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절대불가! 라고 외치던 내가...(교육적 소신이라기보다는 경제적 여건상)
자기는 과학자가 꿈이라고 늘 얘기하던 아들놈에게 넘어가서 과학학원을 찾아갔다. 일산에 살 때부터 보내달라고 했었는데 미루다 미루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함 해보고 정말 과학이 평생 즐거울 것 같으면 하라고 얘기하면서 W학원을 찾아갔다.
반편성시험 비슷한 걸 치는데 과학만 치는 게 아니라 수학도 친다.
그런데... 과학보다 수학이 점수가 쬐끔 더 낫게 나왔다. 도대체 왜!!!
아마 과학은 문제집 한 번 풀어본 적이 없고, 수학은 그나마 시험볼 때 문제집이라도 풀어서 그런가보다. 학원에서는 옳다꾸나 둘 다 등록하라고 꼬드겼고, 아이가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는 가르쳐봐야 안다는 원장(아들 친구의 엄마)의 말에 넘어가서... 두 과목 다 등록하고야 말았다.
딸내미... 예전부터 발레학원을 보내달라는 얘길 입에 달고 살았다. 학원 알아보는 중이라고 얼버무렸는데, 급기야 동네를 지나다니는 학원차를 보고 콕 찍어서 얘기한다. 학원 못 알아봤으면 저기 같이 가보자구. 그래서 어제 같이 갔고... 결국 등록하고 당장 시작했다. 두 시간을 쉬지 않고 시키는데(4학년쯤 되다 보니 전공반이다. 본인 실력은 기초인데... 그래서 굉장히 강도 높게 시킨다) 나같음 녹초가 되겠더만 딸내미는 기운이 펄펄이다. 쉴새없이 재잘대더니 바로 일기쓰고 픽! 쓰러져 잔다.
그랬더니 우리집 막내... 자기도 발레를 보내달란다. 사실 얘도 이 얘기를 꽤 오래 전부터 했었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을 보면서 정말 눈이 빠질까 걱정할만큼 집중해서 봤고, 집에서도 늘 바비의 백조의호수나 호두까기인형을 즐겨보는 녀석이다. 베란다에 나가서 젤리슈즈 신고 흉내도 내고.
그런 녀석을 데리고 발레학원에 가서 언니만 등록을 시켜줬으니 난리가 났다. 애원도 했다가 떼도 썼다가...
사실대로 얘기했다. 엄마가 돈이 없어서 너희를 다 보내기는 힘드니까, 너도 언니처럼 크면 그때 가자구. 그랬더니 엄마는 돈을 어디서 나느냐구 묻는다. 아빠가 회사에서 벌어오는 돈이라고, 엄마도 아빠한테 받아서 쓰니까 엄마는 돈이 많지 않다구 했다. 알았다고 자길레... 설득당한 줄 알았다.
오늘 아침, 눈 뜨자마자 아빠에게 달려간다.
아빠, 아빠가 나 돈 좀 주세요. 발레학원 다니게요. 엄마는 돈이 없대요.
꽈당~!!!
슬프다...ㅠㅠ 아르바이트해야겠다. 대전엔 외국 박사학위를 가진 캐셔들도 많다던데, 아마 그 사람들도 이런 과정을 거쳤을 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