하고 싶어서 이 긴 글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초반에 헤이스가 검색해서 솔렌의 회랑에 찾아가고 작품을 다 사고 더 많은 작품을 보기 위해 어느 창고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당연히 파파라치들이 따라붙고 그를 알아보는 팬들 때문에 이동이 불편해 솔렌의 차를 타고 간단 말야? 배가 고파서 밥을 먹어야 되는데 그가 너무 얼굴 알려진 사람이라 식당에 가는 것보다 솔렌의 집에서 샌드위치나 먹는게 좋겠다고 비어 있는 솔렌의 집을 간다. 거기서 그들은 첫키스를 하게 되는데, 솔렌의 한줄기 이성은 '안돼 안돼' 이래가지고 그를 보내고 헤이스는 당신을 또 만난고 싶어요, 이러지만 솔렌은 안돼 안돼.. 하면서 여튼 그에게 가라고 하는데, 그녀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그는 자신의 시계를 벗어 그녀의 집 안에 둔다.


그를 보낸 후에 솔렌은 그 시계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 뉴욕에 가서 시계를 돌려주려는데 '당신에게 더 잘어울려요' 하고는 헤이스가 받지 않는다. 유럽 투어 후에 그녀가 이별을 고하고서는 그 시계를 빼서 그의 방 안에 두고 간다.



나는 그 장면에서 되게 안타까웠다.

그 시계는 그냥 가져가지, 하고. 그건 시계가 고가의 아이템이라서가 아니다. 그것이 그의 물건이며 그것이 그를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인 것이다. 그 시계 가져가지. 그녀가 가져도 되는 물건인데, 애초에 그가 준건데, 지금 헤어져도 가끔 그 시계 들여다보며 간직해도 좋잖아, 하는 생각이 든거다. 이 시계는 그 뒤로도 자주 나오는데 그들이 재회하고 또다시 헤어질 때도 그 시계는 솔렌의 집에 놓인다.




문 앞에서 그가 양손으로 내 손을 잡았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있습니다. 가기 전에 당신 것을 하나 놓고 가주면 좋겠어요."

그의 눈빛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싫어요."

"왜 싫습니까?"

그 손아귀에서 내 손을 잡아 뺐다.

"싫어요."

"작은 거 하나만."

그가 내게로 바짝 몸을 기울이자 풀린 셔츠 섶 사이로 쫙 갈라진 쇄골이 보였다. 희미한 콜롱 향이 풍겼다.

가방을 열고 책·봉투·열쇠들을 마구 헤치고 뒤져서 시커멓게 흑연 때가 묻은 오래된 녹색 지우개를 하나 찾아 그 손에다 휙 던지며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p.54-55)



'시리 허스트베트'의 책 [당신을 믿고 추락하던 밤]에서는 '당신의 물건을 놓고 가주면 좋겠다'고 말하는 남자가 나온다. 

위 인용에서의 상황은 사실 낭만적인 건 아니었고, 물건에 대해 말해달라는 요상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던 여자가 그를 피해 도망가려고 하자 뭔가 달라고 하는 그런 장면이다. 여자는 옛다 받아랏~ 하는 식으로 지우개를 던지고 나오는데, 이 상황은 다소 변태적이긴 했지만, 그런데 '네 물건을 하나 놓고 가주면 좋겠어'라는 마음 같은 거는 특별하거나 소중한 사람들을 향해 가끔 생겨나는 거 아닌가.


나는 헤이스의 시계가 솔렌에게 그런 것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나였다면, 내가 솔렌이었다면, 나는 시계를 돌려주지 않았을 것 같다. 대신 이렇게는 말했을 것 같다.


"시계는 내가 가질게."


내가 자본주의에 찌들어 있어서, 돈을 너무 좋아해서, '후훗 이거 팔아야지 득템~' 하려는 걸로 보이겠지만, 진짜 아니다. 순수하게 나는 그 시계를 내내 간직할 것이었다. 내가 솔렌이라면, 내가 솔렌이었다면. 나는 그 시계를 솔렌의 나이 지금 마흔. 마흔 다섯, 쉰 여섯, 일흔넷이 되어도 그 시계를 간직했을 거라는 거다. 올리브 키터리지는 일흔둘에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했는데, 설사 일흔둘에 새로운 남자를 만나도 나는 나의 마흔에 정말 좋아했던, 그러나 기어코 헤어져야만 했던 남자를 기억하기 위한 시계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말이었다. 나랑 사랑에 빠지는 정도의 남자였다면, '시계는 내가 가질게'라는 나의 말에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솔렌이 아니고, 솔렌이 아니었으며, 솔렌이 아닐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앤 헤서웨이가 아니라는 거다.



이 영화에서 몰입이 가장 힘든 부분은, 인기 가수와 사랑에 빠지는 마흔의 싱글맘 여자가 앤 해서웨이라는 사실이다. 앤 헤서웨이가 누군가, 전 세계인이 다 알 정도의 아름다운 배우가 아닌가. 이건 좀 반칙 아니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좀 더 평범한 여자여야 하는데,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여자 아니냔 말이지. 만약 내가 똑같은 상황을 맞이했다? 헤이스의 트레일러에 실수로 들어가서 헤이스를 마주치고 '뭐야 당신 남의 오줌 소리 듣는 취미 있어요?' 이러고 소리 지르면 아마도 헤이스는 '당신 뭐야, 왜 남의 공간 들어와서 행패야!' 하고 경찰을 부르지 않았을까. 혹여 내가 일하는 회랑에 우연히라도 방문해서 그림을 보고 싶었고, 상황이 그렇게 되어 헤이스랑 단둘이 작품 있는 창고에 가게 됐다? 우린 지극히 업무적인 얘기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만약에 말야, 아주아주 만약에, 헤이스가 나랑 사랑에 빠졌다? 그러면 나도 아마 내적 갈등 심하게 일으키며 '우리는 안돼' 했겠지만, 그런데 안된다는 나한테 연락해서 '나 며칠 뒤 뉴욕에서 어느 호텔에 머물거야' 라고 했다면, 아, 그런데 나는 거기는 갔을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뉴욕 호텔 개꿀 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시계는 내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흔의 솔렌, 젊고 잘생기고 부유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서 좋은 호텔에 묵고 전용기 타고 막 여기 저기로 놀러 다니고.. ㅋ ㅑ ~ 인생의 어느 시점에 어떤 사람들은 꿀빠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것 같다. 누구나의 인생에 이런 시간쯤은 있어도 좋지 않겠습니까.



이 영화 볼 사람 알라딘에 나랑 단발머리 님밖에 없는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 스포일러 좀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단발머리 님은 봤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하튼 그런데 이들은 헤어짐이 너무 힘들어서 다시 사귀기로 하고 공개 연애 했다가 세상의 몰매를 혹독하게 맞고 솔렌의 딸 역시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 딸에게 너무 미안한 솔렌은 다시 이별을 말한다. 그때 헤이스는 솔렌을 정말 사랑하면서 그녀의 말을 듣고 '그러면 5년 후에 만나자'고 한다. 그때면 솔렌의 딸도 독립해서 다른 곳에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 그 때는 시작해봐도 좋지 않겠냐는 것. 그러자 솔렌은 '5년은 길어, 그 사이에 네가 행복할 길이 있다면 그곳으로 가, 나도 그럴게' 라고 말한다. ㅋ ㅑ ~ 소주 한 잔 마셔야 되는 대사 아니냐. ㅋ ㅑ ~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여보세요 왜 말 못하니~~~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이오니 다시 확인하시고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제이미 벨' 주연의 영화 <할람 포>에서도 어린 남자가 나이 든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그 때 그 여자도 그에게 이별을 말하면서 네가 더 크면 오라고 말한다. '5년 후에, 그 때 와' 라고. 그때 할람 포는 그녀에게 이렇게 묻는다. "5년후에도 여전히 예쁠건가요?" 라고.





5년이란 무엇인가.

5년이란 어떤 시간인가.


소년은 청년이 되는 시간이고 청년은 어른이 되는 시간이다.

그런데 중년은.... 5년 넘나 소중하다....... 

그렇지만, 기다리려고 마음 먹으면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지. 나는 기다립니다. 충실하게 내 시간을 보내다보면, 기다려집니다, 잘.



<the idea of you> 는 원작 소설이 팬픽이라고 한다. 아 몰랐네? 아무튼 샀다. 나에게로 오고 있다. 내가 읽을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의 스토리는 지극히 전형적인데, 그러니까 '나를 이렇게 대하는 사람 네가 처음이야!' 도 그렇고 '여기 있는 작품 몽땅 살게요!' 도 그렇고.. 좀.. 그래? ㅋㅋㅋ 그리고 이 보이밴드 노래 부르는 거 보니까 음, 왜 전세계적으로 BTS 가 인기 있는지 알겠고 뭐 그렇다. ㅋㅋ

이 보이밴드 왜 인기있는지 나는 잘 모르게써.. 그리고 주인공 헤이스 넘나 잘생긴 남자로 나오는데, 흠, 나는 잘생김에 동의가 잘 안된다. 살짝 킹콩 같아서..  그렇지만 엄청 재미있게 봤고 무엇보다 나는 이야기의 마지막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즐거웠다. 모름지기 로맨스 영화는 역시 전체관람가보다는 살짝 미성년자 관람불가가 더 재미있다는 확실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거 16세이상 관람가라고 아마존에 떴더라. 


무엇보다 나는 세상이 뭐라든 자기 사랑 밀어붙이는 적극적 대시남 헤이스가 참 마음에 들었다. 적극적으로 구애하다가도 사랑하는 여자가 우린 이쯤에서 그만둬야 할 것 같아 하니까 고개를 끄덕이고 뒤돌아서는 남자, 응 그런데 5년후엔 괜찮지 않을까, 하며 충실하게 자기 일 하고 그 5년을 살아내는 남자, 그리고 5년이 지난 후에 다시 그 앞에 나타나주는 남자라니. 증맬루 오랜만에 온 몸의 연애감각을 깨우는 영화였다. (그래도 나에게 일순위는 조슈아)


행복해라 헤이스, 그리고 솔렌. 

각자 일 충실히 하면서 사랑하고 살아.



앗. 잭 리처 드라마가 아마존 아니었나????? 



어쨌든 시계는 내가 갖겠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4-05-0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e idea of you... 너란 개념... 번역이 좀 이상한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

그래서, 5년 뒤에 다시 보는 거예요? 앤 해서웨이는 여전히 예쁘겠죠 ㅎㅎㅎ

+ 시리 허스트베트 어떠셨어요?

다락방 2024-05-08 11:15   좋아요 1 | URL
그쵸 ㅋㅋ 저는 어떻게 번역할지 모르겠지만 ‘너란 개념‘은 좀 읭? 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ㅋㅋ

시리 허스트베트 두 권 읽어봤는데요, 나쁘진 않지만 제가 찾아 읽게 되진 않는 작가인 것 같아요. 그래도 한 권 더 읽어볼까 어쩔까 하고 있습니다. 후훗.


아, 5년 뒤에 다시 봅니다!

건수하 2024-05-08 13:39   좋아요 0 | URL
시리 허스트베트 저는 <어머니의 기원> 조금 읽었는데 좋았습니다. 소설은 어떤가 싶어서요 ^^

다락방 2024-05-09 09:30   좋아요 0 | URL
제가 시리 허트스베트를 한 권 더 읽는다면 바로 그 어머니의 기원을 읽으려고 했습니다. 후훗.

햇살과함께 2024-05-08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이오니 다시 확인하시고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ㅋㅋㅋㅋ
저는 못 볼 영화들이니 다락방님 리뷰로 대신하겠습니다.

오늘 팟빵에 들어가니 <도시극장>이라는 오디오매거진이 6월 10일에 오픈하는데
정윤수님이 진행하신다고 해서 다락방님 생각났어요 ㅎㅎ

다락방 2024-05-09 09:32   좋아요 1 | URL
저 이 영화 말고 니콜라스 길리친 주연의 다른 영화도 어제 보기 시작했는데 이것도 재미잇어요. 무려 영국의 왕자로 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다 보면 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말랑말랑~~

아니, 정윤수 님이 진행하는 팟빵이라고요? 오 마이 갓. 정보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구독하는 팟빵이 하나 더 늘어나겠네요. 아아, 돈을 열심히 벌자, 나여!! 아무튼 꿀정보 입니다. 감사드려요!! >.<

단발머리 2024-05-0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바빠서요. 긴 말 않겠습니다. 이따 페이퍼로 돌아올게요!!

다락방 2024-05-09 09:32   좋아요 1 | URL
제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십니까!!

단발머리 2024-05-08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퇴근하고 싶네요. 얼른 가서 써야하는뎅뎅뎅!

다락방 2024-05-09 09:32   좋아요 1 | URL
어제 자기 직전까지도 안올리셨더라고요? 하는수없이 자고 일어났는데 오늘 아침에 확인해보니 샤라라랑~~

moonnight 2024-05-08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크롱 대통령이 자꾸만 떠오르네요^^ 저는 아마도 보지 않을 영화인데 앤 해서웨이가 40대 싱글맘이면 20대 아이돌과의 위화감은 별로 없을 듯. 너무나 아름다워요♡

다락방 2024-05-09 09:32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20대 아이돌과 그의 여자친구들과도 전혀 다름을 못느끼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5-08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시계는 내꺼 ㅋㅋㅋㅋ 종횡무진 누비는 듯하지만 아무튼 뭔가 주제는 확실한 다락방님의 페이퍼 ㅋㅋㅋ

다락방 2024-05-10 07:50   좋아요 1 | URL
시계는 나 줘라, 나 갖자!! 으르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 시마다 소지.
이 책에서 한국인에게 잘못한 일본인에 대해 비판한다. 예상외의 내용 등장에 깜짝 놀랐네. 기발한 이야기에 어떻게 가능했지 답을 알고 싶어 책장은 잘도 넘어갔지만 음 역시 이런 이야기는 샤론 볼턴이 잘 쓰는군, 생각했다.
한국인에게 미안하지만 악녀 만들기는 놓지 않긔. 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캡슐 노인과 바다 - 5.5g, 10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울 엄마는 드셔보시더니 네스프레소가 더 맛있다고 하셨다. 네스프레소 마실 때는 첫 모금에 ‘아 맛있다‘ 할 때가 있는데 알라딘 캡슐은 그게 없다고. 같은값이면 네스프레소 사라셔서 이건 쿠폰을 사용해 샀다고 말씀드렸다. 쿠폰 있으면 이거 사라고 하셨다. 끝!! ㅋㅋㅋㅋ (난 걍 약간 싱거움 ㅋ)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4-05-06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건 말이죠~ 그니깐 이 커피의 맛과 향은 <노인과 바다>와는 큰 연관성이 없는 거겠죠?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5-06 17:14   좋아요 3 | URL
네 아무 상관없고요, 고생스런 낚시를 마치고 온 노인은 이 커피를 마실 것 같진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24-05-08 0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캡슐 나온 줄도 몰랐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4-05-08 10:00   좋아요 1 | URL
한 번 드셔보시죠! ㅋㅋ
 

즐거워야 할 연휴를 심란하게 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닥친 일 때문에 밥 먹다가도 한숨이 난다. 네살 조카랑 즐겁게 놀고 사랑 듬뿍 주고 깔깔 웃다가도 한숨이 났다. 나는 이제 어떡해야 하나, 어째야 하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결국 받아들여야겠지, 라고 다짐해보다가도 다른 방법은 없을까, 를 또 생각하고 있다. 이걸 어째야 하나. 이게 나은가 저게 나은가. 이걸 선택할까 저걸 선택할까. 이렇게도 하고 싶고 저렇게도 하고 싶다. 이래야 할 것 같다가 저래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아, 인생의 이 시점에 왜 내게 이런 고민이 찾아와야 하는가. 왜 세상은 내게 이런 폭탄을 던져준걸까. 그런데 이것은 폭탄일까? 모르겠다. 내 인생의 이 시점에 이것이 찾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아니 이쯤되면 당연히 와야 하는 것이었나. 내가 거부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인생은 더 어려워지려는 것인가 아니면 더 만족스러워지려는 것인가. 휴..


어제는 달려야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전날부터 되게 달리기 싫었다. 매주 일요일에 달리는 일을 5주간 반복해왔다. 5주간 런데이 충실하게 꼬박꼬박 일주일에 세 번 채워가며 잘 해왔는데, 고비가 찾아왔네. 일요일에 안달리고 언제 달려도 상관은 없지, 그렇지만 일요일에 달려왔으니 일요일에 달려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마침 일요일에 비가 오는게 아닌가. 좋았어! 날씨 핑계로 하루 쉬자. 대신 월요일에 달리자! 했건만, 월요일도 비가 오고 있다. 나는 아직 달리지 못하고 있다. 아까 베란다 창을 열고 맞고 뛸 정도로 비가 오는가 보니, 이 비에는 뛰면 안되겠더라. 무엇보다 내 러닝화... 안돼. 뛸거면 아침 안 먹고 뛰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아침도 배터지게 먹었다. 고추참치 슥슥 비벼서 계란프라이랑 김치랑 같이 먹었다.



책을 샀다. 
















『고 녀석 맛있겠다』를 사두고 엊그제 네살 조카와서 읽어주는데 잡아먹는다는 얘기 나오니까 왜 잡아 먹냐고 묻고(왜, 를 하루에 천 번쯤은 하는 것 같다) 중간까지 읽지도 못했는데 도중에 나한테 묻더라.


"왜이렇게 무서운 책을 샀어?"


어?? 아니 이게 끝까지 봐야 하는데....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조카는 연달아 이렇게 말했다.


"**(조카 이름)는 고모가 사준 구름빵이랑 내가발 어디있어랑 ***랑(기억 안남) 읽을게. 이건 안읽을래."


이러는거다. 아?! 그러면... 집에 안가져갈거야? 물으니 응, 이라고 했다. 덕분에 우리 집에 있다. 그러면 조카야, 고모 집에 둘 테니까 다음에 와서 가져가고 싶으면 가져가, 했더니 응 이라고 하면서 그런데 구름빵이랑~ 이러면서 내가 준 책들 읊더니 그거 읽겠다고 또 그런다. ㅋㅋㅋ 

저녁에는 내가 조카네 집에 갔는데 일전에 다정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 받은 『알사탕』이랑『알사탕제조법』을 조카에게 선물로 줬다. 조카는 당장 알사탕을 읽어 달라고 했고 나는 읽어 주었다. 읽어본 사람들은 알겟지만 알사탕의 첫 문장은 


'나는 혼자 논다'


이다. 내가 읽어주는 문장마다 '왜?'를 묻던 조카는 다 읽고 나면 또, 또, 해서 연달아 세번쯤 읽어준 것 같다. 또, 하길래 첫장을 펼쳤는데 내가 읽어주기도 전에 조카가 말했다.


"나는 혼자 논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진짜 너무 귀여워. 외웠어 ㅠㅠ 귀요미 ㅠㅠ조카야, 고 녀석 맛있겠다는 다음에 다시 도전해보자꾸나. 알았지?



『가장 쉬운 스페인어 첫걸음의 모든것』은 스페인어 좀 공부해보려고 샀다. 듀오링고로 공부하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어느 단어에는 un 이 붙고 어떤 단어에는 una 가 붙는지 모르겠더라. 내가 나름 규칙을 찾아내려고 해도(자음으로 시작할 때와 모음으로 시작할 때인가?) 찾아지질 않아서 할 수 없이 책의 도움을 받자고 사봤다. 아직 펼쳐보진 않았다. 이 책 사면서 기존에 이 책 시리즈로 이미 사두었던 베트남어 첫걸음과 프랑스어 첫걸음은 중고로 팔아버렸다. 미안해.. 성조 6개는 도무지 도전할 엄두가 안나..

















『먼 곳에서』,『캐나다』,『일의 기쁨과 슬픔』은 모두 알라딘이나 투비에서 다른 분들의 후기를 읽고 사게 되었다. 아, 캐나다는 다정한 알라디너의 인생 네권중 한 권이었다. 장류진의 책은 일전에 단편 하나 읽고 딱히 호감 가는 작가가 아니라 안사려고 했었는데, 다른 분 후기에서 이 책에 실린 한 단편이 궁금하더라 그래서 샀다. 그런데.. 이거 혹시 집에 이미 사둔거 아닌가 너무 걱정되는데, 집에서 애써 찾아보진 않았다. 이미 샀는데 또 발견하게 되면... 발견 안할라고 안찾아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지 알쥬?



















어제 국내 작품 『기소영의 친구들』을 읽는데 마침 거기에 세례명이 '라파엘'인 등장인물이 나왔다. 대천사라고 했다. 서재의 대천사 님이 며칠전에 『지극히 낮으신』을 별다섯 주셨길래 그래 한 번 읽어보자, 하고 샀다. 묘하게도 나는 크리스티앙 보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자꾸 읽게 된다. 이런게 아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가능해지는 거 아닐까. 별로 안좋다고 했으면서 그 누구냐, 알랭 드 보통의 책도 여러권 읽었고, 보뱅도 내 타입 아니라고 하면서 벌써 몇 권째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한 다락방이다. (네? 갑자기요?)



조직 생활, 집단 생활, 단체 생활이라는 것에서 중요한 것은 태도가 아닐까.

회사 생활로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친구가 일적으로 자꾸 얽혀야 하는 타부서 동료의 태도가 너무 싫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다. 그러고보면 내가 평가하는 나는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기 보다는 태도 때문에 좋게 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하튼 이 태도 라는 것에 대하여 사실 내가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거 읽어보고 괜찮으면 그 친구에게 주려고 샀다. 



이렇게 사 놓고 내가 지금 또 책을 사려고 시동을 거는데, 얼마전에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아마 SNS 를 통해서 짧게 영화 안내를 본 것 같다. 사십대의 미혼모와 이십대의 보이밴드 멤버가 만나 사랑한다는 내용인 것 같은데 너무 흥미롭지 않은가. 당장 봐야지 했더니 '아마존 프라임'에서 한다는게 아닌가. 나는 이용권이 없는데! 하아. 이것도 구독해야 돼? 그런데 아마존 프라임 구독 어렵지 않나요? 그러다 이 영화가 원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다면 책으로? 하고 검색해보니 아직 번역본은 없는 것 같았다. 하아.


원서읽기는 멈춘지 오래이고 이미 가진 원서들 중에서 내가 사놓고 안읽은 것들도 팔려고 하는데 원서라니요. 할 수 없죠, 사야죠. 그런데 후딱 보고 싶기도 한게 저 보이밴드 좀 궁금하고 저들의 시작도 좀 궁금하단 말야?  아무튼 아마존 프라임 가입 때문에 참 거시기하네. 좀 통일해줄 수 없나요. 왜 이것저것 다 가입해야 하는가. 흑흑 ㅠㅠ 돈도 많이 들고 귀찮아. 여하간 아마존 프라임 가입하는 거 공부해서 무료일 때 잽싸게 저 영화 보고 치고 빠져야겠다. 그 전에 걍 네이버에 올라왔으면 좋겠네 ㅠㅠ 여러분을 위해 예고편을 가져올게.







아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뭐랄까, 예술로 하나되는 이 커플 이라고 해야하나. 둘다 그림에 취미 있는가 보다. 음악에도 그렇고. 나는 예술적인 사람들 넘나 신통방통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나는 뭐랄까, 지극히 .. 너무 .. 음.... 아무튼 비예술적인 사람이라서 예술적인 사람들 넘나 존경스럽다. 대단해 보이고 막 그래. 


하아- 오늘이 가는게 너무 싫다. 시간을 붙잡고만 싶다. 간절히..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4-05-0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궁무진한 명랑발랄 감동의 동화책 우주에 뛰어든 막내 조카는 책 좋아하는 큰고모 덕분에 더 넓은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거 같아요. 귀요미는 좋겠다 ㅋㅋㅋㅋㅋㅋㅋ <캐나다>는 저도 읽어봐야지, 찜해둔 책이고, 근데 <일의 기쁨과 슬픔> 왜 이렇게 낯이 익나요? 찾아보니 저는 안 읽었더라구요.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OTT 하나도 안 보는 제가 말입니다. 아침, 오늘 아침에 이 아름다운 영화를 보았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7일간 무료체험이라고 하더라구요.
싱글맘과 아이돌의 사랑이라니... 너무 비현실적이기는 한데, 앤이라서 이게 또 설득력을 얻게 되는 묘한.... 모성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건 영화 보실 분들을 위해 입을 싹 닫아두고요. 좋은 영화였습니다. 저는 좀 많이 웃었어요! 헤헤헤!

다락방 2024-05-06 16:56   좋아요 1 | URL
저도 <일의 기쁨과 슬픔> 어쩐지 이미 갖고 있을 것 같은데 왜그럴까요? 그건 정말 샀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표지의 익숙함 때문일까요? 모르겠습니다.. 하하하하하.

아니, 저는 이 영화를 알게 되면서 검색해보고 원작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와 이 재미있는거 아직 나 혼자만 아는 것 같네?‘ 했는데, 그래서 단발머리님께 ‘아니 세상에 이런게 있어요?‘ 하는 놀라움을 안겨드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 보셨단 말입니까? 와- 엄청 빠르시네요! 아마존 프라임 가입하셨어요? 전 그거 가입 겁나서 못하고 있어요. 제가 가입하지 못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도 이 영화 볼 생각에 설렙니다.

아까 여동생하고 통화하다가 이 영화 줄거리 말해줬는데 여동생은 시큰둥 하더라고요. 여동생은 저에게 어제 <코어>라는 영화에 대해 흥분해 얘기해거든요? 지구의 중심을 만나기 위해 심해를 뚫고 들어가는거야!! 막 이러면서... 그런데 저는 마흔살 싱글맘과 이십대 보이밴드 멤버가 사랑에 빠진대! 이랬더니 여동생은.. 음.. 이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랑 같이 흥분해줘야 되는데 말입니다. 하긴 저도 어제 여동생으로부터 코어 얘기 들으면서 ‘오!‘ 가 끝이었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간에 기대가 큽니다!

people hate happy women!!

건수하 2024-05-07 06:14   좋아요 0 | URL
코어라니…. 그거 꽤 오래된 영화인데 말이지요. 아이디어만 가지고 만든 망작인데 ㅎㅎㅎㅎ 그 영화에 관심 가지시는 분이 있다니 반갑네요 ^^

다락방 2024-05-08 10:49   좋아요 0 | URL
네, 동생이 과학 선생님이다보니 우주에도 관심이 많고 그렇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4-05-06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조카의 취향저격 해버렸군요. 아이고 보람차다☺️☺️☺️

다락방 2024-05-06 16:56   좋아요 3 | URL
조카가 공룡 좋아해서 고녀석 맛있겠다 좋아할 줄 알았는데 왜 무서운 책을 샀냐고 저를 꾸짖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알사탕 좋아해서 너무 좋아요!! >.<

hnine 2024-05-07 0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OTT 영화, 드라마 연달아 보느라고 책을 안 읽고 있습니다 ㅠㅠ
책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보는 사람의 생각을 건드리고 가더라고요.

un은 남성 명사 앞에 쓰는 부정관사 (영어의 a) 이고, una는 여성 명사 앞에 쓰는 부정관사요 ^^

다락방 2024-05-08 10:58   좋아요 1 | URL
un, una 가 a 라는건 듀오링고가 알려줬는데 어떻게 구분해 쓰는줄을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어제 제 글 읽고 스페인어 공부한 친구가 정리해서 알려줬어요. 여성명사, 남성명사 구분이 어렵잖아요. -a 로 끝나는게 여성명사라고 정리해준 글을 보내줘서 덕분에 알았답니다. 후훗.
맞아요, 책이든 영화든 읽고 보다 보면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생각에 도움을 주는 수단들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아, 그런데 듀오링고 처음엔 좀 괜찮다가 지금은 스페인어 단어 너무 나와서 어렵네요 ㅠㅠ

건수하 2024-05-07 0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녀석 맛있겠다가 무섭군요 ㅎㅎ 전 넘 슬프다 생각했어요. 읽어주는데 전 막 울고 애는 재미없어했어요. 어린이 책인데 대체로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

다락방 2024-05-08 10:59   좋아요 0 | URL
저는 다 못읽었어요. ㅋㅋ 오늘 집에 가면 읽어봐야겟네요. 슬프다니 ㅠㅠ 초반부터 슬프긴 했는데 말이죠. ㅠㅠㅠ

잠자냥 2024-05-07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데없이 <고 녀석 맛있겠다> 땡투가 들어와 있어서 다락방 너로구나! 했더니 역시 너로구나! ㅋㅋㅋ <고 녀석>은 저도 슬프게 읽었는데, 전 조카 선물용으로 산 건 아니고 집사2 주려고 샀었어요. 건수하 님 말처럼 아이들보다 어른이 좋아하는 동화책.

˝여하튼 이 태도라는 것에 대하여 사실 내가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ㅋㅋㅋㅋㅋ 아 자신감 넘치는 이 태도에 빵 터집니다.

다락방 님, 다락방 님이 비예술적이라고요? 다락방 님 예술적이십니다. 예술적으로 밥을 잘 드심!! ㅋㅋㅋㅋㅋ

*아무튼 모쪼록 그 답답한 일 현명한, 선택으로 잘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4-05-08 11:01   좋아요 0 | URL
자나깨나 잠자냥 님을 부자 되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고녀석을 샀습니다. ㅋㅋㅋㅋㅋ 전 아직 다 못읽었어요.

아무튼 자신감 넘치는 다락방 입니다. 아, 그런데 심란한 문제 앞에서는 자신감이 쪼그라들어서 저도 이제 흐르는 상황에 몸을 맡겨야 될 판인데 말입니다. 둠칫두둠칫. 여하튼 감사합니다. 바른 태도를 가진 다락방이 감사 인사 전합니다. 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5-0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월요일에 책탑을 소개해주니 좋아요!
어린이날 조카를 위해 책을 사는 고모, 저는 책은 산 적이 없는 듯.
그래도 어른 조카를 위해 책을 추천한 적은 있어 다행이라는 ㅎ
<태도의 말들>, <일의~>은 어떻게 읽으실까 궁금하네요.

잠자냥 님 말씀처럼 그 일이 다락방 님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풀리기를!!

다락방 2024-05-08 11:02   좋아요 0 | URL
저는 어린이날이라 산 건 아니고 계속 조카 줄 책을 사는 것 같아요. 조카한테 책 주면 조카가 읽어달라고 제 무릎에 앉거든요. 그게 너무 좋아요! 읽어줘, 라고 말하는 것도 너무 귀엽고. 결과적으로 저 좋자고 조카 줄 책을 사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제 일이 잘 풀리기를 바랍니다. 어휴. 감사합니다, 자목련 님.

망고 2024-05-07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캐나다 사셨네요^^ 다락방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몹시 궁금합니다😄스페인어도 하시고 부지런한 다락방님 아무쪼록 고민하시는 일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잠자냥 2024-05-07 16:47   좋아요 0 | URL
이 댓글만 보니까 다락방이 캐나다 샀다는 줄....

망고 2024-05-07 17:01   좋아요 0 | URL
그것은 다락방님이 캐나다를 사셨으니까(끄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5-08 11:02   좋아요 1 | URL
뭐 직장생활 20년 이상 했으면 캐나다 정도 살 경제적 능력은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책읽는나무 2024-05-07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이 휴일이라서 설마? 했었는데 역시나 책을 사셨군요?
역시 믿음직한...^^
책탑을 보면서 세 권은 제가 읽었더군요.
<고 녀석 맛있겠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일의 기쁨과 슬픔>
세 권 다 참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은 또렷한데(심지어 <고 녀석 맛있겠다>는 울기도 했건만...^^;;) 우째 책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질 않는 건지?
아...🙀
암튼 오늘 책탑은 다른분들의 인생 책들도 포함되어 있어 관심이 더 가게 되네요.
네 살 조카가 좀 더 크면 고 녀석 시리즈를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을 날이 오겠죠?^^
제 기억으론 초등 저학년 아이들과 유치원생들이 책이 찢어져 너덜너덜해도 계속 빌려가며 읽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백희나 작가님 책을 더 좋아하나보군요?
구름빵이랑 알사탕 보는 조카 사랑스럽네요.^^

다락방 2024-05-08 11:04   좋아요 1 | URL
오오, 이번에 산 책은 책나무 님이 이미 읽으신 책이 여러권이군요! 후후 겹침의 반가움!!
고녀석은 건수하 님도 울었다고 하시는데 책나무님도 우셨고.. 그러면 저도.. 울겠네요? 우앙 ㅠㅠ

아 조카 너무 예뻐요 책나무 님. 어떻게 이런 조카가 제게 왔을까요. 정말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일요일에 헤어졌는데 벌써 또 보고 싶어요. 흑흑. 제가 시누이가 아니라면 매주 조카를 보러 가고 싶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