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냉동된 양념소고기를 냉장으로 옮겨두었는데, 국밥이 당긴다. 돌아와서 양파와 파를 넣고 지글지글 불고기를 만들어 담아둔다. 현미밥과 함께 양념불고기를 전기밥솥에 넣어 따듯하게 해둔다. 백합미역국 밀키트가 제법 맛이 난다 싶다. 계란 두 알을 소금간을 해서 부친다. 와인 한잔까지. 이렇게 가족이 챙겨준 밥상을 차린다. 년말 결산. 몇 해 모인 자금으로 상여를 준비해두고 의견을 나누고 점심으로 마무리 확인을 하다.
0. 묵혀둔 책들을 읽고 있다. 아니 묵힌 책이 아니라 새롭다고 해야할 것 같다. 광장의 오염이라는 책에서는 우리가 sns 공간에서 왜 더 가까워지지 않고 더 멀어지는ㄱ 하는 점을 다루고 있다. 광장은 점점 사라지고 사람들의 인지 편향이 더 강하게 작동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무법과 방관, 소비주의 결합의 진풍경은 차마 뉴스마저 클릭할 수 없고, 문을 닫아야만 제대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소음에 가깝다.
언론이 비판적 기사를 써야 한다는 건 오래된 신화 가운데 하나이다. 사람들이 더 많은 뉴스를 원한다는 믿음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실 우리는 너무 많은 뉴스에 익사할 지경이죠. 누가 더 빨리 보도하느냐, 누가 더 호되게 비판하느냐의 경쟁을 멈추고 대안과 해법을 이야기할 때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26
1. 일이년쯤 되어가는 듯싶다. 티브이 수신료를 끊고 매체를 보지 않으려 애를 쓰고, 원하는 한 두 프로그램만 보게 된 것이 말이다. 깊이있는 취재기사는 일년에 한 둘 정도밖에 들어오질 않았다. 그제서야 그 기자에 눈이 가고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고 할까. 나의 시선도 생기는 것이 아니라 편향이 강해져 듣기 싫은 소리는 회피할 정도가 되어가도 있는 듯 싶었다. 홍수에 가까운 표피껍질 기사에 진절머리가 날 만하고,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도 아무 해석도 못하는 것이 태반이었다.
2. 기자도 언론도 회사원도 기업의 위상도 예전에 가지고 있던 지식들도 별반 소용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학문도 그러하고 말이다. 무엇을 해야하는 당위가 아니라, 하는 방법과 과정도 하나하나 바뀌지 않으면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30-40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고와 행태는 냉동된 인간으로 떵떵거리며 사는 부류가 외려 가르치려드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변하지 않는 인간들이 존재하는 것을 이해하려하지 않는 다른 부류가 잘못인가. 절대 동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인권이라는 담은 경험하지 않고는 넘을 수 조차 없다.
3. 이 책들은 우리가 가진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 다시 짚고 있다. 환원의 도그마에 빠지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책들이기도 한 것 같다. 절반을 넘어서도 있으니 이렇게 간략히 언급해도 되겠다 싶다.
혼자서는 절대 벗어날 수 없다. 같이만 겨우 담을 너머갈 수 있을지도, 인간이하의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 지 감안하지 않고서는 ... ...아무 고민도 없이 돈도 권력도 명예도 다 탐하는 자들의 일말의 반성이나 뉘우침이 있을 거라는 우둔함이 외려 그 위험을 더 키운지도 모를 일이다.
-2. 데이비드 그레이버를 읽고 있다. 발생학과 진화관련 이책이 발간된 것이 2007년이니 관련된 소식들이 몹시 궁금해진다 싶다.
볕뉘
몸이 축이나 며칠 조심조심 기운을 차리고 있다. 생생하다는 일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하루하루 눈이 떠진다는 것만으로도 충만하기도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