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감샘은 아마 나에게 해리포터 같은 마법지팡이가 있는 줄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이 반납하는 책이 혼자 훨훨 날아가서 척척 제자리에 꽂히는 줄 아시나보다.
도서실에 오는 아이들은 이용자지도 없이도 그저 척척 잘 알아서 책을 찾고 빌리고 반납하는 줄 아시나보다.
40박스가 넘게 폐기자료를 뽑아놓은 건 다 엄마들이 한 줄 아시나보다.
그 폐기자료를 정리하는 건 내 사랑 지니처럼 눈 한번 깜빡 하면 되는 줄 아시나보다.
6백장도 넘게 만들었던 책갈피들, 사서가 할 일 없어서 그저 소일거리고 만든 줄 아시나보다.
분류번호 엉망인 책들은 차르륵 줄 서서 나와서 사서에게 보고하고 제 자리 찾아가는 줄 아시나보다.
사서가 하루만 출근하면 창고였던 곳이 바로 도서관이 되는 줄 아시나보다.
그래서...사서는 수업준비해야 한다.
아이들 수업할 때, 그럼 뭐하고 있느냐구, 이용자지도 이런 건 수업 시작할 때 잠깐 얘기하고, 교과연계수업을 하루 두시간씩 하라구... 하신다.
5월부터... 5월 말에 장학지도 있는데 그 전에 전교 수업을 다 해야 한다... 으아악... 담주면 5월인데... 아직 책들이 제 자리를 찾지도 못했는데...
이용자지도를 못했으니, 그냥 책을 훈련시키는 게 낫겠다.
야, 니들, 빨리 제자리 안 찾아가? 죽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