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수족구 처럼 얼마 전부터 좁쌀만한 뭐가 손발에 나더니... 급기야, 입 안까지 났어요.
그래서 운동회날인 어제 병원에 갔지요.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얼마나 반가워하시는지요.
예의 수줍은 미소와 소녀같은 목소리로 막 반가워하시더니(음, 환자인데...^^)
사과파이(저, 그거 이름 잊어버렸어요) 다 드셔버렸다구, 마치 미리 연락드리고 갔으면 남겨주셨을 것처럼 너무 아쉬워하시는 것이었어요.
아이 목구멍에 손톱 절반만하게 난 게 염증이 생겨서 정말 아프겠다시면서도 환자보호자인 저랑은 눈 맞추면서 그저 웃고 계셨죠.
서가에 꽂힌 책 몇 권이 우리집 책꽂이 책하고 겹쳐서 우리 애도 또 무지 반가워하더만요.
나와서, 애는 캔디캔디 만화책 다 못보고 가는 걸 무지 아쉬워하면서 집에 돌아왔는데요...
피곤한 제가 자고 있는데, 밤중에 딩동 벨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어요.
우리집은 완죠니... 폭격맞은 집이었는데, 글쎄 이 의사선생님께서 손수 만드신 사과파이를 갖고 오시지 않았겠습니까? 자전거 타구요.
알고보니, 제가 사는 아파트 같은 동 옆라인에 이 선생님의 동생분(플룻을 부신다죠)이 살고 계시더만요. 저는 가끔 산책하는 곳이 이 선생님 사는 곳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공원이구요.
아팠던 우리 딸은 그날 밤에 사과파이를 세 개나 먹고 잤답니다. 사진으로 찍어 올리려고 하였으나, 개봉하자마자 뚝딱 아이들이 다 먹어치운 관계로(저도 겨우 하나 먹었습니다) 미처 사진 찍을 틈이 없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주치의선생님 정말 멋진 분이죠?
누구게요? 아마 여러분도 다 아시는 분일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