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이 영화에 대한 소개를 보고 봐야지 해놓고 미뤄두다가 지금에야 보게 됐다. 미뤄둔 것이 잘한 일 인 듯하다. 그것도 황지우 시인 강의 듣기 전에 영화 한번 보고 오라는 공지 문자에 부랴부랴 숙제하듯 보았는데 영화를 보면서 왜 보고 오라고 한 건지 알겠다. 영화 속 음악이 느리게, 느리게 안으로 들어와 잘 알지도 못 하는 음악을 흥얼거리게 된다. 눈을 감으면 등장인물이 춤추는 장면이 빙글빙글 돈다.

 

그리고 바다.

명사를 남녀로 구분해 읽는 라틴어권 나라(어느 나라인지 오래 돼 기억이 나질 않는다)가 바다를 'La mar' 라고도 하고 'El mar' 라고도 한다던 소설 구절이 기억난다.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파도를 보고 떠올린 것인지. 이 영화에서 바다가 중요한 매개(?)가 된다. 바닷가에서 시인과 우편배달부가 시를 이야기 한다. 황지우 시인 강의 중에 빠블로 네루다가 읊은 짧막한 시를 연결해 놓으니 아, 영화 전체를 뚫는 사랑을 말하는 것임을 그제야 알게 된다. 시를 쓰려는 이여, 이 영화를 보기를.

 

 

 

 

 

 

 

 

 

 

 

 

 

 

 

이 영화를 얼마나 좋아했으면 이 시집에도 이 영화 제목을 딴 시가 나온다. 영화제목을 원제 그대로가 아닌 우리말로 '우편배달부'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하지만. 영화가 끝나고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던 시인의 말에 김기덕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이 떠올랐다. 상영관도 거의 없어서 대학로까지 가서 본 남편과 나는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 까만 화면만 남아있는 그 자리에 남아 가만히 있었다.

 

 

 

 

작년부터 늘 그네(시인은 '그녀'라고 했지만 일본식 한자조어이기도 하고 '그네'가 내게 더 편해서)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말이면 광화문에 나가고 티비 앞에 너무 오래 앉아있게 된다며 오늘도 광주로 오기 전까지 그네가 조사받으러 가는 걸 지켜보았다고 한다. 다른 이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해 '공감'할 줄 모르는 그네의 뇌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시는 '공감'할 줄 아는 마음이라며.

 

모국어로 된 음성(내적)질서를 가지고 시는 먼저 소리로 다가온다고 한다. 시가 시이게 하기 위해서는 '은유'의 부력에 기대야 한다고. 「일 포스티노」영화에서도 시를 쓰려면 '은유'를 알아야 한다던 빠블로 네루다와 그 맛을 알게 된 마리오의 일취월장은 시에서 '은유'가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한다. '은유'가 무엇인지, 은유 없이 시가 될 수 없다 말하면서도 마지막으로 '세계에 대한 태도가 진정 시를 되게 한다'는 황지우 시인의 태도가 시인이 살아온 모습과 겹쳐져 마음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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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3-22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시인의 친필 싸인은 가보로 등극!!입니다..
네 물론입니다..시에서 은유가 빠지면..
메타포가 없다면~~~이미 시가 아니었을테니까요..^^..

저는 책에서 작가나 저자의 싸인이 들어간 책은
별도로 분리해서 보관하거든요~~~..
아무나 받는 사인이 아니었기에, 책의 저자와의 일종의 인연처럼
받들어지더라구요~~멋집니다~

samadhi(眞我) 2017-03-22 17:59   좋아요 0 | URL
에헤헤(^-^)v
아 그렇게까지 관리하시는 군요. 그런 방법도 있다는 거 배우네요.

레삭매냐 2017-03-22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 전에 누군가 이 영화를 선물해 주었었는데, 비디오 테이프가 고장나서 미처 보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정작 영화는 봤는지 어쨌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원작 소설은 아주 시간이 지나고나서야 비로소 만났던 것 같습니다.

samadhi(眞我) 2017-03-22 18:00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보고 나서 원작소설 있는 걸 알았어요. 소설과 영화가 내용이 조금 다른 듯하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2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황지우, 독보적 한국 시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포스티노 좋죠. 소설도 영화도.... 다 좋습니다.. ㅋㅋ

samadhi(眞我) 2017-03-22 22:50   좋아요 0 | URL
이런 시인이 있다는게 고맙고 자랑스럽죠.
소설 빨리 읽고 싶어요.

jeje 2017-03-22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찜해 놓은 영화인데, 페이퍼 보고나니 빨리 가서 봐야겠어요. 그리고 황지우 시인의 시도 봐야겠습니다.ㅎㅎ

samadhi(眞我) 2017-03-22 22:52   좋아요 0 | URL
제 뽐뿌질이 성공한 건가요?^^
방금 마친 독서모임에도 이 영화 다음달에 얘기하자 제안했습니다.

목나무 2017-03-2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 번이나 본 영화인데 이번 3월에 극장에서 재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리더라구요.
이런 영화는 몇 번을 재개봉해도 좋겠어요. ^^

samadhi(眞我) 2017-03-23 10:2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이 영화 보고난 뒤 검색하다 재개봉 소식 보고 반갑더라구요. 아직 영화 안 본 남편 끌고(?) 갈까 해요. 독서모임 회원들에게도 공지했어요.
 

보트다: 물이 말라서 없어지다(전남)


거의 3주째 잠 못 자고있다. 안 그래도 물기없는 피부가 푸석해지고 여기저기 쑤시고 결린다. 거의 이십 년을 불면이 나를 좀먹는다. 어쩌다 며칠 잘 자는 행운(?)에 잠시 마음을 놓으면 금세 불면이 불청객처럼 여어~! 하고 찾아온다. 이 밉살스런 손님(?)이 친한 척 다가올 때마다 저항하지 못하고 나를 내어주고 만다. 그렇게 오래 불면을 앓았으면서도 낫는 법을 조금도 배우지 못했다. 시나브로 물러가기를 빌어볼 밖에...

오랜 연구와 노력으로(?) 잠 좀(?) 잘 자는 남편은 내가 자려고 애쓰지 않는다며 수면법 강의를 해보지만 그게 잘 안 먹힌다. 자려고 누워 눈을 감으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들이 겹치고 겹쳐서 의식이 또렷해진다. 그러다보면 힘을 줘 눈을 꼭 감고 인상은 찌푸려지고
잠들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 잠이 깨버리니 이럴 때는 책 읽을 생각을 버리려 한다.(그게 잘 안 되긴 하지만)

대학 때, 동아리방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선배가 가르쳐 준 노랫말이 앞부분만 맴돌아 기억해내려 기를 쓰다 없던 잠이 더 달아났다. 비장한 노랫말이 새겨져 많이도 불러댔던 그 노래가 정호승의 시였음을 뒤늦게 안다. 기를 쓰고 누워 참다참다 분연히(?) 일어나 찾아보고는 노랫말이 다 기억나 속으로(옆에서 색색 자는 낭군님 깰까봐 소리내지 않고) 입술을 달싹이며 불러본다.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정호승, 부치지 않은 편지

잠 다 잤다. 그대(잠)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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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 2017-01-08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 김광석 가수의 부치지 않은 편지 가사가 정호성 시인이 원작시였네요. 좋아하는 노래라고 자부해놓고 원작자도 몰랐다니...ㅜㅜ 시가 운율이 아름다워서 노랫말로 많이 쓰이나 봅니다.

samadhi(眞我) 2017-01-08 12:42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저도 이제 알았지 뭐예요. 김광석이 썼거니 생각하고, 역시 김광석 그러면서요.ㅎㅎ 정말 오래 전에 부르고 잊고 지내던 노래였는데...
 

 

 

 

 

 

 

 

 

 

 

 

 

 

 

고생이다. 책 한 권을 사려고 해도 심사숙고해서 고르고 골라서 가격비교 하고 서점직배송 중고를 찾아 헤맨다. 이 끔찍한 법 시행 때문에 책 사는데 너무 많은 신경과 시간이 든다. 몇 푼이라도 싸게 사려고 이 서점 저 서점 뒤지고 상품권과 쿠폰에 목 메고 이럴려고 책을 읽나 자괴감이 든다. 

 

각 서점별 차이를 보면

알라딘이 가장 짜다. 매달 나오는 퀴즈나 투표 같은 것에 도서앱로그인 해서 겨우 3천원 정도 상품권이 생긴다. 중고책도 전에는 1만원 이상 무료배송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2만원 이상 무료배송으로 바뀌었다. 서평을 쓰기만 해도 적립금을 주는 예스24, 인터파크도서, 반디앤루니스 와 달리 서평 써봐야 국물도 없다. 이달의 리뷰로 선정되지 않는 한. 그나마 TTB 광고 수익을 준다는 것이 다른 서점과 다른 점이다. 요즘 그게 꽤 후해졌다. 도서정가제 시행 전만 해도 구매자, 추천자 모두에게 가던 Thanks to 적립금을 구매자에게 주지 않으면서 매달 몇 건은 받았던 Thanks to 적립금도 거의 모이지 않는다. 그나마 상품권을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것만도 고마워할 지경이다. 그렇지만 이건 예스24도 인터파크도서도 그렇다. 대형 서점이랄 수 없는 반디앤루니스만 상품권 사용이 택 일 이라 한번 구매할 때 한 건씩만 쓸 수 있는데 규모가 작은 서점이니 이해한다.

 

반디앤루니스는 매일매일 출석확인하면 최소 30원 적립금을 주고 15일 연속 출석하면 2배, 25일 연속 출석하면 3배로 적립금을 준다. 그리고 서평만 써도 적립금을 주고 페이퍼를 써도 적립금을 줬다가 얼마 전부터 페이퍼 적립금은 사라졌다. 그래서 반디앤루니스에서는 더이상 페이퍼 작성은 하지 않는다. 이건 서점이 전략을 잘못 쓰는 거라 본다. 어쨌거나 페이퍼도 꽤 광고효과가 있을텐데... 아쉽다. 테마북이라고 하여 한 가지 주제를 가진 다른 2권 이상의 책에 대한 얘기를 쓰면 서평 적립금의 절반을 준다. 어쨌든 이것저것 따지면 알라딘보다 후하다.

 

예스24는 예스24 자체 잡지(?)의 성격을 띄는 NEB 앱을 설치해 하루에 여러번 적립기회가 주어진다. 출석확인만 해도 적립금을 주고. 예스24의 2.4. 그러니까 오후 두 시에는 24원 적립금을 주고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올뺌족에게 15점을 준다. 그 외 책소개 내용을 클릭하면 전부 1점씩 적립된다. 그래도 그게 쌓이면 꽤 쏠쏠하다. 예스24의 장점은 무엇보다 중고책을 사도 적립금을 준다는 거다. 알라딘중고책은 적립금 따위 주지 않는다. 중고책에 대한 예의를 갖춘 예스24 참 착하다. 단지 예스24에서 구매한 책의 서평을 쓸 때만 적립금을 준다는 게 조금 치사하게 여겨진다. 중고책은 그나마 100자평일 때만 적립을 절반 해준다. 알라딘이나 인터파크도서, 반디앤루니스에서만 책을 사다가 최근에야 예스24를 이용하며 알게 됐다. 인터넷 서점 초창기엔 예스24와 모닝365만 이용했었는데... 모닝 365가 제일 쌌는데 그게 없어져 무척 아쉬워했다.

 

인터파크도서는 도서상품권 명목으로 얼마이상 사면 얼마 할인 이런게 많다. 인터파크의 장점은 서평을 쓰면 무조건 적립해주고 그 서평이 첫 서평(아무도 서평을 안 쓰고 내가 처음 쓴 서평인 경우)일 때 추가적립금을 준다는 거다.(그런 책이 흔치 않은게 문제지만) 그리고 인터파크 쇼핑에서 쌓인 적립금(이게 또 아주 잘 쌓인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을 첨부한 구매후기를 쓰면 500점이나 쌓인다)으로도 책을 구매할 수 있다. 전에 독서목표 달성 이란 이벤트를 한 해 반짝 한 적 있었는데 읽을 책을 선정하고 읽고 나서 서평을 쓰면 적립금을 두 배 주던 짭짤한 행사였다. 이거 자주 했으면 했는데... 

 

요즘은 서점 직배송 중고마저 흔치 않아 책 찾느라 시간 노력을 너무 많이 들인다. 도서정가제 부르르... 욕을 달면서 여전히 이 미친 짓을 하고 산다. 간신히 찾은 직배송 중고를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다른 적립금, 상품권에 잠시 눈을 돌리면 그 책이 금방 일시품절이 되고 마는 사태가 일어난다. 이렇게 놓친 책이 꽤 된다.

 

 

 

 

 

 

 

 

 

 

 

 

 

잘 나오지도 않는 이 책 중고를 어제 예스24직배송 중고로 찾고 "심봤다!" 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직배송중고 24%할인쿠폰" 다운 받은 뒤 보니 일시품절이다. 으아악. 쿠폰 다운 시간이 오전 9시 이후여서 미뤄뒀더니.

 

이렇게까지 해서 책을 사야하나 이런 쓸데없는 일에 집중하는 내가 싫다 싫어. 정가제가 정말 싫다. 정권교체 돼서 담배값(울 남편 금연은 못 시키겠고)인상, 도서정가제, 단통법 등등 서민들 등골 빼먹는 악법들 죄다 바로잡혔으면 좋겠다. 나 좀 그만 괴롭혀라, 이 몹쓸 정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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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6-12-28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이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민들 호주머니 털 궁리만 하는 것 같아요.

samadhi(眞我) 2016-12-28 16:47   좋아요 1 | URL
백성을 개돼지로 만들어 더 많이 뜯어 먹으려고 책도 못 사게 하는 것 같아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가제 찬성하는 쪽인데.. 정가제 이후 책을 거의 온라인 서점이 아니라 오프 서점에서 사게되더군요. 워낙 서점 가서 책 고르는 게 취미인지라.. 온/오프 가격 차이가 없다면 서점 가서 사게 됩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책값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좀 다운시켜야 함..

samadhi(眞我) 2016-12-28 16:52   좋아요 0 | URL
네 도서정가제가 제대로 시행되던 초기엔 괜찮았는데 2년 전부턴가 악용(?)된 뒤로 새 책을 사기가 겁나요.

2016-12-28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16-12-28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정가제는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이 발의한 법입니다. 이 무능한 정부가 만든 법은 아니죠.

samadhi(眞我) 2016-12-28 16:57   좋아요 1 | URL
정가제 시행 취지는 좋았는데 이 정부 들어선 뒤 도서계단통법처럼 변질되었다고 봅니다.

감은빛 2016-12-28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가제 이전에도 충동적으로 혹은 당장 읽지 않아도 되는 책들만 온라인에서 사고,
꼭 필요한 책들은 동네서점에서 샀는데,
정가제 이후에는 정말 거의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고 있어요.

일각에서 정가제 이후 책 값이 떨어질 거라는 분석이 있었는데,
저는 당시 출판계에 일하고 있을 때여서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죠.
역시 책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죠.
이젠 책 욕심도 좀 줄여야 할 것 같아요.

samadhi(眞我) 2016-12-28 17:44   좋아요 1 | URL
문제는 책 값이죠. 그걸 낮추고 정가로 구매하게 하겠대놓고 책 값은 점점 오르죠.
책 읽는 속도가 구매 속도를 못 따라가면서 만날 책만 고릅니다. 남편이, 있는 책이나 다 읽으라고 갈구고요. ㅋㅋ

비로그인 2016-12-28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가제 취지는 좋았는데 구매하기에는 힘든점이 많네요.
책 한권에 여러사이트를 비교해봅니다.

samadhi(眞我) 2016-12-28 17:35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책 살 때마다 스트레스네요.

기억의집 2016-12-28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엄청 열받으면서 쓰고 있다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내용은 심각한데 한참 웃었어요!!

samadhi(眞我) 2016-12-28 17:3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어렵게 찾은 책이 몇시간 만에 일시품절되는 바람에 더 흥분을 한거죠. 그거 언놈(분)이 사간 건지 얄미움. ㅋㅋㅋ

재는재로 2016-12-28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정가제이후 도서기록을보니94권을덜샀다고하네요 ㅎㅎ 책읽으라고말뿐인환경을만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막는제도 이게한국입니다 오늘 뉴스를보니 한강이블랙리스트에있다는 참어이없어요 고은시인이 역겨다는말한것보고 박수가나온는것 그게현상황에맞기때문이겠죠

samadhi(眞我) 2016-12-28 18:23   좋아요 1 | URL
갈수록 파행이 계속되는 이상한 나날입니다. 빨리 비정상의 정상화가 멈추었으면 좋겠어요.

책한엄마 2017-01-02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진아님 대단하세요.
각 온라인 서점 스타일을 꿰뚫고 있으시다니-
저는 북플과 알라딘 굿즈 노예라 더이상 깊은 생각 안 하고 있어요.
빌린 책 반 산 책 반이지만 창피하게도 책을 사면 읽질 않네요.ㅠㅠ

저 운디드니-책 요즘 제 주변 분이 열심히 읽으시는 책이에요.
‘레버넌트‘ 생각도 나는 책인 듯해요.

진아님 늦었지만 새해 인사 드려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samadhi(眞我) 2017-01-02 10:51   좋아요 1 | URL
그나마 있던 혜택들도 올해부터 확 줄어서 저를 마구 분노하게 했네요. 마음의 양식을 판다는 작자들이 왜 그리 답답하고 속좁게 손해보지 않으려 하는지. 그게 더 큰 손해임을 왜 모르는지. 자본주의라는 제 무덤 파는 일에 동참하는 멍청이들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혜택을 늘려서 조금이라도 더 팔 생각을 왜 못 할까요.
새해 첫날부터 이글이글 성질이 났습니다.

꿀꿀이님도 복 많이 잡솨^^
막나가는 것 같은 이런 말투가 좋아서 자주 써먹어요. 무턱대고 친한 척 합니다. ㅎㅎ 양해 바랍니다.
 

 

 

 

 

 

 

 

 

 

 

 

 

 

우리가 만나 함께 한 것이 어느덧 15년이 흘렀다. 여름에 15년기념 여행 가자고 했지만 여건이 안 됐고 이번에 얼마 되지도 않는 10년 만기 적금을 손해 보고 헐었다. 오늘만 사는 인생이라...

처음에는 전국에 흩어져 사는 그리운 사람들 찾아 가는 여행으로 정했다가 고등학교 수학여행 이후 제주를 못 가본 남편에게는 제주가 로망이라 급하게(?) 제주로 행선지를 바꾸었다. 미리 공부(?)를 하고 갔어야 했는데 느리작거리다가 제주기행 책을 몇 쪽 보다 말고 무작정 떠났다.

 

 

 

맨 처음 찾은 곳은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 있는 바위그늘 유적이다. 탐라 땅의 원형을 알 수 있는 곳일텐데, 예전엔 이곳 동굴까지 들어갈 수 있었나본데 훼손 위험 때문인지 울타리를 쳐 출입을 못 하게 해놨다. 동굴 안이 어찌 생겼나 궁금했는데, 이곳에서 중석기 시대 유물인 석기와 토기 몇 점이 나왔다고 한다. 동굴 바닥도 바윗돌로 평평하게 다져두었다는 말만 들었는데 직접 들어가 보지 못 해 애를 태웠다. 남편은, 저 조그만 곳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까. 궁금해한다. 울타리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려면 갈 수도 있을텐데 남편이 극구 말려서 들어가 보지 못 했다.

 

 

 

 

자주 올 수도 없는, 물 건너가야하는 이곳을 모처럼 왔건만 날씨가 궂어서 마땅히 갈 만한 곳이 없었다. 비바람을 뚫고 관광객들로 들끓는 성산일출봉에 잠시 들렀다. 남편은 피곤하다고 차에서 자고. 맑은 날보다 바람 불고 비오는 날을 좋아하다보니 비바람 덕분에(?) 더 운치있는 기분이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남편 때문에 마음껏 돌아다니질 못 했다. 떠나기 전에 단단히 훈련(?)을 시키지 못 한 것이 한이네.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고 중턱까지만 올랐는데도 신발까지 다 젖어버렸다. 기온은 그리 낮지 않은데 바람이 미친년처럼 불어서 온 몸이 꽁꽁 얼었다. 그런데, 추워서 기분 좋다.

 

우리 고등학교 때 세월호 아이들처럼 배타고 제주로 수학여행을 가는게 유행(?)이었다. 그땐 비행기를 타는 건 꿈도 꾸지 못 할 일이었으니. 배 안에서 슬램덩크 만화책을 돌려읽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때 수학여행이 얼마나 끔찍한 기억인가 하면 하루에 한 십 여군데 이상을 들렀다. 어딘지 모를 곳에 버스를 타고 금방 내려서 사진 찍고 다시 버스타고 그러기를 사흘. 도무지 기억나는 곳이라곤 없던 제주. 그 아름다운 섬을 그렇게 흐릿한 도장밥처럼 찍고 다녔다. 그 중 한 곳이 이 성산일출봉인데 그곳에 간 기억은 나지 않고 이곳을 배경으로 어색하게 웃으며 찍은 우리들 단체사진만 남아있다.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 있는 고지불턱

 

불턱 

잠녀(해녀)들이 잠수하기 전에 옷 갈아입고 잠수하는 중간에 물에서 나와 쉬고, 잠수 후에 몸을 말리던 곳.

 

『제주기행』에서 주강현은 불턱을 이렇게 설명한다.

불턱은 해녀 문화가 남긴 가장 오래된 문화유산이다. 물질은 불턱에서 시작하여 불턱에서 끝난다는 말도 있다. 물질 나가기 전에 옷을 갈아입고 불턱에 모여 불을 쬔다. 찬물에 뛰어든 해녀들은 뭍으로 올라와 불턱 주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찬바람을 막아주는 돌담은 물질에서 대단히 소중하다. 일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언 몸을 녹이고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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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턱은 단순히 몸을 녹이는 공간만이 아니다. 애기해녀가 첫 물질을 어른들에게 신고하는 장소요, 기량 뛰어난 상군해녀에게서 경험을 한수 배우는 곳이다. 동네를 떠돌아다니는 미심쩍은 소문의 진위가 확인되는 곳이며 심보가 고약한지 아름다운지도 여지없이 들통나버리는 곳이기도 하다.

불턱 위치는 네비로 찾을 수 없어서 첫 숙소 주위에 있던 북촌항 주위를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기왕에 온 제주, 답사하는 기분으로 훑자는 어설픈 생각에 잠녀들의 쉼터인 불턱에 집착했다. 엄청난 비바람에 바닷물을 뒤집어쓰고 겨우 찾아낸 불턱. 지금은 쓰지 않는지 쓰레기들이 꽤 남아있다. 그래도 얼마나 반갑던지. 불턱 주변에 요즘에 잠녀(잠녀, 잠수라고 부르던 것을 일제시대부터 해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들이 쓰는 집이 따로 있다. 벽과 지붕을 현무암으로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비자림에도 갔었는데 비자림마을 평대리에 있다는 불턱을 못 보고 온게 아쉽다.

 

월정해안을 지나다가 발견한 불턱. 가운데 커다란 화덕이 있는 이 불턱은 고지불턱에 비해 규모가 크다.

 

 

수많은 제주의 오름 중에서 으뜸이라는 군산오름.

제주에 온 지 며칠 만에 해가 반짝 떴다. 군산오름에서 내려다본 제주 전경이 장관이다. 저 멀리 한라산도 구름에 싸여  우뚝 서있고, 제주 전체가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그래서 제주가 깨끗하구나 싶었다. 차로 정상근처까지 가서 조금밖에 오르지 않았는데도 체력이 너무 떨어진 우리 부부는 다리가 아려서 밤에 고생했다.

 

 

바닷가에 가다보면 해신당이 있다. 강원 삼척에 있는 해신당은 처녀귀신을 달래기 위해 사당 안에 남근목을 깎아 걸어두었는데, 제주의 해신당은 돌 많은 동네답게 돌담으로 신당을 감쌌다. 어부, 해녀들이 요왕(龍王), 해왕(海王)을 모시고 있는 당으로 어부들은 매월 초하루 보름에 당에 다니고, 해녀들은 물에 들 때 수시로 간다고 한다. 우도 가려고 종달항에 들렀었는데 종달리에 해신당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들렀다 올 것을. 이번 여행은 뭣 모르고 가서 놓친 게 많다. 사진에 있는 이곳은 월정리에 있는 해신당이다. 작년 봄에 시누이랑 훌쩍 떠난 제주여행에서 처음 보았던 곳이기도 하다.

 

 

 

가장 좋았던 곶자왈.

곶자왈은 '덩굴과 암석이 뒤섞인 어수선한 숲'을 가리키는 제주 방언으로 가시덤불과 나무들이 혼재한 '곶'과 토심이 얕은 황무지인 '자왈'이 결합된 단어라고 한다. 버려진 숲으로 여겼던 것이 오히려 사람 손을 덜 타 자연 그대로 남아있는 이유라고 한다. 마구 헝클어진 머리칼처럼 아무렇게나(인간의 의식수준으로는) 자라나는 나무들과 나무들과 공생하며 뒤엉킨 덩굴들, 나무에 기대어 함께 사는 콩짜개 넝쿨(나무에 붙어서 동글동글 푸른 이파리들이다. 콩을 반으로 쪼개놓은 모양이라 그렇게 이름붙였다고 한다.)과 숨골들. 신비로와서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 든다. 골프장, 호텔 들을 지어대느라 곶자왈이 점점 사라져간다고 하는데 제주가 더이상 인간의 손에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시 태어나면 꼭 나무가 되고 싶다.

 

 

 

제주에서 바다는 마음껏 봤다. '제주로 언제 이사가?',  '제주에서 살자.'  하고 남편을 계속 졸라댔다.(너무너무 비싼 땅이 돼버려서 가능하지 않은 일이지만) 언제 다시 갈까. 제주 음식값이 너무 비싸서 성질이 뻗쳤다. 땅값이 너무 오른 탓이리라. 제주사람들은 이 지독한 물가를 어떻게 견디나 궁금하다. 다들 집밥만 먹고 사나.

 

제주굿을 보고 싶었는데 시기가 안 맞다. 제주 영등굿을 매년 음력 2월 14일에 한다고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한다는 굿을 꼭 보고싶다. 내년 3월 11일인데 그때 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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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1 14: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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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1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1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1 14: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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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12-2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좋으셨겠구랴. 바빠서 일단은 사진만 보고 댓글 답니다요.. (글은 나중에 읽게씀..)

samadhi(眞我) 2016-12-21 22:38   좋아요 0 | URL
네 돌아오기 며칠 전부터 아까워서 발을 동동 굴렀어요. 공항에 가기 전에 잠시 여유가 있어서 사려니숲길에라도 아님 돌문화공원에라도 들렀다 가자고 해도 남편이 미련을 버리라고 하여 ㅠㅠ

Conan 2016-12-24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셨겠습니다.~ 사려니숲길, 비자림 다 좋지요. 몇년전 올레길 걸으며 제주도 한바퀴 돌았을때가 생각나네요^^

samadhi(眞我) 2016-12-24 14:13   좋아요 1 | URL
남편 다리가 아직 다 낫질 않아 conan님처럼 올레길을 걷지도 못 했네요. 처음 비자림에 가봤을 땐 거기가 제일 좋았는데 이번에 곶자왈에 처음 가보고는 반해버렸답니다. 또 가고 싶어요.

감은빛 2016-12-28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봐도 참 좋네요.
제주 못 가본지 꽤 되었네요.
한때 친했던 사람들이 잔뜩 있는데,
언젠가 가서 오래도록 놀다 오고 싶어요.

samadhi(眞我) 2016-12-28 17:21   좋아요 0 | URL
1년쯤 살아보고 싶은 곳이죠. 언제 가도 좋죠. 자주 못 가서 애가 타지만
 

 

날마다 기사들 찾아보고 청문회 보고 이완용 못지 않은 이완영같은 발암물질(?) 때문에 부글부글 소화도 안 되고 잠도 안 오고. 새무리당의 능력 놀랍다!! 공감할 줄 모르고 막말만 잘하는, 무식한 애들만 어찌 그리 잘도 모아놨니. 그러면서 재벌에게는 생글거리면서 말거는 거 보고 진짜 토악질 나오네. 새벽이면(내 불면증을 만든 원흉이니) 이놈저놈에게 탄핵 가결시키라고 문자 보내야 하고(탄핵이라고 쓰면 스팸처리된다고 하여 '타안해액' 등등으로 바꿔 쓰고), 또 이놈 저놈 후원계좌로 18원 보내고(남편이름로도 보내느라 이중으로 힘들다 헉헉) 영수증 받으려고 각각 사무실로 전화해야 하고. 눈물 많은 이상호 기자 때문에 고발뉴스에도 후원하고...집회에 자주 못 나갔으니 이런 일이라도 해야겠다.

 

18원 후원을 해야하는 이유와 후원후 영수증을 받으라는 정청래의 친절한 설명도 덧붙어 있다.

http://conypro.tistory.com/4086

 

 

탄핵반대 16인 후원계좌이다.

http://eloise1228.blog.me/220879783605

 

 

박지원, 이완영, 이정현한테 문자 보내고 언니한테 인증샷 보냈더니 언니 왈, "이정현 문자메시지 차단했다는데?" 그런다. 아으.

 

우리 국민들 전생에 뭔 대역죄들을 지었길래, 정말 나라를 통으로 여러 번 팔아먹었나 이런 개고생을 해야 하다니 피곤해 죽겠다. 끔찍한 사건, 사고들을 만들어 귀한 목숨들을 앗아가고 주사맞고 나라를 휘청이게 만든 그네할망이 잘한 건 온 국민의 정치의식을 한층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번 뿐 다시 선거를 치르면 보지도 않고 1번 찍을 사람들 많을 줄 알지만 그래도 생각이 바뀌고 정치에 참여하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세월호 사건 이후 정말 이민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는데 떠날 형편이 안 되어 못 간 것도 괜찮은 일인지 모르겠다. 민주적인 세상이라 믿으며 마음 편히 살아갈 날은 당아(전라도 사투리로 "아직"이라는 뜻) 멀었지만.  

 

하나 더!

 

국민 5000명, 朴 상대로 25억대 위자료 소송 제기

뉴시스의 기사다.

http://v.media.daum.net/v/20161206144955982

노무현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제기한 소송신청에 이제야 참여했다. 지금도 참여 가능하다고 한다.

 

소송신청 양식이다.

http://www.p-lawyer.co.kr/bbs/write.php?bo_table=lawsuit_unite 

 

또 하나!

아침이 밝아와 박지원 사무실에 전화해서 영수증 보내달라고 했더니, 직접 찾으러 오란다. 정치자금법 17조에는 영수증 발행까지만 나와 있어서 보내주고 말고는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18원같은 악의적인 금액은... 이러길래 지금 누가 악의적이냐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냐고... 아침부터 부들부들 한바탕 했다.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도 박지원 못지 않게 뻔뻔한 듯하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서 일단 정청래의원 블로그에 질문해 두었다. 김진태랑 이완영 사무실은 계속 통화중이다. 항의전화 때문에 불나나 보다. 나 18원으로 세액공제 받을거야. 영수증 우편으로 보내달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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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08: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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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0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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