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을 좋아해 드디어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지난 몇 주간에 걸쳐 봤다. 솔직히 말하면 다 보지도 못했다. 마지막 16회는 안 봤다. 한 중반까지는 괜찮게 봤다. 하지만 역시 연애 드라마는 나에겐 과유불급하다. 드라마가 나쁜 건 아닌데 역시 사람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재확인하는 정도? 하지만 인스턴트 사랑만을 되풀이하는 사람에게 이들의 사랑은 얼마나 진지한가. 그 점은 높이 사 줄만하다.
근데 지루하다. 또 얘기하는 거지만 16회에 맞출려고 길게 늘려놨다는 생각만 든다. 안수영 보단 내가 더 마음이 간 건 상수를 사랑하다 팽 당한(적당한 표현이 생각이 나질 않는군.ㅋ) 박미경이다. 뭐 부자라는 재수없는 조건만 빼고 당당하고 적극적이고 인간성도 좋다. 적극적인 거까지는 좋았는데 상수의 아파트까지 찾아가 하룻밤 재워 달라고 하는 건 좀 너무 들이덴다 싶기도 하지만,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쿨하게 웃으며 안녕하고 돌아서는 게 보기 좋았다.
솔직히 세상엔 사랑을 이루는 커플 보단 이루지 못한 싱글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때마다 원망하고 우울해하면 이 지구상에 살아 남을 존재는 없다고 본다. 또 너무 결과만을 따져서 여자가 먼저 사랑하면 손해라는 구세대적인 사고방식도 이제는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쪽이 됐든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은 모험을 하게되어 있다. 그것을 싸잡아 그렇게 말하는 건 그 사람의 사랑을 너무 가볍게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다 지난 주, 연애에 관한 이야기는 뻔하니 문장으로 승부를 걸아야 한다는 한 알라디너님의 리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과연 그렇겠구나 싶은데 그건 역시 소설이나 해당되는 말인 것 같다. 드라마는 대사에 너무 날을 세우는 경향이 있어 그 감동이 오히려 반감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도 굳이 16회까지 볼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