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수족구 처럼 얼마 전부터 좁쌀만한 뭐가 손발에 나더니... 급기야, 입 안까지 났어요.

그래서 운동회날인 어제 병원에 갔지요.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얼마나 반가워하시는지요.

예의 수줍은 미소와 소녀같은 목소리로 막 반가워하시더니(음, 환자인데...^^)

사과파이(저, 그거 이름 잊어버렸어요) 다 드셔버렸다구, 마치 미리 연락드리고 갔으면 남겨주셨을 것처럼 너무 아쉬워하시는 것이었어요.

아이 목구멍에 손톱 절반만하게 난 게 염증이 생겨서 정말 아프겠다시면서도 환자보호자인 저랑은 눈 맞추면서 그저 웃고 계셨죠.

서가에 꽂힌 책 몇 권이 우리집 책꽂이 책하고 겹쳐서 우리 애도 또 무지 반가워하더만요.

나와서, 애는 캔디캔디 만화책 다 못보고 가는 걸 무지 아쉬워하면서 집에 돌아왔는데요...

피곤한 제가 자고 있는데, 밤중에 딩동 벨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어요.

우리집은 완죠니... 폭격맞은 집이었는데, 글쎄 이 의사선생님께서 손수 만드신 사과파이를 갖고 오시지 않았겠습니까? 자전거 타구요.

알고보니, 제가 사는 아파트 같은 동 옆라인에 이 선생님의 동생분(플룻을 부신다죠)이 살고 계시더만요. 저는 가끔 산책하는 곳이 이 선생님 사는 곳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공원이구요.

아팠던 우리 딸은 그날 밤에 사과파이를 세 개나 먹고 잤답니다. 사진으로 찍어 올리려고 하였으나, 개봉하자마자 뚝딱 아이들이 다 먹어치운 관계로(저도 겨우 하나 먹었습니다) 미처 사진 찍을 틈이 없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주치의선생님 정말 멋진 분이죠?

누구게요? 아마 여러분도 다 아시는 분일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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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6-05-0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세실 2006-05-05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어머나..가을산님 맞지요~~
와 가을산님 맘이 넘 아름다우시군요~~~~~
그저 부러워요~~

2006-05-06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6-05-06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주치의선생님이시네요. 맘이 든든하겠어요. ^^

히피드림~ 2006-05-06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참, 누군가 궁금하네요. 세실님 말씀처럼 가을산님??

울보 2006-05-06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가까이 사시는군요,,
좋으시겠어요, 사과파이 먹고 싶네,,

하늘바람 2006-05-0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정말 멋진 분이시군요. 가을산님이 그분인가요?

호랑녀 2006-05-0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시종님, 오랜만에 뵈요. 반가워요 ^^
다들 참 밤늦게까지 안 주무시는군요. 저는 출근해서 한바탕 아이들이 들이닥쳤다가 물러난 이후입니다.
딩동댕~ ㄱㅇㅅ님 맞추셨습니다 ^^
우리 애가요... 병원 또 가고싶대요. 의사선생님이 너무 좋으시면 발생하는 부작용인가봐요.
제가요... 제 인간성은 별론데, 주변에 좋은 분들이 참 많아요. 다 제 복이죠, 뭐 호호호 =3=3=3

반딧불,, 2006-05-06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넘 부럽습니다.흑

진주 2006-05-0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정말 넘 부러워서 죽을 거 같습니다아아아아~~
호랑녀님 정말 좋으시겠어요^^

조선인 2006-05-0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 파이... 아흑... ㅠ.ㅠ

호랑녀 2006-05-06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우리 동네로 이사오실래요?

2006-05-07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6-05-18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전 가고 싶어요..^^
대전에서 번개하면 기차 타고 갈텐데..한번 추진해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