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맑음. 바람

어제보다는 좀 잦아들긴 했지만 바람이 여전히 많이 분다. 4월이 바람이 많은 달이긴 하지만 예사롭지가 않다.


1.

 어제 백세희 작가에 대한 기사가 났다.

최근 이 책이 영어로 번역돼 영국에서 전자책을 포함 10만권이란 경이적인 판매고를 달성했다고. 우리나라에서도 50만권이 팔렸다고 한다. 

나는 내친김에 작가가 세바시에 나온 영상도 챙겨봤다.

뭐 나름 똑부러지게 강연하는 것을 보고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역시 난 제사 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은 속물이란 생각이 드는게, 책 덕분에 부모님이 진 빚을 갚아드렸다고 한다.

하긴 우리나라에서만도 50만권이면 적지않아 보이긴 한다. 요는 우리나라 사람들 책을 안 읽는다고 해도 읽는 사람은 읽는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이 책은 현재 작가 자신이 앓고 있는 기분부전장애 (가벼운 우울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치유하는 치유기 내지는 극복기를 다룬 것이다. 제목을 그렇게 정한 것도, 언젠가 너무 우울해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그때 친구가 만나서 떡볶이를 먹잔는 말에 그래 이거는 먹고 죽자라고 생각하고 먹은 적이 있는데 거기서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떡볶이라고.


최근 이런 가볍고도 다소 긴 문장의 제목의 책이 많이 나온 줄로 아는데, 나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제목에서는 딱히 끌리지 않아 내용이 그런 것인 줄도 모르고 볼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내가 그러고 있는 사이 영국에서 그렇게 판매고를 올렸다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목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영국에서 떡볶이란 한국 서민음식이 있다는 걸 모르진 않겠지. 물론 모르는 사람도 있긴 할 것이다. 제목도 영어발음 그대로 ‘tteokbokki’  라고 썼는데 그 특이함에 더 구매하지 않았을까? 


나는 또 내친김에 서평이 어떤가 싶어 훑어 보았는데 반응은 생각 보다 싸늘했다. 아니 거의 혹평에 가까웠다. 물론 개중엔 높은 평점을 줬던 리뷰어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렇다면 작가는 보통 냉정한 멘탈이 아니라면 자신의 책에 리뷰가 어떤지 일부러 찾아 보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분부전장애에 하나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나는 뭐 백세희 작가만큼 유명하지도 않지만, 지난 2015년에 책을 내고 이곳 알라딘에선 좋은 평을 받았지만 한참 지나서 우연찮게 다른 사이트에서 내 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리뷰를 본적이 있다. 내가 성격상 욕 먹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순간 욱해서 댓글 하나 달아 볼까 하다가 그만뒀다. 


나도 아주 가끔은 뭐 하나 잘못 사면 차마 점잖은 사람은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기도 하는데, 기대했던 책이 마음에 안 들면 그 정도의 비난이야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동안 읽느라 들인 돈과 시간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한 걸 가지고 그렇게 비난한다면 그 보다 더 큰 일은 어떻게 할까 인격이 의심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그 후유증 나름 오래 가더라.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본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런 멀쩡한 정신의 소유자도 이런데 그럴 땐 안 보는 게 장땡이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면 책은 원고가 작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그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저 이름만 작가일뿐 냉정하게 말해 책은 독자의 것이다. 내 책을 읽는 독자와 읽지 않은 또 앞으로도 읽지 않을 독자. 그러므로 독자가 작가의 작을 가지고 뭐라고 하던지간에 그건 철저하게 독자의 목이지 작가의 몫은 아니라는 것. 그러므로 독자의 말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아무튼 우리 에세이가 그렇게 외국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우리나라에서 서자 취급 받는 것들이 외국에선 효도하는 것도 많지 않은가. 백세희 작가 그 이후에도 계속 책을 냈던 모양인데 누가 뭐라고 하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좋은 책 많이 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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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3-04-12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영국에서도 출판되었군요@_@;;; 저도 안 읽었어요. 안 읽어도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으로ㅎㅎ;;;;;;;;;;; 헐. stella. K님께도 그런 일이 있었군요@_@;;; 어디나 이상한 사람들이 있나봐요. 저도 신경 끄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요. 연예인들도 댓글 안 봤으면 좋겠어요(이런 오지랖-_-;;;;)

stella.K 2023-04-12 18:11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제가 쓰신 연예인에 관한 문나잇님 댓글 쓰려다 말았는데 정말 그런 악성댓글 안 보면 좋겠어요. 그런건 뭐하러 보고 유명을 달리해요.ㅠ

니르바나 2023-04-12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쓰는 모든 분들에게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stella.K 2023-04-12 18:01   좋아요 1 | URL
뭐 글 쓰는 사람들이 다 옳기야 하겠습니까만 열심히 쓰는 사람에게 최소한 인격적 비난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타당한 비평은 받아들이겠지만.

yamoo 2023-04-12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세희 작가..첨듯는데...많이 팔렸다고 좋은 작품인건 아닙니다.영국에서 그만큼 팔린건 떡볶이가 한몫 했을수도 맀습니다.. 책을 낸 이상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수는 없어요. 저자의 숙명으로 받아들이셔요~~

stella.K 2023-04-12 19:57   좋아요 0 | URL
책이 꼭 좋자고만 읽겠습니까? 어쨌든 사람들이 아무리 책을 안 읽는다고 해도 한 작가에게 행운일 가져다 줄만큼은 읽는구나 싶어 부럽기도하고 잘됐다 싶기도 하던데요? ㅎ
그렇죠. 그게 작가가된 댓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ㅋ

희선 2023-04-13 2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기사 봤어요 이 책이 다른 나라 말로도 나왔구나 했습니다 이 책으로 부모님 빚을 갚다니 대단하네요 자기 마음이 나아가는 걸 썼다니 부럽기도 합니다 지금 다 나았는지 여전히 안 좋은지 모르겠지만... 아주 다 낫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살아가겠지요


희선

stella.K 2023-04-14 11:50   좋아요 2 | URL
제가 알기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줄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병이 낫다 안 앗다가 아니라 낫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겠죠. 그러다 보면 언젠간
치유에 도달하지 않을까요?
그 기사와 영상을 보는데 저도 뭔가 모를 희망, 용기 그런게
생기더라구요. ㅎ
어쨌든 희망을 가지고 사는 거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2023-04-15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6 12: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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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3-04-16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면 책 광고가 정말 많아요. 그런데 광고로 노출되는 책 대부분은 에세이에요. 그리고 인터넷이나 SNS에 공개된 경구를 모아놓은 책들? 아무튼 금방 읽을 수 있는 책들을 홍보하는 광고가 많더라고요. 저는 지나칠 정도로 반복 노출되는 광고가 책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광고를 통해 노출된 책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이 그 책을 아예 안 읽는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어쨌든 요즘 출판사들은 광고를 많이 내서 책을 홍보하더라고요.

stella.K 2023-04-16 12:41   좋아요 0 | URL
맞아. 네 말이 틀린 건 아니지. 근데 모르긴 해도 안하는 거 보단 하는 게 나니까 그렇게 하는 거 아닐까? 난 어쨌든 출판계가 살아났으면 좋겠어. 그래야 멀리는 절판율이 줄어들고 좋은 책을 마음껏 읽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