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잠든 것들이 거리로 나갔다/긴 소매들은 소매를 접었다//입김이 남아 있는 창문/불이 꺼지지 않는 들판/날아오르는 바람과/걸어다니는 발자국들//가슴만 한 신음을 낳고/누군가 밤새 울었다//부드럽게 안아주었다/안겨 있는 나를 보았다/하얗게 빛이 났다/나머지는 어두웠으므로//비명 같은 내가/빈 종이 되었다//

K –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반응의 바깥에 서 있는 것. 나를 데려간, 가장 가벼운 무게의, 자리. 그는 수천의 나비가 만들어낸 사람이다. 그러므로. 여전히 날개다.‘

한편
눈물이 울고 눈은 울지 않는다/나보다 먼저 소요가 일어났다......비극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나는 결론의 집에서 산다

당신의 자리
가시만 남은 숨소리가 있다....당신은 그토록 나를 지우는 사람이다.

낱장의 시간들
‘낱장의 시간들이 날려 오고 손끝의 힘이 풀려나갈 때 오후의 개가 너를 따라온다‘

금요일
어둠은 깊어가고 우리가 밤이라고 읽는 것들이 빛나갈 때......거기 가장 불행한 표정이여. 여기는 네가 실패한 것들로 가득하구나...

버린 말
‘버린 말 위에는 이파리 돋아나 흔들리고 꽃을 찾아내 피워 올리다가 지나가는 사람의 아래, 툭 던지기도 하다‘


기억은 기억에 불과하다. 무언가가 떠올랐을 때 쓰기를 망설이는 나처럼, 역은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역은 기차가 출발할 때마다 조금 흔들리고 서서히 곧, 점점 빠르게, 사라진다......23시 24분.....내리려는 사람은 아직 보이지 않고, 타려는 이는 없다.

지우ㅓ지는 지도
‘생활의 무늬란 그런 것이지 꼭 다문 입술의 주름 같은 것‘

이웃 사람
갓 뜯어낸 담뱃갑 비닐처럼 서서, 그 옷걸이에 그림자를 걸어두며 생각한다 이웃이란 왜 그렇게 헐거운 것인가 비좁고 어두운 복도인가

오늘의 바깥
바깥이란 얼마나 흐릿한 것인가 오늘, 처럼 쓰기 쉬운 단어가 또 있는가 누군가의 냄새, 누군가의 감촉, 누군가가 놓고 내린 체온 이 우스운 일들을 얼마나 반복해 뒤집어야 하는지

너가오면
네 눈 뒤에 서 있어서 도저히 보이질 않는 너라는 미로를 폭우 쏟아져 내리는 오후처럼 기다려 이를 깨물고 하얗게 질릴 때까지 꽉 물고 어떻게든 그러므로, 너로부터 기어이 너가 오고

그만 아는 이야기
울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것일지도 스스로 한 방울이 되어가는 중일지도

빛ㄴㅏ는 시간
약속했으니 다시 시간은/빠르고 느리게 지나간다/이제 모든 것은/빛으로 얼어붙어가고//나는 내 짐승의 일부/이 그림자를 밟고 서서/무엇도 되지 않으리/숨과 피를 지우고//내 살과 뼈와 여자와 개/뚫고 지나가는 선의 선/검푸른 사방 이마 위/첫날부터 지금까지/모든 것을 망쳐놓으리//그러니, 이 ㅅㅣ간은 그저/칼끝 같기만 하여라//

닿지 않은 이야기
앉았다가 떠난 자리를 꽃이라 부르고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그래, 누가 흔들고 지나간 것들을 모아 그늘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러니 꽃이 다 그늘일수밖에

보내지 못한 개봉 엽서
우리는 골몰하는 시간을 그토록 사랑하지 않았나요.... 깊은 시간을 뛰어다녀도 좋지 그게 아니어도 좋고.......

텅 빈 액자
떼어낸 자리가 환하다/어떻게 그렇게 했는지/없어진 나날보다/있었던 나날이 더 슬프다

맑은 날
아내가 식탁에 앉아 펑펑 쏟는 눈물을 보고 싶다 그 앞에서 재떨이를 끌어당겨 담배를 물고 아내를 지켜보는 단답형 남편이 된 것도 같고.....짬봉이란 단어는 조금 슬프고 너무 웃기기도 ㅎㅐ서 생활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오늘 아침엔.......

볕뉘.

좋은 구절이 많아 적어둔다. 좋아하는 단어가 많아 적어둔다. 시간, 온도, 너, 나, 꿈, 바람.... 모임에서 몇 편의 시를 낭독하다. 벌써 유월 바람이 불었다 지나간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아직 남은 절반의 유월. 골몰하거나 깊은 시간.....그 깊은 시간의 우물에서 눈물을 한두레박 길어올린다. 온몸이 눈물인 빛. 빛나는 시간.

앉았다가 떠난 자리를 ‘꽃‘이라 부르고....누가 흔들고 지나간 것들을 모아 ‘그늘‘이라 부르자...그 구절을 다시 읽는다. 꽃그늘 그늘꽃......우리가 지난 자리 다 꽃이었다. 흔들어 버린 손의 바닥....그늘.....흔들고 싶다. 흔들리고 싶다. 밤의 그늘이 점점 짧아지는 나날. 빛만 잔뜩.

그리고 발저의 한 구절도....‘우리가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만이 우리를 이해하고 사랑한다‘ 그렇게 서로 맴돈다. 시간과 빛과 눈물과 꿈들 사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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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5 1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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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5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고인은 말년에 한국의 학계를 이렇게 진단했다. “우리 학자들은 아직도 우리가 자처하고 있는 만큼 학문을 존중하지도 않고, 우리 국민은 우리가 자부하고 있는 만큼 학문열에 불타고 있지도 않다. 학문보다 정치와 사회적 출세, 연구비에 더 관심이 크다. 저서보다 연구소가 많고 학문적 탐구보다도 행사와 학회가 많으며, 학회가 학술적 탐구의 장이 되기보다는 사교장이 되기 쉽다.” 그는 다음 ㅅㅔ대 학자들에게 “세계사를 장식할 만한 학설을 세우고 ㅅㅔ계의 역사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자생적 사상”을 창조하기를 기대했다. 서재 8

선생님은 “예쁜 것”, “똑똑한 것”을 찾으셨습니다. 두 화두는 지속적 주제였고 일관성을 가졌습니다. 철학의 3전통을 자신의 몸으로 통합하신 데서 ㄴㅏ타납니다. 유럽철학은 프랑스문학을 통해 통합성으로 나타났고, 미국철학은 그 분석적 투명성으로 ㅅㅏ유되었고, 몸으로 이어져온 동양철학은 생태적 불가피성이었습니다. 그것은 분리되어 경쟁적이었지만 선생님의 물음을 통해 ㅇㅏ름다움과 즐거움의 어울림으로 나타났습니다./세계가 자연이면서 동시에 문화일 ㄸㅐ 이분법은 극복된다는 것입니다. 인간 모두는 작가이면서 스스로 작품이 되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이 모두를 작품화함으로써 온전한 ㅈㅏ유에 ㅇㅣ를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인문에세이 7,9

둥지는 ㅇㅓ디에 ㅇㅣ미 존재하는 것이 안ㅣ라 ㅅㅏ람들 각자가 스스로 자기나름대로 지어야만 하는 각자의 창작물이다. 내가 평생을 몸과 영혼과 정신을 바쳐 해온 작업은 철학적 둥지를 짓는 일이었다. 그것은 존재일반을 주제로 한 한편의 거대한 ‘철학적 시‘이기도 했고, ‘ㅅㅣ적 철학‘이기도 했ㄷㅏ. 인문학 읽기 8.


2.

“인생은 그에게 허용된 시간 가운데서 기도를 ㅎㅏ든 기투를 ㅎㅏ든 어떤 시나리오를 따라가든 모두 X를 가지고, x로써 한다.”

[서양의 논리 동양의 마음](1987)은 이미 철학의 어떤 전통적인 분야의 전공도 불가능하게 된 단계에서 떠오르는 몇 갈래의 주요 문제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것은 나의 개인적 철학개론에 해당한다. [동양의 논리는 어디에 있는가](1993) 은 서양철학자들에게서 끊임없이 제시되는 진리의 보편성을 폐기 또는 상대화하는 방법으로서 사회학적 분석 또는 지식사회학에 관심을 ㄱㅣ울일 때의 잡다한 실험들을 보여주고 있다. [안티호모에렉투스](2001)은 서양철학사와 중국철학사에 등장하는 어떤 철학자에게서도 몸을 맡겨 거주할 만한 세계를 찾을 수 없다는 개인적인 결론에 이르게 한 양대 전통의 분석 또는 자리매김(상대화)의 전략을 요약하고 있다.

[x의 존재론]은 이렇게 내게 주어진 운명 아니면 소명을 의탁해 밀고 ㄴㅏ아갈 길이 될 만한 모든 ㄱㅏ닥의 전통들이 그 효력을 잃고 스러져간 ㅍㅖ허에서 다시 찾은 한 아르키메데스의 원점 x에 ㄷㅐ한 이야기를 펼쳐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생은 그에게 허용된 ㅅㅣ간 가운데서 기도를 하든 기투를 하든 어떤 시나리오를 따라가든 모두 x를 ㄱㅏ지고, x로써 한다. 160810

볕뉘.

0. 이른 잠에 한밤 중에 일어나 x존재론 대담부분을 어제에 이어 읽어나간다. 잠을 청해보지만 낯설다. 새벽으로 나서며 이런저런 꽃들을 찍다. 어제 갓지은 콩나물밥에 계란국이 떠올랐다. 다시마 몇조각을 미리넣고 물을 팔팔 끓였다. 계란을 휘휘섞고 부었다. 아침은 이렇게 시작된다.

1. 박이문선생의 시와 철학 책들을 간간이 보다 사망 소식에 아찔하다 싶었다. 선집을 사서 여기저기 짬짬이 훑어본다. 박동환선생의 안티호모에렉투스 이후 활동이 몹시도 궁금하였는데 대담과 상세히 밝히 출간의도를 읽다보니 여러 의문들이 풀리는 듯싶다.

2. 두 분 모두 삶의 이력 가운데 느끼는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갈구와 탐구가 가장 인상 깊었다. 패션만 난무하는 지금여기의 세태에 걸맞지 않게 천착하며 깊어지는 모습, 사회와 불화에 대한 끊임없는 모색이 학문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3. 사람은 두 번 살지 못한다. 여기저기 나라마다 장소마다 음식맛이 다르듯이 철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사는 것은 달라야 한다. 여기에 맞는 맛이 더 풍요로운 지적 삶이자, 자신을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삶 역시 더욱 서로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노장들이 이렇게 곳곳에 숨어있음을 발견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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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의 상업화는 성적 욕망의 과잉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다. 성적 욕망이 전반적으로 억압되었을 때 나타나는 비정상적 현상이다. 안으로부터 분출되어야 할 성적 에너지가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영위되고 충족되지 못하는 사회에서 나타나는 왜곡이다. 자율적 판단이 ㅇㅏ니라 사회에 의해서 관리된 행동으로 변질된다. 관리되면서도 자율적으로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자발적 복종이다. 223 성적 욕망은 상호간 향유라는 본질을 잃고, 구매자와 상품의 관계에서 소비로 전락한다. 224

식욕.수면욕.성욕이 대표적인 인간 본능임을 부인할 ㅅㅏ람은 아무도 없다....빵을 달라는 요구.생존권 보장이 깔려있는 식욕이라는 본능을 ㅅㅏ회를 통해 안정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욕구가 각종 사상적, 정치적, 법적 이념과 요구로 정식화된 것이다.....수면욕도 단순히 자ㅁ만 자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휴식을 취해 몸을 정상적인 상태로 유지하려는 욕구를 반영한다....노동 시간을 제한하고 노동 강도를 완화하려는 오랜 노력은 수면욕을 ㄱㅣ본 동기로 한다. 또한 편하게 쉴 수 있는 주거환경과 만족할만한 여가 역시 연관을 갖는다./동일하게 본능에서 출발한 생존 욕구임에도 시민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바로 성욕이다. 식욕과 수면욕, 즉 식사를 하거나 잠을 ㅈㅏ는 행위에 대해 그 누구도 부끄럽다거나 타락이라고 규정하지 안ㅎ는다. 하지만 여전히 성욕에 대해서는 은밀하게 숨겨야 한다고 여긴다. 성적욕망을 정신보다 중시하는 순간 ㅂㅣ정상적 충동으로 분류된다. 225 이상 생각의 미술관 chapter 7 욕망을 생각하는 사람에서

2.

새벽의 세계 – 새벽 두시건 세시건 눈만 드면 나는 일어나 밖으로 나온다. 어떤 때는 샛별이보일 때까지 혼자서 쏘다닌다. 그건 서성이는 것도 아니며, 더욱 무어ㄹ 찾는 것도 아니다. 새벽을 사랑하고 새벽을 느끼고, 새벽이 곧 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 새벽 산책으로부터 돌아와 화폭과 마주하면 거기 또 하나의 세계가 형성된다. ㄴㅏ는 그것을 추구하며 이룩해 가는 것이다. 나의 작업은 이렇게 새벽으로부터 출발한다. 57 깜박이는 등잔불이나 촛불은 아아한 정취가 느껴져 오는 시골의 밤 빛깔이다. 44(덕소 화실에서 사는 나의 고백) 강가의 아틀리에 에서


3.

마틸다는 어린이책이 반드시 ㅈㅐ미있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어린이들은 어른들만큼 심각하지 않고, 또 웃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11

또 하나는 어린이가 책을 좋아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독서를 학습의 일부로 소비하는 것은 반드시 피하고 싶었다. 19

어린이들과 나는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곡 차를 한 잔 마시며 한 주간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ㄴㅏ눈다. 그 일상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어린이에게 권할 책을 고르거나 그날의 수업 내용을 아예 바꾸기도 한다. 20

책읽기의 가장 큰 소득은 성적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사고력이 커지고 안목이 높아지는 것이다. 25 중요한 것은 언제나 독자인 채로 자라나는 것이다. 어린이가 책 읽기를 배우는 것은 어떤 모습으로든 평생 독자가 되기 위함이다. 151 어린이책 읽는 법에서

볕뉘.

0. 책방에 보지 않았던 책을 볼겸 가벼운 책도 섞어 넣어 차 한잔하러 간다. 책을 짬짬이 보다가 뜬금없이 책구경을 하다가 주인장 낚시에 걸려들었다. 읽고 싶던 쇼코의 미소와 장욱진화가의 강가의 아틀리에, 어린이책 읽는 법.....그리고 박홍규교수가 인물과 사상에 연재해서 묶은 인문학의 거짓말 가운데서 소크라테스 이야기를 눈에 띄는대로 읽었다.

1. 소크라테스에 대해서는 각각 다른 견해가 겹치는 것 같다. 박홍규교수는 플라톤을 옹호하는 매개 역할을 한 것으로 가라타니 고진은 자연철학과 이오니아의 배경을 갖는 산파술, 이원론을 경계하고자 하였으며 온전한 영혼을 깨닫을 것으로 묘사했는데 많이 갈리는 것 같다. 좀더 긴장감있는 읽기를 하고 싶다.

2. 조금씩 책들의 읽으면서 어제 포럼 생각이 겹쳤다. 쾌락을 정신과 육체로 나누고 서열을 뒤에 둔 것을 문제 삼은 박홍순 저자의 ‘음울한 마법‘이란 마그리트의 그림을 소개한다. (다른 장들은 그림으로 읽는 철학이란 주제로 평이한 느낌인데, 이 7장은 잘 잡아 묘사한 듯싶다.) 이원론의 자장이 몹시도 크다.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를 감안한 제목으로 리빙랩과 커피숍, 민주주의 그리고 섹스라고도 붙여보았다. 커피숍은 다 망할 것이라고 여겼지만, 마주 보며, 여기저기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성업중이다. 패션일까? 유행일까? 패션이기도 하면서 유행이기도 하고, 술자리보다 가벼운 대화욕구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인가 독특한 우리만의 방식. 리빙랩..파이로트 플랜트 개념, 과학상점의 개념.....테스트베드, 유저테스트,....이렇게 행정과 ,상품의 생산과 소비라고 하기에는 그것을 온전히 설명해낼 수 없다. 살아있는시험..뿌리내리려는 거시기...모든 문제에 대해 해보려는 그 무엇. 이라고 말을 붙여보는 것이 더 맞을 지도 모른다. 민주주의는 고지를 넘어섰을까? 우리의 일상으로 너머 오고 있는 것일까? 작은 것들을 사랑하는 것을 보니 아마 아마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오손도손 수다와 카페문화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라는 변화를 잘 상징?하지 않는가? 주부.....시간이 나는 유한계급이라 칭하지 않아도 ‘남 일‘에 참견하고 끼어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타의로 일자리가 없어 메워야할 시간들 채워야 하는 시간부자들이 자의든 타의든 생겨난 것은 아닐까?

3. 잘 모르겠다. 만약 6시간안쪽으로 일하고 나머지 자신이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자의든 타의든 늘어난다면.....민주주의의 변곡점은 또 다르게 가파르게 변할지도 모르겠다. 동네 일에 참견하려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의사를 어떻게든 표현하려고 안달인 사람들이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섹스의 구매하거나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향유하듯이, 마을의 문제, 마을의 일을 내식대로 서로 나누고 향유할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리빙랩이 커피숍이나 카페처럼 여기저기 우후죽순처럼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패션이나 유행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민주주의라는 백으로 든든해질 수 있는 벡터를 잊지 않는다면......

4. 장욱진화가의 덕소생활은 화집을 보면서 남달리 생각했다. 그것이 이렇게 가벼운 책으로 나온 모양이다. 새벽을 사랑하는 사람들...고독을 사랑하며 향유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다. 한 번도 고독해보지 못한 채, 사물에서 시간을 발굴해보지 못한 사람들. 소화되지 않는 목표라는 등불만 달고 자신의 온 시간을 소진하며 쓰는 사람들이 활동가라는 이름으로 불리울 때, 다가올 시간은 여전히 암담하고, 민주주의는 요원하다.

5. 민주주의는 밖으로 길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거울을 보듯이 내면의 길을 같은 무게와 분량으로 형평을 요구하는지도 모른다.

6. 집으로 가는 길이란 그림책은 학교가 끝나고 도로의 흰선만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묘사한다. 횡단보도...끊어진 흰 선을 팔짝 뛰어서 넘어 그 길을 걷는다. 외 길..다 낭떠러지.....어떻게 어떻게 집까지 왔다. 그러나 흰 선을 끊겨져 있다. 어떡해. 마무 것도 할 수 없다.....우울..급 우울..... 엄마다. 아빠다. 그 흰 선 마지막 낭떠러지에서 폴짝 뛰어 품에 안겼다. 집이다......어쩌면 민주주의나 우리가 원하는 일이라는 것은 자신을 버리면서 폭 안길 다른 이를 구하거나 찾는 일인지 모른다. 감정의 자장에서 자라는 따듯하고 시원하고 포근한 품에 서로 기대는 일인지도 모른다. 아무 곳이나 아무 데가...거기가 시작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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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기 요기 조기에 여울, 여울 灘에 머리 이름들을 붙여 본다. 삼탄, 지탄, 탄탄. 여울들이 있는 지명이다. 그 앞에 꿈에서 본 여울을 붙인다.
몽탄, 그 자리에 달빛을 옮겨온다. 월탄. 달빛아래 여울. 여울 곁에 풀잎들. 그 풀잎에 비치는 달빛들. 그리고 물고기 거스르는 여울 소리.
그 소리와 빛과 은은히 비추는 실루엣들을 삼켜본다.

2. (수)수, 소소, 사소. 그렇게 작고 가벼운 것들을 다가올 시간 층층이 넣어본다. 그렇게 켜켜로 맛을 내는 사소하고 소소한 것들. 그 시간의 즙
을 내어본다. 떨어지는 설렘. 감정의 곁들이 나비 같다. 그 느낌들을 담는다. 다가올 느낌들을 사소하고 소소하고 수수한 사건들 속에 넣
는다. 그 안에 시간이 자란다. 공명하는 이야기가 번진다.


볕뉘.

0. 다시 모임에 서효인시를 읽다. 여수란 시의 장소 속엔 시간의 켜가 녹아있다. 밀려온 시간의 흔적들이 그 장소에 배여 독특한 감정의 시공간
으로 만들어낸다. 하나하나 인상이 깊다.

1. 기획된 느낌이 다 가시지 않아 어색하고 불편한 구석도 있다. 그 불편한 느낌과 한적하기만 다가올 시간과 느낌을 넣어 끝말이 지어본다.

2. 새로운 장소. 새로운 느낌, 새로운 시공간...그리고 지속의 생동감은 공통기억으로 자리매김되어 서로 달라지면 좋겠다. 한음 한음에 또 다르게 변주되는
음과 음악으로 거듭나면 어떨까 싶은 여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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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보고 싶다. 책상위에 놓여진 불안의 서를 넘기다가, 이른 잠으로 말곳한 몸에 여름 새벽을 맡겨두고 싶다. 그렇게 나선 거리는 24시간 만화가게, 피시방, 오락실, 편의점, 마사지 불빛들만 고요하다. 불빛이 사그러드는 곳에서만 고즈넉한 감청이 벌써 바래기 시작한다. 4시 40분 남짓의 새벽은 그리 밝다. 한 분 두 분 운동을 나오신 분들. 새벽보다는 비, 비 보다는 새벽비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활짝 타올랐던 장미들은 사위어가고, 수국의 꽃잎이 한잎 두잎 피기 시작한다. 어제는 지인들이 우르르 리빙랩 포럼에 내려와 함께 들었다. 남양주, 대구, 성남, 대전, 대학, 부산, 포항의 온도차가 지역색깔만큼이나 미묘한 차이를 가진 듯 싶다. 모두 다르게 꽃필 수 밖에 없음이 발표자와 토론자, 질의 내내 서로를 이어주는 맥락인 듯 싶다. 민주주의도 분권도 그렇듯이 다른 색깔, 다른 온도, 다른 사람들의 다른 고민과 준비가 그 나름의 싹을 틔우는 듯 싶다. 그 역도 고스란히 반면교사 삼아 있는 것 같다. 소비자로 전락하거나, 조급하거나, 과도한 관의 지원이거나, 뿌리깊은 개념을 몰라 허둥대거나....역시 그르칠 수 있는 것도 투성인 것 같다.

어쩌면 정확한 개념이 아니라 묵묵히 현장의 시도와 실험, 이미 진행되거나 쌓인 것을 바탕으로 또 다른 탑을 쌓아올리면서 확장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서울의 미니태양발전(성대골), 해운대 IoT 곳곳의 시도와 노력이 적절한 민주주의 온도와 흐름 속에 적절하게 발효되면 좋을 것 같다. 그럴 가능성이 예전과 견주어 많이 높아보였다.

사회 활동가들에게 일반인들과 결합도와 삶의 감수성이 서로 연결되면 좋을 듯 싶다. 사소한 감정이 생겨도 풀 수 있는 감정의 형평을 잘 고려한다면 지금보다는 나을 것 같다.

볕뉘.

1. 처음 참관에서는 브루노 라투르가 생각났다. 프랑스 조개양식의 확산....상품도 그러하지만 다 되어야 된 것이다. 전체를 향한 미묘한 노력이 없다면 어느 순간 , 어이 없이 그르칠 수 있다.

2. 두 번째 나누는 토론 내용을 들으면서는 여전히 민주주의의 문제이고, 분권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더 든다. 유행의 파고를 넘으려면 말이다. 보상체계와 책임소재에 대한 해외견학과 보고서가 준비되고 있다는 주최측의 말에는 여전히 일들이 관료틀을 밟을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심하기 딴지 걸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다음의 일일 것이다.

3. 리빙랩과제가 빗발칠 듯 싶다. 리빙랩이라는 옷을 입지 않으면 마치 예산도 가져오지 못할 것 같은 정해진대로 루틴하게 돈을 얻고 집행하고 보고서 쓰는 일들. ....

4. 약간의 우려, 아니 많은 우려와 기대. 하고싶던 것들이 이렇게 구현될 수도 있구나 하는 또 다른 마음들이 교차한다.

5. 그 바탕에는 철학과 섬나라인 우리 여기에 맞는 또 다른 스타일에 대한 고민, 또 지역마다 다른 정서들에 대한 고민들....철저히 달라져야 하는 그 무엇들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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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9 0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울 2020-05-09 20:33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꿈이 늘 곁에 머무르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