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색

음 알아냈어요.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음 알아냈어요.
마음을 주지 않은 것도 아닌데

색에 충실한 것은 맞는데
초록과 초록 사이
이 색 저 색 요 색이 더 걸릴 수 있는거죠

절대
제 색으로만 있을 순 없어요
요색 저색 이색 색색을 다룰 줄 알아야해요

물기를 채우고
물기를 빼고
색을 다듬고
마음을 섞고
시간을 들이고
못된 것들을
더 들여 우려내곤 해야
근사해지는건 아니냐고 말을 건다

마음만 들쑤셔
마음결들이 그저 초록이냐고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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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묘

 

눈끝선과 코끝
그 사이 귀가 걸리는 이

눈과 눈 사이가
코볼보다 큰 이 작은 이

입술이 코보다
한배반이나 두배인 이

눈썹이 눈보다 작은 이
눈이 눈썹만큼 큰 이

얼굴이 둥근 이
얼굴이 각진 이
얼굴이 갸름한 이
얼굴이 넙죽한 이

눈썹이 올라간 이
눈썹이 처진 이
눈썹도 둥근 이

눈코입이 몰린 이
눈코입이 정삼각형인 이
눈과 눈 사이 눈이 하나만큼
눈과 눈 사이 눈이 1.2만큼

얼이 스민 굴들
마음이 스민 얼들

제 각각
제 멋대로
제 마음대로
얼굴을 그린다
얼굴들을 그리워해본다

어느 날 손끝에서
어느 밤 달빛아래
눈감고 그리웁도록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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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 한나 아렌트 영화와 책을 같이 새긴다. 그리고 동아시아 오백년을 읽고 저자의 얘기도 같이 마음에 들였다. 미처 받아들이지 못한 다른 것들이 마음으로 밀려온다. 미처 담지 못한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한 그릇 생긴다. 똑 같은 역사를 읽어도 문화와 경제와 삶의 관점이 이리 다르다. 하지만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다. 또 다른 걸음과 속도만큼 제 길을 가는 것이기에.

볕뉘.

1. 아렌트의 영화와 인터뷰 책은 흡사하다. 영화가 담는 아우라가 크다. 3장(정치와 혁명에 관한 사유)으로 두번 째 작품을 만들면 좋겠다 싶다. 어쩌면 더 강하게 회자될 인물이기도 한 듯싶다.

2. 현 한반도를 지정학적요충지로 읽지 말아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지경학적 요충지`로 읽어야하며, 그때문에 120년전 상황과 흡사해지는 것이다. 문화적다원주의보다. 평화와 삶의 관점이 더 필요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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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이 반쯤 열린 문틈으로 스민다. 홑이불을 찾다. 어제 한낮 느티나무아래 평상에 고인 그늘바람은 아닌가 싶다. 그리운 이들의 마음에 일렁이는 그 바람인가 싶다. 나비날개짓처럼 책 넘기는 소리그늘인가 싶다. 머얼리 기차여운과 새벽소리가 실린다. 접힌 마음을 찾아 안는다. - 몇년 전 흔적이 눈을 뜨자 올라온다. 낯선 나. 낯선 나. 더 낯설게 할 수는 없는 걸까. 10여분의 짬. 시장골목에 화단들을 찾아 남긴 한낮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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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받고 해보니 쉽지 않다. 더 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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