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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3 - 완결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강풀의 26년이 완결되었을 때, 아쉬움의 목소리를 들었었다. 그래서 나는, 연재물을 끝까지 보지 않고도 그들의 계획의 끝이 어떻게 되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도, 3권을 읽으면서 끝까지 빌고 또 빌었다. 또 다른 희생의 눈물을 보더라도, 그들이 평생토록 매달려 온 염원이 이루어지길.... 현실에선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작품 속에서만이라도 그 숙원이 풀린다면, 내 속도 조금은 시원해질 것 같아서, 나는 손가락이 꺾이어 애리는 것도 모른 채 빠져들 듯 작품에 몰입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아! 하는 탄성과 함께 책을 놓았다. 이미 각오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무겁다. 그래서 슬프고, 그렇기에 한숨이 나온다. 아아, 어쩌란 말인가......
아마도, 작가 자신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역사 안에 픽션을, 픽션 안에 역사를 담은 작가는, 스토리를 다 짜고서 작품을 시작했을 터인데, 작업을 하는 내내 그 마음이 오죽 힘들었을까 싶다. 자식같은 주인공들의 도전을 그 역시 마음으로 응원했을 터이니 말이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 지도 모르겠다. 결국 성공하지 못한 그 계획으로 인해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대체 몇이나 희생되냐고. 안다. 그들의 목숨값이 가볍지 않고, 그들로 인해 파생될 슬픔의 크기가 어떠한지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을 생각하면 이런 결말이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헛되다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 그건 아니라고 힘주어 말하겠다. 그들이 실패를 예상하고 덤볐건 아니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해내려고 했던 마음가짐이다. 그것이 '테러'라는 폭력의 수단을 썼다는 것이 윤리적 질탄을 받을 수 있지만, 누군가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다는 것, 온몸을 던져서라도 해내려고 했던 사실도 중요하다.
그리고 하나 더. 그렇게 온몸을 불사르며, 생명조차 초개처럼 내던지고 도전했음에도 꺾을 수 없는 거대 세력의 존재를 다시 한 번 느낀다. 그 암흑의 장병이 얼마나 굳건한지...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용서받기 위해서 평생을 던진 사람이 있고, 자신을 합리화하는데 평생을 바친 사람도 있다. 너무나 다르게 걸어온 길들... 그리고 그 정점에는 그 모든 죄없는 죽음에 책임이 있으나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인간이되 인간일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다. 그게, 우리 사회다. 그게, 자.랑.스.런. 민주 대한민국이다. 제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