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가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은 강해지고 있는데 그 속내를 알기 어렵다. ‘태평양국가를 자임하는 미국은 중국을 봉쇄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석연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잃어버린 20을 겪어온 일본은 우경화와 군사대국화로 빈자리를 채우려고 한다. ‘21세기의 짜르로 불리는 푸틴의 러시아도 동방정책을 펴고 있다. 세계의 부랑아 국가처럼 취급당해온 북한은 핵과 미사일 증강으로 게임체인저가 되고 싶어 한다. 외교안보의 좌표를 잃어버린 한국은 국내정치적으로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문제로 정치적 내전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 와중에 각국의 점증하는 민족주의와 그 도구로서의 영토 문제가 동북아 평화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희망의 빛은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전환기의 동아시아, 어디로 가는가? 199

 

 

2014년은 동양과 서양에서 역사적 대사건이 발생한 지 각각 120주년과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동양에서는 청일전쟁으로 중화주의의 몰락과 일본 제국주의의 발호가 교차했다. 그 이후 동북아시아는 한국전쟁까지 60년간의 전쟁에 돌입했다. 100년 전 유럽에선 유럽의 패러독스가 대폭발했다. 1815년 나폴레옹 전쟁 이후 주요 국가 간에 세력균형 체제가 형성되고 경제적 상호의존과 민간교류가 대폭적으로 늘어나면서 큰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대단히 컸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사라예보에 울린 총성 몇방으로 산산조각 났고 유럽은 1 2차 세계대전에 휩싸였다. 그렇다면 100년 전 유럽의 패러독스가 21세기에 동북아시아에서 재연되고 말 것인가? 213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 도입과 무장비용, 운영유지비가 30년동안 적게 잡아 대당 1조 원 정도 듭니다. 전투기 한 대에 드는 1조 원을 노인복지예산으로 돌리면 어떻게 될지 계산해봤더니 약 14000명에게 30년간 매달 2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는 걸로 나옵니다. 이런 문제들을 같이 고민하는 것이 국가안보 중심에서 인간안보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겠지요. 11

 

일본의 평화헌법은 미국에 의해서 강요된 것이다. 이렇게 아는 분들이 많은데, 실질적으로는 일본이 요구해서 들어간 겁니다. 일제 시대에 외무대신으로서 만주전쟁, 태평양전쟁을 반대했다가 가택연금되었던 시데하라 기주로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본 패망 이후 초대 총리가 된 사람인데요. 이분이 극우들을 무서워해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페니실린을 얻으러 맥아더 관저에 간다고 둘러대고는, 맥아더를 만나 9조를 꼭 넣어 달라 부탁해서 만든 것이 평화헌법입니다. 9조는 일본 헌법에 꼭 들어가야 된다고 주장했죠. 맥아더 장군도 그 당시는 그걸 원했죠. 181

 

첫째는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정상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북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우리 대통렬께서 좀 넓게 전문가들의 얘기를 듣는 게 좋을 겁니다. 대통령주변을 보니 너무 관료화된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서는 특별성명이라도 발표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야된다고 봅니다. 이장희교수 186

 

Pivot to Asia라고 하는 게, 동북아에서는 한미일 3국 공조, 동남아에서는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이런 국가들을 규합해나가는 것이고, 인도양에서는 인도, 남태평양에서는 호주와 협력하는 것입니다. 이 패턴은 중국 봉쇄라고 하는 의미도 있지만, 결국 해로 안전과 관련된 해상수송로, 교통로와 관련된 미국의 포석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203

 

1907년에 크로메모라는 게 바로 1차대전의 발발 원인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 키신저는 이렇게 경고를 해요. “미국이 크로 같은 시각을 가지고 중국의 부상을 위협으로 간주하면 큰 재앙이 올 수 있다. 그러지 말고 중국의 부상을 그냥 수용해야 된다. 중국의 5000년 역사를 봐라. 미국보다 훨씬 앞서서 패권적 지위를 가졌던 국가 아니냐.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서 아시아-태평양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자.” 이게 이른바 키신저의 충고입니다. 오바마의 피봇투 아시아는 오히려 크로 학파적 발상이라 볼 수밖에 없죠. 205

 

동북아 자체의 문제에서도 한반도 문제가 제일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남북 문제가 해결이 잘되어 제도적 통일은 아니라도 사실상의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결국 북으로부터의 위협이 사라지게 되니, 우리가 한미동맹에 목을 맬 이유가 사라지지 않습니까? 그러면 한미관계도 정상적 관계가 되겠죠. 그리고 한중관계가 좋아지게 되면 북중관계도 좋아질 수밖에 없죠. 그럼 남북관계가 더 좋아지면서 선순환 관계가 나올 수 이쓴겁니다. 그렇게 때문에 지금 한미동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관리해나가느냐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207

 

단기적인 정략적 이익을 좋다 보면 중장기적이고 대승적인 이익을 놓치게 됩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박근혜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211

 

일본 자위대의 지상 해상 공중 전력은 4 개의 열도에 골고루 분산되어서 균형적으로 배치되어왔어요. 이것을 기반적 방위력이라고 했는데, 이 원칙이 지켜진 게 2010년까지 였어요. 그런데 2010년에 중일관계 긴장이 발생하고, 미일동맹에 대한 조정 논의가 나오면서 기반적 방위력을 동적 방위력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겁니다. 이게 뭘 의미하냐면, 이제 자위대전력을 기동하고 집중해서 상대방을 타격할 수 있는, 즉 기존의 정적인 방위력을 동적인 방위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15

 

21세기 초에 먹구름처럼 밀려오는 국가의 불안, 언제든 국가는 실패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느낌 같은 게 세력균형이 변화하는 시점에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있는 것 같아요. 이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하나의 출구가 국가주의로의 회귀이고, 이런 담론이 국내정치에 강력한 기제로 작동되다 보니까, 그것이 군비경쟁으로 연결되는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우리의 경우도 방어적 전술에서 공격 전술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21

 

6자회담 참가국들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이 다섯 나라의 국방비를 합치면 전 세계 국방비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6자회담 체계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유용합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틀입니다. 222

 

볕뉘.  제목은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말이다. 유럽의 패러독스 역시 상대방을 적으로 인식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신냉전은 안타깝게도 진행중이자 확장형이다.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더 진폭을 높일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 역시 역사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선순환의 물꼬로 다시 돌리는 일은 우리 남북한의 역할,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므로 시민사회, 백성이 그 일을 만들어야 하고 증폭시켜야 한다. 인민들의 연대 역시 이런 문제의식을 축으로 해서 몽매한 국가가 손쉽게 처방하는 정치와 권력의 논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장 피해자는 돈없고 빽없는 백성일 수밖에 없다. 100년을 명민하게 헤아리는 일과 해법들을 갈무리하고 방향을 헤아리는데 시간을 써야 할 것 이다.  21세기에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안전을 이리 다시 헤아리다니, 역사는 역시 반복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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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6-0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s, 극우 등의 활발한 움직임만 봐도 세계대전 때 유태인에게 집중된 광기들이 전반적으로 다종다양해졌단 생각이 듭니다. 티벳이 중국에게 넘어가듯 수많은 나라들이 그렇게 강국에 흡수되어도 서로 바라만 보고 있는 상황은 세계대전 때의 우를 다시 범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죠...
민족주의를 약화할 수 있는 전세계적 교육이 필요할 겁니다. 민족주의와 전쟁은 불가분이니까요. 인간의 욕망과 얽혀 아주 복잡한 문제기도 하죠.

여울 2015-06-0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민족주의와 전쟁이 가교로 연결되어 있긴하지만 전부로는 볼 수 없죠. 현실하고 이상의 간극은 너무도 크고 머네요. ㅜㅜ 백년 전의 같은 외침도 아랑 곳없이 세대로 적층되지도 않죠.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