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을 좋아해 드디어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지난 몇 주간에 걸쳐 봤다. 솔직히 말하면 다 보지도 못했다. 마지막 16회는 안 봤다. 한 중반까지는 괜찮게 봤다. 하지만 역시 연애 드라마는 나에겐 과유불급하다. 드라마가 나쁜 건 아닌데 역시 사람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재확인하는 정도? 하지만 인스턴트 사랑만을 되풀이하는 사람에게 이들의 사랑은 얼마나 진지한가. 그 점은 높이 사 줄만하다.     


                               


근데 지루하다. 또 얘기하는 거지만 16회에 맞출려고 길게 늘려놨다는 생각만 든다. 안수영 보단 내가 더 마음이 간 건 상수를 사랑하다 팽 당한(적당한 표현이 생각이 나질 않는군.ㅋ) 박미경이다. 뭐 부자라는 재수없는 조건만 빼고 당당하고 적극적이고 인간성도 좋다. 적극적인 거까지는 좋았는데 상수의 아파트까지 찾아가 하룻밤 재워 달라고 하는 건 좀 너무 들이덴다 싶기도 하지만,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쿨하게 웃으며 안녕하고 돌아서는 게 보기 좋았다. 


솔직히 세상엔 사랑을 이루는 커플 보단 이루지 못한 싱글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때마다 원망하고 우울해하면 이 지구상에 살아 남을 존재는 없다고 본다. 또 너무 결과만을 따져서 여자가 먼저 사랑하면 손해라는 구세대적인 사고방식도 이제는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쪽이 됐든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은 모험을 하게되어 있다. 그것을 싸잡아 그렇게 말하는 건 그 사람의 사랑을 너무 가볍게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다 지난 주, 연애에 관한 이야기는 뻔하니 문장으로 승부를 걸아야 한다는 한 알라디너님의 리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과연 그렇겠구나 싶은데 그건 역시 소설이나 해당되는 말인 것 같다. 드라마는 대사에 너무 날을 세우는 경향이 있어 그 감동이 오히려 반감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도 굳이 16회까지 볼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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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5-22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이라는 것은 손을 마주잡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내가 먼저 내밀어도 상대가 잡지 않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겠죠. 때로는 맞잡고 있다가 어느 순간 서로 비어버린 손을 보며 당황하기도 합니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손해라고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닌 권력관계로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어요. 개인적으로는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사랑이 끝나도 그 관계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더 많다고 생각해요. 더 많이 아플수록 더 많은 깨달음을 얻을 기회가 생기는 것이겠죠.
댓글은 이리 써놓았지만 멜로물은 안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stella.K 2023-05-22 16:53   좋아요 2 | URL
오, 대디님! 드디어 저의 서재에 첫 댓글을 남겨주시는군요! ㅋㅋㅋ
이거 원작소설이 있는데 그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드라마 괜찮다고 해서 봤는데 배우들의 연기는 나름 좋은데
저도 멜로물은 끝까지 본게 별로 없어요.
이리도 구구절절이 쓰신 걸 보니 사랑을 많이 해 보셨나 보군요. ㅎㅎ

DYDADDY 2023-05-22 19:27   좋아요 1 | URL
음? 첫 댓글이었어요? ^^;;; 투비에서 댓글 남긴 것을 서재에도 댓글을 남겼다고 생각했었나봐요. ㅋㅋㅋㅋ
멜로는 체질이 아니라 소설도 잘 안보는 편이에요. 더군다나 드라마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꾸 멀리 하게 되요. 제가 읽는 책을 보시면 아실거에요. ㅋㅋㅋㅋ
사랑에 대해 쓴 것은 사랑에 대해 쓰신 부분에 대해 느낀 것을 쓴 것이라 사랑을 많이 해봤냐고 물으시면 그다지 자신은 없어요. 다만 지금도 사랑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확실해요. 신생아실을 들어가는 것부터 지금까지 봐왔는데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죠. ^^

stella.K 2023-05-22 19:37   좋아요 0 | URL
엇, 마지막 말씀이...그럼 대디님 혹시
산부인과나 소아과에서 일하시나요?

저도 예전엔 TV 보는 시간이 아까워 안 봤어요.
유일하게 보는 게 주말의 명화 같은 거였죠.
그런데 대본 쓰는 일을 하다보니 바뀌더라구요.ㅎ

DYDADDY 2023-05-22 19:53   좋아요 1 | URL
딸아이 이야기입니다. ㅋㅋㅋㅋㅋ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죠. ^^

stella.K 2023-05-22 19:5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선을 넘었군요.ㅠㅠ

DYDADDY 2023-05-23 15:25   좋아요 0 | URL
댓글을 늦게 봤어요. ㅠㅠ 제가 쓴 문장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괘념치 마세요. ^^

서곡 2023-05-22 1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끝까지 다 보긴 했지만 다 안 보신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ㅋㅋ 드라마 다 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stella.K 2023-05-22 19:01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거 보통 일 아니에요.
그런데 이상하게 또 보게 되더라구요.
웬지 안 보면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냥 소설 대신 본다고 생각해요.
소설 쓰시는 분들한텐 미안한 일이죠.ㅠㅋㅋ

니르바나 2023-05-22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사랑의 이해, 연애의 이해 다 좋습니다.
드라마 제목이 철학책 제목 같아서 좀 부담스럽기는 해도요.
저 같으면 15회까지 시청했다면 그 동안 드라마 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마지막 16회까지 다 보았을텐데...
스텔라님 유연석 좋아하시는군요.

stella.K 2023-05-22 19:12   좋아요 2 | URL
니르바나님 말씀에 백번 동의합니다.
저도 누가 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니르바나님처럼
말해 줬을 겁니다.
근데 이것 말고도 찜해 둔 드라마가 몇 개가 있어요.
언제 다 볼지 모르죠.
저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뿌리를 뽑는 그런 스탈이 아니라
오래두고 보거든요. 그러다보면 좀 지치더라구요.ㅠ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강하늘하고 조승우죠.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배우중 하나가 유연석이란 말씀.^^

페넬로페 2023-05-23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드라마 정말 답답했는데 안수영이 처한 상황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도 생각했어요.
저는 오히려 유연석의 미적지근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직장에서의 차별에 얼마나 열이 받던지요 ㅠㅠ

stella.K 2023-05-24 15:1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솔직히 이 드라마 10회안으로 끝냈으면 좋았을텐데
좀 많이 늘려놨다 싶더군요.
안수영 역을 맡은 배우는 차분하게 연기를 잘한다 싶은데
답답하긴 마찬가지더군요. 그래도 유연석은 뒤로 갈수록
좀 저돌적이기도 하던데...
암튼 전 그나마 박미경이 좋았어요.
근데 정말 직장에서 저럴까? 의문스럽기도 하더군요.
그러다가도 드라마니까 그런 거겠지만 저런 기류가
밑에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정말 직장생활하는 거 쉽지 않겠다 싶어요.
드라마 평점이 생각 보다 높지 않던데 좀 아쉽긴 하더군요.^^
 
글로 지은 집 - 구십 동갑내기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주택 연대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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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나는 '책으로 지은 집'으로 오독을 했었다. 오독을 하던 제대로 읽든 제목은 뭔가 상징성이 있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정말 책으로 집을 지을 수도 있을까? 얼핏 페트병이나 아이스크림바(일명 하드)를 먹고 나오는 나무 막대기를 모아 집을 지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아주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책의 재질은 나무가 아닌가. 집 짓는데 나무가 사용되기도 하니 어떻게든 가능할 것 같다.


이 책은 1958년 이어령 교수와 저자가 결혼해 살아온 과정을 집의 연대기로 풀어간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발간 때부터 나의 관심을 끌었다. 발행 시점이 이어령 교수의 타계 1주기에 맞혀 나온 걸로 알고 있다. 이어령 교수는 자신을 위해서는 글을 쓰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어느 때가 되면 평전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때까지는 이어령 교수에 대해서는 이 책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집 이야기다.


나는 왜 집 이야기를 좋아할까. 그것은 나의 향수를 가장 많이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향수를 자극하는 다른 것들도 많을 텐데 하필 집이라니. 더구나 난 이사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집에 관해서는 (저자만큼은 아니어도) 꽤 쓸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흔히 집을 부동산의 가치로만 보는 것 같은데 집도 오래 살면 영혼이 깃드는 법이다.


이 책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보이는데, (교수도 누구도 아닌)남편 이어령 교수와 직업인, 아내, 어머니로서 치열하게 살았던 저자와 집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이들 부부가 함께 어울렸던 당대 문인의 이야기가 양념처럼 등장한다.


남녀가 결혼하면 아이 낳고, 살림 늘리고, 좀 더 넒은 평수로 이사하길 바라는 건 70년 전이나 후나 똑같은 것 같다. 이어령. 강인숙 부부도 부부의 연을 맺은 이상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서재를 꾸밀 수 있는 집을 갖게 되길 바랐다. 어쩌면 그것을 위해 그처럼 많은 이사를 하고 살았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왜 이들에게 서재가 그처럼 중요했을까. 저자는 책에서 몇 번씩, 남편은 평론을 쓰려면 늘 책을 펼쳐놓고 써야하기 때문에 서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썼다. 그러자 평론가들을 조금 이해가 된다. 요즘엔 서재나 연구실을 갖지 않은 평론가가 있을까. 하지만 이들이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50년대 후반 60년대는 여간 부자가 아니면 서재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했다. 어느 시인에게 왜 시인이 되었느냐고 묻자, 종이와 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으니까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평론가와는 아주 대조적이다.


그런데 이 책 읽으면 읽을수록 묘하게(?) 빠져든다. 나 역시 저자가 살았던 세대 안에 교집합처럼 살았으니까.


그렇게 저자는 고진감래 끝에 드디어 2층 집으로 이사를 하고, 남편과 자신을 위한 각각의 서재를 만들어 좋아라 했단다. 그러나 그도 잠시. 2층 집이 그렇게 추운 줄은 몰랐다는 쓴다. 그때는 새마을 운동 때문이었을까. 2층을 올리는 집도 많았다. 하지만 나의 엄마는 가장 쓸모없는 집이 2층 집이라고 했다. 아직 가스나 기름을 쓸 수 없고 대부분 연탄을 썼는데 그 연탄이 2층까지 덥히진 못했다.


지금도 기억하는 건, 피아노 선생님댁이 2층 집이었는데, 추운 날 피아노를 치러 갔더니 선생님이 입고 온 오버코트를 벗지 못하게 했다. 입에선 허연 김이 나왔고, 피아노 치는 손이 굳어질까 봐 선생님은 조그만 전기 곤로를 켜고는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손을 쬐게 하곤 했다. 그래서 대개 2층 집은 겨울 한 철은 비워둘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불편하고 쓸모가 없는 것이다. 그런 집을 저자는 7년인가를 살았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정말 입에서 김이 나올 것만 같다.


그렇게 이 책에 빨려 들어가고 있을 때 내 눈이 저자가 시구문 근처에서 살았다는 사실에 멈춘다. 와, 시구문! 우리 집도 시구문 근처에서 살았다. 지금은 철거된 지 오래지만 조선시대 시체가 나가는 문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렇게 저자의 삶의 배경과 내가 자꾸 오버랩되니 무슨 퍼즐을 맞추듯 이 책이 자꾸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지 않아도 저자의 세 분의 자제 중 한 분이 나와 나이가 같거나 비슷한 연배인 걸로 알고 있다. 실제로 두 분은 나의 큰아버지, 큰어머니 벌쯤 된다. 아, 이거 너무 오버하나? 우리나라 사람들 누구와 조금만 비슷해도 뭔가의 동질성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던가. 이해하시라.ㅠ


그러다 결정적으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저자는 윤남경 씨가 학교 선배고 친하게 지냈다고 짧게 밝히고 있다. 이럴 수가.


윤남경 씨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분은 소설가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80년 대 초중반 K 본부에서 했던 '사랑방 중계'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원종배라는 아나운서와 YMCA 총무를 역임했던 전택부 선생이 MC를 맡고, 가끔 이분이 게스트로 나오기도 했다. 제목 그대로 내 이웃의 이야기를 사랑방에 온 느낌으로 오손도손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였는데 나름 인기가 있었다.


이분의 백부가 윤보선 대통령이다. 그러니 어떤 집 자제인지 알겠지. 그런데 나의 아버지는 그 프로에 나온 윤남경 씨만 보면 왕고모, 왕고모 했다. 촌수에 그리 밝지 않은 나는 사촌 이상만 넘어가면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와 이분을 둘러싼 복잡한 촌수를 정리했다.


정확히는 이분의 어머니가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나의 친할아버지의 누이시다. 그러니까 이분과 나의 아버지와는 고종사촌 지간이 되고, 따라서 아버지가 왕고모라고 했던 건 이분의 어머니가 나에겐 왕고모님이 되신다는 말이었다. 처음엔 이 사실이 잘 믿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리 집은 그렇게 뼈대 있는 집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런 뼈대 있는 가문과는 단 1도 연관되어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소년 시절 명절 때면 할아버지가 고모가 사는 집으로 심부름을 보내곤 했다고 한다. 이를테면 명절 선물을 드리고 오라는 것이다. 그런 것으로 봐 남매는 별로 친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긴 출가외인이고, 워낙 세도가다 보니 처가에서 무슨 말이라도 잘못 흘러 들어갈까 봐 조심이 지나친 거겠지.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렇게 내외를 하는데 아버지라고 그 심부름이 쉬웠겠는가.


그래도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도 한동안 왕래가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이 책을 엄마한테 소개하면서 저자와 윤남경 소설가의 관계를 말씀드렸더니 엄마도 이분에 대한 기억 한 자락을 털어놓는다. 엄마가 시집온 지 얼마 안 돼서 자매가 놀러 왔는데 얼마나 자로 잰 듯 바른지, 나의 큰 고모 즉 아버지의 누나가 머리를 잘못 빗어서 머리카락 몇 가닥이 흘러내렸다고 한다. 그러자 그걸 그냥 안 지나치고 콕 집어 지적하더란다. 나는 역시 양반은 다르구나 했다.


내가 왜 이 얘기를 털어놓냐면, 사실 그때 내친김에 윤남경 소설가에 대해서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다. 그랬더니 그 시절 기자도 하고(대단하지 않은가? 하물며 여자가.) 소설도 꾸준히 써서 그 편수가 꽤 여러 편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을 하면 동명이인의 책은 있지만 이분의 책은 단 한 권도 찾을 수가 없다. 심지어 절판된 것으로도 나오지 않는다. 이분의 출신학교 도서관에 가면 찾을 수 있으려나.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여성 작가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누군가 좀 이 분의 책을 발굴해 줬으면 좋겠다.


누구는 6명만 건너면 (누구는 4명이라고도 하고) 우린 어떤 식으로든 아는 사람으로 연결되어 있다더니 그 말이 맞는 것도 같다. 저자와 나의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먼 친척이 아는 사이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러다 보니 이 책이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껴지면서 본의 아니게 사심 가득한 리뷰가 되어버렸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 이 책을 안다는 이유만으로 모일 사람이 어느 학교 운동장 한가득은 되지 않을까. 그냥 웃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책은 이렇게 저자와 독자가 어느 지점에선가 만나고, 공감하고 더불어 사고의 폭이 함께 넓어지는 책은 아닐까. 


요즘 저자는 어떻게 지낼까 감히 상상해 본다. 워낙에 이어령 교수가 드리운 그늘이 크다 보니 오늘도 홀로 영인문학관을 지키고 있을 저자의 고독이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모쪼록 건강하고 평안하셨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좋은 책을 내주셔서 깊이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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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3-05-09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그러고 보니 뼈대있는 가문이시군요.
왕고모면 5촌이니 아주 가까운 친척이니까요.

집도 오래살면 영혼이 깃드는 법이란 말씀 맞습니다.
사람이 떠나가면 집에 귀신이 산다고 하지 않습니까.
시골에 있는 빈집 뿐 아니라 잘 지어놓은 집도 사람이 살지 않으면 금방 표시가 납니다.
집은 사람이 살면서 호흡하면서 관리를 해주어야 제 구실을 하니까요.
스텔라님 피아노 배우셨구나. 어디까지 치셨어요?
저는 바이엘로 졸업했습니다.



stella.K 2023-05-10 16:40   좋아요 1 | URL
ㅎㅎ 이론상으로는 그렇긴하죠.
하지만 저의 선대분들이라 그냥 풍문으로만 듣는 거죠.
저희 집은 사촌하고도 친하지 않아 안 보고 산지가
꽤 됐니다. 아마 길거리에서 만나도 잘 모르고 지나칠 걸요. ㅋ

저는 체르니도 치고, 하논도 친 기억이나요.
바이엘이면 가장 먼저치는 건데
니르바나님 정말 피아노와는 별로 친하지 않으셨나 봅니다.^^

yamoo 2023-05-10 1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 소설도 꾸준히 읽으시는 스텔라님~^^

작가와 평론가는 하늘과 땅 차이죠..ㅎㅎ
우리나라 평론가의 글 쳐놓고 좋은 글을 거의 못봤습니다.
평론은 창작자가 되지 못한 사람들이 주로 가는 루트...

작가는 책이 없어도 펜과 종이만 있으면 되죠..ㅎㅎ
책이 필요한 평론가는 아마도 대가는 아닐 겁니다..^^

stella.K 2023-05-10 16:52   좋아요 0 | URL
아유, 전혀요. 그냥 관심만 많습니다.ㅠ

그렇긴 하죠. 사실 우리나라가 책을 안 읽으니
평론집이라고 읽겠습니까? 평가절하된 것도 있죠.
근데 가끔 평론집도 읽으면 읽을만 해요.
우리나라 문학의 흐름도 알 수 있고.
특히 요즘 젊은 평론가들은 나름 톡톡 튀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것 같더라구요.
어쨌든 튀어야 사니까.^^

서곡 2023-05-10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한 가지 배웠습니다 시구문 ㄷㄷㄷ

stella.K 2023-05-10 16:52   좋아요 1 | URL
시구문을 모르신다니 서곡님은 저 보단 젊으신 분이신가 봅니다.ㅋ
그것도 모르긴 해도 사람을 살리기 위한 방편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옛날엔 역병이 워낙 많았으니 산 사람과 죽은 자를 빨리
격리시켜야 하지 않았을까요?
예전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없애는 것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결국 철거됐죠. 시구문은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제 없어졌는지 모르게 없어진 것 같더라구요.

페크pek0501 2023-05-12 1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부가 책을 가까이 하는 이들이라 얘기가 잘 통했을 듯하네요.
각각의 서재를 꾸며 놓는다면 멋질 것 같아요. 우선 집이 커야겠지요...
저는 집 구경이 재밌어서 그런 프로가 눈에 띄면 채널 고정하고 시청합니다.

stella.K 2023-05-12 19:34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먹방이나 집방 같은 예능은 또 의외로
거의 안 보죠. 어차피 저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게 아니라
좌절을 느끼게 해 줘서 싫어한답니다.
대리 만족이 절대로 안 되는 인간이죠.ㅠㅠ

transient-guest 2023-05-20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부가 각자의 서재를 따로 가졌다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나 인연을 맺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 강남인지 사대문 안인지 몇 건너면 아는 사람들이 겹치는 경우가 있다던데 정말 그럴 수 있겠습니다. ㅎㅎㅎ

stella.K 2023-05-20 10:20   좋아요 1 | URL
저자의 서재는 조그만 방이 남아서 그렇게 했다고 하더군요.

어디 어느 특정지역 만이겠습니까? 페이스북만 봐도 알 수 있죠. 나는 잘 모르는데 내 아는 사람이 안다고 그러기도하고 나 아는 사람 때문에 오래 전에 알았던 사람과 다시 알게되는 연극같은 일이 있지않나요? ㅋ 그래도 또 안 만나게되는 사람은 안 만나긴 하더라구요. ㅎㅎ
 

0. 대체로 흐리고 바람


1. 정신없는 4월이 가고있다. 날씨만 보더라도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고 황사와 미세먼지도 장난 아니다. 내일부터 5월이 시작되고 기온은 차츰 안정을 되찾으면서 오르겠지만 대신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겠지.


2. 이번 달은 이것저것 손에 든 책은 몇권 되지만 완독한 책은 유일하게 강인숙의 <글로 지은 집>이 유일하다. 마음만 먹으면 금방 읽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게 안 됐고 아마 앞으로도 무슨 책을 읽던 그럴 것 같다. 나의 독서는 완독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ㅋ


3. 어제 우연히 TV에서 이 영화를 봤다. 

그렇지 않아도 한 번 봐야지 했는데 잘 됐다 싶었다. 나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3.5 정도는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학문의 자유를 위해 탈북을 했지만 북에도 남에도 정착할 수 없었던 한 북한출신 수학자의 이야기를 꽤 사실적으로 그렸다. 

주인공 이학성(최민식 분)을 통해 북한은 수학이란 학문을 체제와 전쟁준비에만 쓰려고 하고, 남한은 그저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 공부할 뿐이다. 수학은 수학으로 순수하게 좋아할 수 없기에 이학성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아들과 함께 월남했지만 남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월북을 시도하다 죽는다. 이렇듯 그는 아버지로서 자식을 잃은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역시 사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린 탈북민을 환대할 의무가 있다. 환대할 때 환대하지 못하면 우린 반드시 그에 대한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영화의 흐름이나 구조가 알 파치노가 나왔던 <여인의 향기>와 흡사하다. 믿고 보는 배우 최민식의 묵직한 연기가 볼만하다. 

중간에 17살 소녀와 함께 듀엣으로 수학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다분히 쇼적이란 느낌이 든다. 앉은 자리에서 그런 유창한 피아노 연주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둘 다 굉장한 피아노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더구나 듀엣 아닌가. 그래도 뭐 연주 자체는 볼만했다. 

배우들이 원래 수학에 그렇게 뛰어날 것 같지는 않은데 칠판이나 노트에 어떻게 천연덕스럽게 푸는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존경스럽기도 하다.

보다보니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게 생각이 났고, 이제는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수학 잘하는 사람 보면 부럽긴 하다.      

        



4. 한 3년 동안 사람을 안 남나고 살아서일까? 자꾸 약속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근래 그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그러고 보면 내 성격이 외향적이었던가 싶기도 한다. 난 분명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기 빨리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5. 나이를 먹어서일까. 요즘엔 하루하루 시간이 가는 게 아깝다고, 내가 앞으로 얼마를 살겠다고 몸을 사리는가 그런 생각이 든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조용히 사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호르몬의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여자는 나이가 들면 남성적이 되어간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그런가, 얼마 전 누구와 싸우고 성에 안 찼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는 나와 동갑내기 남잔데 이 사람은 처음에만 화를 발칵 내더니 이내 그 싸움에 책임도 지지 않고 숨어버렸다. 뭐 미안하다 어쨌다 말도없이. 말하자면 이 사람은 여성 호르몬이 넘실거렸던 거겠지. 뭐 그래서 평화가 유지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로선 가장 안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박터지게 싸우고 영영 안 보던가 아니면 화해하던가 그게 내가 원하는 건데.

내가 자꾸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것도 성격보단 호르몬의 변화인지도 모른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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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3-05-01 16: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에 제가 독서 모임 세 개에 참석해요. 십 년 전 때 사람 만나기 적극적이지 않았던 과거 제 모습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변했어요.. ㅎㅎㅎ 과거의 저는 독서 모임 하나만 꾸준히 참석해서 책 한 권을 완독하면 만족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독서 모임에 참석하면 책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 더 경청하게 되더라고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책에 없는 삶의 지혜나 지식을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내가 세상이나 타인을 바라보고 대하는 시선이나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고요. 독서 모임에 만나는 분들 전부 성격이 따뜻하고 생각이 깊어서 제가 배울 점도 많고, 책을 매개로 즐겁게 수다를 떨 수 있어서 좋아요. 저도 책을 매우 좋아하는 놈이지만, 그래도 책보다는 사람이 중요해요. ^^

stella.K 2023-05-02 14:17   좋아요 0 | URL
오, 보통 사람은 사람 대하는 게 싫어지면 책 속으로 숨곤하는데
넌 오히려 책을 통해서 사람을 만나는구나.
바람직한데?^^

yamoo 2023-05-04 06:42   좋아요 1 | URL
여러 개 모임을 하다보면 피로도가 쌓일 때가 옵니다. 모임은 사람이 중요한데 이상한 사람 하나 끼면 모임 와해되는 건 순식간이더군요..^^;;

몇 번 겪으니 다시는 모임을 만들지 않고 모임에 나가지도 않아요..ㅎㅎ

yamoo 2023-05-04 06: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로 지은 집> 찾아봤어요. 흠...당분간은 읽지 못할 거 같지만...^^;;

수학교양서는 요즘 양서가 아주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요. <대량살상 수학무기>는 그 중에서도 원탑인 것 같기두 하고..<수학은 스토리다>는 안봤지만 박경미의 책과 비슷한 부류 같습니다.ㅎㅎ

3년 동안 사람을 안만나면 약속을 잡고 싶을 수도 있겠습니다만...그건 성격이 외향적인 건 아닌 듯합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1달도 혼자 있지를 못해요...ㅎㅎㅎ

stella.K 2023-05-04 13:15   좋아요 1 | URL
글로 지은 집은 야무님이 좋아하는 스탈은 아닐 것 같긴해요. ㅎ
그래도 전 이책 재밌게 봤어요.
리뷰를 쓰고 싶은데 게을러서 못 쓰고 있답니다.ㅋ

영화 보세요. 수학이란 소재를 통해 남한과 북한 사회를 비판하는데
전 나름 좋았어요. 최민식이 어느 고등학교 수위로 나오는데
할아버지라고 불어야겠구만 자꾸 아저씨라고 부르니 좀 어색하긴 하더군요.

그렇죠. 저도 사람만 줄창 만나고 있으면 피곤해해요.
외향적인 사람 만나면 더더욱.
근데 제가 이러는 걸 보면 호르몬의 변화인 것 같습니다.ㅎㅎ

레삭매냐 2023-05-09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서는 시간 아까운 줄 모르고
그렇게 허랑방탕하게 살았는데...

말씀이 어찌나 이리도 구구절절
하게 와 닿는지요.

서로 안보는 것도 화해하는 것도
모두 쉽지 않은 미션이지 싶습니
다.

stella.K 2023-05-09 16:11   좋아요 0 | URL
누가 보면 매냐님 되게 방탕하며 산 줄 알겠어요.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서로 안보는 것도 화해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뭐 이렇게 사람의 관계는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ㅠ
 

0. 흐림

얼마 전 비가 오고 어제는 찬란하다시피 날씨가 좋아서 한동안은 또 날씨가 좋을까 싶었더니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내일은 다시 맑을 거라고하니 정말 샌드위치데이다.


1. 지난 주일이었나? 밤에 우연히 TV를 보니 챗GPT가 글쓰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펼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거기엔 SF에 종사하는 작가를 비롯해 기획자, 출판사, 과학자 등등의 사람들이 모였다. 다들 GPT의 성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과 함께 작업을하니 시간이 많이 축소가 되고 책이 금방 나올 수 있겠다고 감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PT를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는 않았다. 결과물을 보면 그냥 나쁘지 않다는 정도지 크게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야기를 써나가는 것도 그렇고, 디자인도 그렇고 여러 가지면에서. 나는 처음에 그들의 말에 조금은 안도했다. 하지만 뒤짚어 생각해 보면 정말 안도해도 좋은 걸까? 꼭 그렇지만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작가도 아주 뛰어난 작품을 쓰는 몇 작가를 제외하면 다들 고만고만한 작품들 쓰지 않나? GPT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되면 독자들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거고 작가는 그만큼 설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될 것 아닌가. 뭐 독자의 선택의 문제고 취향의 문제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나저나 난 정말 기계에 관해서는 문외한이고 여전히 디지털 보단 아날로그의 취향을 . 더 그리워하는 쪽이다. 으야면 좋을런지 모르겠다. 더 이상 모르는 게 약이라고 버티는 건 좋은 게 아니다. GPT에 대해 좀 책이라도 훑어봐야겠다.


2. 이제 난 웬만해서 해외 드라마는 안 보는데 우연히 보게된 드라마다.        

            

재밌다. 난 우동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닌데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가래떡 같은 질감의 우동을 좋아한다.드라마가 좀 오래되었나 했더니 제작년도가 2021년이다. 그렇다면 그리 오래된 드라마도 아닌데 화면은 10년 전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그런데 내용은 좀 웃기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뭔가 끈끈한 의리가 느껴진다. 

특히 제 맨 가운데 있는 얄상하고 미끈한 남자가 점장으로 제면소에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데 약간의 미스터리면서 깍듯하면서 웃긴다. 한마디로 배역을 잘 소화해 낸다. 특히 마지막화에서 호텔 사장이 점심을 먹겠다고 카레우동을 시켰는데 점장이 실수로 나무젓가락을 짚는 바람에 회장의 와이셔츠에 카레우동을 패데기를 친다. 그게 어찌나 옷기던지. ㅎㅎㅎㅎ

무엇보다 총 6화고 20분 내외라 보는데 부담이 없다. 오히려 너무 짧아서 아쉬울 정도다. 한드는 너무 길고, 일드는 너무 짧고. 좀 반반씩 섞으면 안 될까 아쉽다. 아무튼 괜찮은 드라마다. 기분이 꿀꿀한 날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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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4-21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챗GPT에 대한 기사가 요즘 많이 나와요. 저는 챗의 책을 보게 된다면 신뢰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인터넷 검색으로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정보만 제공할 듯싶고 이것도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많고요.
무엇보다 사유 깊은 글은 쓰지 못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이것도 점점 진화해서 우리를 놀라게 할지 모르니까요.
안 그래도 경쟁자가 많은 시대에 이젠 기계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군요.

stella.K 2023-04-21 13:44   좋아요 1 | URL
그렇죠. 사유 깊은 문장은 못 만들거예요.
그런데 지식을 전달은 잘 할 것 같긴해요.
저는 챗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몰라요. ㅎㅎㅎ
어쩔 수 없이 공존해야 하는 그런 시대로 갈 것 같아요.
그런 거 보면 옛날 저 어렸을 때 봤던 <캐산>이란 만화영화가 생각이나요.
편하자고 로봇을 만들었는데 그것에 의에 지배당하는 디스토피아를
다룬 건데 누가 제작했는지 놀랍고 다시 한 번 보고 싶더라구요.

니르바나 2023-04-21 16: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챗GPT란 말 들으니 오래 전에 많이 썼던 단어 <포스트 모더니즘>이란게 생각나네요.
말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쓰면 이것을 이용해서 상품을 만드는 구조지요.
<4차산업>이란 것도 그런 것 중에 하나로 봅니다.
조금 있으면 4차산업도 모르는데 5차산업이 나오겠지요.
이런 것을 모르면 세상 추이에 뒤떨어지는게 아닌가 조바심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가뜩이나 어지려운 머릿속만 복잡하게 만드는 것 때문에 이런 말도 있습니다.
고전으로 돌아가라!

stella.K 2023-04-21 19:18   좋아요 3 | URL
아, 니르바나님 이리 말씀해주시니
저의 팔랑귀가 춤을 춥니다. ㅎㅎ
맞습니다. AI가 휩쓰는 것 같아도
AI 가전제품 우리가 몇개나 쓰고 있습니까?
그냥 아날로그 시대 때 썼던 구조에 성능을 더한 정도죠.ㅋ
우리가 그걸 만드는 것도 아니고.
지금이 5차고 곧 2, 3년만 지나면 6차라고 떠들지 않을까요?
암튼 고전으로 돌아가라는 말씀에 마음이 편해졌습니다.ㅎㅎ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희선 2023-04-22 0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컴퓨터는 써도 챗GPT에 거의 관심 없습니다 뭔가 물어보면 대답해준다는 말이 있기도 하던데... 저는 그런가 보다 하면서 삽니다 세상이 빨리 가든 그냥 저는 천천히 가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책을 많이 못 봐서 아쉬워 하기도 하는군요 책도 하나를 천천히 보라고 하지만, 그건 못하기도 합니다

일본 드라마는 보통 40분 넘고 10화나 11화까지 해요 가끔 짧은 것도 있기는 해요 그래도 한국 드라마보다 짧을지도 모르겠네요 한국 드라마 안 봐서 모르는데 요즘은 짧아진 것 같기도 하더군요 길게 하는 것도 있겠지만...


희선

stella.K 2023-04-22 19:01   좋아요 1 | URL
거의 10년전쯤 S 본부에서 시트콤을 했는데
20분 내외였는데 꽤 괜찮았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시트콤이 별로 환영을 못 받나 봅니다. 이후로 새 작품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간혹 12회 정도 하는 게 있긴 하더군요. 하지만 회당 길이는 60분 정도 합니다.
좋은 건 16회도 짧죠. 근데 그런 거 얼마 안 되고
12회에서 10회 정도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yamoo 2023-04-26 1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챗GPT란 말...저도 가입해서 해봤는데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은 분야는 아예 결과물을 못 내놓더라구요. 일단 인공지능이 넌문등은 쓸 수 있는데 이게 초기 버전이라 앞으로 버전업되면 왠만한 작가 뺨치게 잘 쓸거 겉아요. 얼파고가 증명했듯이 인간이 산출하는 모든 것을 평균이상으로 잘 내놓을거 겉아요. 이건 창작자둘에게 매우 위햡적인 사태일듯해요. 대체재가 스만큼 널리게되니..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글구 일드라...일드 본 적이 너무도 아득한 과거라서뤼..^^;;

stella.K 2023-04-26 19:19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생각해요.
사람이 쓰는 글도 중간이나 중간을 밑도는 글들이 더 많지
잘 쓰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그럴바엔 챗이 쓴 글을 보겠다고 할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TV가 나오면 라디오 영화관 없어질 거라고 했는데
21세기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건재하잖아요.
OTT가 나왔는데도 여전히 TV 보는 사람 있는 것처럼
아마 다 섞어서 보겠죠. 챗이 쓴 거 보다 인간작가가 쓴 거 보다. ㅋ

야무님은 관심도 없지만 바쁘시기도 하잖아요.ㅎ
저도 해외 드라마 잘 안 보는데 가끔 일드 보면 아기자기한 게 재밌더라구요.
시간도 짧고 횟수도 얼마 안 되니 책 안 읽히는 날 함 보세요.^^

레삭매냐 2023-04-30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동 언급하시니...

그전에 저희 동네에 발로 밀가리
반죽을 치대는 사누끼 우동집이
생겼었는데...

맛을 한 번 보고 싶었으나 오래
버티지 못하고 바로 망했다는.

번역이 초창기에도 그랬지만 왠지
GPT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지 않을
까 싶습니다. 아마 차차~ 나아지지
않을까요. 부디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대할 뿐입니다.

stella.K 2023-04-30 18:13   좋아요 1 | URL
우동이 울나라에선 별 인기가 없나봐요. 일본라멘도 그렇고.
GPT도 잘 쓰면 좋긴하겠죠. 대신 번역가들 설자리가 좁아지겠죠.ㅠ
 

0. 맑음. 바람

어제보다는 좀 잦아들긴 했지만 바람이 여전히 많이 분다. 4월이 바람이 많은 달이긴 하지만 예사롭지가 않다.


1.

 어제 백세희 작가에 대한 기사가 났다.

최근 이 책이 영어로 번역돼 영국에서 전자책을 포함 10만권이란 경이적인 판매고를 달성했다고. 우리나라에서도 50만권이 팔렸다고 한다. 

나는 내친김에 작가가 세바시에 나온 영상도 챙겨봤다.

뭐 나름 똑부러지게 강연하는 것을 보고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역시 난 제사 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은 속물이란 생각이 드는게, 책 덕분에 부모님이 진 빚을 갚아드렸다고 한다.

하긴 우리나라에서만도 50만권이면 적지않아 보이긴 한다. 요는 우리나라 사람들 책을 안 읽는다고 해도 읽는 사람은 읽는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이 책은 현재 작가 자신이 앓고 있는 기분부전장애 (가벼운 우울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치유하는 치유기 내지는 극복기를 다룬 것이다. 제목을 그렇게 정한 것도, 언젠가 너무 우울해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그때 친구가 만나서 떡볶이를 먹잔는 말에 그래 이거는 먹고 죽자라고 생각하고 먹은 적이 있는데 거기서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떡볶이라고.


최근 이런 가볍고도 다소 긴 문장의 제목의 책이 많이 나온 줄로 아는데, 나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제목에서는 딱히 끌리지 않아 내용이 그런 것인 줄도 모르고 볼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내가 그러고 있는 사이 영국에서 그렇게 판매고를 올렸다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목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영국에서 떡볶이란 한국 서민음식이 있다는 걸 모르진 않겠지. 물론 모르는 사람도 있긴 할 것이다. 제목도 영어발음 그대로 ‘tteokbokki’  라고 썼는데 그 특이함에 더 구매하지 않았을까? 


나는 또 내친김에 서평이 어떤가 싶어 훑어 보았는데 반응은 생각 보다 싸늘했다. 아니 거의 혹평에 가까웠다. 물론 개중엔 높은 평점을 줬던 리뷰어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렇다면 작가는 보통 냉정한 멘탈이 아니라면 자신의 책에 리뷰가 어떤지 일부러 찾아 보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분부전장애에 하나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나는 뭐 백세희 작가만큼 유명하지도 않지만, 지난 2015년에 책을 내고 이곳 알라딘에선 좋은 평을 받았지만 한참 지나서 우연찮게 다른 사이트에서 내 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리뷰를 본적이 있다. 내가 성격상 욕 먹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순간 욱해서 댓글 하나 달아 볼까 하다가 그만뒀다. 


나도 아주 가끔은 뭐 하나 잘못 사면 차마 점잖은 사람은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기도 하는데, 기대했던 책이 마음에 안 들면 그 정도의 비난이야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동안 읽느라 들인 돈과 시간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한 걸 가지고 그렇게 비난한다면 그 보다 더 큰 일은 어떻게 할까 인격이 의심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그 후유증 나름 오래 가더라.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본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런 멀쩡한 정신의 소유자도 이런데 그럴 땐 안 보는 게 장땡이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면 책은 원고가 작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그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저 이름만 작가일뿐 냉정하게 말해 책은 독자의 것이다. 내 책을 읽는 독자와 읽지 않은 또 앞으로도 읽지 않을 독자. 그러므로 독자가 작가의 작을 가지고 뭐라고 하던지간에 그건 철저하게 독자의 목이지 작가의 몫은 아니라는 것. 그러므로 독자의 말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아무튼 우리 에세이가 그렇게 외국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우리나라에서 서자 취급 받는 것들이 외국에선 효도하는 것도 많지 않은가. 백세희 작가 그 이후에도 계속 책을 냈던 모양인데 누가 뭐라고 하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좋은 책 많이 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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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3-04-12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영국에서도 출판되었군요@_@;;; 저도 안 읽었어요. 안 읽어도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으로ㅎㅎ;;;;;;;;;;; 헐. stella. K님께도 그런 일이 있었군요@_@;;; 어디나 이상한 사람들이 있나봐요. 저도 신경 끄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요. 연예인들도 댓글 안 봤으면 좋겠어요(이런 오지랖-_-;;;;)

stella.K 2023-04-12 18:11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제가 쓰신 연예인에 관한 문나잇님 댓글 쓰려다 말았는데 정말 그런 악성댓글 안 보면 좋겠어요. 그런건 뭐하러 보고 유명을 달리해요.ㅠ

니르바나 2023-04-12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쓰는 모든 분들에게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stella.K 2023-04-12 18:01   좋아요 1 | URL
뭐 글 쓰는 사람들이 다 옳기야 하겠습니까만 열심히 쓰는 사람에게 최소한 인격적 비난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타당한 비평은 받아들이겠지만.

yamoo 2023-04-12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세희 작가..첨듯는데...많이 팔렸다고 좋은 작품인건 아닙니다.영국에서 그만큼 팔린건 떡볶이가 한몫 했을수도 맀습니다.. 책을 낸 이상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수는 없어요. 저자의 숙명으로 받아들이셔요~~

stella.K 2023-04-12 19:57   좋아요 0 | URL
책이 꼭 좋자고만 읽겠습니까? 어쨌든 사람들이 아무리 책을 안 읽는다고 해도 한 작가에게 행운일 가져다 줄만큼은 읽는구나 싶어 부럽기도하고 잘됐다 싶기도 하던데요? ㅎ
그렇죠. 그게 작가가된 댓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ㅋ

희선 2023-04-13 2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기사 봤어요 이 책이 다른 나라 말로도 나왔구나 했습니다 이 책으로 부모님 빚을 갚다니 대단하네요 자기 마음이 나아가는 걸 썼다니 부럽기도 합니다 지금 다 나았는지 여전히 안 좋은지 모르겠지만... 아주 다 낫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살아가겠지요


희선

stella.K 2023-04-14 11:50   좋아요 2 | URL
제가 알기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줄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병이 낫다 안 앗다가 아니라 낫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겠죠. 그러다 보면 언젠간
치유에 도달하지 않을까요?
그 기사와 영상을 보는데 저도 뭔가 모를 희망, 용기 그런게
생기더라구요. ㅎ
어쨌든 희망을 가지고 사는 거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2023-04-15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6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3-04-16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면 책 광고가 정말 많아요. 그런데 광고로 노출되는 책 대부분은 에세이에요. 그리고 인터넷이나 SNS에 공개된 경구를 모아놓은 책들? 아무튼 금방 읽을 수 있는 책들을 홍보하는 광고가 많더라고요. 저는 지나칠 정도로 반복 노출되는 광고가 책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광고를 통해 노출된 책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이 그 책을 아예 안 읽는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어쨌든 요즘 출판사들은 광고를 많이 내서 책을 홍보하더라고요.

stella.K 2023-04-16 12:41   좋아요 0 | URL
맞아. 네 말이 틀린 건 아니지. 근데 모르긴 해도 안하는 거 보단 하는 게 나니까 그렇게 하는 거 아닐까? 난 어쨌든 출판계가 살아났으면 좋겠어. 그래야 멀리는 절판율이 줄어들고 좋은 책을 마음껏 읽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