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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버지의 봄 - 제1회 5.18 어린이문학상 수상작 ㅣ 높은 학년 동화 11
한정기 지음, 김영진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제1회 5.18어린이문학상을 공동수상한 한정기님의 '큰아버지의 봄'과 서지선님의 '도둑'을 다 읽었다. 물론 5.18을 소재로 다룬 소설이나 동화, 연극공연도 빠지지 않고 보았다. 광주의 아픔으로 대변되는 5.18이 우리 민족의 아픔으로 승화되려면 광주,전남이란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주 전남 지역의 문인과 예술인들 작품만 많았는데, 이제는 공간적인 울타리는 넘어선 듯하다.
큰아버지의 봄은 초등학교 6학년 열세 살 경록이의 눈으로 이해하는 5.18을 그리고 있다. 5.18민주화 항쟁의 주역이었던 큰아버지가 폐인이 되어 아직도 봄을 맞지 못하는 가족의 아픔을 그려낸다. 개인의 아픔이 역사의 아픔과 맞물리면서 그려지는 깊이에 감동이 있다. 삼별초 항쟁지였던 용장성터를 배경으로, 소년 경록이가 서울서 전학 온 재동이와 패거리들에게 당하는 괴롭힘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역사를 통해 깨우치게 된다. 바로 역사에 살아있는 우리의 정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작품이기에 당시 집권을 위한 군부세력의 잘못을 깊이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일에 의문을 갖거나 더 알고 싶은 어린이라면 성장단계에 맞춰 다른 작품이나 역사로 충분히 깨우치게 될 것이다. 역사가 나와 어떤 관계를 갖는지, 개인의 삶에 역사가 얼마나 깊이 관여하는지 잘 그려냈다. 아무리 어린이들이라도 '그때 그 자리에 없었던 나' 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도리질 하지는 못할 것이다.
큰아버지의 육신을 흙으로 보내면서 벌이는 씻김굿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을 풀어내고소망을 기원하는 모습에 진한 감동으로 눈물이 솟구쳤다. 한이 많은 우리 민족의 응어리가 풀어질 그날이 언제일지 아득하기만 하다. 한을 풀고 진정한 화해와 용서가 이루어지는 날, 망자들과 가족들의 아픔이 날아갈 것이다.
이제는 화려하고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5.18국립묘지를 바라보는 망자의 가족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아무리 화려하고 웅장할지라도 한번 가버린 청춘의 아들은 돌아오지 않는 것을..... 아직도 산자들이 떵떵거리며 사는 이 잔인한 세월을 얼마나 더 견뎌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