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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래시] 12월 책 예고, ˝페미사이드˝

12월 여성주의 책읽기 참여자 명단이 점점 늘어나서 무척 힘이 납니다. 헤헷.

현재까지 다락방, 단발머리, 퍼론, 공장쟝, 하이드, jsshih, 건조기후, 비연 님이 함께한다 하셨습니다.

아직 12월이 되려면 며칠 더 남았으니 참여하실 분은 계속 댓글 달아주세요. 이 페이퍼상에 닉네임 업뎃하겠습니다. 

저는 같이읽기를 위한 책을 주문해 어제 받았습니다.

짜잔~





현재 11월 책읽기 백래시는 절반 정도 남았고, 이번 주에는 백래시 읽기에 최선을 다할까 합니다.

같이 읽기 하니까 또 기간을 정해놓으니까 아무래도 더 읽게 됩니다.

자, 참여하실 분들은 아직 늦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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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페미사이드] 저는 시작했어요!
    from 마지막 키스 2018-12-04 08:34 
    뉴욕에서 시체 부검을 하는 검시관 '주디 멜리네크'의 책을 읽고 있다. 총상부터 화상 자살에 이르기까지 죽음의 다양한 모습을 그녀는 맞닥뜨리게 되는데, 거기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남편이나 남자친구로부터 폭력의 희생자가 되어 살해당한 여성들의 시신도 있다. 남성에 의한 여성의 죽음은 비단 대한민국의 것만은 아니었다.사흘에 한 번씩은 여자를 때려야 한다는 말이 우리에게도 있듯이, 스티븐 킹의 소설을 보노라면, 그들에게도 예전부터 말 안듣는 여자는 때려야 한다
 
 
단발머리 2018-11-2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반가운 책들이네요!!!
전 리베카 솔닛 이북으로 샀는데, 종이책으로 살 걸 그랬나 후회를 쪼금 하고 있어요.
페미사이드 너무 고급지네요.
저도 백래시 읽고 있어요. 우리 모두 백래시만 읽잖아요? 그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8-11-22 11:48   좋아요 0 | URL
저 아직 백래시 절반이나 남아서 이 달안에 끝날지 모르겠어요. 아놔.. 오늘부터 백래시만 읽자! 생각하고 있는데, 그래서 어떻게든 11월 안에 끝내자!! 하고 있는데 될지 모르겠어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불끈!!

공쟝쟝 2018-11-24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래시.... 만 펴면 다른 책 읽고 싶어지는 이상현상을 겪고 있.. 저 .. 절반 아직 돌파 못햇어요.. ㅋㅋ 남은 날들안에는 저두 백래시만..!!

다락방 2018-11-26 07:50   좋아요 0 | URL
저는 현재 12장 시작했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들고 왔어요! 이번주 금요일이 말일이네요. 그 때까지 다 읽을 수 있도록 화이팅!! 으하핫.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 시작합니다.

12월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 도서는이 책, 《페미사이드》로 하겠습니다.
















(책 링크 따라가서 저자소개도 한 번씩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1월에 시작할 때만 해도 12월 도서는 《가부장제의 창조》로 하려고 했는데, 매일매일 여자들이 남자들 손에 맞고, 죽어가는 걸 보며, 급하게 이 책으로 바꿨습니다.


지치지 말아요, 우리.


방금전에도 친구와 무력하다는 얘기를 나누다가, 그래도 우리 지치지 말아야 한다고 결론냈어요.

요즘 특히 남자들이 어떻게든 여자들에게 자기 말 듣게 하기 위해, 기어코 여자들을 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은데, 이럴 때 지지 말아야지요. 



12월에는 말머리를 [페미사이드]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11월에 참여하지 않으셨어도 12월 참여 당연히 가능하시고요, 누구든 원하시는 분 같이 읽으시면 됩니다. 이 책 역시 분량이 만만찮으니, 우리 함께 읽어봅시다. 제가 11월달에 같이읽기 해보니 확실히 힘이 됩니다. 같이 읽는 다른 분들이 읽고 쓰는 글들이 힘이 됩니다. 12월엔 더 많은 분들이 같이 읽었으면 합니다!!



11월이 이제 절반 밖에 남지 않았으니, 우리 백래시 같이 읽는 분들, 으쌰으쌰 힘냅시다.

















12월에 《페미사이드》같이 읽으실 분들은, 이 페이퍼 아래에 댓글 달아주세요! (누가 같이 읽는지 아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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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백래시] 페미사이드 같이 읽기
    from 마지막 키스 2018-11-22 08:47 
    12월 여성주의 책읽기 참여자 명단이 점점 늘어나서 무척 힘이 납니다. 헤헷. 현재까지 다락방, 단발머리, 퍼론, 공장쟝, 하이드, jsshih, 건조기후, 비연 님이 함께한다 하셨습니다.아직 12월이 되려면 며칠 더 남았으니 참여하실 분은 계속 댓글 달아주세요. 이 페이퍼상에 닉네임 업뎃하겠습니다. 저는 같이읽기를 위한 책을 주문해 어제 받았습니다.짜잔~현재 11월 책읽기 백래시는 절반 정도 남았고, 이번 주에는 백래시 읽기에 최선을 다할까 합니다.같
 
 
단발머리 2018-11-16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에 <페미사이드> 저도 같이 읽을께요.

백래시가 반 정도 남았고, 남은 시간은 보름이지만......
그래도 흔쾌히!
일단 손을 듭니다 ^^/

다락방 2018-11-16 17:46   좋아요 0 | URL
저는 심지어 반 이상이 남았지만, 12월 도서에 의욕과 기대가 충만합니다!! 함께 해주셔서 힘이 됩니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8-11-16 17:55   좋아요 0 | URL
출간일이 2018-11-15이면 어제네요? 너무너무 따끈해요.
다락방님이 먼저 구입하면 땡투할 수 있을텐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이 사소한 땡투 생각^^

다락방 2018-11-16 17:56   좋아요 0 | URL
이 페이퍼에 땡투해도 저에게 들어올걸요?

그래도 어쨌든 11월 가기 전에 구매할게요. 구매하면 인증하겠습니다 .빠샤!! (오늘 빠샤 많이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11-16 18:02   좋아요 0 | URL
으흠~~~ 요즘에 리뷰들이 구매자/전체 이렇게 나뉘어서 전 비구매자에게는 땡투를 못 하는 줄 알았어요.
지금 가서 보니까 되는 것 같네요. 다락방님 말이 맞았어요.

나도 빠샤!! 할려구요. 빠샤2!!!

다락방 2018-11-16 18:05   좋아요 1 | URL
100자평은 [구매자]에게만 땡투가 가요. 그렇지만 리뷰와 페이퍼는 비구매자에게도 갑니다. 그러니 언제든 저에게.. (응?)

아무튼 우리 오늘 계속 빠샤빠샤 하는 날이네요. 우리 지치지말고 계속 빠샤빠샤 합시다. 빠샤!

퍼론 2018-11-16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다락방 2018-11-16 17:49   좋아요 0 | URL
우와- 환영합니다, 퍼론님.
12월에 우리 뜨겁게 자주 만납시다!!

공쟝쟝 2018-11-16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

다락방 2018-11-16 17:50   좋아요 0 | URL
굿!! 컴온!!

하이드 2018-11-16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함께합니다.

다락방 2018-11-16 18:03   좋아요 0 | URL
자, 함께 힘내서 가봅시다!!

비공개 2018-11-16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다락방 2018-11-16 18:24   좋아요 0 | URL
함께합시다!! 굿굿!!

막시무스 2018-11-1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다락방 2018-11-17 09:1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건조기후 2018-11-1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도요! 만만찮은 분량이지만 끝까지 함께 할게요.
크레마 안에 갇혀있는 백래시도 새삼 일깨워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ㅜㅜ

다락방 2018-11-19 16:52   좋아요 0 | URL
오오 좋아요! 12월에 페미사이드로 부지런히 함께 이야기 나눕시다!!

비연 2018-11-22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함께 할게요!

다락방 2018-11-22 08:41   좋아요 1 | URL
오오, 환영합니다, 비연님. 12월에 우리 힘차게 함께 읽어요!!
 

1980년대 초에 여성의 패션 쇼핑 습관에 대한 가장 큰 연구 중 하나를 수행한 웰스리치그린은 여성들의 자신감과 독립성이 높아지면 쇼핑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고, 일을 즐기면 즐길수록 옷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p.284)

















대중문화에서의 반격에 대해 계속 읽고 있는데, 영화와 드라마를 비롯한 잡지 그리고 나중엔 패션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남자들이 '너무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많은 남자들이 하고 싶은 건, 여자들의 말을 듣는 게 아니라 여자들에게 자신들의 말을 듣게 하는 거였다.


우리는 너희들 말에 관심은 없고, 너네가 뭘 원하는지도 관심이 없어, 닥치고 시키는대로 인형같은 옷이나 입고 의견 말하지마.


영화에서도 시트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그리고 여자들의 옷을 디자인하고 파는 패션업계에 있어서도, 드물게 여자들은 '아니, 그거 아니야, 그러면 안돼, 그러면 안팔려, 그런 거 싫어해' 라고 말해왔지만, 그렇게 말하는 여자는 정말이지 너무 적었다. 아주 많은 남자들이 그녀들이 그런 말을 하든 말든 자신들의 뜻대로 했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그거 아니라고!! 그렇게 말을 해도, 여성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싶으면서 여자들의 말을 듣지 않고 여자옷을 디자인하면서 여자들의 생각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아 개놈들..



그러니까 그들은 '너네들이 원하는 것'을 만든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데만 몰두했던 거다.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임원들은 자신들이 이 프로그램의 내용에 간섭하는 것은 오직 캐그니와 레이시 같은 직장 여성들에게 위협을 느낄 여성 시청자들을 걱정해서라고 말했다. 로젠즈위그는 이들에게 말했다. "내 책상에는 전혀 위협을 느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여성들에게서 온 팬레터 4,000장이 쌓여 있습니다. 조사를 어떤 식으로 한겁니까? 한 번도 해 본 적도 없으면서." (사실 베커의 아내는 이 드라마의 "왕팬"이었다고 그는 인정한다.) 캐그니와 레이시라는 강인한 두 여성에게 불편해한 건 여성 시청자들이 아니라 바로 CBS 의 남성 프로그래머들이었다. (p.254)



자신의 아내조차도 좋아하는 '강인한 여성들이 주연인 드라마'에 대해 텔레비전 임원은 '여성에게 위협이 되어 걱정이다' 라고 말한다. 아니, 이봐, 당신 아내까지도 이 드라마의 팬이라니까?



전일제로 둥지를 지키는 여성을 떠들썩하게 반기는 건 이 드라마의 여성 배우와 시청자들이 아니라 남성 제작자들이었다. (p.275)


전업주부인 여자를 완벽하게 그려놓고 싱글인 여성을 이제 남자를 사귈 수 없는 한심하고 신경쇠약 걸린 여자를 만들어놓은 드라마에, 많은 여성관객들과 또 드라마 관계자인 여자들조차도 '그러지말라'고 했지만, 이 드라마의 제작자들이 남자였다. 그러니까 남자들은 어디에나 너무 많았다. 특히나 돈이나 힘을 쥔 자리에 그들이 너무 많아서 여자들이 '아니'라고 말해도 그저 제 뜻을 고집한다.


몸무게 약 64킬로그래에 10이나 12 사이즈의 옷을 입는 32세 여성으로 상정하고 '어린 소녀' 드레스와 '호리호리한 실루엣'을 밀어붙였다. 키가 162센티미터가 넘거나 14보다 작은 사이즈를 입는 미국 여성은 4분의 1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패션복의 95퍼센트가 여기에 맞춰 디자인되었다. (p.280)



실제로 옷을 구매해 입을 여자들의 체형을 알아본 게 아니라 자신들이 바라는 체형에 대한 옷을 만들어놓고 옷이 안팔린다고 광광대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너무 멍청해들...




한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는 1980년대 중반에 디자인업체들을 돌아보다가 "미국 여성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요?" 하고 톡 쏘듯 말했다. "아무리 말을 해도 이젠 듣질 않아요. 우린 그들에게 옷 입는 법을 알려 주지만 들은 척도 안 하네요." 혹은 라크루아가 나중에 불평한 것처럼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여성해방운동 때문에 여성들의 패션 감각이 떨어졌"고 워낙 많은 부유층 여성 고객들이 고급 여성복을 저버리는 바람에 "아랍 공주들과 고풍스러운 노부인들만 고객으로 남았다." 고결한 여성성은 해방된 여성들의 관심을 뒤엎으려는 역공이었다. 고결한 여성성을 주도적으로 기획하는데 참여한 패션 디자이너 아널드 스카시Arnold Scaasi 의 설명에 따르면 이 새로운 패션 칙령은 "페미니즘에 대한 대응이고, 일종의 전쟁이었다."

라크루아와 동료 디자이너들의 사명은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 여성들이 말을 듣게 만들고 때로는 말 그대로 이들에게 고삐를 채우는 것이었다. (p.281)



디자이너들은 여성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옷을 입히고 싶어 했다. (p.281)




자신들이 원하는 옷을 입히고 싶어하면 그 옷이 팔리겠는가, 여성들이 '입고 싶어하는 옷'을 디자인해야지, 이 바보들아..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 독자적으로만 일을 하는 게 아니어서 남자 디자이너가 '이것이 여자들이 입어야 할 옷이다' 하고 만들면, 매스컴들이 달려들어 '이 옷이 핫하고 이 옷을 입어야 세련된 여자들이다' 하고 기사 내기에 바빴다. 아..너무 남자들이 많아. 곳곳에 남자들이 많다...



패션업계는 반격의 나팔을 울릴 때마다 가혹하게 몸을 구속하는 옷을 토해 냈고 패션계 언론은 여성들에게 이런 걸 입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후기 빅토리아시대 언론에 실린 코르셋에 대한 많은 남성들의 추천사 중 하나는 "소녀가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자태와 감정으로 성숙하기를 원한다면 그녀를 꽉 묶어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p.282)




그러나 꽉 조이는 옷들, 생활하는 데 불편한 옷들을.. 여자들이 사 입을 리가 없잖아. 당장 불편한데 왜 입어...



어찌나 절박했던지 패션업계는 유서깊은 관행마저 부정하기 시작했다. 패션계 홍보 담당자들은 여성성은 여성의 본성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영원하다'고 오랫동안 침이 마르게 예찬해 왔다. 그런데 지금 와서 잘못된 옷을 입으면 이 영원한 여성적 본성이 지워질 수 있다고 여성들에게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p.283)



여성성이 여성의 본성이라면, 여자들은 어떤 옷을 입어도 그것이 지워지지 않을것이다. 꽉 조이는 옷 안입는다고 여성적 본성이 지워질 수 있다니... 저 때의 남자들은 그러니까 뭐랄까..생각을 똥구멍으로 했던걸까. 뭐, 지금이라고 딱히 다른 것 같진 않지만.


이들이 여성옷을 만들면서 여성의 의견을 무시하고 머릿속 망상으로 옷을 만들기 때문에 옷이 안팔리고 망한거다. 다음이 바로 대표적인 케이스다.



로스앤젤레스의 의류 제조업체 컴포닉스Componix 의 대표는 "나이 든 여성들은 이제 직장에서 섹시해 보이고 싶어 한다"며 고집을 세웠다. "그들은 남자들이 자신을 여자로 봐 주기를 원해요. 내 견적서가 아리나 다리를 먼저 봐 달라는 거죠." 의류업계의 권위자들은 하나둘 이 새로운 패션 라인을 좇았다. 디자이너 빌 블라스 Bill Blass 는 "여자들은 다리를 보여 주고 싶어 한다"고 잘라 말했다. 디자이너 딕 브란즈마Dick Brandsma는 "여자들은 또 여자가 되고 싶어 한다."고 읊어댔다. (p.296-297)



하아.. 내가 바로 그들이 말한 '직장에 다니는 나이 든 여성'이다. 나는 전혀, 전혀 섹시해보이고 싶지 않다. 내가 이 직장에서, 내 상사가 있고 또 내가 상사이기도 한 이 직장에서 대체 내가 '왜' 섹시하게 보이고 싶어하는가. 나에게는 직장이 필요하다.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이 내게는 필요하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회사에 출근을 하는데, 내가 여기서 대체 섹시해야 할 이유란 무엇인가. 나는 회사에 다니면서 남자 직원들에게 내 다리를 봐달라며 치마를 입었던 게 아니다.  '직장에 다니는 나이 많은 여자'가 되어본 적도 없으면서, 어째서 직장에 다니는 나이 많은 여자가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중학교 때 엄마가 거들을 입으라고 사다준 적이 있었다. 몸을 꽉 조이는 속옷이었다. 몇 번 입다가 던져버렸다. 그 뒤로 나는 한 번도 거들을 입지 않고 사는데, 이십대 중반에 사귄 남자가 내게 '너도 거들입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배와 허리를 쏙 들어가게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것. 나는 대체 남자들이 왜 배와 허리 쏙 들어간 것을 여자들이 아무때고 원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건 그들 머릿속의 망상이다. 되어본 적 없고 살아본 적 없으나, 여자들이 당연히 그럴 거라는 망상. 나는 그 때 남자친구에게 싫다고 말했다. 싫은데? 나는 내 배 숨쉬게 둘건데?



이 책 백래시에 보면 여성들의 투표권이 없는 나라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남자도 나오고, 자기 의견 말하는 여자들은 필요없다고 말하는 남자들의 예도 나오는데, 나는 사실 그게 대부분 남자들의 생각이 아닐까 싶다. 이제 욕먹을까봐 차마 입밖으로 내지는 못하지만, '내 말대로 해, 니 뜻대로 하지말고'가 그들이 바라는 바겠지. 그러니까 여성은 무조건 성적 대상화 되어야 되고, 성적대상화된 자신에 만족하려면 거들을 입어야 하고 더 꽉 조여야 하고, 다리도 보여야 하고, 직장에서도 더 섹시하게!! 유후~


그 당시 남자친구는 '너 책 그만 읽어' 라고 말하기도 했다. 따박따박 말대답한다고... 내가 연상의 남자를 사귄일이 없는데 ㅋㅋㅋㅋㅋㅋ그 남자가 유일한 연상이었고, 게다가 나이 차이도 많았다. 당시에 정말 그를 좋아했고 또 오래 그를 잊지 못하긴 했지만,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너 책 좀 그만읽어. 말대답해서 안되겠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작년 미니스커트는 참담했어요." 그는 이렇게 말했다. "프루프루도 별로 신통치 않았죠. 여성들은 여전히 정장을 원해요. 아직은 그게 제일 많이 팔려요." 하지만 그는 자신의 관찰이 디자인계에서는 씨알도 안 먹히리라는 점을 알고 있다. "평균적인 디자이너는 도서관에 가서 그림책에 있는 그림들을 보죠. 아마 드레스가 매장 창문에 서 있는 마네킹한테 입혔을 때 훌륭해 보일지에 대해서나 신경 쓸 거예요. 그게 다죠. 난 일반 디자이너들이 애써 이 문제에 대해 여성들과 이야기해 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성에 대해 파악하는 건 가장 후순위인 거죠." (p.300)



그러니까, 여성들이 입을 옷인데 여성에 대해 파악하지 않기 때문에 망하는 거란 당연한 원리를 그들이 모른다. 그들 머릿속에서는 '이렇게 허리 잘록 들어가고 다리 드러내는 옷을 입어야 예쁜데 왜 안입지? 여자들 왜 그런거야?' 이러고 있는 것.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 《더 포스트》에 보면 주어진 자료를 기자들이 모두 톰 행크스의 집에 모여 찾고, 읽고 그걸 바탕으로 기사를 쓰는 장면이 있다. 거기에 여자 기자는 하나였는데, 넓은 방바닥에 자료들을 쫙 깔아놓고서 찾는 과정에서, 여자는 몸에 붙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나는 그게 얼마나 불편할까 신경쓰였다. 그런 옷을 입은 이상 무릎을 모으고 쭈구리고 앉는 거 말고는 답이 없으니까. 나는 그 장면 보면서, 저러고 하루종일 있어야 하다니, 너무 가혹하고 지독하다고 생각했다. 당장이라도 영화속으로 들어가 내 파자마를 건네고 싶었다. 이거 입으라고, 이거 입고 일하라고. 최소한 바지라도 입었어야 되는데, 아아, 저게 뭐야 진짜...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이 만든 망토형 천은 몸에 너무 딱 붙는 바람에 《뉴욕타임스》의 패션란에서는 이 옷을 두고 "이 옷을 입은 모델이 팔을 움직일 수 없다는 점에서 상당히 걱정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p.301)



늬들이 입어봐라, 그 옷을 입고 편한가. 왜 늬들이 안편한 옷을 만들어놓고 '이걸 입어야 핫한 여자다' 이지랄들이야..



의류 제작자들은 여성들이 푸프 스커트를 입으려 하지 않으면 또 다른 비하성 패션을 강요하곤 했다. 중요한 건 스타일의 내용이 아니라 그걸 강제로 입힌다는 사실이었다. 여성 소비자층의 고령화에 대한 시장 보고서가 넘쳐나는데도 이들의 디자인이 여성의 영아성嬰兒性으로 자꾸 퇴행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여성의 형태를 최소화하는 것이 여성에 대한 디자이너의 권위를 극대화하는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p.302)




아아. 정말이지 얼마나.. 아니... 왜..무엇 때문에... 거대한 리본 달린 옷..같은 걸 만드는거지요?



기자와 구매자 들은 "서른 몇 살"이라는 제목의 오전 쇼를 보기 위해 이 마트의 강당에 모여들었다. 프로그램지에는 이 옷들이 "현대 직장 여성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꼭 필요한 설명이었다. 모델들이 엉덩이와 어깨에 거대한 나비 리본을 매달고 최대 다섯 층의 주름에 감싸진 채로 회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게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한 옷이라는 걸 잊기 쉬웠으니 말이다. 한 디자이너는 직장 여성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모델들은 서류 가방으로 무장시켰다. 수척한 젊은 여성들이 손에는 앙증맞은 흰 장갑을 끼고 뾰족구두를 신은 채 런웨이를 활보했다. 이들의 서류 가방은 깃털처럼 가벼운 부활절 바구니처럼 흔들거렸다. 빈 가방이었던 것이다. (p.299-300)




현대 직장 여성... 이 왜.... 직장에 가는 데 엉덩이와 어깨에 거대한 나비 리본을 달아야 하냐... 나비 리본 달고 어떻게 .. 왜.. 일을 대체 어떻게 하라는거야. 그냥 당신들이 일하는 걸 생각해보라고. 당신들이 일을 할 때, 디자이너들이 일을 할 때, 엉덩이랑 어깨에 커다란 리본 달고 일합니까? 그거 걸리적거려서 어떻게 일하지?


일전에 나는 어깨에서부터 손목으로 내려갈수록 소매통이 넓어지는 블라우스를 입고 출근한 적이 있었는데, 키보드 칠 때마다 소매가 덜렁거려서 너무 짜증난 적이 있었다. 아, 이건 일할 때 못입겠구먼, 하고는 고무줄 찾아서 소매를 묶어버렸었어. 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 기존에 있는 옷도 고치려는 판에, 대체 왜 다섯층의 주름 .. 나비 리본.. 미니스커트.. 같은 거 입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뒤로 가면 속옷 얘기도 나오는데, 일할 때는 예쁘기만한 속옷은 진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이 남자 디자이너들을 비롯하여 패션언론에 관련된 남자들까지, 주변 여자들이 일하면서 정장 입는 거 보면서도 이렇게나 '여자들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야!' 하고들 있다.




나는 이 모든 게 남자들이 너무 많아서 비롯된 문제라고 본다. 남자들이 너무 많다. 쓸데없이 많다. 머릿속 망상을 얘기하면 누군가는 나서서 그걸 잡아줘야 되는데, 다 그놈이 그놈이라 그게 안된다. 지들끼리 환호를 해. 어쩌다 있는 적은 수의 여자가 잘못됐다고 말을 하면 그건 듣지를 않아.


여자가 지금보다 곳곳에 더 많아져야 하는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망상이 더 퍼져나가지 않을 수 있도록. 여자들이 원하는 건 '이렇게 예쁘게 성적대상화 된 나'가 아니다. 편하게 살고 싶은 나이다. 그런 걸 말하기 위해서는 여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 힘있는 자리에 더 여자들이 많이 보여야 해. 패션계, 영화계도 마찬가지고 법조계도 마찬가지다. 여자 판사들이, 검사들이, 경찰들이 지금보다 더 많다면 분명히 세상은 지금과 달라질 것이다. 여자 소설가가, 여자 영화감독이, 여자 제작자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다면, 분명히 세상은 지금과 달라질 것이다. 성적대상화에 미쳐있는 남자들에게 닥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등한 자리에, 그보다 더 높은 자리에 여자들이 있어야 한다. 불법촬영을 하지 말라고 더 힘있게 말하기 위해서라도 높은 자리에 여자들이 지금보다 더 있어야 한다. 디지털 성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여자 경찰들은 더 필요하다. 피해자의 말을 듣고, 그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아는 여자들이 필요하다. 여자 경찰들을 더 뽑으라는 말에 신체적 조건이 남자를 따르지 못하는데 왜 여자들을 뽑으라는 거냐, 말도 안된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은 경찰이 그저 '힘만으로' 일한다고 생각하는 거다. 경찰은 가해자를 잡기 위해 피해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 데이트폭력, 가정폭력으로 경찰을 찾아갔을 때, '이해해라', '사랑해서 그런거다' 같은 말로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자 경찰들은 지금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불법촬영 당했다고 갔을 때 그냥 돌려보내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자경찰들은 필요하다. 여자를 죽이러 간다고 방송하는 남자들에게 5만원만 벌금으로 때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찰에, 검찰에, 언론에 여자들은 더 필요하다. 별 거 아닌 것들이 노벨문학상 받을 작품이라고 추앙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문학계에 여자들은 더 필요하다. 어릴 때부터 예쁘고 날씬한 것만이 최고인 줄 알고 사는 걸 막아야 하기 때문에, 매스컴과 관련된 모든 곳에 여자들이 더 필요하다. 공부하러 간 곳에서 성적대상화 되지 않기 위해서 교육계에 여자들은 더 필요하다. 근무중에, 회식중에 여자들이 성적대상화 되는 걸 멈추게 하기 위해서, 모든 직장에 여성 임원은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 지금은 여자들이 너무 적다. 지금은 남자들이 너무 많다. 아무데나 남자가 너무 많아서 정말이지 공해 수준이다. 강간, 성폭력, 성추행을 저질로도 남자들은 광고를 찍고 예능에 나오고 소설을 발표한다. 남자가 너무 많아서 생기는 일이다. 그 남자들이 있어야 할 곳에 여자들이 있어야 한다.





요즘엔 예쁘다는 말에 대해서 곰곰 생각해보고 있다. 나도 여전히 나도 모르게 예쁘다는 말을 내뱉곤 하는데, 이 예쁘다는 말은, 그러나 해롭지 않은가.


예쁘다는 말은 텔레비젼만 틀어도 최고의 찬사로 나오고 있다. '예쁘다'는 최고의 가치가 되어, 여자들은 모두 예뻐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예쁜 나를 전시하고, 예쁜 나를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예쁘다는 건 너무 힘을 가지게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며칠전부터 들었다. 예쁘다는 게 별 게 아니었다면, 그것이 그렇게 아이들에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최고의 가치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를 요즘 계속 생각하게 되는데, 그건 성추행 당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바로 '니가 예뻐서 그래'라는 거였다. 



니가 예뻐서 그래.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여자들이 듣는 말. 성추행, 성희롱, 심지어 강간까지. '니가 예뻐서 그래' 라는 말은 얼마나 많은 변명이 되었나. 니가 예뻐서 그래, 라고 해버리니 잘못은 '예쁜 나'에게 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예쁜 게 좋은 거라고 그렇게나 여기저기에서 칭찬이랍시고 해대니까 예뻐지고 싶어하고 예쁘다고 인정받고 싶어하는데, 그런데 예쁘면 예쁘다고 강간당한다. 애나 어른이나.. 이거 너무 이상하잖아? 예쁜 게 좋은 건가? 이거 너무 이상해.



자, 봐봐, 장애인도 무정자증도, 여자들도 군대에 갈 수 없어, 그런데 군대에 다녀오면 가산점을 준다.... 이거 이상하지 않아? 애초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정해두고는, 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가산점을 준대. 이상하잖아?

자, 보자, 예뻐야지, 예쁜 게 최고야, 예뻐야 시집도 잘 가, 예쁜 게 짱이다, 니가 예뻐서 강간했어..... 이상하잖아? 너가 가수로 성공하고 싶으면 영화배우로 성공하고 싶으면 취직 잘하고 싶으면 지금보다 더 예뻐져야 해, 니가 예뻐서 강제로 키스하는 거야, 니가 예뻐서 강간했어...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

예쁘다는 말은 나도 모르게 불쑥 불쑥 튀어나오곤 한다. 어쩌면 이런 것부터 고쳐야하지 않을까. 예쁘다는 말을 찬사로 만드는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게 아닐까.

가야할 길도 멀고 아직도 답을 알 수 없는 것들도 많다.




백래시 책이 무거워서 집에서만 읽고자 했더니, 너무 진도가 더딘 것 같아, 어제는 출근길에 가져왔다. 아무래도 내가 가장 집중을 잘할 수 있는 공간은 지하철 안, 출근시간이다... 퇴근 시간에도 자리에 앉으면 책을 펼치고 읽을 수 있긴 하지만, 이렇게나 무거운 책은 서서는 도저히 꺼내 읽을 수가 없어. 팔이 아푸다... 아무튼 그렇게 어제 아침.





역시나 예상한대로 너무 무거웠고..그렇지만 집중이 잘됐다. 밑줄 아주 박박 그으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잘 읽고 있다. 오늘 출근 할 때 300페이지를 막 넘겼다. 뭔가 출근길에 웨이트 트레이닝 하는 기분이었지만..뭐....... 킁킁.


이렇게 무거운 가방을 들고 출근하는 난데, 어떻게 엉덩이랑 어깨에 리본을 매달고 다니고 어떻게 꽉 조이는 옷을 입고.... 아무튼 여자들이 회사에 다닌다는 것, 직장에 다닌다는 것, 출근을 한다는 것은 '일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을 한다, 일을 한다고. 일을 해!!! 가서 가만히 앉아 '내 여성성을 마음껏 보세요' 하고 가는 게 아니라고 이 머저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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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11-1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백래시>랑 <코르셋> 같이 읽고 있는데 다락방님 올려주신 부분이 특히 남자가 ‘미용‘ 또는 ‘의복‘을 빌미로 여성을 얼마나 규제하려 했는지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자신들이 원하는 옷을 여성들에게 입히려는 남성들처럼 자신들이 좋아하는 하이힐을 여성들에게 신기려고 하는 구두 디자이너들이 있더라구요. 참내... 그 옷이랑 구두랑 세트로 본인들이 입으면 될 것을 말이예요.

저도 예쁘다는 말을 자주 하거든요. 아이들한테, 어른한테도 ㅠㅠ 다락방님 글 읽으면서 거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어요.
유익하고 의미있는 글, 너무 멋져요.
하지만 역시나 백미는, 이 페이퍼의 마지막 문장.

난, 다락방님이 좋아요.

다락방 2018-11-14 16:0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이 세상이 여자를 사람 취급 안한 건 너무나 오래된 역사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어요. 여성의 옷을 디자인하면서 실제 여성들이 입으면 어떨까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니..너무 끔찍하잖아요. 자기들 마음대로 사이즈 만들어놓고 자, 이걸 입어라, 하다니... 그걸 안입으면 여성성을 잃는 것처럼 묘사하다니. 머릿속 망상으로 ‘여자란 이런것이다‘ 그려놓고 거기에 인간 여자들을 끼워맞추려고 안간힘들을 썼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인간들이 너무나 많으니 문제입니다. 영화와 패션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너무나 많은 남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남자가 너무 많다..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여자가 더 많아져야 합니다, 더 많이, 더 많이요.


저도 예쁘다는 말 저절로 나오곤 해요. 사랑스럽고 순진하고 그럴 때도 저도 모르게 아유 예쁘다고 감탄사처럼 내뱉게 되잖아요. 그것이 과연 이대로 좋은것인지..요 며칠간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백래시 책에서 ‘예쁘다‘는 것에 대해 나온 게 아닌데, 백래시 읽다보니, ‘그런데 예쁘다는 건 이대로 괜찮은걸까‘ 하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니가 예뻐서 그래‘라는 소름끼치는 말이 갑자기 확 무섭게 다가왔거든요. 예쁘다는 건 뭘까, 우리는 예뻐야 하는걸까?

왜, 남자들이 여자 소개팅 시켜준다고 하거나 할 때를 비롯해 그저 모르는 여자에 대한 얘기가 나올라치면 가장 먼저 묻는 말이 그거잖아요. ˝예뻐?˝

예쁘다는 게 뭘까, 이건 이대로 괜찮은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생각해보고 있어요. 계속 공부하고 이야기 나누다보면 어떤 답을 찾을 수 있게되겠지요.


저도 단발머리님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걸 아셔야 해요. 훗.

비공개 2018-11-14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 책을 못읽고 있는 요즘이네요 ㅠㅠ
약속해놓고 못지키고 있어 죄송하고 답답한 마음...
그치만 이 페이퍼를 읽고 나니 다시 의욕이 불끈솟네요!!

다락방 2018-11-14 16:10   좋아요 0 | URL
jsshin님, 아직 11월달의 절반이 남아 있습니다. 남은 절반동안 주루루루룩 읽어내시길 바랄게요. 이게 막상 손에 잡으면 잘 넘어가요. 왜냐하면 우리의 삶을 얘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의욕, 계속 가져갑시다! 불끈!!
 
















그러고보면 주말에 집에서 자는 일이 점차 드물어지고 있다. 11월 주말에는 단 한 주도 집에서 자지 않게 되었다. 집이 아닌 곳에서 잠자고 일요일에 돌아오면 몹시 피곤해 꼭 낮잠으로 피로를 풀게 된다. 이런 일상이 익숙해졌어. 하룻밤 나갔다 온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다...


그러다보면 가장 시간이 많을 것 같은 주말에 책을 읽는 속도도 더뎌지고 아예 못읽게 되기 일쑤다. 그래도 우리가 백래시 소모임을 하고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읽어보려고 어제 책장을 펼쳤다.


1980년대에는 여성에게 집에 있으라는, '독신병'을 치료하라는, 아이와 남편이 있는 삶이 완벽한 삶이라는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지만, 그 전에, 1970년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남자가 손을 잡아 주지 않아도 당당하게 자기 문제 자기가 해결하는 여자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나왔었어. 그런데 왜 그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지 못했는가. 어째서 80년대에는 그런 영화들을 다 뒤집어버렸는가...






70년대에는 이렇게 여자들 스스로가 자신이 얼마만큼 일하는지 알고, 결혼이 나(여성)로부터 무엇을 앗아가는지 잘 알고 그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80년대에는 스윗홈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가장 완벽한 것이라고 말하는 영화들이 쏟아지는가...


"누가 뭐라 해도 분노를 포기하지 말아요"


누가 뭐라 해도 분노를 포기하지 말것. 어제 내가 읽은 백래시에서 배운 것이다. 분노를 포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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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 시작합니다.
[백래시] 일요일마다 백래시 올리기
















이틀전 일요일에 백래시 페이퍼를 썼으니, 앞으로 일요일에만 쓰자..라고 마음을 먹었지만, 그냥 닥치는대로 쓰겠다.

그러니까 내가 어제 자기 전에 '백래시를 조금만 읽다 자자' 했는데, 읽다보니 또 딥빡이 온 것이다.



'킴 베신저'는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당시에 섹시한 여배우로 이름을 날렸었다. 내가 아마 내 페이퍼를 통해서 여러번 킴 베신저 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녀의 몸매가 강조되는 영화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그녀가 찍었던 영화 중에는 나도 대학시절 보았던 영화 《나인 하프 위크》가 있다. 나는 어쩐 일인지 이 영화가 그동안 '잘만 킹' 감독의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아, 잘만킹은 와일드 오키드였나?), 아니었다. 《플래시 댄스》와《가면의 정사》의 감독인 '애드리안 라인' 이었다. 감독의 필모를 보니 내가 본 영화가 여러편이던데, 나는 감독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도 않았네.


















이 책에서는 여성 중심의 영화로 만들 계획이었던 '가면의 정사'가 어떻게 악녀를 만들어냈는지, 어떻게 극장에서 많은 남성 관객들이 '저년을 죽여라!' 소리를 지르게끔 바뀌게 되었는지를 얘기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 감독의 작품 나인 하프 위크 얘기도 나왔다.


자, 여러분, 같이 분노하자.





어제 이 부분을 읽는데 킴 베이신저 생각이 나서 너무 마음이 아픈 거다. 이것이 응당 네가 해야할 일이라는 듯, 촬영 쉬는 시간에도 굴욕을 당해야 하다니.. 그런 영화를 내가 뭣도 모르고 대학시절 보았다니.. 너무 속상한거다. 세상에 이런 영화는 도대체 얼마나 많을까. 아니, 남자가 감독인 거의 대부분의 영화가 이런 식이 아닐까. 게다가 남자 주연 배우 역시 감독의 말을 듣는다. 저 사이에서 킴 베이신저는 어떤 행동을 하고 무엇을 느껴야 했을까.


영화판에서 그리고 드라마 판에서. 그리도 다른 모든 직종에서.

남자들은 대체 여자들을 얼마나 괴롭히고 있는걸까.

그러면서 작품을 위해서라고, 더 좋은 연기를 위해서라고 하니, 그야말로 가스라이팅이 아닌가. 처음에는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도 '이것이 좋은 연기를 위해서라니..'라며 자신을 의심하며 그 순간순간을 견뎌낸 것이 아닌가. 너무 마음이 아픈 거다. 이 일을 알게된 이상 만약 내가 지금 다시 나인 하프 위크를 보게 된다면 아마 펑펑 울게될 것 같은 거다.


나는 포르노를 부러 피한 건 아니었다. 내가 보기 싫어서 보지 않았던 거지. 그런데 내가 간혹 보고싶어했던 에로영화들이, 거기에는 남자와 여자와의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가 있는 육체적 관계는 좋다고 생각했던 그 영화들이, 그런데 정말 '괜찮았던' 영화들인걸까? 에로 영화에도 여성에 대한 폭력은 계속 있어왔던 게 아닌가.


나는 얼마나 많이 더 화내고, 더 울고, 더 절망해야 할까.


애드리안 감독은 이런 사람이었다.




물론 '마이클 더글라스'라고 해서 애드리안 감독과 별 다를 바 없긴 했지만.



어느 직업을 가지든 어느 직장에 다니든, 여자들은 너무 많은 것들을 견디고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빼앗기는 에너지가 너무 많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싸우자고 하니, 어떻게 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백래시》가 너무 두꺼워서, 혹은 너무 어려울까봐 자꾸 읽기를 미뤄두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지금 당장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책장을 넘기면 전혀 어려운 내용이 아니다. 거기에는 그동안 우리가 살아온 세상이 어떤 세상이었는지를 그대로 까발리는 글들이 있다. 이 세상에서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우리가 거기에 적힌 말들을 이해 못할 바가 없다. 우리는 어떤 것들이 우리에게 어떤 압박을 가했는지 알아야만 제대로 싸울 수 있다. 정말이지, 너무나 상투적이지만


일독을 권한다. 재독이어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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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쟁이 2018-10-30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분노하자. 라는 말이 갑자기 쿵 와닿네요.

다락방 2018-10-31 07:44   좋아요 0 | URL
무식쟁이님, 같이 분노합시다!

단발머리 2018-10-30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킴 베이신저는 한 명이 아니었겠죠. 그런 생각을 하면 정말 우울해집니다.
견고한 편견, 견고한 벽, 견고한 세상 ..... 여자들에게만 견고한 ㅠㅠ

다락방 2018-10-31 07:45   좋아요 0 | URL
제가 즐겁게 보았던 많은 영화들이 뒤에 저런 사연들을 숨기고 있을거란 생각을 하면 너무나 아찔해요.
세상이 여자들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요? ....

사랑은 야야야 2018-10-3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시절 보지 못한 <오즈의 마법사> 최근 봤는데, 영화는 아름다웠지만, 주인공 주디에게 가한 내용을 듣고 정말 충격 먹고 다시는 이 영화 보지 못할 것 같아요. 미성년인 주디에게 살 빼라고 마약, 담배 권하고, 성희롱까지 있었다니. 이런 개막장ㅠㅠ

다락방 2018-10-31 07:46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사연 어디선가 봤는데 서프라이즈였나... 어느 책에서 봤나..
세상은 그렇게 앞에서든 뒤에서든 개막장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세상 속에서 여자들이 그야말로 ‘버텨내며‘살았던 거죠.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달라지지 않을까봐 두렵기도 하고 지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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