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날!
딸아이를 시험장에 데려다주고 들어와서 책을 펴고 앉았다.
나도 우리 딸도 워낙 태평한 성격이라 평소와 같이 담담하게 보냈지만, 오늘 하루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오늘은 정말 중요한 날이다. 그들 모두에게 노력한만큼의 보상이 꼭 주어지기를!

공부를 좀 못하면 어때, 세상 사는데 중요한건 공부 잘하는게 아니더라, 라고 생각했던 나는 분당으로 이사오면서 멘붕을 겪었다. 그런 마인드로는 도저히 엄마들과 어울리기가 힘든 것이다. 내 나름의 교육철학은 항상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다. 그렇게 한번 키워봐! 나중에 대학 잘 가나!

나야 그런말쯤 무시해도 상관없지만, 경쟁터에 내몰려진 아이들은 불안해졌다. 독특하면 왕따 당하는 아이들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친구들처럼 유명 학원을 다녀보겠다고 하고, 가혹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쪽집게 과외를 추가해 보겠다고 욕심을 냈다. 이 세상에 적응해 살아보겠다는데 부모로서 말릴 수는 없다. 도와주지는 못 할 망정. 그렇게 점점 철학은 가벼워지고, 점점 세상의 박자에 발맞추는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마음이라도 편하냐면 그것도 아니다. 몸은 너무 피곤하고, 해야 할 공부는 쌓이고, 주변에선 아무리 노력해도 그 정도로는 in서울 하기는 택도 없다고 겁을 준다. 물론 세상이 그렇더라도 뚝심있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 길도 쉽지는 않다. 결국 거의 다 이 전쟁터로 돌아온다. 이게 제일 쉬웠어!

그 전쟁이 오늘로 마감되었으면 좋겠지만, 오늘만 지나면 편해지겠지? 하며 좋아하는 아이에게 차마 잠깐의 휴식이 있을 뿐 앞으론 더 심한 경쟁이 기다린다는 말은 할 수가 없다.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이 짠한 이유다. 그리고 돌아와서 책을 폈는데 마침 이런 내용이다.

개천에서 나던 용이 하수구로 빠진 사연 - 자녀 교육비 그래프로 살펴 본 `승자독식`사회의 결말


사교육 열풍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자녀 교육에 대한 투자가 지렛대 효과를 가져 자녀의 미래에 훨씬 더 큰 소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다시말해 한국이 승자독식인 사회이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금이라도 수능점수를 올리면 자녀의 미래 기대 수익이 크게 변하니, 고액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이고, 사교육비를 지출할 능력이 없다면 더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승자독식`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 사회가 `한 줄로 세우고 앞 사람에게 몽땅 몰아주기` 같은 분배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입시제도를 어떻게 바꿔도 자녀교육비를 충분히 지출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부모의 아이만 입시에서 성공한다.

한 줄로 늘어선 사회의 맨 앞줄에 서지 않아도 좋다고, 마음 편히 가지고 니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라고 말을 하지만 그 앞줄에서 벗어난 삶은 어떨지, 과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지금의 사회는 보장해주질 못하는 듯하다. 오늘 신문 일면에는 일하는 20대의 네명중 한 명 꼴로 국민연금에 가입을 못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대부분이 알바와 비정규직인 까닭이다. 청년층의 빈곤이 노후빈곤으로 이어질 것이다.


어제 대통령이 sns에 올린 수험생 응원글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했다. 올해 수험생의 숫자는 63만 1184명이 아니라 63만 1434명이라야 했을 것이므로. 대통령은 외면했지만 그래도 국민들이 그 학생들을 잊지 않고 다시 불러서 함께 격려해주었다. 너희들도 잘 있지? 하고.
승자독식의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방법은 각자도생이 아니라 연대다. 힘 없는 사람들은 서로를 챙기고 뭉쳐야 한다. 내가 어느 편에 서 있는지를 확실히 보아야 한다. 나는 수능을 보는 날에 단원고 아이들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을 보며 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 앞 줄에 서지 않아도, 오히려 앞 줄에 선 사람들이 뒷줄의 연대를 부러워 할 만한 사회를 만들 순 없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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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11-1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연대와 기억과 희망,
따님도 지금까지 애쓴 좋은 결과 나오기를 기도 드립니다!

살리미 2015-11-12 09:28   좋아요 0 | URL
항상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해피북 2015-11-12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아침부터 주책없이 눈물이 그렁그렁거렸어요 ㅠㅠ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짠하게 느끼시던 마음과 `1484`명이라던 말에 마음이 울컥거리네요 ㅜㅜ 수능을 치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오늘 하루가 꿀과같은 하루가 되기를! 그리고 꼭 힘겨운 시간만큼의 결과가 있길 바래봅니다^^ 오로라님도 화이팅이예요 ㅎㅎ

살리미 2015-11-12 09:52   좋아요 0 | URL
ㅎㅎ 오늘은 조용히 지내려고 했는데 마침 읽고 있던 책에서 이런 얘기가 나와서... 저도 울컥했네요 ㅋ 다들 응원해 주시니 좋은 결과 있겠지요^^

yureka01 2015-11-12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시사하는 바가 아주 많네요....오늘이 수능날이라 아이들의 미래를 한번더 생각하게 되네요...

살리미 2015-11-12 10:2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서니데이 2015-11-1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오늘 시험 보는 수험생이시군요, 아쉬움 없이 시험 잘 봤으면 좋겠어요,
오로라님도 좋은하루되세요^^

살리미 2015-11-12 14:35   좋아요 1 | URL
네^^ 고마워요. 서니데이님!

에이바 2015-11-1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오로라님^^

살리미 2015-11-12 15:22   좋아요 0 | URL
아아아앙~ 에이바님..... 끝날 시간이 다가오니 떨려요 ㅎㅎㅎㅎ

붉은돼지 2015-11-1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오로라님에게 다 큰 따님이 있었군요...^^
제 조카도 오늘 시험치러 갔습니다. 모두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

살리미 2015-11-12 15:55   좋아요 1 | URL
네^^ 제 플필 사진이 우리딸인데, 어느새 커서 시험보러 갔어요^^ 전 이제 슬슬 따님 모시러 가 보려고요 ㅎㅎ 제2 외국어까지 치면 다섯시 종료에요. 수능 시험장을 가까운 곳에 배정받아서 끝나면 걸어오겠다고 하던데, 혹시나 시험 보고나서 너무 슬플까봐 ㅋ 문앞에 있다가 데리고 와야겠어요^^

인디언밥 2015-11-12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따님이 수험생.. 이셨군요 우와... 저는 수능 끝나고 터덜터덜 모르는 길 한참 걷다가 집에 왔는데.. 혼자 걷는 시간도 나쁘지 않더라구여. 흫! 그나저나 오로라님 진짜 멋있어요

살리미 2015-11-12 18:57   좋아요 0 | URL
혼자 오는 길이 너무 쓸쓸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데리러 갔더니 교문앞에 엄마들이 너무 많이들 마중 나와 있어서 안 왔으면 섭섭할 뻔 했겠구나 싶더라고요^^ 수능이 끝나니 만감이 교차하나봐요 ㅎㅎ 그래도 울고 불고 하는 애들도 많던데 히히덕 거리고 나오더라고요^^ 멘탈갑이에요.

조선인 2015-11-1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결과 있기를. 줏대있게 아이 키우기란 정말 힘드네요.

살리미 2015-11-12 19:1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아이가 어릴땐 언제면 커서 걱정이 없어질까 했는데, 그때 선배들 말씀이 지금이 좋을때다, 클 수록 고민이 더 많아진다 하더라고요. 품안에 있을 땐 내 방식대로 키울수 있었지만 자라면서는 포기할게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15-11-12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결과 있기를 저도 기원합니다^^
1484명~~~갑자기 한숨 나오네요!ㅜ

살리미 2015-11-12 19:1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오늘 아이가 시험치르는 동안 페이스북에 올라온 단원고 엄마들 글 읽으면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우리 딸과 같은 나이고 또 그 사고가 없었더라면 같은 경로로 수학여행을 갈 뻔 해서 더 마음이 쓰여요 ㅠㅠ

달팽이개미 2015-11-12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로라님 같은 선배맘이 많~은 사회였음 좋겠어요^^ 뒤따르는 저같은 병아리맘들이 갈팡질팡 하는 일 없이 올곧게 나아갈 수 있게요...그래야 아이들이 사는 세상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따님분과 함께 오늘 하루 맘고생 많으셨을텐데...좋은 결과가 있길 바랄게요^^*

살리미 2015-11-12 22:55   좋아요 1 | URL
저도 정답은 모르겠어요.다만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해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 정도도 쉽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역시 제일 훌륭한 조언은 책 속에 있을 때가 많다는 ㅎㅎ 그래도 시험이 끝나니 간만에 온가족이 저녁다운 저녁을 보내서 기분이 좋아요^^ 고마워요!

지금행복하자 2015-11-12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이제 끝나고 저녁먹고 쉬고 있겠군요~

제 주변에도 여러명 시험보는데 시험보는 아이들에게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요. 인사말로라도 최선을 다해. 시험 잘봐 해야하는데.. 말은 버벅이고.. 해서 그냥 안아만 주고.. 초콜릿 건네 주면서 손만 잡아 줬어요~
끝나고 나서도.. 수고했다는 말 밖에 못 하겠더라고요~ 어려웠다고 시무룩하게 나오는데.. 오늘 하루를 위해 3년을 묵묵히 보냈을 그 아이를 생각하니.. 정말 아무말 못 했어요~~ 제 친구 딸인데도 맘이 이런데...
그냥 친구만 위로하고 왔어요~~ 위로하는것이 너무 서툴러서 괜히 말실수 할까봐 더 조심스러워요~~

살리미 2015-11-12 22: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 마음 너무 잘 알겠어요. 우리 딸도 태연한 척 하지만 울다가 웃다가 그러더라고요. 그간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까 저도 아무말을 할 수 없더라고요. 위로하는 건 너무 어려워요. 그냥 같이 티비나 보면서... 마침 딸이 응답하라 1988 보고 싶었다고 해서 같이 보면서... 웃다가 울다가 했네요^^

transient-guest 2015-11-1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능이었군요. 그 어느 때보다 더 멀게만 느껴지는 한국의 하루였습니다, 저에겐. 아무 생각없이 하루를 보냈네요. 그나저나 박씨는 말투마저 유신의 악취가 폴폴 난다면, 저만 그럴까요??ㅎ

살리미 2015-11-13 10:24   좋아요 0 | URL
혼자서만 범접하지 못할 세계에 계시는 분 말투죠. 혼이 고귀하셔서 글켓지요 ㅠㅠ 그나저나.... 저 폰트가 바쁜벌꿀체라고 ㅋㅋㅋㅋㅋㅋ
 
아들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조금이라도 평온하게 만들기 위해 소설에서나마 비극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작가의 말. 그렇다면 경험해볼까? 내 취향은 아니지만!

도서관에서 대출 예약을 하고서야 내 차례가 왔다. 요 네스뵈는 처음이라 그의 스타일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다. 흥미진진. 빠른 속도로 읽어나갔다.

아름다운 피요르드 해안의 고요한 풍경이 떠오르는 노르웨이에 이런 어두운 세계가 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정말 세상은 어찌 되려고 이러는 걸까. 우리는 그래도 이정도로 마약이 퍼지진 않아서 다행이야, 남편에게 말했더니, 우리나라도 상류층들은 이미 심각할거야 너만 모르고 있지, 마약사위도 모르냐? 베테랑도 봤잖아! 한다. 하... 다른건 몰라도 마약을 이렇게 맘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은 정말 아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 책에 나오는 일라센터처럼 마약중독자를 위한 복지까지는 꿈도 못 꿀 것이다. 이런 암울한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유럽의 복지제도가 마냥 부러운 나!

형사 시몬이 늘상 입안에 붙이고 있던 담배 스누스. 담배에 호기심이 많은 (흡연자는 아니다 ㅋㅋ) 나는 스누스가 궁금해서 검색을 했더니 벌써 우리나라에도 들어와있었다. 연기가 안 날뿐 니코틴을 흡수해서 담배의 효과를 보는 건 똑같은데 우리나라에선 금연보조제로 통하나보다. 쪼끄맣게 생긴 티백을 윗 잇몸에 붙이고 있는건가본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들도 이렇게 하고 싶어서 스누스를 만들었겠나. 연기를 태우는 담배는 간접흡연을 야기하니까 비흡연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에서는 이런식으로라도 탈출구를 찾아야 하지 않았을까?

형사 시몬은 여배우 미아 패로를 좋아한다. 그녀의 첫사랑을 닮아서다. 우디앨런의 뮤즈. 입양한 순이 패로의 엄마. 나중에 우디 앨런이 미아를 버리고 순이랑 결혼할때 얼마나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나. 나는 그때 순이란 이름에 가슴이 아팠었지! 이 책에 나오는 영화 <로즈마리의 아기>를 보려고 찾아놨다. 우리나라엔 <악마의 씨>라고 소개됐나보다.

˝자비의 시대는 끝나고 심판의 날이 왔다. 하지만 메시아가 늦으니 우리가 그를 대신해야한다.˝
이것은 범죄 소설이나 영화의 주요 테마다. 법이 처벌해주지 않으니 스스로 단죄하고 정의를 수호한다. 법보다 더 위에 있는 정의. 그러나 정의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구현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그래야 억울한 사람이 덜 생기니까. 항상 아들같은 정의의 수호자가 나타나서 해결해줄 순 없으니까. 범죄없는 세상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어도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게 당연해야 한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아무리 아들이 홍길동처럼 악을 처단하고 다녀도 끝까지 마음이 개운해지지는 않는다. 정작 법을 지키고 정의를 수호해야할 사람들이 법과 정의를 무시하는 행태를 더는 보고 싶지 않지만 그런 사람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살아가야 하는 모습을 봐야만 하니까. 아들 소니는 너무나 현실적이지 않은 존재니까. 오히려 그런 처단자마저 없는 우리는 어쩌지.. 싶어지니까.

근데 이렇게 맥락없이 리뷰를 써도 되나?? 모르겠다. 지금은 머리가 복잡하니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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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1-12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일상을 평온하기 위해 비극을 경험한다. 캬~~ 정말 멋진 말이예요 ㅎㅎ 두서없이 쓰셨다시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걸요. 심심찮게 터져나오는 마약 사건들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에도 알게모르게 퍼져있는거 같고요. 요즘은 학생들도 인터넷으로 구한다던 기사를 본거같기도 해요. ㅜㅜ 아참, 오로라님은 이 글을 휴대폰으로 작성하신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정말 대단하신데요. 이렇게 긴 글을 휴대폰으로 작성하시다니요 ㅎㅎ 저는 짧은 글만 작성해서 그동안 이렇게 긴 글들은 모두 컴퓨터 작성이겠거니 하고 생각했거든요. ㅎㅎ 무튼 덕분에 `아들`이라는 책도 리스트에 담아봅니다 ㅋㅁㅋ!!

살리미 2015-11-12 10:06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가 워낙 게을러서요. 컴퓨터 켜기가 귀찮아서 핸드폰으로 `어렵게` 쓴답니다. ㅋㅋ 게으른게 아니라 모자란건가.....
근데 핸드폰으로 작성하면 알라딘 서재에선 죄다 페이퍼로 표시되더라고요. 리뷰와 페이퍼의 차이를 확실하겐 모르겠지만, 괜히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쓰이고요 ㅎㅎ
저는 글을 좀 짧고 맥락있게 쓰고 싶은데,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보니 짧은 글이 더 어려운거 같아요. 짧게 올리려고 핸드폰으로 쓰기 시작했다가 무한대로 길어져버리곤 합니다 ㅋㅋ

해피북 2015-11-12 10:18   좋아요 0 | URL
저는 안드로이드 폰이라서 틀릴 수 있지만..
북플에서 글을 쓰려고 보면 하단에 책검색 아이콘, 사진아이콘, 글쓰기 아이콘,
페이스북 아이콘, 카테고리 아이콘, 전체설정 아이콘 이렇게 있잖아요. 혹시 그중에서 페이스북 아이콘 옆에 있는 카테고리 아이콘으로 설정해보셨어요? 고 카테고리 누르면 오로라님 서재에 있는 카테고리랑 연동되서 올리고 싶은 곳을 지정하실 수 있거던요 ㅎㅎ 그리고 저도 리뷰와 페이퍼에 대한 확실한 차이는 모르겠더라고요 ㅋㅋ

살리미 2015-11-12 10:23   좋아요 0 | URL
음.. 거기엔 카테고리 지정을 했는데 그래도 핸드폰으로 올린건 알라딘 서재에서 [페이퍼]라고 올라가더라고요. 제 서재에는 리뷰에 글이 올라가 있어도요. 저도 신경을 안쓰다가 이달의 페이퍼에 당첨됐다고 해서 응? 난 페이퍼를 쓴 적이 없는데... 했거든요. 북플에선 글자수에 따라 100자평, 리뷰, 페이퍼로 저절로 분류되는거 같기도 하고요....

해피북 2015-11-12 10:27   좋아요 0 | URL
아핫. 그렇군요! 저는 휴대폰으로 하면 늘 페이퍼 작성만하고 또 지정된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어서 몰랐어요. 북플 글은 페이퍼로 올라간다니.. 참고해야겠어요 ㅎ 그리고 당첨되신거 축하드려요 ㅋㅂㅋ ~~

살리미 2015-11-12 10:29   좋아요 0 | URL
ㅎㅎ 본의아니게 자랑을..... 이러려고 했던 건 아닌데 ㅋㅋㅋㅋ
별게 아닌게 궁금해서 저는 북플에 메일을 보내 물어보기도 했는데 쌩까네여 ㅎㅎ 답이 없어요 ㅋㅋㅋㅋ

해피북 2015-11-12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궁 자랑은요~~무신. 혹시 답글 오심 소문내주세용 ㅋㅂ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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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한 남자가 거울을 보며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거울! 이 영화에서 큰 의미를 함축하는 듯하다.

 

스파이 영화지만 화려한 액션 활극도 없고 007같은 화려함도 없다.  영화는 1957년의 세상을 고색창연하게 담았다. 한편의 고전 영화를 보는 듯한 품격이 느껴진다.

 

넹전시대, 세계는 핵무기의 위협에 직면했다. 미국과 소련은 누가 먼저 방아쇠를 당길 것인지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고  서로의 비밀을 캐어내기 위해 스파이들을 심어놓았다. 그리고 서로의 스파이를 잡아내려고 혈안이 되었다. 그런던 중 루돌프 아벨이 FBI에 체포된다. 제대로된 재판 절차를 밟는다는 걸 보여주고싶었던 미국은 그에게 변호사를 선임해 주는데 그가 바로 톰 행크스가 연기한 제임스 도노반이다.

형식적으로만 변호할 것이라고 여겼던 사람들은 황당해졌다. 아벨을 만나본 도노반은 그의 예술가적 기질과 인격에 마음이 흔들렸고 비록 적국의 스파이지만 직업윤리에 입각하여 그를 진심으로 변호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미국은 소련을 정찰하기 위해 전투기를 띄우고 조종하던 비행사가 소련에 추락하여 감옥에 수감된다. 그가 소련에서 재판받는 장면이 화면에 나오자 미국인들은 경악했다. 그는 만약의 경우 비행기를 폭파하고 자살하도록 훈련받았지만 죽지않고 살아있어서 미국 정부는 그가 비밀을 발설할까봐 스파이 맞교환을 계획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정부가 개입되는 것을 꺼려서 아벨을 변호했던 민간인 도노반을 내세워 민간 차원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그래서 도노반이 협상을 위해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던 동독으로 가게 된다.

 

자, 처음의 거울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면,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은 서로의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대립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정작 거울을 보는 것처럼 닮아있다. 상대방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서 국민들의 충성을 제물삼아 스파이를 만들어 내는가 하면 정작 스파이 맞교환을 성사하는 이유도 스파이들의 인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들의 비밀이 알려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들에게 전쟁과 핵무기의 공포를 조장하여 권력유지에 활용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의 모습과도 거울을 보듯 닮아있다. 스필버그는 이런 모습들을 화면에 하나 하나 담았다. 영화를 보면서 울림을 주는 것은 그들 권력이 추구하는 신념이 아니라, 속옷 차림으로 체포되는 순간에도 품위를 잃지 않는 아벨의 인간적인 신념과 소신, 그리고 자기의 직업윤리와 가치관, 헌법정신에 충실하고자 하는 듬직한 도노반의 모습이다. 도노반은 인간에 대한 예의로 끝까지 아벨이 사형선고만이라도 피할 수 있도록 애를 썼고, 사실 그가 맡아야 할 임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아벨의 맞교환을 성사하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신경도 쓰지않는 또 한 명의 민간인 미국인 포로 프레드릭 프라이어를 같이 송환하려고 애를 쓴다. 물론 그도 베를린 장벽을 뛰어넘으려던 사람들이 무차별 총격을 받는 장면을 기차 창밖으로 보면서 놀라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무력한 일개 시민일 뿐이지만 그는 그 장면을 목격하고는 그 사회에 억류되어 있는 미국인 프레드릭을 꼭 같이 데려와야겠다고 결심하고 최선을 다하는 절대 신념을 굽히지 않는 standing man이다. 이 영화에서 도노반 역은 정말 톰 행크스가 아니면 안될 것 같았고 아벨 역을 연기한 배우도 너무나 인상적이다.

결국 베를린의 글리니케 다리에서 스파이를 맞교환하는 장면에서는 왈칵 눈물이 쏟아지고 만다. 끝까지 스파이가 송환되어서 안전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도노반과 마지막까지 품격을 잃지 않고 Would it help?라고 하던 아벨의 모습, 아벨이 차를 타고  떠날떄까지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도노반의 듬직한 모습은 이 영화의 명장면이다.

 

영화를 보며 아벨이 송환된 즉시 처형되진 않을까 걱정하는 내 모습은 반공 교육의 잔재다. 이렇게 우린 한 시대를 살아왔던 것이다.

스필버그는 왜 이 시점에서 스파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그는 1957년의 이야기를 통해서 지금 우리 사회를 보라고 하고 싶을 것이다. 냉전은 끝났지만 아직도 이념에 좌우되어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게 아닐까? 남의 아픔을 창밖으로 내다 보기만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게 아닐까?

 

 

#주호민 작가의 웹툰 영화 설명이 있길래 첨부해 봅니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contents_id=10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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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1-10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와 가슴을 채워주는 이야기`란 문구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오로라님의 촉수! 오늘도 느끼고 갑니다. 저녁 맛있게 드세요^~^

살리미 2015-11-10 19:24   좋아요 1 | URL
영화 너무너무 좋았는데, 우리집앞 극장에선 벌써 내리나봐요. 아쉬워요~ 더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는데.... ㅎㅎ

transient-guest 2015-11-11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너무 보고싶은 영화인데 더욱 기대가 됩니다. 한국의 과거와 현재도 이 거울 같이 남-북의 지배층이 서로를 바라보며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냉전은 끝난지 오래이고 세계는 다극화 시대로 진입한지 오래인데, 우리 땅은 아직도 1950체제하에 있네요. 독재의 대가 김정은-박근혜로 이어지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_-: 아프리카 어디의 정치현실 만도 못해서 지금도 가끔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살리미 2015-11-11 10:00   좋아요 1 | URL
정말 남북의 두 독재자가 거울을 보듯 똑같이 과거를 재현하고 있네요. 그렇게 닮은 둘이서 서로 비난을 하니 개그 아니겠습니까?? 정치는 안하고 코미디만 하고 있네요. 그나저나 영화는 호불호가 좀 있나본데, 저는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즐거운 감상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핸드폰 자판 입력이 익숙하질 않으니 이런거 하면서 놀고 있다. 그간 아이폰 자동완성기능을 쓸 일이 없어서 신경도 안쓰고 있었는데, 이놈이 글쎄 엄청 똑똑하다. 이언 매큐언을 입력하니 `속죄`가 뜨고, 무라카미 하루키를 입력하니 `노르웨이의`가 뜬다.
얼마전 페북에서 본 기사가 떠올라서 `박근혜는`을 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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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11-10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똑똑하군요! 저도 아이폰인데 자동완성기능을 쓰고 있진 않아서 몰랐어요!

살리미 2015-11-10 06:51   좋아요 0 | URL
놀랍죠? ㅋㅋㅋㅋㅋ 이 기능이 요즘 제겐 요긴하네요. 게다가 똑똑하기까지해서 같이 놀기 딱 좋은데요? ㅎㅎ

고양이라디오 2015-11-10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잡스형님의 아이폰은 똑똑하고 심플하고 예술적이네요. 박근혜대통령이 아이폰을 쓰시면 좋겠네요ㅎㅎ

살리미 2015-11-10 06:50   좋아요 1 | URL
박근혜 대통령이 라고 지금 쓰고 있는데 아이폰이 `국정원`을 입력하라고 말해주네요 ㅋㅋㅋㅋㅋ
암튼 대통령이 이걸 보시면 좌경화된 핸드폰이 존재한다며 `올바른 핸드폰`으로 국정화 하겠다고 하지 않겠어요?? ㅎㅎ

saint236 2015-11-1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살리미 2015-11-10 11:28   좋아요 0 | URL
멋지죠? ㅎㅎㅎㅎ

해피북 2015-11-10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앗. 아이폰에 `시리`도 탐이났는데 이런 기능도 탐나네요 ㅋㅂㅋ 저도 지금 쓰는 폰으로 바꾸기 전에 아이폰4를 사용했어요 3년동안. 작아도 휴대도 좋고 알찼는데 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밧데리도 금방 소모되서 아쉽더라고요 ㅎ

살리미 2015-11-10 19:26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아이폰 4는 엘티이가 나오면서 좀 느려지기 시작했죠. 저도 그래서 5로 갈아탔어요. 지난번에 ios가 업데이트 되면서 자동완성기능이 생겼는데 의외로 이런 재미를 주네요^^

transient-guest 2015-11-11 0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저도 이거 해봤습니다. 진짜네요! 미국을 대표하는 유수기업, 나아가 Lenovo가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야기된 빽도어문제 때문에 미국의 국가기관이나 대형회사들이 점점 더 선호하는 애플이 종북기업이었을줄이야. 박씨가 알면 애플은 한국에서 쫓겨나려나요??ㅎㅎㅎㅎㅎ

살리미 2015-11-11 09:56   좋아요 1 | URL
˝박근혜는 대통령이 아니다. 박근혜는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거짓말을 하는군요.˝ 이거 절대 제가 한 말 아니구요, 아이폰이 한 말입니다. 전 한글자도 직접 치지 않았어요 ㅋㅋㅋㅋ 애플이 혼이 비정상인거예요.
 

이언 매큐언의 책은 언제나 옳다! (이러면 그의 작품을 다 읽은 것 같지만 이 책을 포함 모두 세작품을 읽었다 ㅎㅎ)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이 작가 너무 지적인거 아닌가 하고 감탄을 하게 되다가, 너무 치밀한 묘사에 그만 질려버리기도 하다가, 마지막엔 뒤통수를 한번 탁! 때려주고, 결국 책장을 다시 앞으로 되돌리게 한다. 그래서 그의 책은 항상 두번 읽게 되는데 두번째 읽을 땐 그의 진가가 드러나서 나는 이 작가에게 빠져 헤어나오질 못하게 된다. 그가 촘촘히 쌓아놓은 문장은 어느 하나 허투루 쓴 게 없다. 모든 문장이, 모든 상황이 복선이 되어 주인공의 캐릭터를 만들어간다. 트집을 잡아 보려고 `이게 뭐야.. 왜 뜬금없이 이러지? 이건 너무 과한데?` 하고 꼽아 두었던 부분도 두번째 읽고나면 내가 틀렸음을 인정해야 한다. 홍상수 영화를 패러디해 보자면 그는 늘 나에게 `이언 매큐언은 맞고 나는 틀리다`를 요구하는 사람같다.


체실 비치에서를 읽으면서도 처음엔 플로렌스의 두려움이 너무 과한게 아닌가? 마지막에 에드워드는 왜 그렇게 분노해야만 하지? 사랑하니까 좀 더 이해해 줄 순 없나? 작가는 왜 이혼 후 그들의 삶의 모습을 그렇게 그렸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플로렌스의 두려움의 원인으로 작가가 살짝 풀어놓는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사건이 끝까지 나오질 않아서 내심 `그렇게까지 몰아가지마...제발 그런건 아니기를...` 하고 바랬던 나는 조금 안도하기도 했지만, 두번째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모든 의문이 풀리는 경험을 했다. 그는 차곡차곡 다 설명하고 있었는데 내가 딴데 신경쓰느라 눈치채지 못했던거다.


첨엔 플로렌스가 너무 바보같이 느껴져서, 왜그래, 그게 뭐라고, 그렇게 사랑하면서 왜 그 정도의 문제를 같이 해결하지 못해! 하고 안타까웠는데 이젠 그녀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녀는 성적인 부분에서 트라우마가 있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리더쉽이 있고 뚜렷한 목표가 있는 강한 여자다. 그녀가 꿈을 이루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에드워드에게는 이제껏 잘 참고 교양있게 잘 버티다가 왜 마지막에 그리 폭발해야만 했냐고, 아무리 모욕적이어도 사랑하니까 적어도 서로가 차분해질때까지 기다릴수는 없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다시 읽어보니 그도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것이 부족함이 없는 플로렌스가 유독 성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를 끝까지 확실하게 말하지 않는 것도 너무 좋다. 몇가지 상황들에서 충분히 유추가능하지만 마지막 판단은 끝까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그리고 마지막을 에드워드의 회한으로 마무리 한 것도 너무 좋다. 그의 삶을 너무 망가뜨리지 않으면서도 그가 마지막까지 플로렌스을 잊을 수 없었던 것과 플로렌스의 진심을 늦게나마 이해한게 고맙다.


책을 덮으며 깊은 여운을 느낀다. 역시 이언 매큐언은 항상 옳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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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1-09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가 읽어보려다가 밀리고 있는 <속죄>를 하루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ㅎㅎ 어디선가 날개짓 소리도 마구마구 들리구요 ㅋㅂㅋ 이언 매큐언. 잊지않을께요^~^

살리미 2015-11-09 13:12   좋아요 0 | URL
ㅎㅎ 속죄를 읽으면서 초반엔 애 좀 먹었어요.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기까지 너무 서술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본격 궤도에 올라타면서부터 정신없이 몰입했어요. 끝나고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는데..... 이 두꺼운 걸 또다시 읽어야 하나 싶어 잠시 망설였지만 금새 잘했다 싶더라고요~ 초반에 쓸데없다 느꼈던 장면이 모두 복선이에요. 그는 정말 쓸데없는 문장은 하나도 쓰지 않는거 같아 보였어요. 근데... 이 소설도 그런거예요!!
모든 소설이 두번 읽어야 더 좋다고 하기도 하고, 영화도 두번은 봐야 진짜 이해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두번 보기 싫은 영화나 소설도 있잖아요. 근데 이언 매큐언은 딴건 몰라도 `두번 읽어도 좋은 소설`임엔 분명해요^^

해피북 2015-11-09 13:19   좋아요 0 | URL
밥을 먹고 정리중이였는데 방금 접시가, 접시가 식탁에 떨어졌어요~ 쾅 소리와 함께 ㅋㅋㅋ 깨지지 않았어요. 하 하한 번도 아니구 두,두번을 읽어야 느낄 수 있으며 한 쓸데 없는 문장이 없다시니 막 설레이면서도 섣불리 시도할 수 없을것 같은 이기분! ㅋㅂㅋ 그래도 오로라님이 정말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꼭 읽어야할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ㅋ 점심식사 맛있게하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1-09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큐언 소설 좋죠. 다 읽고 나면 아주 정교한 모자이크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매큐언 작품은 왜 대부분 다 읽고 나면 신나서 첫 장부터 다시 음미하기 시작하잖아요..ㅎㅎ

살리미 2015-11-09 19:53   좋아요 0 | URL
그죠? ㅎㅎ 곰발님도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기분 좋네요^^ 항상 다 읽고 나면 신나서 앞으로 돌아가게 되요. 두번째 읽을 땐 정말 모자이크 조각 맞추듯 복선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고요. 이름도 너무 멋진 것 같아요 ^^

인디언밥 2015-11-1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칠드런 액트밖에 안읽어봤는데도 신뢰가 생기더라구요. 이 사람 내공이 엄청나구나 하고. ㅎ_ㅎ

살리미 2015-11-10 10:16   좋아요 0 | URL
저 칠드런 액트도 두번 반복해서 읽었어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