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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설레인다. 낯선곳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여행의 참맛을 알게 되고, 소중함도 느끼게 된다. 소설가인 저자는 정신분석, 심리 상담에 관한 책을 다독함으로서 '내 안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한다.
우리 삶의 중요한 비밀 한 가지는 우리 대부분이 세살까지 형성된 인성을 중심으로 여섯 살까지 배운 관계맺기 방식을 토대로 하며 살아간다는 점이다. 정신분석을 받은 후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얼마나 정확하게 인간 정신을 설명하는 말인가 싶어 놀란 일이 있다.
심리치료의 기본서인 미실다인 박사의 <몸에 밴 어린시절>에서도 다룬 내재과거아의 트라우마는 성인생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문제를 일으킨다고 했다.
저자는 로마, 뉴질랜드, 독일, 중국, 영국등 세계 각국의 여행지에서 만난 아름다운 풍경들과 그안에서 만난 상처받은 사람들의 내면을 통해 무의식에서 이루어지는 인간 심리의 다양한 요소들을 설명한다.
사랑할 때 내면에서 소용돌이치면서 올라오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정면으로 끌어안을 수만 있다면, 아주 힘들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그 감정을 넘어서서 계속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의식을 의식의 차원으로 통합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사랑이 한 사람을 아름답게, 자신감 있게, 성숙하게 만드는 이유 역시 그 어려움을 이겨낸 성과일 것이다.
용기는 두려움과 절망감을 안은 채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는 능력이라고 한다. 홀로 존재하는 용기, 내면과 직면하는 용기, 선을 지키는 용기 등 우리 생의 각 국면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없다면 사랑은 단순한 의존 상태가 되고 용기가 없다면 충성심은 획일주의가 되고 만다. 용기는 일체의 정신적 덕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다.
모든 심리적 문제의 원인이자 해결책인 사랑의 감정, 사랑받는 자로서의 자신감 없음이 표출되는 질투, 타인을 받아들여 나의 일부로 만드는 동일시, 행복할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느낌의 자기존중, 타인에 이르는 가장 선한 길이라는 공감등 감정의 요소들을 다양한 경험으로 이야기 한다.
어린시절의 상처받은 영혼을 진정한 자아찾기를 통해 치유하며, 어른이 된 후에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적극 노력해서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는 과정은 참 중요하다. 삶은 때로는 얼룩지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는, 즐거운 곳이다.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가 말한 "사람풍경은 목욕을 막 끝낸 사람의 비누냄새처럼 인간의 무의식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문학적 향기가 나는 정신분석서.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나는 그렇게 말하겠다." 참 공감이 가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