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감격스러운 어조로, 약간 눈물도 글썽이며)

너희들이 태어나던 해에 우리나라 남쪽에서

아주 불행한 일이 있었단다.

어떤 욕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무런 죄도 없는 많은 사람들을 총으로 칼로 죽였단다.

그 후에도 그 일을 다른 곳에 알리고자 한 사람

그 일이 잘못되었다고 말한 사람들이

계속  피를 흘리면서 죽어갔단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아

이제 정부에서 그 공로를 인정하고

그날 이후 희생된 넋들을 기리기 위해

오늘부터 기념일로 제정하기로 했단다. 얘들아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선생님! 그럼 내년부터 5월 18일날 놀아요?

 

 

 

 

--------------5.18이 기념일로 제정된 해의 교실풍경이리라.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초등2학년 아이가 내린 정의에도 '공부도 하는 날이다'라고 있었다. 자아~ 죽은자들이 뿌린 씨앗의 달콤한 열매를 먹으면서도 우리는 누군가 한알의 밀알로 죽어주었다는 것은 잊는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일상에서 문득 스쳐오는 한줄기 바람에 누군가 한알의 밀알이 되었음을 기억해준다면 그것으로 족하리라!!

자아~ 감정을 수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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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아픔과 역사의 아픔이 맞물린 책
5.18의 끔찍한 현실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다 똑같다~~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으로부터 26년
그들의 투쟁
선택의 길목에 든 10대와 부모를 위한 책

다른 지역보단 5.18을 가까이 느끼며 자랐을 광주의 초등학생들은 5.18을 얼마나, 혹은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해마다 5.18기념일이면 학교에서 교육하지만 아이들이 체감하는 5.18의 실체가 궁금해서 정의를 내려보게 했다. 아이들에게 5.18의 실체와 정신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도 어른들의 몫이라 생각해, 나역시 작은 역할이라도 담당하려고 5월 이야기 한 꼭지라도 들려주고 풀어내는 커리큘럼을 짠다. 작년에는 3학년 이상 아이들을 데려가 영화 '화려한 휴가'를 같이 봤다.

2학년 - 일요일이다. 잘 모르는 날이다. 어른들이 많이 죽어서 슬픈 날이다. 공부도 하는 날이다.
3학년 - 죽음의 날이다. 5.18기념공원 가는 날이다. 옛날에 광주시민이 군인에게 죽은 날이다.
           우리들을 지키려고 목숨을 바치신 날이다.
4학년 - 광주시민들이 민주화 운동하다가 죽은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날이다. 
           광주시민들이 죽은 날이다. 우리나라를 위해 싸워주신 사람들을 위한 날이다.
5학년 - 독재와 민주주의의 한판 승부!     
그리고, 6학년 아이가 쓴 글...

>> 접힌 부분 펼치기 >>

 
88년 6월 신혼여행 갔다오다 들른 망월묘지에서 그 참혹한 사진들을 보고 경악하며, 나는 5.18의 실체와 진실을 접했다. 그리고 시작된 5.18 국회청문회를 지켜보며 뻔뻔하게 발뺌하는 그들을 보며 치를 떨었다. 그 후 광주로 내려와 살면서 '산자의 죄의식'에 동참한 5월을 겪어내느라 뒤늦게 진통했다. 광주살이 20년, 광주 5.18의 진실을 알고자 문학과 예술로 접한 세월이었고, 이제는 진실을 공유하고 나누는 일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자 내가 읽은 책을 소개한다.

 

초등고학년에게 5.18을 알려주는 동화다.
당시에 진압군이었던 한새 아버지와 피해자였던 샛별이 아버지의 관계에서 묻혀있던 역사의 진실을 찾아간다. 진압군으로 훈장까지 받았던 전중사는 그 죄의식을 견디기 어렵다. 진정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역사의 아픔을 똑바로 보고 어떻게 그 아픔을 넘어설 것인지... 그 아픔을 잊지 않고 어떻게 승화할 것인지 헤아려 보게 한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1회 5.18 어린이문학상 공동수상작.
초등학교 6학년 경록이의 눈으로 이해하는 5.18을 그린다. 5.18항쟁의 주역이었던 큰아버지가 폐인이 되어 아직도 봄을 맞지 못하는 가족의 아픔을 그리며, 개인과 역사의 아픔이 맞물리는 깊이에 감동이 있다. 삼별초 항쟁지였던 용장성터를 배경으로, 소년 경록이가 서울서 전학 온 재동이와 패거리들에게 당하는 괴롭힘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역사를 통해 깨우치게 된다. 바로 역사에 살아있는 우리의 정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1회 5.18 어린이문학상 공동수상작.
경상도 한복판에서 살아나가는 전라도 사람에 대한 오해의 폐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광주이야기가 중심으로 파고 들지는 않지만, 5.18 상황에서 어처구니없는 지역감정을 잘 살려내며 그 빚진 마음을 화해와 용서로 풀어낸다. 지역감정을 모를 어린이에게 이런 소재로 접근해도 되는지 조금 걱정스러웠다.
아들녀석이 5.18백일장에 나갔다가 받아온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 5.18 이야기다.
사회에 관심과 여유를 가질만한 환경이 아니었던 영균은, 자신이 일하던 철물점에 가다가 어이없이 죽는다. 이렇게 주변부 인물로 졸지에 날벼락을 맞은 평범한 사람, 그를 '너'라고 지칭하며 이야기를 끌어가는 화자자.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어머니가 아들이 살아 있다 믿으며 이곳 저곳 찾아다니는 모습은 아들을 잃은 처절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 열아홉 살에 꽃도 피우지 못하고 죽은 그 많은 청년들의 넋과 가족의 슬픔을 무엇으로 위로할까?


실존인물인 박효선 선생님을 기리는 윤정모의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대화를 할 줄 모르는 환경이 폭력을 만들어내고, 그 폭력을 토론 주제로 삼은 선생님에 의해 5.18 묘역을 둘러본 중3 기열이는, 누나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그 진실을 찾는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가난한 누나 기순이는 자신의 꿈을 접고, 광주에서 동생을 돌보며 다방에서 일한다. 수많은 이들의 죽음이 진실을 숨기고 가려진 것처럼, 누나의 죽음도 과다헌혈로 밝혀벼 비로소 명예회복이 된다. 오늘 어머니독서회에서 토론하고 리뷰를 올려야겠다.


5월 광주의 실상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다큐멘터리 같은 임철우 소설, 그 참혹함이 충격적이다.
이 작품은 5.18 기념, 20주년에 연극으로 올려졌다. 연극배우 김갑수가 한명기로 출연했었다. 책을 세번 읽었지만, 연극을 보면서도 눈물이 줄즐 흘러내렸다.

전남대 교수로 재직하며 5.18자료들을 모아 비로소 5.18의 명예회복을 위해 힘을 쓴 송기숙교수가, 문학작품으로 5.18의 진실을 밝힌다.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가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 추리소설 형식으로 가해자를 찾아내는 5.18 문학이다. 가해자가 용서를 구하지 않는 현실에서 어떻게 피해자가 용서할 수 있는가? 오월의 미소는 화해와 용서가 이루어져야만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작가를 모셔와 강연을 들었기에 내게는 더 의미있게 다가온 작품이었다.


광주5.18 당시 자료를 모아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펴냈던 황석영은, 개인의 삶에 드리워진 5.18 이후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70년대말 군부독재에 반대하는 지하조직 활동을 한 오현우는 광주항쟁 이후 수배가 되자 기약없는 도피생활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은거를 도와준 시골학교 미술교사 한윤희와 사랑에 빠진다. 그들은 한적한 시골 갈뫼의 외딴 마을에서 3개월여 둘만의 따뜻하고 오붓한 시간을 갖지만 .....
영화로도 만들어졌지만 우리동네는 일주일만에 막을 내렸다.



5.18의 진실을 규명하고 고발하는 작품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이 희곡집은 자체만으로 읽어도 가슴이 저릿하게 아름다운 책이다. 산자의 죄의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유일한 생존자는 미쳐 알몸으로 노래한다. '나는 기쁘다 나는 기쁘다~'
 5.18 기념 25주년에 연극으로 올려졌다. 알몸으로 열연했던 배우에 관객은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고, 아름답고 슬픈 음악은 얼마나 감동이었던지 CD를 사서 알몸으로 열연했던 배우의 사인도 받았었다. 그후 해마다 5월이면 이 시디를 무한반복으로 들으며 지냈다.

'10대의 선택에 관한 여덟 편의 이야기' 표제작이며 첫번째 수록된 공선옥의 '라일락 피면'은, 5.18  한 복판의 광주에서 고등학생 석진의 시대적 선택을 보여준다. 피가 뜨거운 나이에 라일락 향기같던 아랫방 누나 윤희의 죽음에 감전되듯 5.18에 동참한 석진은 죽음으로 청춘을 마감한다. 부채처럼 짊어지고 사는 '산자들의 죄의식'을 알기에, 라일락 향기 진동하는 봄밤 석진의 기일에 쏟아내는 어머니의 통곡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80년 광주를 겪은 세대가 어떤 선택을 했든 함께 지고 가는 시대의 아픔이다.  





5.18의 실체 군부세력을 낱낱히 파헤친 만화로 5.18의 진실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책이다. 이들의 만행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용서...이들은 아직 용서를 구하지도 않는다. 하늘 아래 떵떵거리며 사는 이들을 언제까지 봐야할지...

 


 5.18 당시 계엄군이었던 사람과, 도청에 끝까지 남아 있었던 시민군들의 아들, 딸들이 26년이 흐른 후에 모여 법이 응징하지 못한 그 인간을 단죄한다는 팩션(fact+fiction) 만화다. 그의 가슴에 총을 겨누는데 성공할까? 우린 이런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가 필요하다. 백범을 저격한 안두희를 끝까지 추적해 응징한 용감한 그 분이 생각나더라.

 

 

*추가합니다. 인요한의 책은 작년 6월 어머니독서회 토론도서였는데, 이번에 보급판이 나왔군요.

전라도 순천에서 나고 자란 토종이라는 짠이-인요한, 그는 순천이 우주의 중심이었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토종 한국인이어도 피는 미국인이다. 그래도 5.18때 휴교되자 고향 순천으로 내려와 광주에 들어간다. 이때 윤상원열사가 상황을 알리기 위해 외신기자회견을 하고, 인요한이 통역을 한다. 이렇게 5.18과 관련된 그는 미국으로 추방되거나 요구하는 조건을 수용해야 했다. 그래서 감금된 것처럼 어머니의 일을 돕는다...그도 5.18의 희생자로 살아낸 세월이 있었다. 5.18을 객관적으로 조망한다.

 

*어느 분이 추천하셔서 추가로 올립니다~~~저도 아직 못 읽은 책이라 알라딘 책소개를 옮깁니다.

1980년 5월 18일부터 5월 27일까지 10일 동안의 5·18 민중항쟁 과정에서 희생된 151명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두 권에 걸쳐 수록했다. 5·18기념재단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5·18민중항쟁 참가자 증언 채록 작업의 한 결과물이다.
남겨진 가족들의 구술을 통해 이제는 잊혀져 가고 있는 당시 5월의 참상과 유족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 고통은 독재정권에 자행된 폭력의 역사 가운데서 진정한 인권에 대한 깨달음과 민주주의는 남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진리를 얻기 위한 대가이기도 하다.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망각의 해법이요, 또 하나는 기억의 해법이다. 이제는 잊고 화해하자는 망각의 해법이 사죄와 용서를 전제로 한 화해가 아니라 야합이었다면, 이 책은 기억의 해법으로 진실을 응시함으로써 과거사 청산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2006년 발간된 5·18 민중항쟁 증언록 <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의 후속작.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권은 항쟁 이후 사망한 44명, 2권은 행방불명된 56명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다. 2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살아숨쉬는 민중항쟁을 겪은 사람들의 고통과 회한을 공유하는 자리를 이 책들은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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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5-18 21:37 
  2. 책으로 만나는 5.18<2>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5-04 04:43 
    올해는 5.18 30주년이다. 광주에선 30주년 특별행사를 갖는다. 다른 행사는 참여하지 못해도 문예예술회관에서 공연하는 오페라는 꼭 볼 생각이다. 20주년엔 연극 '봄날'을, 25주년엔 뮤지컬 '오월의 신부'를 눈물 펑펑 쏟아가며 보았었다.  광주 5.18 30주년 기념 오페라“무등둥둥”   5월 14일(금) 19시 30분    5월 15일(토) 15시, 1
 
 
2008-05-19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5-19 18:13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있는 이곳 광주~ 제가 여기서 살고 있으니 더욱 반갑네요.
잊혀진다는 건 슬픈일이죠. 시민들과 겉도는 5.18행사도 그렇고요~ ㅠㅠ
저는 오래된 정원을 못 봤어요. 다음주에 가야지~ 했는데 내렸더라고요. 광주에서 1주일만에 내렸으니...황지우시인이 쓴 건 봄날이 아니고 '오월의 신부'일걸요. 전 연극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그 CD를 사와서 한동안은 귀에 달고 살았었죠. 이렇게라도 기억해야될 거 같아서...

2008-05-19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5-19 18:13   좋아요 0 | URL
철학콘서트의 황강우님이 황지우시인의 동생이라고요~ ^^
오월의 신부!!

마노아 2008-05-1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학년 학생들 정도가 되니 명확한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군요. 산 교욱을 해주셨어요. 뭉클합니다. 새겨볼 책들이 많아서 별찜했어요.

순오기 2008-05-19 18:15   좋아요 0 | URL
고학년이란 레벨이 괜히 붙여지는게 아닌가봐요!
아직 저도 못 읽은 책이 많아요~

뽀송이 2008-05-20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하루 광주는 어땠나요?
가끔씩 전라도 쪽 산은 가봤는데 광주에는 가본적이 없어요.^^
아프지만 멋진 책들이 많군요. 잘 보고 몇 권 담아갑니다.^^

순오기 2008-05-20 09:25   좋아요 0 | URL
우리집은 중심가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면 여러가지 행사가 있었더군요. 겉도는 느낌도 있지만 기념행사라도 가져야 그날을 기억하는 거려니 생각합니다.

큰딸 2008-05-22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 부서에서 매 달 커다란 전지에 달력을 만들어.
저번에 5월 달 달력 만드는데 누구 생일,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다 적었어.
누군가 5*18얘기를 꺼내니까 우리 선배님이 하신 말.
"야, 그런 걸 왜 적냐?"
그냥 그렇게 5*18은 달력에 특별한 표시없는 수많은 날들 중 하나가 됐어.

순오기 2008-05-22 03:19   좋아요 0 | URL
그러게 5월의 그 많은 날들에 끼지도 못하는 5.18~ 보통사람들의 생각이 우리 현주소지. 어여 자라~~ 그러나 아침밥 또 거를려고...밥 잘 챙겨먹으라니까!!
 

해남 출신의 시인이 많다~~  그 중에 광주의 5월을 노래한 기념비적인 시를 쓰 두 시인, 김준태와 김남주도 해남 출신이다. 거의 같은 시기에 광주에서 공부했다. 김남주는 전남대 영문과, 김준태는 조선대 독문과 출신으로 김남주 시인이 두 살 위지만, 시를 먼저 쓴 건 김준태 시인이다.

김남주 시인은 1980년대 5월, 남민전 사건으로 무기징역 언도를 받고 광주 교도소에 수감되어 광주의 학살을 다룬 '학살1.2'를 썼다. 전남고에서 독일어를 가르치던 김준태 시인은 광주의 시위 현장을 보고 <광주일보>에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라는 시를 쓰고 수사기관에 끌려가 고초를 당하고 학교에서 떨려났다. 두 편의 시로,  5.18 민주화운동 28주년을 기념한다.

학살 2     -김남주-

오월 어느 날이었다
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전투경찰이 군인으로 대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들이 차단되는 것을

아 얼마나 음산한 밤 12였던가
아 얼마나 계획적인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총검으로 무장한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침략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악마의 화신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아 얼마나 무서운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노골적인 밤 12시였단가

-학살2- 부분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김준태-

아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죽음과 죽음 사이에
피눈물을 흘리는
우리들의 영원한 청춘의 도시여
우리들의 아버지는 어디로 갔나
우리들의 어머니는 어디서 쓰러졌나
우리들의 아들은
어디에서 죽어 어디에 파묻혔나
우리들의 귀여운 딸은
또 어디에서 입을 벌린 채 누워있나
우리들의 혼백은 또 어디에서
찢어져 산산이 조각나 버렸나

하느님도 새떼들도
떠나가버린 광주여
그러나 사람다운 사람들만이
아침 저녁으로 살아남아
쓰러지고, 엎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들의 피투성이 도시여
죽음으로써 죽음을 물리치고
죽음으로써 삶을 찾으려 했던
아아 통곡뿐인 남도의
불사조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해와 달이 곤두박질 치고
이 시대의 모든 산맥들이
엉터리로 우뚝 솟아 있을 때
그러나 그 누구도 찢을 수 없고
빼앗을 수 없는
아아, 자유의 깃발이여
살과 뼈로 응어리진 깃발이여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부분

*위 내용은 '시인을 찾아서 2'에서 발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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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5-1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그 때의 아픔을 느낍니다. 의롭게 가신 분들이나 남아 있는 유족, 그리고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진실어린 사과와 제대로 된 규명이 낱낱히 밝혀지길 바랍니다.

순오기 2008-05-19 01:59   좋아요 0 | URL
지금은 많이 잊혀진 듯한 5월 정신과 아픔...
가해자들이 떵떵거리며 사는 현실은 아직도 갈 길이 멀었음을 시시합니다.ㅠㅠ
 

오늘 아침 10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마지막 순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었다. 한때는 이 노래만 부르면 눈물이 줄줄~~~ 흐르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젠 울컥~ 눈시울이 촉촉해질 뿐이구나!
오늘 책으로 만나는 5.18 페이퍼를 쓰기 전, 네이버에서 자료 검색해 '님을 위한 행진곡'이 불리게 된 사연부터 올린다.

 
1982년 2월 20일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서 한 쌍의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은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윤상원, 신부는 그와 함께 들불야학 강학으로 활동하다 비명에 간 박기순이었다. 이들의 영혼결혼식에 한 곡의 노래가 불려졌다. 1980년대 내내 운동권이 모인 곳이라면 어느 자리에서라도 빠짐없이 불려졌던, 운동권의 제2의 애국가 ‘님을 위한 행진곡’이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이 노래는 백기완이 1980년 12월 쓴 시 ‘묏비나리’를 황석영이 노랫말로 바꾸고, 김종률이 작곡한 것이었다. 이후 이 노래는 테이프에서 테이프로 전해지며 전국으로 퍼졌다. 그리고 앞서서 간 사람들의 뒤를 따라 산 자들도 일어서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 김민기의 ‘아침이슬’에서 시작하여 노래패 메아리를 거치면서 조직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이 땅의 노래운동은 1980년대 민중문화예술운동의 가장 대중적인 흐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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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5-1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예요. 음질이 많이 나쁘지만..;;;
한 동안 '타는 목마름이여'를 들을 때 뜨거운 게 콱! 치솟곤 했어요. 더불어 생각나네요.

순오기 2008-05-19 02:02   좋아요 0 | URL
노래를 올려줘서 고마워요~~~~
언제 들어도 뜨거움이 치솟아야 하는데, 저도 많이 무디어진 듯해요.
그래도 님을 기리는 마음은 변함없어요~~~ 새 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전호인 2008-05-18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와 가락의 차이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혼이 담겨 있는 가락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언제 어디서나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불려지지만 결코 평범하고 단순한 생각으로 부를 수 없는 혼이 있어요. 부를 때마다 소망의 간절함을 담아 부를 수 밖에 없었기에.........

순오기 2008-05-19 02:04   좋아요 0 | URL
내게도 뜨겁게 불렀던 청춘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혼을 담아 부르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거품 없고 가식 없고 그저 자연스러운 소설
들풀같은 민중들의 삶 이야기
사투리와 민요의 보고... 한티재 하늘...
끝없이 닥치는 불행도 따뜻하게 감싸 안는 몽실이
교과서에 실려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는 책
아주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
자연에서 오소리네집 꽃밭을 찾아보아요.

2007년 5월 17일, 10억여 원의 인세 수익금과 다섯 평짜리 흙집을 남기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어머니 곁으로 가신 동화 작가 권정생님. 바로 오늘은 하늘로 돌아가신지 1년이 됩니다. 우리에게 훌륭한 문학작품을 남기고 가신 선생님을 기리며, 선생님께서 남기셨던 유언을 올려봅니다.
살아 생전에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야기로 우리에게 아름다운 동화를 선물해 주셨던 선생님은,
유언에서도 우리들에게 아름다움과 부끄러움을 남겨주고 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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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분을 추모하는 일이란 님의 작품을 읽으며 님의 마음을 느끼는 것밖에 없는 듯합니다. 더 나아가 이 분의 삶을 본받아 작은 것이라도 실천한다면 더 가상한 일이겠지만요.......

‘꼬부랑 할머니’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푸근한 옛이야기이자, 아이들에 의해 불리던 전래동요이다. 그림은 소박한 할머니의 모습에서부터 민화의 느낌이 나는 은은한 꽃 장식 면지, 그림 중간 중간에 발견되는 한지의 느낌까지, 우리 그림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였다. 아기자기한 시골길을 거닐며, 책 구석구석 묻어나는 우리의 문화의 멋스러움을 느껴 볼 수 있다. 유아,유치원 또래들에 좋을 동요집이다.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읽기책에 실렸고, 또 중학교 1학년 1학기 국어책에도 실렸다. 중학교 국어에는 더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그림책은 유치원기나 저학년 아이들이 좋아한다. 길가 모퉁이에 버려진 강아지똥이 아무 쓸모없는 존재라고 울먹일 때, "너는 쓸모 있단다. 네가 있어야 예쁜 꽃을 피울 수 있어, 도와 주지 않으련? " 친근한 민들레꽃의 말에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인식하는 철학서이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을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옛이야기 책. 단순한 이야기 구조와 같의 말의 반복이 재미있고 해학적인 그림이 상승작용을 한다. 채도가 낮은 몇가지 색깔만으로 분위기와 등장 인물의 표정을 실감나게 그렸다. 우리 옛이야기의 해학성을 잘 드러낸 권정생님의 글맛과 그림이 잘 어우러졌다.

한밤중에 찾아온 새앙쥐를 내쫓지 않고, 자신의 것을 나누어 주는 황소 아저씨와 그 정을 고맙게 받고 모두 행복해지는 이야기다. 올록볼록한 달 아래로 지금도 시골 깊은 산속에 있을 법한 한 채의 초가집이 보이고, 투박하게 보이는 황소가 곤히 자고 있다. 그림 속에서 황소의 몸 근육은 살아 움직이고, 황소의 숨소리가 바로 곁에서 들리는 듯하다.  이 책은 독특한 방법으로 울툴불퉁한 입체감을 표현해내었다.

자연이야말로 소중한 꽃밭이란 걸 알려주는 저학년 그림동화책. 오소리와 함께 우리도 자연 꽃밭을 아름답고 소중하게 가꾸면 좋을 것 같다. 부자들이 많은 돈을 들여 꾸민 빛나는 정원이 아니라, 들풀처럼 소박한 우리네 꽃밭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이끌어 준다.


정다운 너구리 가족의 겨울나기를, 부드러운 연필선으로 괭이부리말 아이들, 너도 하늘말나리야 의 삽화를 그린 송진헌의 그림으로 보여준다. 어른너구리들은 봄이 올 때까지는 잠을 자야한다며 아기너구리를 달래고는 다시 잠든다. 그러나 한 번 잠이 깬 아기너구리들은 좀처럼 잠들지 못한다. 그리고는 살금살금 굴을 빠져나가 본다.


덫에 치어 다리 하나를 잃어버린 어린 개 달이와, 몇해 전까지 큰 성당의 주임신부였던 아저씨와의 따뜻한 동거. 농사를 짓는 아저씨와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도 할 줄 아는 달이가 나누는 정겨운 이야기지만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원하며 현대인이 추구하는 행복의 열쇠가 들어 있다. 은은한 동양화풍의 그림이 말이나 글로 다 할 수없는 아름다움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초등 저학년에 좋을 책.


비장미가 강하지만 생명력 있는 필선과 화려한 색감의 변화로 글의 무거움을 덜어내 초등저학년에 좋겠다. 아홉 마리 새끼를 돌보던 까투리는 큰 산불 속에서 혼자 몸을 피하지 못하고 새끼들에게 다시 날아온다. 엄마는 결국 새끼들을 품에 안고 죽는다. 그러나 타 죽은 엄마 품에서 새끼들은 다치지 않고 살아남는다. 새끼들은 자라서도 엄마 냄새가 남아 있는 그곳에 함께 모여 보듬고 잠이 든다.


엄마가 기워준 바지를 입기 싫다고 떼쓰던 아기 너구리 또야가 '기운 바지를 입으면 산에 들에 꽃이 아름답게 피고, 시내 물고기도 다 살고, 별도 더 초롱초롱 빛난다'는 엄마의 말을 듣고 기운바지도 잘 입는 이야기이다.
보통 동화책보다 조금 큰 판형에 등장인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파스텔조의 부드러운 그림이 잘 어울린다.



토끼, 다람쥐, 잠자리, 아기 소나무, 까마귀, 늑대 같은 여러 동식물을 주인공으로 의인화 한, 17편의 짧은 동화가 실렸다. 작은 목숨도 소중하게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감성적인 문체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분단 극복, 외세 극복, 생명 존중, 독재자에 대한 저항 등 다소 무거운 주제들을 부드럽게 풀어낸다. 세상을 지켜보며 흘리는 하느님의 눈물을 어린 독자들이 느낀다면 좋겠다. 초등 저학년에 좋을 책이다.


솔뫼골 늑대할머니는 자존심이 세고 성질이 괴팍하고 심술궃다. 전쟁이 할머니를 그렇게 만들었다. 백일기도로 사람으로 둔갑한 늑대할머니가 복수를 하기 위해 밥데기와 죽데기를 만들어 낸다. 시장에서 사온 달걀에 쑥과 마늘을 넣어 삶고, 뒷간 똥통에 담그고 흐르는 물에 씻고 어쩌고 저쩌고 하여 만들어 내는 과정이 재밌다. ^^원수를 찾아낸 늑대할머니는 우여곡절 끝에 사마귀 할아버지를 용서하고, 혼신의 힘을 기울여 향기로운 똥가루를 만들어 뿌린다. 휴전선 철조망과 전쟁무기들이 똥가루를 맞아 쇠가 철철 녹아 내리는...... 익살스런 통일이야기로 초등저학년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해방 이후 발표된 우리나라 아동극을 모아 엮은 책이다.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학교 현장에서 극본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함께 실린 일러스트는 무대 장치, 등장인물들의 분장 등에 대한 정보를 준다.
권정생의 '팥죽 할머니'는 '팥죽 할멈과 호랑이' 옛이야기 모티브를 각색했다. '숲 속의 대장간'은 6,70년대 교과서에도 실렸던 작품으로 초등학교 학예회의 주요 레퍼토리가 되어왔다. 많은 어린이들이 출연하여 노래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초등 3~4학년으로 분류됐다.

 

 초등고학년을 위한 책, 전쟁은 어떤 이유나 명분이 있다해도 폭력이다. 그 전쟁이 남기는 것은 파괴요 피해일 뿐이다. 점득이네를 통해 보여주는 한국전쟁을 통해, 전쟁이 무엇을 남기는지...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들이 전쟁의 상처를 조금이날도 이해하지 않을까 싶어 추천한다.

 


'강아지 똥'이 실린 원작으로 권정생선생님의 작품 네 편-무명저고리와 엄마, 가아지똥,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 금복이네 자두나무-와 손춘익, 이영호, 이현주, 정휘창 등 한국아동문학을 가꾸어 온 작가들의 작품 스무 편이 실렸다.
우리 겨레의 삶과 역사와 정서가 진득하게 배어 나온다. 초등고학년에 좋을 책이다.

 

권정생님의 대표작인 '몽실언니'는 양장본과 반양장본이 있다.
해방후 변화무쌍한 격동의 우리 현대사를 일곱 살 몽실이를 주인공으로 펼쳐낸다. 6.25를 겪으며 사상 대립으로 형제의 가슴에 총질을 해야했던 아픈 역사를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바로 작가의 분신 같은 몽실이를 통해서... 어떤 상황이 닥쳐도 원망하지 않는 몽실이, 현실을 받아들이며 착하게만 사는 몽실이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화도 난다. 요즘 아이들이 이런 몽실이를 이해할 수 있을까? 초등고학년의 필독서!


초등고학년을 위한 동화집으로 12편이 실렸다.
이 책은 우리 민족을 지켜온 힘이 어디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아동문학의 고전이다. 여기 주인공들이 겪은 것보다 몇 십, 몇 백배의 고통을 겪었을 한국전쟁이 빼앗아 간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진지한 독서를 요한다.




 <몽실언니>와 맥락을 같이 하는 이 동화는 분단과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상처를 그려낸다.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6.25 한국전쟁 때문에 경상도 어느 산골 초등학교 아이들은 가족과 동무를 잃는다. 왜 이 엄청난 전쟁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는지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작품이다. 감칠맛 나는 경상도 사투리의 대화, 상황과 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의해 전쟁 마당이 되어 처참한 비극을 겪은 우리 겨레의 수난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초등고학년에 좋을 책.

서정적 언어로 빚어낸 권정생님의 시집이다. 이 당에 뿌리 내리고 사는 뭇 생명에 애틋한 애정을 담고 있다. 이땅의 뭇 짐승과 자연이 남과 북의 아이들이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 토끼는 빛깔이 달라도 서로 아끼고
           토끼는 눈빛이 달라도 나란히 살고 ~~~~


권정생님이 마지막으로 쓴 작품으로, 랑랑별의 5백 년 전 세상과 5백 년 뒤 세상을 함께 보여주면서 오늘을 사는 어린이들이 지구 별의 내일을 떠올려 보도록 했다. 새달이와 마달이 형제가 랑랑별에 사는 때때롱과 매매롱 형제의 초대를 받아 함께 노는 가운데 자연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지구별의 아름다운 내일을 기약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으로 21세기 어린이문학으로 이어지는 소중한 다리를 놓았다



초등고학년에 좋은 동화집으로, 권정생 선생이 조탑리 교회에서 종지기로 계시던 시절의 모습을 생생히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판화가 이철수가 일러스트를 맡았다. 종지기 아저씨는 노총각인 데다가 가난하고 병약하기까지 하다. 찾아 주는 사람이 없어 늘 외로웠기에 생쥐, 토끼, 참새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힘있는 자들의 허세를 우습게 여기고 가난한 자들의 진정성을 보듬어 안았다. 가장 낮은 곳에서 숨죽이고 있는 자그마한 것들을 깊이 사랑한 권정생 작가의 마음을 엿 볼수 있다.

 
이 책은 글샘님의 1권'들풀같은 민중들의 삶 이야기' 2권'사투리와 민요의 보고...한티재 하늘'과
마노아님의 '거침없고 가식 없고 그저 자연스러운 소설' 리뷰를 먼댓글로 연결합니다.

 

권정생 선생 1주기를 맞아 펴낸 개정증보판이다. '우리들의 하느님'이 나온 후에 '녹색평론'에 발표되었던 권정생의 글과 작년 '녹색평론'의 권정생 추모특집에 실렸던 두편의 글을 추가하였다. 자신의 생애와 생활의 단상을 서술한 산문들을 엮은 이 책은 빨갱이의 자식으로 태어나 범죄자가 되 버린 목이, 첫날밤도 못 치른 채 신랑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시부모를 봉양해온 할머니가 효부상을 거부한 사연, 인공수정을 당하는 태기네 암소의 눈에 맺힌 눈물 등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실된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산문집이라니 어른들 위한 책인 듯하다.


2008년 권정생의 작고 1주기를 맞아 처음으로 출간되는 문학연구서. 그의 삶과 문학을 재조명했다. 아동문학평론가들이 쓴 평론 15편과 신경림을 비롯한 시인들의 시 5편, 그리고 자저적 이야기와 인터뷰 등 모두 27편의 글을 엮었다.
3부에는 주요평론과 논문이 함께 실려 다양한 관점에서 권정생의 문학을 조망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기독교, 생태주의, 페미니즘 등 그의 연구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상세한 작가 작품 연보, 관련 글 목록 등 권정생 문학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에세이로 분류된 책이다.
수많은 작품을 통해 어린이들을 비롯하여 어른들의 가슴에도 큰 감동과 여운을 남긴 동화작가, 권정생의 일대기이다. 그는 한평생 모진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아이들을 위한 동화에 정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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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 5.17 권정생선생님 2주기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5-17 13:40 
    2007년 5월 17일 돌아가신 권정생선생님, 벌써 2주기가 됐네요. 평소엔 그분을 잊고 살았을지라도 오늘 하루 경건하게 추모하는 맘을 가져봅니다. 요즘 우리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결코 이땅에 환생하고 싶지 않으실 것 같으니 다시 만나긴 어렵겠고, 선생님의 책을 보면서 마음을 달래보려고요. <권정생 선생님의 유언> 내가 죽은 뒤에 다음 세 사람에게 부탁하노라. 1. 최완택 목사, 민들레 교회   
  2. 개똥이네 놀이터, 개똥이네 집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4-14 04:11 
    4월 1일 낯선 전화를 받았다. 도서출판 보리에서 온 전화였는데, 알라딘에 올린 권정생 선생님 추모 페이퍼를 보고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개똥이네 집' 5월호에 실은 원고를 부탁하는 거였다. 2007년 6월 어머니독서회 토론도서가 <몽실언니>였는데, 마침 내가 <몽실언니>리뷰를 올리고 두 시간 후에 돌아가셨고, 내 음력생일과 같은 날이라 각별히 기억한다.    >> 접힌
 
 
bookJourney 2008-05-17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정생 선생님의 유언을 보면, 그 분의 작품 속에 삶의 철학이 고스란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아이가 얼마전에 <<랑랑별 때때롱>>을 읽고는 너무 재미있다고 해서, 저도 읽어보려고 하는 중이랍니다. ^^

순오기 2008-05-17 17:01   좋아요 0 | URL
전, 최근에 출판된 책들은 아직 못 읽었어요~~ 또 읽을 책이 쌓여갑니다.^^

마노아 2008-05-18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채널 '정생'편을 보면서 싸아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렇게 추모해주는 독자를 가진 우리 선생님은 참으로 부자시지요. 하늘나라에서 미소 짓고 계실 것 같아요.
내일은 5.18특별 페이퍼 올라오는 건가요?

순오기 2008-05-18 02:07   좋아요 0 | URL
지식채널에서 권정생선생님을 방송했군요~~~ 찾아봐야지~~~ 요즘 돌아가는 것 보시면 환생하고 싶지 않을지도요.ㅠㅠ
5.18 페이퍼 날새면 올려야지요~~~~~~

Jade 2008-05-18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18이네요 순오기님. 6월 광주이벤트가 몹시도 기다려지는 밤입니다. ^^

순오기 2008-05-18 02:08   좋아요 0 | URL
예, 5.18... 6월 이벤트 기다리신다니 월요일쯤 상세히 올릴게요.

희망찬샘 2008-06-0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책 땡쓰투 누르고 사러 갑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을 잘 정리 해 두셔서 도움 받고 갑니다.

순오기 2008-06-06 16:44   좋아요 0 | URL
작성하느라 시간은 엄청 걸렸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