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관련 책을 읽기를 좋아한다. 어떤 프로그램에서 모 출판사 사장은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사회과 부도'를 꼽았다. 내 책꽂이에도 '사회과 부도'가 꽂혀 있다. 아마 나도 그 어떤 책보다 '사회과 부도'가 가장 오랫동안 함께 했던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학교 다닐때는 자매들끼리 사회과 부도를 펼쳐 놓고 나라와 도시 찾기를 하면서 놀기도 했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는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쳤기에 내 손에는 항상 사회과 부도가 들려 있었다.

7년간의 학교 생활을 끝내고, 결혼을 하고 아들이 성장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쓰던 교과서와 참고서 등을 정리할  때에 사회과 부도는 남겨 두었다. 인터넷이 발달하여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세계 곳곳의 지명들을 나는 꼭 사회과 부도를 펼쳐 놓고 들여다 본다. 그만큼 나에게는 세계 속의 도시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그래서인지 시중에 출간된 여행관련 책자나, 여행 에세이들은 거의 어떤 내용의 책인지를 알고 있을 정도로 탐독하는 분야이다.

지난번에는 내가 읽었던 <~~이 번지는 ○○> 시리즈를 정리해 보았는데, 이번에는 <일생에 한번은 ○○를 만나라>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내가 이 시리즈 중에 가장 먼저 읽은 책은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이다. 동유럽은 2000년 여름에 친지들과 함께 다녀온 곳이기에 그때의 그 느낌을 다시 되새기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일생에 한번은 ○○를 만나라>시리즈를 읽는다.

그동안 써 놓았던 <일생에 한번은 ○○를 만나라>시리즈 리뷰를 이곳에 모아 보았다.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 최도성 /21세기 북스 /2010

 

 

 

 

 

 

 

 

 

 

 

 

 

- 동유럽 예술기행 -

2000년 여름에 친지들과 함께 밟았던 동유럽, 그 출발점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였다. 물론, 그곳은 동유럽의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 서유럽이지만 그당시에는 동유럽 노선의 항공기가 없었기에 프랑스를 거쳐 비엔나에 그리고 체코의 프라하로 들어가야 했기에 비엔나를 함께 여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호텔근처를 돌아보는 순간 너무도 아름다운 중세의 도시와 현대의 어우러짐에 황홀경에 빠져 버렸다. 그때의 여행코스는 비엔나, 체코의 프라하, 슬로바키아를 거쳐 폴란드, 헝가리까지의 일정이었다.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여행지들이 사회주의 국가들이었고, 당시만해도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기에 잔뜩 긴장했었지만, 의외로 그곳은 사회주의의 모습보다는 아름다운 중세의 모습과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곳이었다. 거리의 악사들의 모습도...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선전하는 사람들의 퍼포먼스도, 프라하의 여기저기에서 마주치게 되는 예술가들의 옛 터전들도 모두 동유럽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지금까지 간직되어 오고 있다. 정말로 '일생에 한 번은 동유럽을 만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그곳을 찾아보라고.....

그동안 여행에세이를 참 많이도 읽었다. 동유럽에 관한 여행에세이만도 거의 10여권은 훌쩍 넘을 정도로.... 그동안, 여행에 관한 책자들은 주로 관광지 위주로 쓰여진 경우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책의 내용들이 참 다양하게 쓰여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관광지보다는 다른 이야기들이 더 많이 담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의 여행관련 서적들보다 더 폭넓고 더 깊이있게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일생에 한 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는 얇팍한 여행 뒷이야기가 아닌 깊이있는 동유럽 문화, 예술기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지역은 체코, 그리고 체코에서 분리 독립된 슬로바키아, 그리고 폴란드이다. 그러나, 체코는 예술가들이 많이 탄생하고 살았고 예술 활동을 한 곳이기에 390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중에 260여 페이지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으로 다루어 지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도 밝혔다시피

이 책은 "어떤 목적으로 썼나요?" 하는 사람들의 물음에 다음과 같이 3가지 관점을 이야기해 준다.

첫번째로, '사람에 대한 관념'을 느낀대로 적은 여행기이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과 관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여행을 했다는 것이리라.

두번째로, '예술기행'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여행한 곳들은 문학가와 예술가들의 활동무대였기에 그런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다.

세번째로, '창조적 여행' 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과 예술가의 혼을 찾아 다녔다.

쉽게 이야기하면, 이곳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문학가와 예술가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또는 예술활동을 위해서 스쳐간 곳이기도 하다. 카프카, 야나체크, 에곤실레, 구스타프 클림트, 모차르트, 베토벤.... 체코에 가면 특히 '카프카'와의 만남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프라하 시내에만 그를 추억할 수있는 장소가 38곳이라고 한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황금소로의 카프카가 잠시 살았던 집과 특이한 모습의 카프카 동상 등....

전세계인들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손꼽는다는 프라하.... 그곳에서 저자는 문학을 이야기하고, 예술을 이야기한다. 문학, 전설, 신화, 종교, 미술, 영화, 연극, 음악.... 그런 이야기들을 너무도 재미있게 들려준다. 그리고 여행중에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비록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만난 시간을 짧지만 아름다운 추억은 그 누구와의 만남보다 더 깊게 마음속에 남는 것이다.

폴란드 하면 함께 떠오른 것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일 것이다. 그곳을 2006년에 교황 베네딕트16세가 찾았다고 한다. '독일인 아들로서 깊이 사죄드립니다.'라는 무거운 한 마디 말과 함께.... 그곳은 정문을 들어서기 전부터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힘들고 비참한 곳이다.

내가 그곳에 갔을 때의 느낌이 그러했다. 도저히 인간이 할 수 없는 잔인하고 악랄한 일이 벌어졌던 곳. 저자는 이곳에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이야기한다. 이곳에 갇히게 된 유태인 부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곳에 갇혀 생활하면서도 그 비참한 환경을 가르쳐 주지 않고, 인생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고 하던 그 영화의

장면 장면들.... 어찌 말로 다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폴란드에서 저자는 코페르니쿠스, 쇼팽, 바오로2세, 퀴리부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중세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문학, 예술, 음악,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까지 모두 아우르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풍광이 아름다운 것 못지않게 많은 예술가와 예술혼이 숨쉬는 곳이기에 이곳은 일생에 한 번은 꼭 만나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을 여행한 사람들은 일생에 한 번으로 만족하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한 번 찾기를 누구나 희망할 것이다.

 

★ 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라 / 최도성 / 21세기 북스 /2009

 

 

 

 

 

 

 

 

 

 

 

 

 

-  인문학적 예술기행을 스페인에서 -

'일생에 한 번은 동유럽을 만나라'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 '일생에 한 번은 스페인을 만나라'일 것이다. 이 두 권의 책은 저자인 '최도성'의 박학다식한 문학과 예술, 역사가 어우러진 폭넓은 인문 예술 여행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기존의 관광 위주의 여행서와는 차별화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유럽을 제대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서를 알아야 할 것이다. 유럽의 건축물이나 거리의 여기 저기에 널려 있는 조각물이나 그림들은 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학과 음악에 대한 지식도 유럽 여행에서는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문학, 예술,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루어 주는 책이 '일생에 한 번은 스페인을 만나라'이기에 단순한 여행 서적을 뛰어 넘어 다방면에 걸친 많은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 주고 있다.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고야를 만날 수 있고, 마드리드 왕립 소피아 미술관에서는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부르게 마을과 론다의 누에보 다리에서는 '헤밍웨이'를 , 항구도시인 타리파에서는 '인생을 살 맛나게 해 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는다'는 '연금술사'의 코엘료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10여차례의 스페인 여행에서 스페인이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나라를 닮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스페인 내전과 군부 독재를 거친 정치 상황과 오랜 전통적 생활 방식을 이어오고 있는 모습이나, 열정적인 스페인사람들의 기질, 그리고 하나의 국가이지만 특정지역마다 그들의 언어와 혈통과 음식에 차이를 보이는 점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1년 365일이 모두가 축제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축제들.

우리들이 잘 아는 토마토 축제, 인간탑 쌓기, 모로스 이 크리스티아노스 축제 등. 종교적 색채를 띤 행사에서 지방 전통 행사까지 이 모든 축제들은 스페인이 역사와 풍습, 민족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어쩌면, 그 유명한 피카소의 '게르니카'의 비운까지 우리와 닮음꼴일지도 모른다.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르로스'도 사도세자의 운명과 흡사하다. '돈 카를로스'의 기행에 아버지 펠리페 2세는 그를 골방에 가두어 굶어 죽게 만들었으니.....

펠리페 2세가 살던 궁인 '엘 에스 코리안' 궁전은 스페인의 아름다운 '알람브라'궁과는 또다른 느낌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알람브라가 동양적 색채와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삶의 애환과 즐거움을 동시에 표현한 건축물이라면, 엘에스코리알은 장엄하고 사색적임 엄격함이 배어 있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이다. "(p. 98)

 

이렇게 한 나라이지만 가는 곳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나라. 스페인~~~

 

" 여행를 하면서 느낀 것인데, 스페인도 각 지역별로 사람들이 뚜렷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 이를 잘 표현한 말이 있다. 낙천적이고 유머 감각이 있으며, 허풍이 심한 안달루시아인은 '기도를 하고', 명예에 집착하며 일을 경시하는 카스티야인은 '꿈을 꾸며', 거칠고 부지런하고 근면한 바스크인은 '일을 하고', 경제 관념과 이익에 밝아 구두쇠라는 별명이 붙은 카탈루냐인은 '저축을 한다'는 것이다."  (p.104)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가면 건축가 '가우디'를 알아야 한다.

나뭇잎과 줄기 등 자연의 모습에서 건축의 이미지를 얻었던 가우디. 그의 건축 이상은 "나무가 나의 가장 좋은 표본이자 스승이다.'라고 했다는~~

자연을 존중하고, 천천히 천천히 성가족 성당을 지었던 가우디, 그러나, 그의 죽음은 너무도 애처러웠다는.... 천재 건축가의 사고를 노숙자의 사고처럼 처리했다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저자가 소피아 미술관에 가게 되는데, 운좋게도 '로버트 카파'의 사진전이 열렸다고 한다. 정말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난 셈이었을 것이다. 그 유명한 전쟁의 생생한 모습을 사진에 담았던 카파가 아닌가. 그의 '어느 인민 전선군 병사의 죽음'은 논란도 많았지만, 지금까지도 그의 이 사진은 카파이즘의 시작이 되었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가 전쟁터에서 찍은 사진중에 건질 것이 없어서 초점이 흔들려 선명도가 많이 떨어졌던 사진을 신문에 실으면서 편집장이 꾀를 냈던 문구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진이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는 것이 아닌가! 이처럼 뜻하지 않은 일이 더 큰 관심을 끌 수도 있다는~~~

" 라이프지 편집 담단자는 초점이 흔들려 선명도가 많이 떨어진 사진 한 장을 어쩔 수 없이 신문에 실으며, "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라는 설명을 담았다. 그런데 이 사진이 오히려 전투 장면을 더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으로 평가받았다. 차선의 선택이 최선의 영광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때부터 그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사진기자가 되었고, 그가 보여준 불굴의 작업 정신은 '카파이즘'이라는 말로 세상에 남게 되었다. " (p. 60)

 

스페인 !!

투우, 플라맹고, 토마토 축제, 인간탑 쌓기, 가우디, 돈키호테, 헤밍웨이, 알람브라궁, 알타미라 동굴벽화.... 이런 모든 것을 만나고 싶다면....

그러나, 저자는 이런 것들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스페인사람들의 삶의 모습이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생각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인생은 여행과 같다'라는 표현을 쓴다. 여행에서 풍경, 유적보다는 바람처럼~~ 안개처럼~~ 다가오는 사람에 대한 기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스페인을 10 여 차례에 걸쳐서 다녀왔기에 그런 모습들이 보이는 것이고, 우리들이야, 스페인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그 모든 모습들이 황홀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일생에 한 번은 꼭 스페인을 만나보자~~~

 

★ 일생에 한번은 파리를 만나라 / 민혜련 /21세기 북스 / 2009

 

 

 

 

 

 

 

 

 

 

 

 

 

 

-  와인을 찾아 떠나는 파리문화기행 -

파리에 관한 책들은 많이 있지만, 그 책들은 파리의 특색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관광지를, 미술가를, 음악이야기를, 박물관 이야기를, 요리 이야기를, 빵 이야기를 제각각 담아 내는 책들이 상당수 출간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와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와인 이야기만이 아닌, 파리의 역사, 문화, 그리움, 동경....
이런 다양한 빛깔의 이야기를 저자 자신의 삶의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는 것이다.
파리는 그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들 속으로 다가온다.
"낭만과 고독이 함께 숨 쉬는 예술의 도시 파리,
가슴 속 꿈이 현실이 되는 책 " (책 뒷표지 글 중에서)

저자는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파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그녀는 파리 유학을 시작으로 약 20년 가까운 세월을 파리와 함께 숨쉬면서 살아 왔기에, 그저 며칠 머물다가 돌아 오는 관광객이 느끼지 못하는 그런 파리의 모습을 알고 있는 것이다.

" (...) 이방인에게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마법의 벽을 뚫고 들어가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색채들...
아방가르드 (Avant Garde)한 실험정신으로 충만한가하면 철저히 보수적이고, 예술적 섬세함으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이는가 하면 어딘가 러프(Rough)한 촌스러움이 묻어나는 곳.
그래서 섣불리 '파리는 이렇다'라고 속단하려 들면 재빨리 얼굴을 감추고 마는 도시 " (프롤로그 중에서)

그래서 그녀는 파리가 와인을 닮았다고 표현한다. 한 병의 와인을 앞에 놓고도 와인의 맛을 아는 사람만이 "이것은 맛이 있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알면 보이고, 모르면 보이지 않는 파리는 와인을 닮은 것이다.
파리지엔으로서의 그녀는 프랑스 레스토랑인 '작은 프랑스'를 창업하기도 했고, 와인에 심취되어 와인전문가로서, 와인에 관한 논문까지 쓸 정도로 와인 마니아이다.






와인이란 이념을 초월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알코올'의 의미를 뛰어 넘은 하나의 문화코드라고 그녀는 말한다.
이 책은 와인의 모든 것이 다 담겨져 있으면서도, 파리를 처음 찾는 사람들을 위해서 대중교통 이용하기, 기차표구입, 사용하기, 먹거리, 볼거리, 쇼핑거리까지 소개해 준다.
이런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지도, 주소, 사진까지 싣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의 의식구조로는 생각할 수 조차 없는 프랑스 대통령의 이혼과 결혼, 명품 속에 감추어진 프랑스인들의 명품이야기 등을 통해 파리의 참모습까지도 낱낱이 소개해 주는 것이다.
처음에 파리에 가면 아름다운 도시 모습과 명품들에 마음이 설레고, 며칠 지나면 지저분한 거리 모습과 어수선한듯 보이는 자유분방함에 놀라움을 느끼게 되고, 그것이 파리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단기 여행자들은 느낄 수 없는 파리의 참 모습을 이 책에서는 많이 소개해 주는 것이다.
★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정태남 / 21세기 북스 /2011

 

 

 

 

 

 

 

 

 

 

- 클래식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행 -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는 클래식을 주제로 하여 유럽 10개국, 20개 도시, 30개 명소와 관련이 있는 음악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꼭 클래식 이야기만이 아니다. 가는 곳마다 쏟아져 나오는 역사, 건축, 음악, 미술 등의 이야기는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그 분야의 전문가 이상의 수준있는 내용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대관절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도 박학다식할까?
저자 정태남은
" 서울대를 졸업한 후에 이탈리아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서 그곳에서 학위를 받고 30년 이상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이탈리아 공인건축사이다.
음악전문 월간지인 <음악동아>에 칼럼을 5년이상 연재할 정도로 클래식에 조예가 깊으며, 스페인에서는 클래식 기타 독주회를, 로마에서는 독일
, 프랑스, 스칸디나비아 합창단에서 활동.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주관한 코소보 난민을 위한 자선 오페라 공연을 기획·제작하고 연출에 관여했고, 세계식량기구FAO 본부에는 그의 미술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기도 하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누비는 '넥타이를 맨 보헤미안'으로서 자신의 다채롭고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전하고 있다." (저자 소개글에서 발췌)
정말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인생을 멋있게, 여유있게, 즐겁게, 환상적으로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은 여행에 관한 책이지만 여행 정보서적은 아니며, 또 음악에 관한 것이지만 음악해설서와 명반 해설서도 아닙니다. 또 건축가라고 해서 음악과 건축과의 관계에 대한 학술적인 이야기도 아니다. (...) 여행과 음악이 주는 삶의 기쁨과 앎의 기쁨을 나누려고 할 뿐" (머리글 중에서)이라고 쓰고 있는데, 이 책에 나온 곳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알고 가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내용의 글들이다.
저자가 고교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기타 선율에 이끌려서 클래식 기타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알함브라의 추억>의 이야기는 그라나다의 알함부라 궁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 이 곳은 연주시간이 5분도 되지 않는 짧은 소품이며 곡의 구조도 단순하고 간결하다. 그러면서도 내면에는 알함브라 궁전에서 느껴지는 신비스러우면서도 은은한 애수가 담겨 있어서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p.27)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음악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그 도시를 찾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찾았던 그때에도 슈테판 성당이 있는 거리를 비롯한 주요 거리에는 모차르트의 모습으로 분한 사람들이 < 돈 조반니>의 공연을 알리기도 했고, 쇤부른 궁의 그림 속에서는 마리아테레지아 여왕의 가족들과 함께 그려진 6살 모차르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그림 속에는 6살 마리 앙투아네트가 함께 있었는데, 그 마리앙투아네트는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또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다.

도 - 도- 솔 - 솔- 라- 라- 솔-로 시작하는 <반짝 반짝 작은 별>은 모차르트의 <아, 어머니께 말씀드릴께요'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c장조>라는 피아노곡의 시작부분으로 차츰 복잡한 양상으로 자유롭게 변주됨을~~
옛날 빈에서 마차로 약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한적한 마을 하일리겐 슈타트에서는 베토벤의 교향곡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연가곡집 <겨울 여행>의 5번째 <보리수>는 슈베르트가 사랑했던 곡이라고 하는데,

"성문 앞 우물곁에
보리수가 한 그루 서 있다.
나는 그 그늘 아래
달콤한 꿈을 많이 꾸었지.

나는 그 나뭇 가지에
사랑의 말을 많이 새겨 넣고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곳으로 늘 향했지." (보리수 가사 중에서)

슈베르트는 생전에는 별로 빛을 보지 못한 음악가이지만, 그가 그토록 존경하는 베토벤의 옆에 묻히고 싶어 했는데, 빈의 외곽에 자리잡은 중앙묘지의 음악가의 묘역에는
베토벤도, 슈베르트도, 그리고 가묘이기는 하지만 모차르트의 묘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그밖의 몇 명의 음악가도 함께.
묘지라고는 하지만, 묘비와 묘의 조각품들이 너무도 아름답고 공원같은 느낌이 들어서 여기에서도 한 장의 사진을 찍었었는데, 액자 속의 사진으로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모차르트의 모습은 프라하의 왕궁을 가는 길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비내리는 밤, 가스등이 켜진 거리를 걷다가 쓰러져서 죽는 모차르트의 모습을 담은 영화 <아마데우스>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모차르트는 음악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했지만, 삶은 고달프고, 외롭고 힘겨웠던 것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에 가면 모차르트를 음악뿐만 아니라, 많은 물건들에 상품화 한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달콤한 모차르트 초콜릿에서부터 시작하여 거리 곳곳에서 모차르트를 만날 수 있으니...


" 빈 만큼 그토록 많은 음악의 천재들을 포용해 온 도시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었다. 글룩,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말러 (...) 이러한 빈은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음악의 성지'나 다름없다. " (p246)
"현재의 빈은 귀족의 기품을 지닌 우아한 미인같은 인상을 주는 도시면서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우수가 느껴진다.특히 겨울이 되면 더욱 그렇다. 마치 슈베르트의 <즉흥곡 Op.142 No.2>에서 느껴지는 그윽한 멜랑콜리의 분위기같다. " (p 260)

 

유럽의 도시 곳곳에서는 아주 쉽게 음악가들을 만날 수 있다.
스위스 루체른 호수 위의 카펠 브뤼케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체니 다리에서, 체코의 카펠교 위에서,
핀란드의 시벨리우스 공원에서...

그리고 스페인의 팔마 데 마요르카에서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님의 유택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클래식 이야기는 저자가 전문가와 같은 지식을 가졌음을 알게 해 줄 정도로 깊이 있는 내용들이다. 그밖에도 각 도시에서 만나게 되는 건축물, 명화, 그리고 그 도시나 건축물에 대한 역사적 설명은 해박한 지식을 엿 볼 수 있게 해준다.
여행에 관한 책들 중에서 깊이있고 품격있는 내용을 접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중의 또 하나는 저자의 사진을 찍는 기법이다.
이 책에 나오는 장소들이 유명한 곳들이어서 그곳을 찍은 사진들을 많이 접해 왔는데, 저자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카메라 안에 풍경들을 담아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들이 신선함을 더해주는 듯하다.

 

★ 일생에 한번은 도쿄를 만나라 / 김동운 /21세기북스 / 2011


 

 

 

 

 

 

 

 

 

 

 

 

- 일본을 알고 싶다면, 도쿄를 알고 싶다면 -

<일생에 한번은 도쿄를 만나라>는 일상적인 여행자들을 위한 관광지 소개로 끝나지 않는 일본 문화를 소개하는 이야기가 함께 하고 있다.

일본 문화를 알아야 도쿄를 제대로 알 수 있기에, 도쿄를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인 김동운은 북경, 상하이, 그리고 방콕에서 공부를 하기도 하고,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그러던 중에 방콕에서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 여인이 일본인이었다.

결혼후에 우리나라에 돌아와 살기도 했지만, 지금은 3 년째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그는 도쿄의 생활인이자 여행자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다른 여행자들이 볼 수 없었던 일본의 특색있는 문화들을 접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닮은 듯하지만 같지 않고 다른 점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하고 있음을 생활인으로서 깨닫게 되기도 한다.

도쿄를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에 대한 여행 정보도 실려 있기는 하지만,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없는 그런 일본의 어느 작은 도시의 역에서 내린다면 그곳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을 풀어 주기도 한다.

노면전차인 도덴 아라키와센을 이용해 본다면 평소 접하기 힘든 일본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를 찾아 야나카를 돌아 본다면, 그런데 이곳에는 전보다 고양이가 많이 줄어 들었다고 한다.

3776 m 의 후지산.

일본을 대표하는 후지산을 볼 수 있는 언덕 후지미자카에 올라도 후지산을 보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한 번 그 언덕에 올라 보는 낭만을 누려 봄직도 하다.



도쿄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도쿄 타워.

이것을 소재로 한 일본 소설도 영화도 많지만, 1950년 후반에 세워진 도쿄 타워는 이제는 추억의 아련한 흔적을 곱씹는 그런 타워가 아닐까..

빛바랜 사진 속의 증기기관차를 직접 타보기 위해서 오이가와테츠도혼센으로 간다면..
거기에서 증기기관차를 탈 수 있다. 1시간에 40km의 속력으로 달리는 기관차.
아련한 추억과 느림의 미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멋진 여행인가~~

이 책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은 이런 정보에 대한 tip
꼭 알아야 여행을 좀더 잘 할 수 있는 tip 을 담아두고 있다.
여행은 볼거리, 먹을거리.... 그리고 또 여행자 나름의 다른 것들이 가미되지만, 여기에서 도쿄의 맛을 지나칠 수는 없으니 규동, 카레, 스시, 소바, 우동 등을 비롯한 도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부분들이 이 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한꺼풀 벗긴 진짜 도쿄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가 잘못 알고 오해하고 있는 일본 문화를 정리해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가족관계, 연인들의 동거문제, 풍습, 결혼, 장례, 일본의 출산과 육아 환경, 장애인에 대한 배려, 그리고 일본인들에게는 이미 생활화가 된 Eco.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행자가 도쿄를 여행하기 이전에 알고 가면 더욱 일본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하여 이런 이야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일본을 알고 싶다면.
도쿄를 알고 싶다면.
그곳을 여행하고 싶다면
<일생에 한번은 도쿄를 만나라>를 읽어 보면 어떨까~~


★ 일생에 한번은 홍콩을 만나라 /김동운 /  21세기북스 /2012

 

 

 

 

 

 

 

 

 

 

 

 

 

- 홍콩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서 -

홍콩은 영화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는 곳이기에, 영화 속의 홍콩만을 담은 책도 있다.

 

 

과연 <일생에 한번은 홍콩을 만나다>는 어떤 홍콩을 이야기할 것인가 하는 기대감보다는 그저 비슷한 홍콩의 이야기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일생에 한번은 도쿄를 만나다>의 저자인 김동운이 이 책을 쓴 저자이다.

저자는 도쿄의 일반적인 여행지보다는 생활인으로서의 본 도쿄를 소개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홍콩도 처음 홍콩을 찾는 사람들이 가는 관광지보다는 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많이 소개해준다.

홍콩을 처음 찾는 사람들이라면 북적거리는 인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홍콩의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쇼핑을 하기에 좋은 곳 등을 주로 찾아 다니지만, 이 책 속에서는 되도록이면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지만, 가보면 정말 이곳에 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홍콩의 숨은 매력'을 가진 곳을 소개해 준다.

시간이 멈춘 해변 마을, 섹오.

 

 

아주 작은 마을인데, 푸른 바다가 아름다운 곳이다.

전통적 삶의 방식 그래로 살고 있는 곳인 란타우 섬의 타이오의 수상가옥이나, 신계 지역의 틴수이 와이.

가장 원시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홍콩의 숨은 매력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홍콩섬 남부에 에버딘은 과거와 현재의 극명한 대조를 느낄 수 있는 곳.

 

 

아시아 최고의 하이킹 코스인 드래곤 백.

 

 

여행지에서 마주치는 트램.

우리나라는 트램이 없기에 유럽의 각 도시에 있는 트램을 보면 그 모습만으로도 흥미로운데, 트램의 색이나 트램에 쓰여진 그림이나 글들은 각양각색이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영국과 홍콩에만 있다는 2층 트램을 볼 수 있으니, 2.3 홍콩달러를 내고 한 번 타봄직도 하다. (2층 버스가 아닌 2층 트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여행지에서의 먹거리는 볼거리만큼이나 그 도시 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데, 홍콩에서 꼭 맛 볼 것으로 팀호완의 딤섬을 들 수 있다. 이곳의 딤섬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딤섬일 것이다.

홍콩에서는 차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차찬템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분식점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홍콩이 사랑하는 특별한 음식인 첨판.

반투명의 얇은 전병에 달콤한 간장소스를 뿌려먹는 요리인데, 홍콩인들의 아침메뉴라고 한다. 맛은 어떨까?

" 사실 청판을 처음 먹을 때 그 불가사의한 식감때문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물컹거리는 반투명의 쌈, 까칠거리며 입에서 맴도는 마른 새우, 여기에 바비큐 양념을 한 돼지고기를 넣어 먹는 것도 어색했다. (...) 맛이 심심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물컹거리는 식감도 익숙해지면 괜찮다. 속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 (p. 154~p. 155)

실제로 입에 맞을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같다. 다만 홍콩에서 맛 볼 수 있는 음식이기에 소개하기는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홍콩의 그 유명한 페닌슐라 호텔의 애프터눈 티도 소개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의 분식점이나 거리 음식에 해당하지만, 홍콩을 여행한다면 꼬 먹어 보아야 할 음식들을 소개해 준다.

 

홍콩 건강식인 거북이 젤리.

청나라때 궁정 한약방에서 사용한 것이 유래가 되었다는 거북이 젤리.

처음에는 독특한 맛에 거북할 지도 모르나, 맛에 길들여지면 훌륭한 간식인 거북이 젤리.

 

홍콩 여행서들이 마지막 여행지로 마카오를 소개하듯이, 이 책도 마카오를 이야기한다.

마카오는 홍콩 여행 끝자락에 경품처럼, 아니면, 선물처럼 찾아가는 여행지인데, 생각보다 너무도 괜찮은 여행지이다.

 

마카오를 도박의 도시로 생각하지만, 카지노의 구경도 살짝하고, 세나도 광장을 중심으로 모여져 있는 포르투갈 점령시의 유적들을 보는 것은 마치 유럽의 한 도시에 온 것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곳에서도 한적한 곳을 보기를 원한다면 타이파섬과 콜로안 섬으로 넘어가면 된다.

여기서도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유럽의 유적지같은 성당이나 파스텔톤의 오래된 건물들, 그리고 도교의 작은 사원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마카오 여행중에 지도에 있는 틴하우 사원을 가기 위해서 택시를 탄 적이 있다. 타이파 섬의 중심부에 있는 틴하우 사원을 가려고 했는데, 택시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마구 마구 달리는 것이다.

갑자기 정신이 아찔해서 기사에게 지도를 보여 주었지만, 문맹인지 전혀 지도를 못 보는 것이다. 영어도 물론 통하지 않는 기사였다.

택시에 달린 Free Interpreter 를 통해 타이파 섬에 있는 틴하우사원을 찾아 갈 수 있었는데, 그곳은 사원이라기에는 너무도 초라하고 작은 한 칸짜리 건물안의 제단 정도였다.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틴하우 사원이라고 하면 바다의 신을 모시는 사원의 보통명사였던 것이다.

이런 우여곡절의 사건때무에 콜로안 섬의 아름다운 바다가 아침 햇살에 빛나는 풍경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콜로안 섬은 세도나 광장의 북적거리는 모습과는 딴판으로 아주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여행은 이렇게 생각하지도 않은 곳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풍경과 마주치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콜로안 섬의 한 제과점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한 에그 타르트.

그 맛을 한 번 보고 싶다면 꼭 콜로안 섬을 찾기를....

이 책에는 홍콩의 다른 여행서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 보다는 홍콩의 숨은 매력과 홍콩식 요리, 홍콩식 스타일, 그리고 홍콩 여행에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뜻밖의 선물처럼 만날 수 있는 마카오의 한적한 곳들을 소개해 준다.

홍콩을 처음 가는 사람보다는 두 번째 가는 사람들이 여행를 갈 때에 들고 가면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 / 최도성 / 21세기북스 / 2011

 

 

 

 

 

 

 

 

 

 

 

 

-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여행의 기록 -

 

 

그동안 시대와 나라를 불문하고, 이탈리아는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 등을 통해서 소재나 주제가 되기도 했고, 역사적 탐구도 많이 이루어졌기에 새롭다는 느낌은 없는 것이다.

 

어떤 책에서 읽었던 이야기들, 어떤 영화에 등장했던 곳들이라는 생각에 가슴 두근거리는 설레임이 없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이탈리아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데, 이탈리아가 르네상스의 중심지였다는 생각에서 세 번째 이탈리아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이탈리아 여행에서 중심테마를 르네상스가 되었고, 피렌체의 비중은 다소 많아지게 된 것이다.

책의 내용 역시 여행 중심의 이야기에서 르네상스와 관련된 사실들을 담아내다 보니, 깊지않은 수준의 인문서의 성격을 띠게 된 것이다.

그래서 책 속에는 이탈리아의 역사, 예술, 문학, 패션, 음식의 이야기가 도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피렌체와 그 주변의 도시들, 베네치아와 그 주변의 도시들, 그리고 중부도시와 로마를 돌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책의 비중이 피렌체, 베네치아 중심으로 치우지다 보니, 로마는 맛보기 정도의 분량으로 줄어 들게 되었고, 제노바, 밀라노, 나폴리, 폼페이, 시칠리아, 아말피 등의 도시는 다루지를 못했기에 반쪽자리 이탈리아를 보는 느낌이 든다.

"사랑하라, 삶에서 가장 좋은 것은 그것뿐이니, 이탈리아에서 넋을 잃지 않은 자 있단 말인가,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날들을 간직치 않은 자 있단 말인가 " (뮈세의 <베네치아> 중에서)

 

 

 

 

베네치아는 찬란하고, 신비한 빛의 도시, 물의 도시이다.

산마르코 성당을 중심으로 산마르코 광장, 그리고 베네치아의 409개의 다리가 작은 섬과 섬으로 연결된 곳.

그래서 다리에 얽힌 전설이 많은 곳.

 

 

나에겐 곤돌라의 기억과 물살을 가르며 베네치아를 한 바퀴 돌던 배에서의 추억이 아름다운 곳이다.

 

르네상스시대 최고의 건축가인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영혼이 담긴 건축의 도시 비첸차.

여기에서 저자는 유럽 여행길에 만나게 되는 건축양식인 로마 네스크 양식, 고딕양식, 르네상스양식, 매너리즘양식, 바로크 양식까지 깔끔하게 설명해 준다.

 

 

 

유럽 최초의 대학이 세워졌던 볼로냐. 그리고 왕권과 교황권의 충돌이었던 카노사의 굴욕의 도시 카노사.

 

 

17~18세기에 영국 상류층 자제들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열풍이 불었는데, 그것은 세계 문물을 익히기 위한 그랜드 투어였다.

" 그랜드 투어는 17세기에 시작되어 19세기까지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의 예술을 관망하면서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것을 말한다. 이 여행자들은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 로마까지 갔다. " (p.148)

 

피렌체~~

" 이탈리아는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토스카나는 사람을 두 번 미치게 만든다. 도착할 때 한번, 그리고 또 떠날 때 다시 한 번." (p.150)

 

 

이곳에서 르네상스의 두 거장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를 비교해본다.

" (...) 다빈치는 <앙기아리 전투>그림이 한창 완성되어 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켈란젤로에게 같은 홀의 다른 쪽 벽면의 일이 맡겨진 것이 큰 불만이었다. 비록 미켈란젤로가 떠오르는 신예 조각가이기는 했지만, 다빈치는 조각이란 한낱 육체노동에 불과한 하급예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점은 다빈치와 미켈란젤로가 예술을 바라보는 차이이기도 했다. 미켈란젤로는 예술의 본질은' 없애는 것'이었기에 돌을 깎아 내는 작업인 조각은 예술의 가장 뛰어난 장르였다. 그에 반해 다 빈치에게 있어서예술의 본질은 '덧붙이는 것'이어서 회화가 예술의 최고의 장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인체를 보는 관점에서도 차이가 났다. 두 사람 모두 인체를 해부해 많은 지식을 얻었지만, 다 빈치에게 있어서 그 행위는 생명이라는 신비한 현상을 이성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그는 자연과학자의 입장이었다. 미켈란젤로에게는 이상적인 이미지를 육안으로 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행위로 그는 예술가적 입장이었다. 이러한 입장은 그가 이후에 로마 바티칸 시스티나 대성당의 천정화 <천지창조>를 제작할 때도 반영된다. " (p.183~1784)

 

 

 

이탈리아를 이야기하면서 패션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이탈리아의 경찰복은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것이라고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멋쟁이들을 이야기할 때에 '컬러'와 '캐주얼'이라는 단어를 등장시킨다. 정형화된 룰을 과감히 깨뜨리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페라가모를 비롯한 수제화의 장인들의 이야기도 명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인들에게 음식은 역사이고, 문화이고, 생활이고 삶이라고 한다.

같은 이름의 소스라도 각 음식점에 따라 맛이 다르고, 같은 피자라도 지방에 따라 그 맛과 굽는 방식이 다른 것이다.

 

 

 

 

이렇게 이 책 속에는 르네상스를 중심으로한 이탈리아를 세밀하게 살펴본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로마의 비중이 너무도 적고, 남부지역의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북부와 남부의 지역 갈등이 심각하고, 르네상스는 피렌체를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졌고, 베네치아에서 많은 예술가들이 활동을 하기도 했기에 책 속의 도시들이 주축을 이룬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앞으로 이탈리아에서 다루지 못한 지역들에 대한 이야기도 한 권의 책으로 다시 엮어지면 하는 바람이 남는 것이다.

 

★ 일생에 한번은 독일을 만나라 / 박성숙 /21세기북스/2012

 

 

 

 

 

 

 

 

 

 

 

 

 

 

- 독일의 참모습을 알고 싶다면 -

<일생에 한번은 독일을 만나라>의 저자인 '박성숙'은 재독작가이다. 약 14년간 독일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동안에 그녀가 느꼈던 한국과 독일의 문화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소개된다.

우리는 독일에 대한 선입견을 많이 가지고 있다. '독일'하면 떠오르는 것이 제 2차 세계대전, 히틀러, 근면 절약 등이기에 경직된 사회를 생각하기 마련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독일인들은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기에 거기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도 많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첫 이야기는 동화의 도시들을 여행하게 된다. 그림형제가 쓴 동화는 세계 방방곡곡의 어린이들이 읽었으니, 동화의 도시는 추억이 깃든 도시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저자가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느낀 점 중에 광화문의 변화를 들고 있다. 서울에 사는 나도 광화문 거리의 변화는 낯설기만 하다. 거대하기만 한 세종대왕 동상 그리고 이순신 동상, 뻥 뚫린 광화문은 볼품없고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새로 짓는 서울 시청사의 모습은 거리와도, 다른 건축물과도 어울리지 않는 졸작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기도 한다.

누가 어떤 이유로 이런 거리를,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을까?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에서는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부셔 버린 것이다. 그래서 온통 새것으로 바꾸려고 한다. 역사성이나 그것이 가진 의미는 뒤로 한 채로....

그런데 비하여 독일은 부수기 보다는 보존하는데에서 그 의미를 더 찾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에기디엔 교회가 그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포탄을 피할 수 없었던 교회는 천장이 날아 갔지만, 사방 벽들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 그 벽들이 하늘을 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 보다 더 감동적인 이야기는 <하노버의 열린 책장>이다.

" (...) 당신은 이 책장을 언제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고를 수 있습니다. 당신은 마음에 드는 책을 빌릴 수도 있고, 반납할 수 도 있습니다. 만약 빌린 책이 마음에 들면 반납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다른 책을 가져다 놓으세요. 책이 마음에 들어 오랫동안 소유하고 싶으면 가져도 됩니다. 그런데, 만약 책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도 읽어야 겠지요.

당신의 집에 책이 아주 많아서 가져다 놓고 싶다면, 책장 안에 꽂을 수 있을 만큼만 가져 오세요. (...)

즐거움을 주는 책 ! 책은 친구 !" (p. 67)

이런 생각, 이런 마음이 독일의 국민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또,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이야기도 실려 있다. 네카어강을 끼고 발달한 아름다운 도시 하이델베르크.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일에 가면 꼭 들리는 유명한 도시인데, 이곳에는 <황태자의 첫 사랑>의 레스토랑 '춤 로텐옥센'이 있다. 한국 여행객들은 이곳에 오겠다고 일주일 쯤 전에 예약을 하고는 전날 취소를 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때론 취소도 안하고 오지를 않으니...

그래서 레스토랑의 주인은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그리 좋지 않은 듯하다니, 우리는 왜 이렇게 행동을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 (...)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심이 아니라, 함께 하는 사회를 위해 필요한 규율을 작은 것까지 개인의 도덕에 맡기지 않고 법으로 규정지어 놓은 세밀함이다. 또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작은 법이지만 법을 무서워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놀랍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이 사회를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살 만한 나라로 만들어 주는 근간이 바로 엄격하고 주도면밀한 이들의 법이요. 또 그 법을 말없이 지켜주는 사람들의 준법정신이다. " (p. 224)

 

 

이 책은 분명 여행관련 서적이지만, 책 속에는 독일의 도시, 관광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독일의 문화, 생활상이 담겨 있다.

<일생에 한번은 ○○을 만나라> 시리즈는 각 지역마다 특색있게 구성되어서 같은 시리즈이지만, 색다름을 느끼게 해주는 책들이다.

 

★ 일생에 한번은 꼭 만나야 할 곳  100곳 - 유럽, 아프리카편 / 이태훈 /21세기북스 / 2010

 

 

 

 

 

 

 

 

 

 

 

 

 

 

 

- 일생에 한번 만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책으로 만나도 좋은 곳들 -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를 읽던 중에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일생에 한 번은 꼭 만나야 할 곳 100>이다.

 

 

이 책은 2권으로 출간되었는데, 1권은 유럽, 아프리카 편, 2권은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편으로 되어 있다.

저자인 이태훈은 이미 2003년에 출간된 <이태훈의 뷰티풀 유럽여행>과 2006년에 출간된 <예술도시>를 통해서 잘 알고 있는 여행 칼럼리스트이다.

<이태훈의 뷰티풀 유럽여행>은 유럽의 12개 나라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 예술도시>는 동유럽 도시들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가들과 도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이밖에도 이태훈은 해외 여러나라와 국내의 여행지에 대한 책들도 다수 썼다.

저자는 어린 시절에 강원도 태백의 산골 마을에서 자랐는데 고등학교 시절에 청계천 중고 서점에서 김찬삼의 세계 여행기를 보고서 그때부터 세계 여행가를 꿈꾸었다고 한다.

이처럼 한 권의 책은 누군가의 인생을 꿈꾸도록 하기도 하고, 그 꿈을 이루게 하기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약 20년에 걸쳐서 세계 80개국, 500개 도시를 여행하였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우리집에도 세계 여행기 10권짜리가 있었다. 김찬삼이 세계 여행을 할 때만 해도 해외 여행이란 이루기 힘든 꿈이었던 때였기에 그가 쓴 세계 여행기가 꽤 인기가 있었다.

 

우리집에 있는 책은 김찬삼의 세계 여행기가 아닌 그 책과 유사한 세계 여행기였는데, 전세계의 여행지의 사진과 그곳에 대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었다.

알프스 산자락의 풍경. 독일의 고성, 베니스의 곤돌라, 우유니의 소금사막 등이 눈길을 끌었었다.

 

 

 

나도 그 책을 보면서 아름답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세계 여행가를 꿈꾸지는 않았가에, 이렇게 여행관련 서적들을 탐닉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생에 한번은 꼭 만나야 할 곳 100 1권>은 유럽에서 꼭 가 보아야 할 곳 43곳, 그리고 아프리카의 11곳을 소개해 준다.

유럽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무대이자,로마가 탄생한 곳이고, 예술의 보고이기에 그와 관련된 여행지가 많은 것이다.

 

 

" 유럽은, 착실히 준비한 여행자에게는 다양한 테마로 돌아 볼 수 있는 환상의 여행지가 된다. " (p. 4)

아프리카는 미지의 땅, 최초의 인류인 오스트랄로 피테쿠스가 살았던 곳으로 오랜 역사가 담겨 있는 곳이다.

특히, 아프리카 북부는 이집트 문명의 발상지이고, 로마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중남부의 경우에는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곳이고, 남부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열렸던 곳이다.

 

 

이 책에 실린 여행지들은 '일생에 한번은 꼭 만나야 할 곳'이라는 테마에 맞게 많은 여행 관련 서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곳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특별히 새로운 정보가 담겨 있다기 보다는 여러 곳의 정보를 2권의 책에 나누어 담았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래도 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는, 이탈리아의 '포시타노'보스니아의 '모스타르', 몰타의 '발레타' 그리고 아프리카의 몇 곳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곳들도 어느 정도는 알려진 곳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의 느낌은 '일생에 한번은 꼭' 만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런 곳을 책으로 만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진다는 것이다.

 

★ 일생에 한번은 몽골을 만나라 / 최성수 /21세기북스 / 2011>

- 몽골, 어느 정도 알고 있니?-

 

 

 

 

 

 

 

 

 

 

 

 

 

"몽골 여행은 존재하는 무엇을 보러 가기 위한 것이 아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 나에게 없는 '나'를 만나러 떠나는 곳이 몽골이다. (...) 바람과 초원과 먼지를 만나는 여행, 그것은 곧 나 자신과 맞닥뜨리는 일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만나는 여행만큼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이 어디 있을까" ( 머리말 중에서)

몽골 !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칭기스칸'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칭기스칸'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던 작가의 블로그에서 몽골에 대한 역사, 풍습, 자연환경 등에 관한 이야기를 그가 올린 사진과 함께 읽었었다. 그리고 작가의 지인의 블로그도 자주 방문을 하게 되었는데, 그 블로그에도 몽골의 이야기가 많이 올려져 있었다. 특히 몽골의 풍광을 담은 사진은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드넓은 초원과 말 달리는 사람들, 햇빛이 그을린 주민들의 순박한 얼굴....

어느 정도 몽골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나에게 <일생에 한번은 몽골을 만나라>는 그 이야기들의 연장선상에 놓인 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몽골! 일생에 한번 만날 수 있을까? 지금은 몽골을 만나러 갈 어떤 계획 조차 없는 곳이지만, 그곳은 분명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책의 저자가 2번씩이나 몽골을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여행의 기록이 이 책 속에는 오롯이 담겨 있다. 한문교사이자 시인이기에 책 속에 담긴 글들은 시처럼 아름다운 서정성을 가지고 있다.

몽골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광들, 초원 위에 뜬 쌍무지개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 양과 야크와 소들을 벗삼아 살아가는 몽골인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비탈진 산주름에 덩그마니 놓인 하얀 게르, "그런 게르의 모습은 그 자체로 도저한 슬픔이다." (p. 33)

가는 곳마다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어워. 몽골인들이 돌무더기를 쌓아 놓은 것인데, 그 옆에는 다양한 물건들이 놓여있기도 하다.

에르덴조 사원의 구릉위 어워 옆에서는 말 머리뼈가 줄지어 놓여 있다. 나당축제에 참가하고 죽은 말의 머리뼈들인데, 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이곳에 놓여 있는 것이다.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몽골의 초원에서 만나게 되는 야생화들...

" 몽골 초원의 꽃은 내게 무엇으로 남을 것인가? 50 여년, 생의 길을 디디고 건너온 내 삶의 자취일까? 아니면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일까?" (p. 88)

몽골의 자연 속에서 시인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또다른 삶을 발견한다.

인디언 천막같은 게르 몇 채가 시인의 눈에 들어온다. 차탕족 마을이다. 몽골 소수 민족 중의 하나로 40가구, 200여 명이 남아 있다. 그들은 원래는 순록을 따라 이동하며 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흡수골을 찾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거나 순록과 사진을 찍게 하여 번 돈으로 살아간다. 추운 곳으로 이동을 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다리가 묶인채 생기를 잃어버린 순록의 모습은 차탕족의 운명과 사뭇 닮아 있다.

그들도 얼마 안 가서 지구상에서 사라진 민족으로 남을 것이다.

초원을 지나면 또 초원이 나오고, 언덕을 넘으면 또 언덕이 나오고, 구릉을 지나면 다시 구릉이 나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야생화를 만나고, 야크, 양, 순록, 말을 만나게 되고, 순박한 미소의 주민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몽골 여행이다.

저자는 바람처럼 지나왔던 몽골 200 km의 종착지로 울란바트로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의외의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애국지사 이태준 의사의 기념공원과 기념관이다.

1900년대 초에 제중원(세브란스 병원의 전신)근처의 김형제 상회는 안창호 선생님을 비롯한 독립지사들의 아지트였는데, 이곳에서 독립지사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며,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사건과 연루되어 구속되었다가 석방되기도 했고, 105인 사건이후에는 중국으로 망명하였던 사람이다. 중국인들에게 의술을 베풀기도 하고, 독립운동 자금을 운송하는 일을 하기도 했던 그는 38세의 젊은 나이로 일본인에게 총살당한다. 조국의 독립을 염원했던 이태준 의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마지막 여정은 저자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 책 속에는 여행의 기록과 함께 몇 개의 Tip 이 담겨 있다.

몽골, 게르와 어워, 칭기스칸의 몽골, 홉스골 호수와 차탕족, 몽골의 음식,하라호픈과 에르덴조 사원, 마두금과 흐미, 울란바트로에 관한 지식이 담겨 있다.


몽골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아니면 몽골에 대한 지식을 얻고 싶다면 <일생에 한번은 몽골을 만나라>를 읽어보면 어떨까....

 

★ <일생에 한번 ○○를 만나라> 시리즈 중에서 아직 읽지 못한 책 2권

<일생에 한번은 순례여행을 떠나라 / 경민선 / 21세기북스 / 2009>

 

 

 

 

 

 

 

 

 

 

 

 

 

<일생에 한번은 꼭 만나야 할 곳 - 100곳,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편/ 이태훈 / 21세기북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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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4-06-24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한 번 이 페이퍼를 읽었던 듯한데, 이번에 유럽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런 저런 책들을 고르다가 또다시 이 페이퍼를 읽게 되는군요.(관련글 (http://blog.aladin.co.kr/oren/7048330))

라일락 님의 정성 가득한 이 글이 제게 많은 도움이 되는 듯하여 고맙다는 말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 변종모 / 허밍버드

   <여행도 병이고,사랑도 병이다>를 읽고 저자의 분위기있는 사진과 감성적인 글들에 매료되었습니다.

분명히 여행은 병이라는 것을 알겠는데, 사랑도 병일까 하는 의문을 갖고 첫 장을 넘겼던 때가 생각납니다.

이번에 그는 10년간 인도,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그루지아 등을 다니면서 낯선 곳에서 먹었던 음식들과 잠깐 만났다 헤어진 사람들과 어울려서 먹었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저자의 성격상, 그곳에 가면 꼭 먹어 보아야 한다고 하는 음식이나 꼭 가보아야 할 레스토랑에서 맛본 그런 음식에 관한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비록 떡 벌어지게 한 상 잘 차린 음식이 아니라도 정이 담긴 음식,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내민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책 속의 사진만 보아도 마음이 황홀해질 것 같아요.

저자는 여행 사진들을 전시회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사진들도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사람은 사람을 부른다 / 공선옥 등저 / 바오로 딸

 이순형 화백의 그림과 공선옥, 김연수, 오정희, 한수산 등의 작가들의 글이 책 속에 함께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책표지부터 산뜻한 느낌이 이 책을 읽으면 봄의 기운이 마음 속에 담겨 질 것같아요. 그리고 봄의 내음도 느낄 수 있을 듯하네요.

 

 

 

 

 

 

 

 

 

 

3. 문학 속에 핀 꽃들 / 김민철 / 샘터사

문학 작품들을 읽으면서 꽃들에 관해서만 생각해 보실 적이 있으신지요?

김유정의 <동백꽃>에서는 동백꽃이 떠오르겠지요. 그렇다면 황순원의 <소나기>에서는 어떤 꽃이 나왔을까요. 잠시 생각해 보니 비가 온 날 옷을 물들였던 어떤 꽃이 있었던 것같기도 하고, 소년이 소녀에게  꽃 다발을 만들어 준 것 같기도 하고....

오래전에 읽은 소설이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소나기>에서는 '마타리'를, <은교>에서는 '쇠별꽃'이. <봉순이 언니>에서는 '나팔꽃'이. < 엄마를 부탁해>에서는 '장미'가 나왔다고 하네요.  

이 책의 저자와 함께 시대를 넘나들면서 가장 사랑을 받았던 작품 33권을 통해서 꽃들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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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어린이의 마음 속에만 존재하는 비밀의 강. 아낌없이 나누어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어린이만이 찾을 수 있었던 비밀의 강. <비밀의 강>은 포근하고 아름다운 내용과 함께 환상적인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비밀의 강은 분명 존재했고, 그래서 칼포니아가 많은 메기를 잡아 배고픈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었는데, 비밀의 강은 마음 속에 존재하는 강이라는 것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것이 바로 비밀의 강에도 해당하는 말이 된다니... 초등학생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감명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아니, 마음이 메말라가는 어른들이 읽고 더 많은 반성과 깨달음을 가져야 할 그림책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작가가 쓴 지 약 6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뜻에는 퇴색된 느낌이 전혀 없는 신선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2011년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고 한다. 칼포니아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우리의 마음 속에도 메기가 뛰어 노는 비밀의 강은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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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종이여자 / 기욤 뮈소 ㅣ 밝은세상 ㅣ 2010>★

 

 

 

 

 

 

 

 

 

 

 

우리나라 여성독자들에게 각광을 받는 프랑스 작가라고 하면 서슴치 않고 '기욤뮈소'라고 대답할 것이다.

'기욤 뮈소'는 그동안 <사랑하기때문에> <구해줘>를 통해서 사랑을 이야기하였는데, 작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함께 감각적이고 스피디한 문체를 보여주었다.

작가의 이전 작품들이 테마를 위주로한 이야기를 보여 주었다면, <종이 여자>는 캐릭터에 색다름을 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펼치기 전부터 궁금한 점은 '종이 여자'라는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일 것이다.

어릴적에 가지고 놀던 종이 인형?

종이와 여자가 합쳐지는 느낌은 갸냘픔이나 연약함. 그런 느낌들인데.....

프롤로그를 읽을 때까지도 독자들은 어떤 확실한 실체를 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프롤로그는 <천사 3부작>이라는 작품의 2권까지를 출간하면서 혜성처럼 나타난 유명 작가 톰 보이드의 이야기가 뉴스 매체를 통해서 소개되는 기사들과 그가 받은 메일들을 소개해 하는 기사 내용들이 소개된다.

그리고 또 뉴스 매체의 기사는 미모의 피아니스트 오로르 발랑꾸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어느새 톰과 오로르는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되고.... 곧 이어 톰은 오로르에게 버림을 받게 된다. 그 결과, 형편없이 무너지는 톰 보이드.

폭행, 과속 운전, 마약.... 도저히 재기를 할 수 없는 형편없는 모습으로 변해 가게 된다.

<천사 3부작>의 마지막 3권은 앞으로 세 달후에 출간예정이지만 톰의 머리 속은 백지상태이다. 굳어져 버린 머리. 컴퓨터 화면을 열면 구토를 느낄 정도로 무기력하게 변해 버린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 지난 일이 돼 버렸다. 옛날 일이.

나는 글쓰기를 포기했고, 글도 나를 버렸다. (p.185)

 이때 나타난 여인, 빌리.

톰의 <천사의 3부작>중의 스페셜판이 인쇄상의 문제로 266 페이지까지만 인쇄된 책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가 그녀의 어깨를 세게 밀쳤다. 그녀는 바닥에 나가 떨어지면서"까지 인쇄가 된 그 책에서 빌리는 떨어져 나왔다고 한다.

책 속에서 떨어져 나온 빌리.

그녀는 이 책이 완성되어야만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당신이 쓴 미완성 문장 한 가운데서, 그러니까 행의 중간쯤에서 딱떨어졌다니까요. (p.76)

 여기서 독자들은 어리둥절하게 될 것이다.

'기욤 뮈소'의 판타지 소설?

베스트셀러 작가와 그가 끝맺지 못한 <천사 3부작>의 등장인물 중의 한 여인인 빌리가 펼치는 이야기이니까.

이 작품 속에는 톰, 캐롤, 밀로의 우정과 사랑도 강한 감동을 준다.

세 사람은 미국의 한 빈민촌 출신들이다. 가난하기만 한 것이 아닌, 몸과 마음에 상처를 담고 있는 세 친구.

밀로는 톰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서 그의 매니지먼트 역할을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갱단에 가입했던 사람.

그리고, 캐롤은 치유 불가능한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내야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톰은 매일 캐롤을 위해서 <천사 3부작>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마법같은 세계를 만들어 주었기에 그녀가 삶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그러니, 톰이 나중에 <천사 3부작>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그녀를 즐거운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 단 몇 시간이라는 야수가 가하는 고통으로 부터 벗어나게 해 주는 건 사실이었지만 그 자체가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었다.

픽션의 세계에 사는 것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p.400)

소설도 쓰지 못하는데다가 밀로의 펀드 실패로 무일푼이 된 톰과 그의 책에서 나왔다는 종이 여자 빌이 펼치는 모험에 가까운 이야기들.

그리고, 어느새 사랑을 느끼게 된 톰과 빌리의 이야기.

빌리는 톰에게

"몇 주 안에 내게 불가능한 것에 대한 믿음을 주었고, 굽이치는 비탄의 강줄기들이 마침내 고통의 절벽으로 떨어지는 그 아슬아슬한 세계에서 나를 구해 준 여자."  (p.473)

또한 청소년 시절에 톰, 캐롤, 밀로에게 있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들.

이런 이야기들이 <종이 여자>를 통해서 펼쳐진다.

기욤 뮈소가 젊은 작가인 만큼 그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들도 젊고 상큼함이 있다.

빌리의 발랄하고 재치있고, 통통 튀는 캐릭터는 읽는내내 신선함이 있다.

소설가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찔하고 위험한 순간들과 수시로 맞닥뜨리"(p.117)는 존재임을 기욤 뮈소는 자신의 책 속에서 이야기한다.

그래서 <종이 여자>는 그의 소설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창작력의 부재, 작가의 백지 공포증...

이런 것들이 작가들이 느끼는 것들 중의 일부분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 속에 살면서도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 내면서도 현실 속에서 살아야 하는 작가의 일상이 곧 <종이 여자>에 나타나는 작가의 창작 활동의 일부분일 수도 있는 것이다.

단 한 권 남은 파본을 찾기 위해서 말리부에서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대서양을 건너서 로마, 다시 한국, 그리고 맨해튼, 이런 긴 여정을 거쳐서 한 권의 책은 프랑스의 센 강에서 퉁퉁 물에 젖은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의 향방을 쫒는 이야기는 분명 모험 이야기이지만.

 35. 심장의 시련

헛고생을 하며 찾을 때는 없다가도 막상 일을 그만두면 발견 될 때가 있다.

- 제롬 K. 제롬

이처럼 작가가 <감사의 말>을 통해서 이야기한 것처럼 "삶은 한 편의 소설이죠"(P483)

이 말을 대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종이 여자>의 이야기처럼 인생은 픽션과 현실 사이에 놓인 마술 거울을 통해서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단 한 번밖에 오지 않는 순간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데 실패한 사진작가처럼, 나는 내 인생에 다시 웃음과 빛을 줄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p.473)

기욤 뮈소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듯이 <종이 여자>도 탄탄하고 섬세한 구성, 그리고 기발한 아이디어, 작가의 감성과 취향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또한, 마지막 반전은 허를 찌를 것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으면서도 사랑스럽다.

빌리가 픽션 속의 인물이지만, 현실 속에 살아 있는 듯 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책을 덮을때까지 한 치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의 이야기를~~ 판타스틱한 이야기를~~ 모험의 이야기를~~

모두 원한다면 <종이 여자>가 제 격이 아닐까 한다.

또한, 세계적인 작가들의 한국 사랑은 <종이 여자>에서도 한 몫을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카산드라의 거울>에서 한국 청년을 주인공으로 했듯이.

<종이 여자>에서도 '대한민국'이란 단어들과 박이슬이란 여대생이 살짝 등장한다.

역시, 우리나라 국민들의 독서 수준도 그 어느 나라 못지 않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 <천사의 부름 / 기욤 뮈소 ㅣ 밝은세상 ㅣ 2011> ★

 

 

 

 

 

 

 

 

 

 

 

 

기욤 뮈소는 <그후에>, <당신없는 나는?>,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사랑하기때문에> 등으로 이미 많은 독자들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 작가이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되는데, 그것은 아마도 작가의 톡톡튀는 젊은 감각적 문체와 트렌디한 대중문화의 코드와 달콤한 사랑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젠 많은 독자들에게 작가의 스타일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데, 작가는 작품마다 또다른 새로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내가 기욤 뮈소의 책 중에 가장 아끼는 책은 <종이여자>이다. 이 소설은 베스트 셀러 작가인 톰이 피아니스트 오로르 발랑꾸르와의 사랑에 실패하게 되면서 단 한 줄의 원고도 쓰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그의 작품 속의 인물인 빌리가 책 속에서 튀어 나와서 톰의 재기를 도와준다는 이야기인데, 처음에 이 소설을 읽게 되면 황당한 설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차츰 차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허구와 진실의 숨바꼭질같은 러브스토리와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이야기인 것이다.

책표지 역시 종이 여자 빌리의 모습이 판타스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마치 책표지만 보면 <천사의 부름>은 <종이여자>와 시리즈처럼 많이 닮아 있다.

<천사의 부름>은 휴대폰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기에 단순한 사랑이야기처럼 생각하고 이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같은데, 이 책 속에는 엄청난 스릴러가 담겨 있는 것이다.

기욤 뮈소는 <천사의 부름>을 통해서 러브스토리와 스릴러를 접목시키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의 긴장감과 재미를 함께 선사한다.

물론, 그동안, 기욤 뮈소가 다른 작품에서도 반전과 스릴러적 효과를 노리는 장치를 작품 속에 가미시키기는 했지만, <천사의 부름>은 제대로 된 스릴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휴대폰을 처음 사게 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처음엔 남들이 다 쓰니까, 가장 기본 사양을 골라서 사용하게 되는데, 스티브 잡스의 영향인지 휴대폰은 이제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신들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요술방망이나 다름없는 기계"(p.10)가 된 것이다.

이야기는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뉴욕의 JFK 공항에서 조나단과 매들린이 부딪히면서 휴대폰이 바뀌게 되면서 시작된다.

두 사람은 상반된 기분으로 그 공항에 있었던 것이다.

조나단은 한때는 재벌가의 딸과 결혼도 했고, '맛의 마술가', '미식계의 모차르트', ' 세계 최고의 천재 셰프'라는 말을 들으면서 세계적인 셰프로 명성을 날렸으나, 지금은 아내가 바람을 피워서 이혼을 하고, 샌프란스시코에서 허름한 식당을 하고 있다.

그가 뉴욕에 온 이유도 크리스마스를 아들 찰리와 보내기 위해서 이혼한 부인으로부터 아들을 데리러 온 것이어다.

매들린은 파리에서 플로리스트로 <환상의 정원>이란 꽃집을 하는데, 얼마후에 결혼할 남자와 함께 밀월여행을 보내고 돌아가기 위해서 공항에 있었던 것이다.

너무도 상반된 감정으로 뉴욕 JFK 공항에서 부딪힌 두 사람은 얼마후 자신들의 휴대폰이 뒤바뀐 사실을 알게 된다.

조나단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매들린은 파리에서...

서로를 경망스럽고 정떨어지는 인간들이라고 생각했던 잠깐의 만남을 생각하면서 휴대폰을 돌려주려고 하지만, 파리의 공공노조 파업으로 지연되게 된다.

조나단은 매들린의 휴대폰을 본다는 것이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것같은 죄책감에 휴대폰을 훔쳐 보려는 생각을 하지 않으나, 휴대폰의 사진 한 장을 보게 되자, 다른 사진들을 그리고, 다음에는 메일을 보게 되고, 또다시 일정관리를 보게 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휴대폰의 용량을 채우고 있는 어떤 파일들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밀번호를 풀게 되고, 그 속에서 엄청난 사건의 메일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매들린의 입장에서는

"(...) 더 깊이 파고 들면 아무도 봐서는 안 될 파일이 나올 수도 있었다. 진작 없애야 했던 파일, 세상 어느 누구도 보아서는 안 되는 파일이 휴대폰에 들어 있었다. 그녀의 삶을 망가뜨린 비밀, 그녀를 광기와 죽음의 문턱으로 내몰았던 비밀." (p.79)

기욤 뮈소가 달콤한 사랑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하는 기욤 뮈소의 스릴러 소설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휴대폰 속 파일은 앨리스 딕슨 이라는 14살 소녀의 실종사건에 대한 모든 기록을 담은 것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의 전개는 조나단과 매들린이 서로 어떤 접점으로 다가갈 수 밖에는 관계라는 것이다.

그리고 매들린은 조나단이 오늘날 허술한 식당을 운영하기 전에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셰프였으며 그가 추락하게 된 배경에 <윈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 그래, 운명이었어, 조나단과 휴대폰이 뒤바뀐 건 하늘의 뜻이었던 거야. 조나단, 조르주, 프란체스카의 뒷조사를 하고 다닌 건 앨리스에게 돌아오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었어. " (p.283)

" 그녀는 그와 처음 만났던 순간을 다시금 떠올렸다. JFK 에서 우연히 몸을 부딪치지 않았다면 그와의 인연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실수로 휴대폰이 뒤바뀌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와의 인연은 시작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30초만 일찍 혹은, 30초만 늦게 카페에 들어갔더라면 그와 마주치지 않았을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두 사람을 그 자리에 있게 한 건 바로 운명의 힘이었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운명을 일컬어 '천사의 부름'이지, 라고 말씀하시곤 했었다. " (p.314)

<천사의 부름>은 이런 숨겨졌던 이야기들을 두 사람이 어떻게 풀어나가게 되는가를 잘 표현하고 있다.

마치 한 편의 영화을 보는 것처럼 칙칙한 맨체스터와 뉴욕의 맨해튼을 비롯한 곳곳을 독자들이 책 속의 주인공들과 함께 그 장소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장소적 표현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심리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첫 장면부터 끝 장면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계산된 구성이 돋보이기도 하면서, 이야기의 전개는 빠른 템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긴장감이나 흡인력은 최고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천사의 부름>에는 음식이야기도, 음악이야기도 한 몫을 한다.

기욤 뮈소의 소설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역시 '사랑'이다. 진실한 사랑, 한 순간에 끌리는 사랑.

그 사랑의 이야기에 스릴러가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어 한 편의 소설로 탄생한 것이 바로 <천사의 부름>이다.

실제로 소설의 모티브가 된 휴대폰이 뒤바뀌게 된 상황이 2007년 8월 몬트리올에서 작가에게 있었으며, 그것에서 영감을 얻어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기욤 뮈소는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속편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으니, 이 소설은 결말이 있기는 하지만, 열린 결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독자들 스스로 그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앨리스가 조나단에게 남긴 편지 속에 인용된 빅토르 위고의 말을 끝으로 이 글을 맺으려고 한다.

"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우리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다. " (p.247)

 

   ★ <7년 후 / 기욤 뮈소 ㅣ 밝은세상 ㅣ 2012> ★

 

 

 

 

 

 

 

 

 

 

 

기욤 뮈소는 <종이 여자>의 '감사의 말'을 통해서 " 삶은 한 편의 소설"( 종이여자, p. 483)이라고 하기도 했고, <7년 후>의 책 뒷표지의 글에는 자신의 소설이 베스트 셀러가 되는 이유를 " 단지 내가 독자의 입장에서 읽고 싶은 소설을 쓰는 게 내 나름의 방업이라면 방법이다." 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기욤 뮈소의 소설은 정말 평범한 이야기가 아닌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설정이 돋보이기도 하지만, 때론 너무 소설적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을 정도로 드라마틱하기만 하다.

바로 <7년 후>가 그런 요소가 진하게 담긴 소설이다. <종이여자>와 <천사의 부름>을 읽으면서 기욤 뮈소의 소설의 경향을 익히 알게 되어서 인지, 이번에는 그런 것들이 신선하다기 보다는 너무도 기욤 뮈소의 소설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소설은 초반부에서는 흥미진진하게 읽다가, 후반부에 접어 들면서 조금씩 스릴러적 요소가 누군가가 꾸며낸 조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것이 사실로 밝혀지는 순간에는 허탈감이 들게 된다.

이미 기본틀이 다 그려져 있는 종이를 이렇게 저렇게 잘라서 만든 퍼즐의 조각들이 서서히 맞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의 다 맞추어진 상태에서 나머지 퍼즐의 위치가 다 드러난 듯한 그런 기분이다.

그런 경우에 퍼즐을 맞추었다는 기쁨보다는 퍼즐 맞추기가 쉬워서 재미가 반감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천사의 부름>이 로맨스와 스릴러의 결합이었고, <7년 후>의 이야기의 시작이 세바스찬과 니키의 아들의 실종사건으로부터 시작하기에 스릴러 소설이라는 생각으로 읽어 내려갔는데, 이 작품은 기욤 뮈소의 새로운 변신인 로맨틱 코미디 소설이라는 것이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가정환경과 성장배경, 성격을 가진 세바스찬과 니키가 결혼 후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혼하게 되고, 그들은 이란성 쌍둥이인 자녀를 각각 1명씩 키우게 된다.

유복한 가정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은 세바스찬은 현악기 제조를 하는 그 분야에서는 최고의 장인인 명망있는 남자인데, 이혼 후에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딸 카미유를 키운다.

성해방론자이고 진보적 가치의 신봉자이고 성격은 격렬하고 무절제한 생활을 하는 니키는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아들인 제레미를 키운다.

세바스찬과 니키는 출신배경, 자라온 환경, 교육 정도, 종교, 기질, 성격 등 무엇 하나 비슷한 점이 없는 부부였다. 그들의 만남도 세바스찬이 화장품을 훔쳐서 곤경에 빠진 니키를 구해주면서 한 눈에 반하게 되어서 결혼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혼...

" 난 내 생애에서 불처럼 뜨거운 사랑, 오직 하나뿐인 사랑을 만났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에게 모든 걸 주었다가 빼앗아간 사랑, 우리의 삶을 한순간 환하게 비추었다가 다시 영원히 폐허로 만들어 버린 사랑을... " (p. 196)

그런데, 이혼한지 7년이 지난 어느날 니키가 키우던 15살된 아들 제레미가 실종되면서 그를 찾기 위하여 만났게 된다. 그런데, 제레미의 방에서 1kg 이 넘는 코카인이 발견되게 되고, 그 코카인의 출처를 찾다가 살인 현장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현장에서 또 다른 살인 사건을 저지르게 된다.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제레미의 실종에 관한 소식과 아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단서들이 여기 저기에서 발견된다.

그래서 그것을 추적하여 가는 과정에서 제레미와 니키가 다시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인데, 그 과정이 스릴러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들이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 있다가 맞추어지게 되는 것이다.

기욤 뮈소의 소설의 특징 중의 하나는 소설의 배경이 지구위를 넘나든다는 것이다. <7년 후>에서도 뉴욕과 파리를 넘어 브라질까지 뻗어 나간다.

특히, 뉴욕의 각 지역들, 파리의 센 강변의 다리 위의 묘사는 책을 읽고 있는데도 뉴욕의 거리에 서 있는 듯, 센 강위를 배를 타고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생생하게 장면 구성을 하고 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가 돋보인다.

그리고 한 순간도 놓치면 안 될 것같아서 책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빠른 전개와 긴장감은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작품마다 기욤 뮈소의 작품임을 알 수 있을 것같은 작가의 감성과 취향들도 소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부분들이다.

그렇다면 기욤 뮈소는 소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것은 사랑, 용서, 화해라고 한다. 그의 소설에서 꼭 찾을 수 있는 것이 러브 스토리이며 거기에 또 다른 요소가 가미된다. 판타지 기법일 수도 있고, 스릴러 요소 일 수도 있고, 코믹 요소일 수도 있는 것이다.

" 내가 열 네 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어요, 아마 내 생에서 최악의 시기는 바로 그때였을 거예요. 내 가슴은 갑자기 갈가리 찢겨나가는 듯했고, 내가 믿었던 모든 가치들이 한순간에 보잘것없는 것으로 바뀌어 버렸으니까요. (...)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 대부분은 은연중 엄마 아빠가 언젠가 재결합해 함께 사는 모습을 보게 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고 해요. 그리고...."(p. 330)

이 소설은 이혼한 부모를 바라보는 자녀들의 훈훈한 마음이 가슴에 감동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그런 소설이다.

누군가의 고약한 장난에 번번이 당하고 있는 꼴이었던 세바스찬과 니키. 꼭두각시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니면서 벌이는 한 판의 대결. 그것이 이미 꾸며진 무대였다는 것. 그러나, 거기에 또다른 변수가 작용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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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벽한 날들 / 메리 올리버 ㅣ 마음산책

   메리 올리버는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이라고 한다. 퓰리처상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나에게는 낯선 저자이기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인지 궁금하다.

시원한 책표지의 색상이 눈길을 끄는 <완벽한 날들>은 '영혼과 풍경 사이의 관계'를 말해준다고 하니,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2. 젊은 날의 책읽기 / 김경민 ㅣ쌤앤파커스

 

요즘 책관련 에세이들이 많이 출간된다. 벌써 이런 류의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그래도 또 눈에 들어오는 책이다.

우리의 인생 언제쯤엔가 한 번은 읽은 책들.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책제목만으로도 그 책이 얼마나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는지 잘 알려진 책들이 이 책 속에는 36권이 담겨져 있다.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장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

정말 주옥같은 책들. 그 책들을 읽을 때의 내 모습이 잠시 스쳐간다. 다시 이 책들을 읽는다면 나는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

더욱 성숙해진 독서력 때문에 그 작품들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리라 생각해 본다.

 

 

 

 

 

3. 소로우의 탐하지 않는 삶 / 김선미 ㅣ위즈덤하우스

소로우의 삶과 교감을 하며 저자와 그의 가족들은 10년간을 이 책에 실린 내용과 같은 생각과 방식으로 살아 왔다고 한다.

왜 사람들은 그렇게도 많은 것을 가지려고만 할까?, 가진 만큼 행복한 것일까? 아니, 그와 반비례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소박하게 사는 삶에서 어떤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 이 책을 따라 가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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