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에 커피 오지, 막걸리 오지, 안주 오지. 이쁜 아가씨까지 와서 술도 따라주고 놀아주지...2시간 남짓 앉아 있으면 2만원 정도 더 주지만...텅빈 들판에 오토바이 소리 나면서 들판 어른들 다 신났지 뭐.”

논두렁 밭두렁에서 ㄷㅏ방을 이용하는 주 고객은 70-80세 노인들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가족과도 다 떨어져 살고 있는 노인들은 몸이 허락하는 한계 안에서 근근이 자신의 생활을 자신이 꾸리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로 표현하는 관계의 단절, 혼자 ㅅㅏㄹ다 죽는 ‘무연사회‘가 먼 일본의 일만은 아니다.

사회보험을 통해 사회와 공동체가 수발을 부담하자는 취지로 2008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만 할 수 있는 제도적 한계는 농촌의 변화무쌍한 삶의 리듬을 따라잡지 못해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전통적으로 노인수발을 담당해온 가족과 여성을 대신해 다방 아가씨들이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것을 신속하게 제공해주는 ‘효율 성적‘ 측면에서는 다방을 따라잡을 만한 제도가 없다. 단골을 만들려고 하는 서비스겠지만 집을 청소해주고 반찬도 만들어주고, 지나가면 꼭 인사하고 가는 이들이 매일 노인들 사이를 오간다.

“다방 아가씨들의 잔소리에 자주 씻고, 면도하고, 옷도 깔끔하니 입고 다니는 노인들을 보면 다방 많은 것을 동네 흉으로 볼수만은 없다.” 기계다방 골목을 걸으며 The U&I 잡지에서


볕뉘.

0. 버스 기계정류소에 내리면 500미터 사이에 다방이 20여개나 있다한다. 이 에세이와 이어지는 꽁트를 읽고 잔상이 남아 이렇게 옮긴다.

1. 어떤 생각이 드는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농촌마다 가을추수? 농작물 수확기마다 다방이 곳곳에 생기면서 푼돈을 훑고 지나간다는 이야기.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점점 늘어간다. 어떻게 여기시는가?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2. 생기와 감정 -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제도가 이런 것들을 문서화할 수도, 흐름도 만들 수 없겠지. 살아간다는 것, 흘러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이렇게 또 한해가 지나가듯이 흘러가는 것이라면...이성과 냉정의 공무원 스타일 일처리로는 감당하더라도, 감당하고자하는 공무원은 왕따이거나 과로로 쓰러질 것이다. 스러지는 삶들은 애정을 갈구한다. 바싹바싹 말라가는 삶의 건기를, 건조한 하루를 어떻게 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3. 구매자는 남성이 대부분일 것이다. 낙원다방, 새끼쳐서 다른 다방을 차린다해도 근근히 풀칠하는 정도일 것이다. 인생에서 갈 때까지 간 사람들일까. 궁금하다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 . 감정서비스와 감정노동...그야말로 창조경제인가...그 시장을 찾아냈기에 상이라도 주어야 하나...

4. 인생에 유치한 것은 없다. 냉정한 행정이 읽지 못하는 곳. 순환되는 감정의 흐름을 읽을 수는 있을까. 그렇게 하면 해석이 달라지나. 감정과 활력...우리는 그런 것을 쫓기나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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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6-12-21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르신들이 환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라,
할말이 아주 많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말줄임표로 대신합니다......
생기는 들고남이 있어야 하고, 반대로 감정은 차오르고 넘쳐야 흐를 수 있는거겠죠.
생이 아닌것을 사, 진짜가 아니것을 가짜라고 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로는 얘기되어질 수 없는 문제일 것입니다.
아픈 생각거리를 던져주셨습니다..

여울 2016-12-22 08:13   좋아요 1 | URL
그쵸. 쉽지 않은 문제죠. 이성이라는 것은 사후약방문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떠나가거나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미련이나 그림자같은 것은 아닐까. 감성이라는 것이나 활력이라는 것이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있다면 떠오르거나 떠오르는 것들을 예비하는 것은 아닌가. 그림자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차오는 것에 눈여겨보면 어떨까. 다가오는 것들의 정경이 서서히 선명해지고 뚜렷해지는 것은 아닌가. 사후의 지적질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닥치는 것, 다가오는 것에 대한 감수성은 자랄 수 없는 것일까....안개같은 얘기만 자꾸 하게 되네요.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말줄임도 못하고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