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트윗을 통해 이런 영화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잊고 지내다가 아마존 프라임 구독하면서 이 영화 여기서 한다는 거 알고 바로 보게 되었다. 영화,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 원제는 <Red, White and Royal Blue>


영국 왕실의 둘째왕자 '헨리(니콜라스 갈리친)'와 미국 대통령의 아들 '알렉스(테일러 자카르 페레즈)'는 국가의 공식행사에서 간혹 마주치게 되는데 서로를 싫어한다. 이들이 영국 첫째왕자 결혼식에서 케이크 뒤집어쓰는 해프닝이 일어났고 그거 수습하자고 다시 만나서 사이 좋은것처럼 꾸며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고 그러는데, 그 과정에 잠깐 둘만 있게 되는 시간, 알렉스는 헨리에게 참지 못하고 묻는다.


"날 왜그렇게 싫어해?"


ㅋ ㅑ ~


너무 썸의 전형이라서 이 때부터 재미있어졌다. 알고보니 오해가 있었고 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이들은 그 뒤로 간혹 서로를 갈구는(?) 문자메세지를 주고 받게 된다. 그들이 나온 기사나 사진을 캡쳐해 보내면서 놀리거나 하는데 이렇게 서로 갈구는 부분이 이 영화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분이다. 물론, 연애에서도 제일 재미있는 부분일테고. 이 부분에서 너무 재미있으면서, 그래 모름지기 연애란 이런것이지 했다. 이렇게 서로 문자메세지로 갈구는 일이 반복되다가 서로 전화하면서 갈군단 말야? 실컷 갈궈놓고 이제 잘거라고 끊자고 그러는데 서로 끊지를 못해 ㅋㅋㅋ 그래서 한쪽이 그런다. "끊어, 거기 빨간 버튼 안보여?"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좋을 때다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재미있네. 그러고보면 이런 애정 섞인 갈굼이 연애의 시작일 때가 많지. 하하하하하하하하. 서재의 ㅈㅈㄴ 님도 놀리면서 애정 표현하는 스타일 이잖아요? 사실 나는 딱히 그런 편은 아니고 놀림 당하는 쪽이긴 한데, 일전에 전남친과 내 남동생이 나를 갈구는 대표적인 사람들이었다. 전남친은 헤어졌으니 이제 나를 못갈구고 내 남동생은 지금도 여전히 나를 갈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우리는 서로 갈구긴 한다. 내가 남동생한테 똥멍충이라고 하면 남동생도 나한테 똥멍충이라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각설하고,


아무튼 이 갈구는 썸이 너무 재미있어가지고 보다 말고 친구한테 문자 보내서 '20분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 했단 말야? 그런데 이 영화의 빅 재미는 이 부분이었고 그 뒤에 그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섹스하고 시련이 닥치고 풀어나가고 그런 부분은 썸만큼 재미있진 않았다. 역시 연애는 시작할 때가 제일 재미있지.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영화에서도 서로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상대에게 주는 장면이 나온다. 헨리는 자기를 기억하라며 항상 새끼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알렉스에게 주고, 그러자 알렉스는 자기가 항상 목에 걸고 다니던 옛날에 살던 집열쇠를 준다. 음.. 나는 새로 사서 주는 것도 좋지만 뭐랄까, 며칠전 영화 <the idea of you>의 시계처럼 (https://blog.aladin.co.kr/fallen77/15522693) 늘 소중하게 지니는 걸 주는 것도 좋은것 같다. 돌맹이 같은거 모아서 주거나 종이학 접어 주는건 넘나 별로고. 여하튼 그렇게 서로가 늘 착용하던 걸 주는 장면에서, 오, 저거 좋네, 하면서도 '그런데 나는 줄 게 없네?' 싶더라. 악세사리를 전혀 착용하지 않으니 상대에게 갑자기 빼서 줄 게 없어. 나는 그냥 나의 몸이 아닌 다른 게 없어? 흐음. 그렇다면 언젠가 상대에게 주게 될지도 모르니까 뭔가 착용하고 다녀야 하나 싶은데, 제가 메탈 알러지가 있어서요... 그리고 반지는 내가 아무리 손가락이 굵어도 남자한테 주기엔 작지 않겠습니까?(이런데 막 안작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흐음... 줄 게 없네. 걍 뭐 주고 싶은 사이를 안만들어야겠다.



이 영화에서도 나는 되게 이해 안되는 캐릭터를 만났다. 이야기 자체가 너무 허무맹랑하긴 하지만(왕자와 대통령의 아들), 이 대통령의 아들 알렉스와 하룻밤 잤던 정치부 기자가 있단 말야? 이 정치부 기자는 다시 한번 알렉스와 잘 기회를 노리는데 이에 알렉스는 '내가 너랑 다시 잘 것 같아? 아니야.'라고 거절을 하는거다. 그러 알렉스의 눈빛을 따라가보니 거기에 헨리 왕자가 있고, 이 정치부 기자는 오호라 이놈봐라, 하고는 그들에 대한 사진과 기사를 써버려서 세상을 뒤집어버리는거다. 미국 대통령의 아들과 영국 헨리 왕자가 사귄다!! 이들이 성소수자인만큼 아웃팅을 시켜버린거다. 미국도 발칵 뒤집히고 영국도 발칵 뒤집히는데 뭐 이제 세상은 예전과 달라서 당연히 그들을 응원하고 그들을 그냥 내버려두라는 시위도 일어나기도 하고 또 네, 나 영국 왕자 사랑해요~ 대통령의 아들이 입장 발표도 하고 그러는데, 나는 이 기자의 마음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면.. 행복하니? 나랑 더이상 자주지 않을 사람에게 실질적 피해를 입히는 것 말이다. 이게 정말 니가 원하는거야? 아직 스스로 세상에 밝히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해 사람들이 수근거리게 하는거, 뉴스에 나오게 하는거, 그걸 하면 스스로 만족스러운가? 나는 내가 개인적으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이 난처한 상황에 놓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의 길을 잘 찾아서 살아가길 바란다. 그들 나름대로 행복하길 바란다. 다만, 나랑 엮이지  않기만을 원할뿐. 나랑 자주지 않는다고, 나랑 만나주지 않는다고,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고 곤란하게 만들고 진흙더미로 떠미는 일을 도대체 왜 하는걸까? 심지어 그 사람의 사생활을 떠벌리기까지 하는건, 진짜 왜 그러는걸까? 그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힘들게 만들면 나랑 자주지 않은 그 서운한 마음에 보상이 되는걸까? 아니, 아웃팅이라뇨. 미친거 아냐? 한때 잤었던 상대에 대한 예의라는 것도 있지 않나. 잘 알지 못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라는 게 있는데 어떻게 그래? 왜 나랑 안자준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다른 사람들에게 욕먹게 만드는거야? 노이해.. 



나의 가장 중요한 신념중 하나는 '스스로에게 쪽팔린 사람이 되지 말자' 이다. 이건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는데, 이를테면 약속을 안지키는거 너무 싫잖아? 그러니 나 자신에게 쪽팔리지 않으려면 약속을 지켜야 돼. 말에 무게를 담지 않는 사람 보면 너무 가볍고 한심하잖아? 나 자신에게 그런 식의 쪽팔림을 주지 않기 위해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자, 하게 된다. 그런데 나랑 안자주는 사람이 있다고 세상에 내동댕이 쳐서 돌 맞게 하려고 한다? 와, 그런 내 자신 너무 쪽팔리지 않냐. 나중에 누구에게든 어디가서든 '걔가 글쎄 나랑 안자주는거야, 그래서 내가 아웃팅좀 시켰지.' 이렇게 말할 수 있나? 그 사람의 눈에서 눈물나는 걸 보는게 행복해?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아니잖아. 그냥 나를 안사랑하고 나랑 안잔건데, 그게 그 사람 눈에서 눈물 뽑게 할 일이냐... 쯧쯧..  도대체 그 마음을 모르겠다. 노이해.. 어떻게 세상에 대고 아웃팅을 시키냐. 에휴..



이 영화도 책이 원작이라고 한다.


















어제 이 영화 재미있게본 후 아마존 프라임에서 드디어!! 잭 리처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아니, 책 읽어서 이미 잭 리처 너무 과장된 캐릭터라는 거 알지만, 드라마로 보니까 더 그렇더라고요. 뭐 그냥 딱 사람 보기만 하고 '넌 담배를 끊은지 얼마 안됐고, 이혼했고, 하버드를 나왔지' 막 이런걸 짐작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좀 봐주련, 잭 리처? 웃김 ㅋㅋㅋㅋㅋ아무튼 누명쓰고 감옥 들어갔는데 뒤통수에 깍지끼고 드러누웠단 말야? 근데 팔 근육이 와 장난 아니다. 어깨에서 팔꿈치까지의 두께가 내가 베고 자는 베개같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그렇다는거다.



그럼 이만.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망고 2024-05-1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핫한 영화들은 다 보시는군요ㅋㅋㅋㅋ저는 이영화 설정보고 너무 판타지스러워서 오히려 막 더 보고 싶었으나 아마존프라임 가입하기 귀찮아서 그냥 접었던 기억이ㅋㅋㅋㅋ

은오 2024-05-10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흐음... 줄 게 없네. 걍 뭐 주고 싶은 사이를 안만들어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극단적인 관계포기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은 그냥 다락방님의 시간과 관심만 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존재 자체가 선물~!!
날 왜그렇게 싫어해? ㅋㅋㅋㅋㅋ 그런 거 재밌죠. 혐관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혐오관계 그러니까 맨날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없인 못살아서 어쩔 수 없이 계속 엮이는 커플 이런 류 환장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메이저한 취향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5-10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예고편(예고편 마니아)만 봤지만 니콜라스는 금발인게 더 멋진 거 같아요. 진짜 왕자님 포스 막 풍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책이 눈에 익어서요. 집에 어딘가에 있는거 같아요. 분홍색 표지요. 오늘 집에 가면 찾아보렵니다.

돌맹이 모아서 주는 사람, 저는 있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제가.... 한참 들여다봤죠. 이게 뭘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전 인스타그램을 훑다가 한 영상에서 멈췄다.

영상 속에서는 사람들이 등장하진 않고 그들의 목소리만 들렸는데, 애인사이의 여자와 남자가 통화하는 거였다. 늦은밤, 남자는 자다가 여자의 전화를 받은듯했고 일상적 대화를 하다가 여자는 남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오래 생각했다고 말하는 거다. 이에 남자는 그 말이 무언가 짐작했는지 하지 말라며, 나 잘거야 라고 한다. 그럼에도 여자는 자지말라고 이 말 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자는 남자에게 준비한 말을 한다.


"우리 연애 그만 하자."


여자의 그 말에 그간 잘 대답해오던 남자는 침묵한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시간이 얼마간 이어지는데, 여자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그러자 그 남자는 그게 너의 생각이냐 물었던가, 기억이 희미한데, 그리고는 어쨌든 대답한다.


"그래, 그만 하자, 우리 결혼하자."



내가 본 영상은 거기서 끝났다. 그 뒤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모르겠다. 목소리의 다정함으로 봐서 여자가 하고자 한 말도 어쩌면 '우리 연애 그만 하자, 결혼하자' 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남자의 '결혼하자'는 말에 '나는 너랑 헤어지고 싶다니까' 라고 반응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남자의 결혼하자는 말에 원래 헤어지고 싶었던 생각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여자가 그렇게 말한 의도도 내가 알 수 없고 그 후의 반응 역시 내가 알지 못한다. 그들 사이에는 그들만의 시간이 분명 존재했을 것이므로 나에게 들리는 말들과 그 말들 사이의 침묵에 다른 말들 역시 존재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상만 보고 나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 영상은 나를 갑자기 과거로 돌려놓았기 때문이다.



내게도 꼭같은 일이 일어난 적이 있다.

아직 저녁을 먹기 전의 시간이었고, 나 역시 그에게 전화를 했다. 우리는 일상적 얘기를 했지만, 나는 애초에 할 말을 준비하고 그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우리, 이제 그만하자."


나의 상대 역시 한동안 침묵했다. 그가 침묵하는 동안 나는 그를 기다렸다. 그는 침묵을 끝내고 내게 물었다.


"그게 당신의 생각이야?"


나는 그렇다고 했다. 이내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는 알겠노라 했다. 그후엔 우리 둘 모두에게 침묵이 찾아왔고, 사실 나는 그 말을 하면서 덧붙일 많은 말들을 준비해두었었는데 아무 말도 입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그 침묵후에 내가 가까스로 꺼낸 말이라곤


 "끊을게."


가 전부였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나는 그 뒤로 그 시간을, 그 통화를 아주 자주 생각했다. 아주 많이, 그 때 내가 꼭 그랬어야 했을까, 를 나에게 묻는다. 그러면 어김없이 '그때가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그랬을 것'이라는 답이 나온다. 그런 한편, 내가 '그에게' 그랬어야 했을까 역시 번번이 묻는다. 그 말에 잠깐 침묵했던 그를, 떨리는 목소리로 알겠다고 받아들이는 그를 떠올리노라면, 내가 그에게 그러면 안됐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히는, 그런 사람의 손을 내가 놓으면 안되는거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거다. 그러다가도 다시, 그때 놓지 않았더라도 언젠가 놓았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 몇 번을 묻고 또 물어도 내가 그 때 한 일은 그때 했어야 할 일이 맞았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틀리지 않았다고해서 괴로움이 없는가? 아니, 나는 괴로웠다. 괴롭고 또 괴로웠다. 그런데 괴로웠다면, 틀린 거 아닌가?


영상속 남자가 '그래, 우리 연애 그만하자, 결혼하자' 라고 했을 때, 나는 또다시 이 때의 일을 떠올렸다. 아프게 떠올렸다. 만약 그가 그 때, 영상속 남자처럼 내게 '네가 생각해서 내린 결론이 그거라면 받아들일게'가 아니라, 대신, 내게 결혼하자, 고 했다면 우리 사이는 어떻게 됐을까. 왜 그는 내 말을 받아들였을까, 왜 영상속 남자처럼 결혼하자고 되받아치지 않았을까. 그는 언제나 내게 '너는 결혼하기 싫어하잖아' 라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알면서도 그때 만약 내게 결혼하자고 했으면, 그러면 우리사이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어쨌든 결과는 지금에 이르렀을까? 그러나 손을 잡고 있던 시간이 길었을까? 왜 그는 나를 말리지 않았지, 왜 그는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지, 왜 그는 알겠노라 답했지, 왜 그는 목소리를 떨었지, 그의 침묵은 무엇을 말한 것이었지, 왜 나는 그의 손을 놓았지, 그는 왜 내 손을 더 오래 잡고 있으려고 시도하지 않았지. 나는 다른 연인들의 짧은 대화를 듣고 오래전 내가 했던 그 대화를 곱씹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 대화를 떠올리면 여전히 아프다.



앤드루 포터의 [사라진 것들]을 읽다가 바로 며칠전에 있었던 이 일을 떠올렸다. SNS 를 통해 다른 연인의 대화를 들었던 일, 그 일로 인해 내 오래전 과거를 떠올리며 아팠던 일을. 앤드루 포터의 사라진 것들이 그렇게 하도록 이끌었다. 사라진 것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조리, 자신의 과거를 곱씹기 때문이다. 과거는 지금, 현재와 연결되어 있다. 내 현재가 지금 행복하지 못해도 혹은 문제에 직면해있어도, 그 전에 행복했던 시간이 있었음을 떠올려보곤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을 후회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런 일이 내게 있었고 그리고 지금 내 삶은 이렇다는 이야기를 할 뿐.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한때 내가 매력을 느꼈던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어쩐지 베스트의 느낌은 아니다. 그보다는 세컨드 베스트의 느낌. 그러고보면 앤드루 포터는 전작인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서도 그랬다. 나에게 최선의, 최상의 사람은 단 한명으로 존재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보여준 바 있지 않던가. 


미셸 윌리암스 주연의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2012> 에는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자가 나온다. 수영장에 갔다가 다른 여자들과 함께 샤워하는 씬에서, 그 중 한 여자가 말한다. '새것도 언젠가 헌것이 된다'고.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새로운 남자와 새 삶을 살기 시작한 미셸은 처음의 그 기대와 설레임이 사라지는 걸 느낀다. 앤드루 포터의 이야기는, 바로 그 새것이 헌것이 된 후를 이야기하고 있다. 새것이 헌것이 되었지만, 그런데 그것이 새것인 적이 있었잖아, 를 떠올린달까. 읽노라면 자꾸만 좋았던 때를 떠올리게 된다. 좋았던 때를 떠올린다는 건, 그 때와는 다른 지금을 알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필연적으로 아프다. 


사는 일은, 특히나 다른 사람과 함꼐 사는 일은, 때론 즐겁지만 때론 힘들다. 

타인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사실 나 조차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잖아), 그래서 기대했던 시간들은 다르게 흘러간다. 그것에 적응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고 많이 어긋나기도 한다. 그러나 앤드루 포터가 이 책에 등장시킨 인물들 모두에게 변함없는 사실은,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다는 것. 십년후 이십년후에 또다시 이 시간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떠올리면서 또 지금의 시간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겠지. 그들의 회환을 따라가노라면 나의 회환이 겹친다. 그래서 한숨이 나고, 그게 앤드루 포터의 소설이 한 일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4-05-0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선택했던 것이 최선이었을까?
최선이 아니었으면 어쩌지?
최선이 아니었지만 나는 나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나?
아 정말 이런 고민의 연속이 인생입니다. 이 책 책나무님이 별5개 준거 보고 아 나도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다락방님 글 보니까 역시 읽고싶다네요. ^^

다락방 2024-05-10 07:51   좋아요 0 | URL
어휴 중년의 쓸쓸함이 물씬 풍기는 글이었어요. 특별할 건 없는데 쓸쓸함은 큰, 그런 글이었습니다. 휴우-

독서괭 2024-05-09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딱입니다 딱이요~ 새것이 헌것으로.. 흑흑 후회는 아니지만 그런 때도 있었는데 잊고 살다가 문득 떠오르는 그거~

다락방 2024-05-10 07:52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래, 그랬던 적이 있었지..‘ 하게 되고요, 그리고 오래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moonnight 2024-05-09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제가 sns를 하지 않아서 @_@; 그 미지의 지역에선 저런 개인적인 영상(통화)을 공유한단 말입니꺄 @_@;;; 촌사람 깜놀@_@;;;

다락방 2024-05-10 07:54   좋아요 0 | URL
저도 인스타 하면서 깜짝 놀란게 ‘나는 이런 거 못올릴 것 같은데‘ 하는 걸 정말 잘 올린다는 겁니다. 아이들 영상부터 시작해서(그건 부모 욕심 같아요), 연애스타그램이라고 연애하는 일상하며, 몸과 돈의 자랑 까지.. 이야, 세상엔 능력있고 돈 많은 사람들 정말 많구나 싶습니다. 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05-10 0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ㅑ ~~
새거가 헌거 되는 이야기….
ㅋ ㅑ ~~|

다락방 2024-05-10 07:54   좋아요 1 | URL
ㅋ ㅑ ~ 소주 한 잔 해야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이 영화 보려고 드디어 아마존 프라임 가입했네. 해야지 해볼까 하면서 계속 미루다가 로맨스 영화 한 편이 나를 행동으로 이끈다. 아무튼 어제 이 영화 다 봤다. 오랜만에 연애세포 다 깨어나게 만드는 영화였다.


'솔렌(앤 해서웨이)'는 젊은 시절 연애하고 아이를 낳아 십대의 딸을 둔 싱글맘이다. 아이의 아빠가 아이를 위해 코첼라 공연 콘서트를 예매해뒀고 아이를 데려간다 해놓고서는 일이 갑자기 생겼다며 네가 데려가, 하는 바람에 갑자기 솔렌은 딸과 딸의 친구들을 데리고 코첼라로 가 젊은 밴드들의 공연과 팬싸인회에 참여하게 된다. 딸을 기다리며 잠깐 화장실을 가려던 그녀는 브이아이피 화장실은 저쪽에 있다고 해서 나갔다가, '응 여기가 화장실인가보구나' 하고 많고 많은 트레일러들 중 한 곳에 들어가는데 화장실을 이미 누가 사용중이고 기다리고 있노라니 그곳에서 젊고 잘생긴 남자가 나온다. 솔렌은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오다가 여전히 화장실 밖에 있는 그 남자를 보게 되고 '남들 오줌싸는 소리 듣는 취미 있어요?' 라며 그를 비난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여기는 그가 사용하는 그 개인의 트레일러였던 것. 하아-


일단 여기서부터 설정이 넘나 엉망진창이다. 트레일러 식의 공중화장실이 있는거야 뭐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딱 들어가면 화장실 공간이 아닌데, 아마도 브이아이피 용이라 소파도 있고 집처럼 꾸며좠다고 생각한걸까. 여하튼 넘나 엉망진창인데, 하여간 그런데 그 남자가 알고보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이밴드 '오거스트 문'의 보컬 '헤이스(니콜라스 갈리친)' 였던거다. 솔렌은 이 남자의 이름을 듣고나서야 '앗 오거스트 문이니?' 할정도로 멤버에게 딱히 관심은 없었는데 딸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됐던 것. 솔렌도 그랬지만 헤이스는 이 첫 만남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된다. 자신이 유명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않은 채 자신을 마주하는 사람을 처음 본 것. 나를 이렇게 대하는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


여차저차 그녀의 이름과 그녀가 하는 일을 알게된 헤이스는 그녀가 관장으로 일하는 회랑을 찾아가서는 '나 기억하죠?' 하고는 런던에 큰 집이 있는데 거기에 예술 작품으로 채우고 싶다며 그 회랑에 있는 도자기며 그림이며 하는 것들을 전부 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내가 보면서도 웬만한 사람들이면 참지 못하고 껐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설정 유치하기가 이루 말할 데가 없어. 애초에 트레일러 화장실에서 만난 것도 그렇지만, 세상에 누가 내 개인 트레일러에 아무리 실수로 들어왔어도 그렇게 화도 내지 않고 심지어 '나랑 좀 더 있다가요' 라고 하냐. 너무 첫눈에 반하면 그럴 수도 있나? 아무튼 그렇단말야? 그래서 그들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솔렌은 40살에 헤이스가 24살인 만큼 솔렌은 이 관계에 부담을 느껴서 '우린 나이차이가 너무나', '나는 네 엄마뻘이야' 라고 피하려고 초큼 시도를 해보지만, 그의 거침없는 손길 눈빛 .. 피할 수 음슴. 그는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해버린다. 


마침 십대의 딸이 여름캠프 갔겠다 혼자가 된 솔렌은 헤이스가 뉴욕 호텔로 오라니까 뉴욕 호텔로 가가지고 뜨거운 밤을 보내고 '나 내일부터 유럽 투어인데 같이가요' 이래가지고 이 보이밴드의 전용기를 타고 함께 유럽을 다니면서 투어에 참여한다. 그가 공연할 때는 공연하는 그를 보고 그가 공연하지 않을 때는 그랑 섹스하고 또 섹스하고 계속 섹스하고 그러는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이런 문화 몰라서 그러는데, 그러니까 보이밴드 공연 다니고 그럴 때 같이 놀 여자들은 언제나 대동하는가봐요? 전용기 탔는데 이미 젊은 여자들 몇 명이 다른 멤버들이랑 즐거이 놀고 있었고, 그 여자들 대부분이 솔렌의 딸보다 겨우 두세살 많다는 걸 알게된 솔렌은 점점 의기소침해진다. 게다가 수영장에서 젊은 여자들은 다 비키니 입는데 솔렌은 비키니 입고 나설 자신도 없다. 도대체 왜 솔렌같은(앤 헤서웨이) 여자가 자신감 없는지, 좀 어리둥절할 뿐이고. 여하튼 거기서 솔렌의 나이가 너무 많아서 보이밴드와 그들의 친구들로부터 좀 무시를 당하고 솔렌은 아, 현실 깨닫고 세이 굳바이 하고 헤어지는데, 아니 그전에 함께 물고 빨고 하던게 사진에 찍혀가지고 세계가 난리가 난거에요. 하아-



아무튼 너무 뻥같은 설정인데, 나는 시계 얘기를 좀 하고 싶어서 이 긴 글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초반에 헤이스가 검색해서 솔렌의 회랑에 찾아가고 작품을 다 사고 더 많은 작품을 보기 위해 어느 창고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당연히 파파라치들이 따라붙고 그를 알아보는 팬들 때문에 이동이 불편해 솔렌의 차를 타고 간단 말야? 배가 고파서 밥을 먹어야 되는데 그가 너무 얼굴 알려진 사람이라 식당에 가는 것보다 솔렌의 집에서 샌드위치나 먹는게 좋겠다고 비어 있는 솔렌의 집을 간다. 거기서 그들은 첫키스를 하게 되는데, 솔렌의 한줄기 이성은 '안돼 안돼' 이래가지고 그를 보내고 헤이스는 당신을 또 만난고 싶어요, 이러지만 솔렌은 안돼 안돼.. 하면서 여튼 그에게 가라고 하는데, 그녀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그는 자신의 시계를 벗어 그녀의 집 안에 둔다.


그를 보낸 후에 솔렌은 그 시계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 뉴욕에 가서 시계를 돌려주려는데 '당신에게 더 잘어울려요' 하고는 헤이스가 받지 않는다. 유럽 투어 후에 그녀가 이별을 고하고서는 그 시계를 빼서 그의 방 안에 두고 간다.



나는 그 장면에서 되게 안타까웠다.

그 시계는 그냥 가져가지, 하고. 그건 시계가 고가의 아이템이라서가 아니다. 그것이 그의 물건이며 그것이 그를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인 것이다. 그 시계 가져가지. 그녀가 가져도 되는 물건인데, 애초에 그가 준건데, 지금 헤어져도 가끔 그 시계 들여다보며 간직해도 좋잖아, 하는 생각이 든거다. 이 시계는 그 뒤로도 자주 나오는데 그들이 재회하고 또다시 헤어질 때도 그 시계는 솔렌의 집에 놓인다.




문 앞에서 그가 양손으로 내 손을 잡았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있습니다. 가기 전에 당신 것을 하나 놓고 가주면 좋겠어요."

그의 눈빛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싫어요."

"왜 싫습니까?"

그 손아귀에서 내 손을 잡아 뺐다.

"싫어요."

"작은 거 하나만."

그가 내게로 바짝 몸을 기울이자 풀린 셔츠 섶 사이로 쫙 갈라진 쇄골이 보였다. 희미한 콜롱 향이 풍겼다.

가방을 열고 책·봉투·열쇠들을 마구 헤치고 뒤져서 시커멓게 흑연 때가 묻은 오래된 녹색 지우개를 하나 찾아 그 손에다 휙 던지며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p.54-55)



'시리 허스트베트'의 책 [당신을 믿고 추락하던 밤]에서는 '당신의 물건을 놓고 가주면 좋겠다'고 말하는 남자가 나온다. 

위 인용에서의 상황은 사실 낭만적인 건 아니었고, 물건에 대해 말해달라는 요상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던 여자가 그를 피해 도망가려고 하자 뭔가 달라고 하는 그런 장면이다. 여자는 옛다 받아랏~ 하는 식으로 지우개를 던지고 나오는데, 이 상황은 다소 변태적이긴 했지만, 그런데 '네 물건을 하나 놓고 가주면 좋겠어'라는 마음 같은 거는 특별하거나 소중한 사람들을 향해 가끔 생겨나는 거 아닌가.


나는 헤이스의 시계가 솔렌에게 그런 것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나였다면, 내가 솔렌이었다면, 나는 시계를 돌려주지 않았을 것 같다. 대신 이렇게는 말했을 것 같다.


"시계는 내가 가질게."


내가 자본주의에 찌들어 있어서, 돈을 너무 좋아해서, '후훗 이거 팔아야지 득템~' 하려는 걸로 보이겠지만, 진짜 아니다. 순수하게 나는 그 시계를 내내 간직할 것이었다. 내가 솔렌이라면, 내가 솔렌이었다면. 나는 그 시계를 솔렌의 나이 지금 마흔. 마흔 다섯, 쉰 여섯, 일흔넷이 되어도 그 시계를 간직했을 거라는 거다. 올리브 키터리지는 일흔둘에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했는데, 설사 일흔둘에 새로운 남자를 만나도 나는 나의 마흔에 정말 좋아했던, 그러나 기어코 헤어져야만 했던 남자를 기억하기 위한 시계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말이었다. 나랑 사랑에 빠지는 정도의 남자였다면, '시계는 내가 가질게'라는 나의 말에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솔렌이 아니고, 솔렌이 아니었으며, 솔렌이 아닐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앤 헤서웨이가 아니라는 거다.



이 영화에서 몰입이 가장 힘든 부분은, 인기 가수와 사랑에 빠지는 마흔의 싱글맘 여자가 앤 해서웨이라는 사실이다. 앤 헤서웨이가 누군가, 전 세계인이 다 알 정도의 아름다운 배우가 아닌가. 이건 좀 반칙 아니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좀 더 평범한 여자여야 하는데,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여자 아니냔 말이지. 만약 내가 똑같은 상황을 맞이했다? 헤이스의 트레일러에 실수로 들어가서 헤이스를 마주치고 '뭐야 당신 남의 오줌 소리 듣는 취미 있어요?' 이러고 소리 지르면 아마도 헤이스는 '당신 뭐야, 왜 남의 공간 들어와서 행패야!' 하고 경찰을 부르지 않았을까. 혹여 내가 일하는 회랑에 우연히라도 방문해서 그림을 보고 싶었고, 상황이 그렇게 되어 헤이스랑 단둘이 작품 있는 창고에 가게 됐다? 우린 지극히 업무적인 얘기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만약에 말야, 아주아주 만약에, 헤이스가 나랑 사랑에 빠졌다? 그러면 나도 아마 내적 갈등 심하게 일으키며 '우리는 안돼' 했겠지만, 그런데 안된다는 나한테 연락해서 '나 며칠 뒤 뉴욕에서 어느 호텔에 머물거야' 라고 했다면, 아, 그런데 나는 거기는 갔을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뉴욕 호텔 개꿀 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시계는 내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흔의 솔렌, 젊고 잘생기고 부유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서 좋은 호텔에 묵고 전용기 타고 막 여기 저기로 놀러 다니고.. ㅋ ㅑ ~ 인생의 어느 시점에 어떤 사람들은 꿀빠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것 같다. 누구나의 인생에 이런 시간쯤은 있어도 좋지 않겠습니까.



이 영화 볼 사람 알라딘에 나랑 단발머리 님밖에 없는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 스포일러 좀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단발머리 님은 봤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하튼 그런데 이들은 헤어짐이 너무 힘들어서 다시 사귀기로 하고 공개 연애 했다가 세상의 몰매를 혹독하게 맞고 솔렌의 딸 역시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 딸에게 너무 미안한 솔렌은 다시 이별을 말한다. 그때 헤이스는 솔렌을 정말 사랑하면서 그녀의 말을 듣고 '그러면 5년 후에 만나자'고 한다. 그때면 솔렌의 딸도 독립해서 다른 곳에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 그 때는 시작해봐도 좋지 않겠냐는 것. 그러자 솔렌은 '5년은 길어, 그 사이에 네가 행복할 길이 있다면 그곳으로 가, 나도 그럴게' 라고 말한다. ㅋ ㅑ ~ 소주 한 잔 마셔야 되는 대사 아니냐. ㅋ ㅑ ~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여보세요 왜 말 못하니~~~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이오니 다시 확인하시고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제이미 벨' 주연의 영화 <할람 포>에서도 어린 남자가 나이 든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그 때 그 여자도 그에게 이별을 말하면서 네가 더 크면 오라고 말한다. '5년 후에, 그 때 와' 라고. 그때 할람 포는 그녀에게 이렇게 묻는다. "5년후에도 여전히 예쁠건가요?" 라고.





5년이란 무엇인가.

5년이란 어떤 시간인가.


소년은 청년이 되는 시간이고 청년은 어른이 되는 시간이다.

그런데 중년은.... 5년 넘나 소중하다....... 

그렇지만, 기다리려고 마음 먹으면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지. 나는 기다립니다. 충실하게 내 시간을 보내다보면, 기다려집니다, 잘.



<the idea of you> 는 원작 소설이 팬픽이라고 한다. 아 몰랐네? 아무튼 샀다. 나에게로 오고 있다. 내가 읽을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의 스토리는 지극히 전형적인데, 그러니까 '나를 이렇게 대하는 사람 네가 처음이야!' 도 그렇고 '여기 있는 작품 몽땅 살게요!' 도 그렇고.. 좀.. 그래? ㅋㅋㅋ 그리고 이 보이밴드 노래 부르는 거 보니까 음, 왜 전세계적으로 BTS 가 인기 있는지 알겠고 뭐 그렇다. ㅋㅋ

이 보이밴드 왜 인기있는지 나는 잘 모르게써.. 그리고 주인공 헤이스 넘나 잘생긴 남자로 나오는데, 흠, 나는 잘생김에 동의가 잘 안된다. 살짝 킹콩 같아서..  그렇지만 엄청 재미있게 봤고 무엇보다 나는 이야기의 마지막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즐거웠다. 모름지기 로맨스 영화는 역시 전체관람가보다는 살짝 미성년자 관람불가가 더 재미있다는 확실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거 16세이상 관람가라고 아마존에 떴더라. 


무엇보다 나는 세상이 뭐라든 자기 사랑 밀어붙이는 적극적 대시남 헤이스가 참 마음에 들었다. 적극적으로 구애하다가도 사랑하는 여자가 우린 이쯤에서 그만둬야 할 것 같아 하니까 고개를 끄덕이고 뒤돌아서는 남자, 응 그런데 5년후엔 괜찮지 않을까, 하며 충실하게 자기 일 하고 그 5년을 살아내는 남자, 그리고 5년이 지난 후에 다시 그 앞에 나타나주는 남자라니. 증맬루 오랜만에 온 몸의 연애감각을 깨우는 영화였다. (그래도 나에게 일순위는 조슈아)


행복해라 헤이스, 그리고 솔렌. 

각자 일 충실히 하면서 사랑하고 살아.



앗. 잭 리처 드라마가 아마존 아니었나????? 



어쨌든 시계는 내가 갖겠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4-05-0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e idea of you... 너란 개념... 번역이 좀 이상한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

그래서, 5년 뒤에 다시 보는 거예요? 앤 해서웨이는 여전히 예쁘겠죠 ㅎㅎㅎ

+ 시리 허스트베트 어떠셨어요?

다락방 2024-05-08 11:15   좋아요 1 | URL
그쵸 ㅋㅋ 저는 어떻게 번역할지 모르겠지만 ‘너란 개념‘은 좀 읭? 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ㅋㅋ

시리 허스트베트 두 권 읽어봤는데요, 나쁘진 않지만 제가 찾아 읽게 되진 않는 작가인 것 같아요. 그래도 한 권 더 읽어볼까 어쩔까 하고 있습니다. 후훗.


아, 5년 뒤에 다시 봅니다!

건수하 2024-05-08 13:39   좋아요 0 | URL
시리 허스트베트 저는 <어머니의 기원> 조금 읽었는데 좋았습니다. 소설은 어떤가 싶어서요 ^^

다락방 2024-05-09 09:30   좋아요 0 | URL
제가 시리 허트스베트를 한 권 더 읽는다면 바로 그 어머니의 기원을 읽으려고 했습니다. 후훗.

햇살과함께 2024-05-08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이오니 다시 확인하시고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ㅋㅋㅋㅋ
저는 못 볼 영화들이니 다락방님 리뷰로 대신하겠습니다.

오늘 팟빵에 들어가니 <도시극장>이라는 오디오매거진이 6월 10일에 오픈하는데
정윤수님이 진행하신다고 해서 다락방님 생각났어요 ㅎㅎ

다락방 2024-05-09 09:32   좋아요 1 | URL
저 이 영화 말고 니콜라스 길리친 주연의 다른 영화도 어제 보기 시작했는데 이것도 재미잇어요. 무려 영국의 왕자로 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다 보면 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말랑말랑~~

아니, 정윤수 님이 진행하는 팟빵이라고요? 오 마이 갓. 정보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구독하는 팟빵이 하나 더 늘어나겠네요. 아아, 돈을 열심히 벌자, 나여!! 아무튼 꿀정보 입니다. 감사드려요!! >.<

단발머리 2024-05-0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바빠서요. 긴 말 않겠습니다. 이따 페이퍼로 돌아올게요!!

다락방 2024-05-09 09:32   좋아요 1 | URL
제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십니까!!

단발머리 2024-05-08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퇴근하고 싶네요. 얼른 가서 써야하는뎅뎅뎅!

다락방 2024-05-09 09:32   좋아요 1 | URL
어제 자기 직전까지도 안올리셨더라고요? 하는수없이 자고 일어났는데 오늘 아침에 확인해보니 샤라라랑~~

moonnight 2024-05-08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크롱 대통령이 자꾸만 떠오르네요^^ 저는 아마도 보지 않을 영화인데 앤 해서웨이가 40대 싱글맘이면 20대 아이돌과의 위화감은 별로 없을 듯. 너무나 아름다워요♡

다락방 2024-05-09 09:32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20대 아이돌과 그의 여자친구들과도 전혀 다름을 못느끼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5-08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시계는 내꺼 ㅋㅋㅋㅋ 종횡무진 누비는 듯하지만 아무튼 뭔가 주제는 확실한 다락방님의 페이퍼 ㅋㅋㅋ

다락방 2024-05-10 07:50   좋아요 1 | URL
시계는 나 줘라, 나 갖자!! 으르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 시마다 소지.
이 책에서 한국인에게 잘못한 일본인에 대해 비판한다. 예상외의 내용 등장에 깜짝 놀랐네. 기발한 이야기에 어떻게 가능했지 답을 알고 싶어 책장은 잘도 넘어갔지만 음 역시 이런 이야기는 샤론 볼턴이 잘 쓰는군, 생각했다.
한국인에게 미안하지만 악녀 만들기는 놓지 않긔. 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캡슐 노인과 바다 - 5.5g, 10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울 엄마는 드셔보시더니 네스프레소가 더 맛있다고 하셨다. 네스프레소 마실 때는 첫 모금에 ‘아 맛있다‘ 할 때가 있는데 알라딘 캡슐은 그게 없다고. 같은값이면 네스프레소 사라셔서 이건 쿠폰을 사용해 샀다고 말씀드렸다. 쿠폰 있으면 이거 사라고 하셨다. 끝!! ㅋㅋㅋㅋ (난 걍 약간 싱거움 ㅋ)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4-05-06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건 말이죠~ 그니깐 이 커피의 맛과 향은 <노인과 바다>와는 큰 연관성이 없는 거겠죠?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5-06 17:14   좋아요 3 | URL
네 아무 상관없고요, 고생스런 낚시를 마치고 온 노인은 이 커피를 마실 것 같진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24-05-08 0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캡슐 나온 줄도 몰랐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4-05-08 10:00   좋아요 1 | URL
한 번 드셔보시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