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선생님이 도서관수업을 요청하셨다.
주제도 아무 거나, 방식도 아무 거나... 오늘 장학사들이 와서 연구수업하는 날인데, 그 옆반이 수업이라 혹시 방해할까봐 아이들을 도서실로 유배보내는 게 목적인 듯했다.(도서실 담당샘만 아니었음 안한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우쨌든, 두 시간을 하자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고민하다 이번엔 사회 환경 관련 내용을 하기로 했다.
모둠별로 프레젠테이션 자료 만들기
주제는 우리 모둠은 도시계획가
먼저 설정을 했다.
대지진으로 도시 하나가 완전히 파괴되어서 재건설해야 한다는 것. 모두 6팀이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하였는데(아이들이 6모둠이므로) 14:00까지 프레젠테이션 준비 완료할 것.
그리고 설명회를 가졌다.
1. 우리 도시는 대한민국 대전시 정도의 넓이와 인구입니다. 지도를 참조하세요.(대전 백지도 하나 첨부)
2. 우리 도시는 선사유적지가 있습니다. 많이 파괴되었지만 발굴하고자 합니다.(지도에 유적지 지역 표시)
3. 우리 도시는 천이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고, 산도 많이 있어서 자연환경을 잘 이용하고 싶습니다. 우리 시민들은 쾌적한 도시를 원합니다.
4. 우리 도시 주민들의 일터는 바로 이 도시입니다. 당장 일할 곳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번 지진으로 일터를 잃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을 써주고
(도시 이름, 도시 특징, 생활폐기물 등의 처리방안, 교통수단, 주거지 특징, 조감도 등)
그 다음으로 참고할 만한 도시들 이야기를 해줬다.
빠질 수 없는 곳이 꾸리찌바. 그 외에 검색해서 세계 여러 나라의 생태도시들에 대해 얘기해주고, 우리나라 은평 뉴타운이 생각하고 있는 클린시티랑 행정수도에서 한다는 에코시티 이야기도 해주고.
그렇게 해서 결국 시간 안에 두 모둠이 완성했다.
한 모둠은 생태도시라는데, 뭐, 거의 도시라기보다는 자급자족형 농촌의 모습이다.
도시 한쪽에 아파트는 몰아두고, 거의 공원과 논밭이다. 물론 아파트 옆에는 반드시 학교와 도서관을 그려두는 센스^^
또 한 모둠은 관광도시로 산악지대는 전부 스키장을 만들고, 반대쪽엔 주거 교육시설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이 도시의 주거지역에서는 일주일에 하루만 자가용을 이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 한단다. 쓰레기는 모두 모아 대형 분쇄기에 갈아서 거름으로 만들어 논농사에 이용한다고 한다.
주거지역에만이 아니라 스키장 중간중간에도 도서관을 지어두는 센스 ^^
난 좀더 진지하게 아이들이 고민해주기를 바랬지만 욕심이었다.
차라리 세계 여러 생태도시를 직접 조사하게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다만... 도서실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 환경관련 책들도 거의 없고, 검색할 컴퓨터도 없고.(솜씨 없는 나뭇군이 연장탓을 한다나 어쩐다나...)
이렇게 또 하루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