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정상가족

[ ] 여성에 대한 폭력을 더 잘 이해하려면 여성이 가정과 직장, 길거리에서 겪는 폭력과 차별을 총체적으로 바로보아야 하듯, 아이들의 문제도 마찬가지였다....서로 연결되었을 때 총체로서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영혼은 어떤 모습일까 6

[ ] 선진국 중 한국만큼 부모가 자녀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친권이 강한 나라가 없고, 아이들의 보호, 양육에서 소위 공공의 역할이 이토록 희박한 나라가 드물다. 7

[ ]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저자는 가족 해체보다 여전히 더 큰 문제는 가부장적 질서를 근간으로 한 완강한 가족주의라고 생각한다.9

[ 1 ] 자녀를 소유물처럼 대하고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녀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증명하려드는 부모라는 권력이다. 10

[ ] 가족 바깥에서 ‘정상‘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태도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이, 그리하여 모든 아이들이 자율적 개인, 공감하는 시민으로 자라나기를 희망하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가 12

[ 2 ] 아주 가깝고, 아주 작아서, 그곳은 어떤 세계지도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곳은 각각의 사람들의 세계입니다. 13

[ ] 우리는 배우자를 폭행하는 가정폭력에 대한 해법으로 공동체의 회복을 말하지 않는다. 아동폭력도 마찬가지다. 생물학적으로 어릴 뿐 온전한 인간인 ‘작은 인간‘에 대한 폭력과 인권유린을 없애는 게 우선이다. 260

[ ] 마을공동체, 공동체 이야기를 하지만, 젊은 세대의 강한 거부감은 각자 겪어본 공동체의 경험이 대체로 부정적이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사사건건 통제하고 간섭하며 구성원을 존중해주지도 않는, 수긍할 만한 원칙도 없고 권위를 가진 사람 마음대로인 폐쇄적 공동체들, 가족에서 학교, 회사에 이르기까지 겪은 부정적 경험이 공동체 일반에 대한 반감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261 트위터에서 공동체의 회복에 반발하던 사람들이 ‘공동체‘라는 단어를 ‘법치‘, ‘시스템‘, ‘개인과 사생활 존중‘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사용한 것도 그래서 일 거라고 생가한다. 262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 ] 매일 조금씩 운동을 해서 몸을 가구듯, 자기표현의 근육을 키우는 데에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11

[ ] 실제로 여자들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보다 그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그러다 결국은 말하는 자체를 포기해버리곤 한다. 버릇없어 보일까 봐,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면 상대가 나를 싫어할까 봐서다. 28

[ ] 몸에 대한 왜곡된 인식뿐 아니라 외로움이나 현실에 대한 불만족 역시 식이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마음을 채울 수 없어서 입이라도 채우고 싶은 거다. 31 몸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단지 겪어낼 뿐. 내 마음과 육체는 싸워서 이겨야 할 경쟁자가 아니라 보듬어서 함께 가는 친구일 수밖에 없다. 32 마음의 문제를 찾아 보듬어줄 때, 몸은 밸런스를 찾아나간다. 33

[ 3 ]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자신이 그 자체로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 상대가 작은 호의만 보여도 금방 사랑에 빠져버린다...또한 눈치를 보는 습관에 젖어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상대방을 고려하느라 결단을 내리지 못하기도 한다. 38

[ ] 인간관계는 시소게임과 같다. 그때의 나는 ‘괜찮아‘를 연발하느라 늘 헉헉거렸다. 나보다 상대를 배려하느라 정작 나 자신은 전혀 배려하지 못했다. 41

[ 4 ] 착하다는 평가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습관을 가지길 권한다. 46 물질적 빈곤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낄 대상의 부재, 목표의식의 부재라는 정신적 빈곤이었다...노력부족을 능력 부족으로 착각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자신이 결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마음이 사라져야 한다. 49

[ ] 명품가방에 목숨을 걸었던 당시 나는 외로움, 애정 결핍, 낮은 자존감을 소비라는 가장 쉬운 방법을 통해 채우고 싶어 했던 것이다. 그거라도 갖취 않으면 정말로 나는 작아지고 작아져 서울이라는 이 도시에서 사라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카드를 꺼내기 전에 먼저 나를 다독여 준다. ‘너 요즘 많이 힘들구나‘라고 61

[ ] 사람은 모든 질문에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것에 대답하려고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잃어버린다. 자기자신을. 67 ˝하지만 전 이전 직장에서 반은 도망치듯 나왔어요˝ ˝그런 건 지금은 상관없어. 그렇게 하길 잘했다. 하고 생각해버리면 아무것도 아니지. ‘도망쳤다‘가 아니라 ‘그만뒀다‘, 단지 그뿐인 거야˝ 69

볕뉘.

0. 뉴스를 보다 새벽에 책을 몇장 넘긴다. 상황의 디테일이 아니라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에 디테일과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는 취지의 말이 남는다. 유발하라리는 호모데우스에서 경험하는 자아와 이야기하는 자아가 나눠져 있다고 한다. 자아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야기하는 자아는 끊임없이 맥락을 만들고 합리화시킨다. 뉴스를 꺼버릴 수도 없고, 국가를 상대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소송하겠다고 눈도 깜박거리지 않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사람은 그런 존재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1. 이기고 지는 경쟁과 전쟁의 언어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식물의 언어가 우리의 온몸을 한번쯤 휩쓸고 가야하는지도 모른다. 유발하라리, 먼저 간 후배가 언급한 도나 해러웨이의 겸손한 목격자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보는 연습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환부만 도려내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미치는 맥락과 출렁거리는 그 그물을 다 보려는 노력만이, 우리 속에 숨을 쉬지 못하는 ‘작은 인간‘, ‘착한 인간‘에게 선거권이 있거나 피선거권이 있음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2. 정상인으로 사유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지진이 나고, 화재가 나도 환우들에게 관심이 없다. 어떻게 되었는지, 어떻게 문제를 삼아야 하는지 조차 의식이 없다. 스러지는 이들도 말로만 사람일 뿐, 정상가족처럼 시선에 보이지 않고 느끼지 못한다. 어쩌면 그것은 말을 찾아가듯, 몸을 가꿔가듯, 조금씩 근력과 표현을 찾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3. 현실을 바꾸어내는 목소리들이 봄볕같다. 이른 봄볕.

이른 봄볕

이른 봄볕 속에
자글자글 붐비는 이것은,
오는 기운이기도 하고
가는 기운이기도 한 이것은,
내 몸을 전면적으로 지나
모든 움트려는 것들의 속내를
그렇지 않아도 환하게 노래하네, 새소리의 속내와...... [그림자에 불타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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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8-02-04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책이..사고 싶네요.
요사이 다시 페미니즘책을 읽는 중인지라 더 눈에 들어옵니다.
일단 보관함에 담습니다.

여울 2018-02-04 19:36   좋아요 0 | URL
아 잘 지내시죠
잘 지내시길요. 알찬 독서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