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이란 타인들과 사회가 만들고 우리에게 강용하는 규범에 순응하는 것일 터입니다. 또 윤리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만들어가야 할 것, 즉 발명이며 창조(말하자면 결국 각자 자기만의 자유를 얻어내는 일)일 테니까요. 54 [분노하라]




내가 여기서 말하는 타인본위라는 것은 자신의 술을 타인에게 마시게 하여 품평을 듣고는 이치에 맞건 안 맞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른 바 남 흉내내기를 가리키는 것입니다....요즈음 유행하는 베르그송이나 오이켄... 이러쿵저러쿵 한마디씩 하기 때문에..그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입니다. 52 [나의 개인주의 이하]
권력이라는 것은 자신의 개성을 타인의 머리 위에 무리하게 강요하는 도구입니다. 도구라고 단호히 잘라 말하는 것이 곤란하다면 그런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이기(利器)인 것입니다. 권력에 따라붙는 것은 금력입니다. 이것도 여러분이 빈민보다 많이 소유하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이 금력을 그러한 의미에서 동일하게 바라보면 이것 역시 개성을 확장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유혹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지극히 유용한 것이 됩니다. 그렇게 보면 권력이나 금력이라는 것은 자신의 개성을 과도하게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타인을 그 방면으로 유인하거나 할 때 매우 편리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59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거나, 좋아하거나 혹은 자신의 성질에 맞는 일을 만나게 돼 개성을 발전시켜가는 동안에는 자타의 구별을 잊고 "꼭 저 친구도 내 동료로 끌어들이자"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때 권력이 있다면 앞에서 제시한 형제와 같은 이상한 관계가 성립되고, 금력이 있으면 그것을 휘둘러 남을 자신과 한 패로 만들려고 합니다. 61
자기 개성의 발전을 완수하고자 생각한다면 동시에 타인의 개성도 존중해야 한다는 점, 둘째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권력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거기에 수반하는 의무 사항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 세째 자기의 금력을 나타내려 한다면 거기에 수반하는 책임을 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 이 세가지 사항으로 귀착됩니다. 64 [나의 개인주의]
나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제발 좀 찾아보시오. 그러면 찾아질 것이오"라고.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내가 뭘 어떻게 알 수 있겠어? 내 앞가림이나 잘 할 수밖에....." 이런 식으로 말하는 태도다. 이렇게 행동하면 당신들은 인간을 이루는 기본 요소 하나를 잃어버리게 된다. 분노할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는 것이다. 22 [분노하라]
뱀발.
1. 책의 동선을 움직이다나니 겹쳐 느낌을 남긴다. 밀의 [여성의 종속]을 보면 제도라거나 관성이라는 것이 어떻게 집요하게 불균형을 구조화하고 생각까지 밀어부치는지 알 수 있다. 러셀의 [권력]을 조금씩 보고 있는데 역사적 맥락이나 조직의 그늘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관여하는지 볼 수 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강연집을 보다나니 개인의 자유와 권력, 금력의 관계를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맥을 짚고 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우리는 별반 이 유쾌하지 않은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내면화하고 있다. 진보이건 보수이건 미시로 들어갈수록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관습이나 불문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으나, 그것은 전부 가진이 위주로 배치되었다는 것에 의문을 다시 들여야 할 것 같다.
2. 수능 며칠남은 큰녀석의 중재하게 가벼운 언쟁이 있었다. 할말이 없는 일이지만 가족을 핑계로 뫔이 나가있다는 말이 아프고 부끄럽다. 내맘대로 되지 않는 삶의 끈들이 야속하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