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전은 몇 점 건지지 못하다.

달빛도 좋아 봄밤생각도 어른


 

봄밤

 

안현미

 

 봄이고 밤이다

 목련이 피어오르는 봄밤이다

 

 노천카페 가로등처럼

 덧니를 지닌 처녀들처럼

 노랑껌의 민트향처럼

 모든 게 가짜 같은

 도둑도 고양이도 빨간 장화도

 오늘은 모두 봄이다

 오늘은 모두 밤이다

 

 봄이고 밤이다

 마음이 비상착륙하는 봄밤이다

 

 활주로의 빨간등처럼

 콧수염을 기른 사내들처럼

 눈깔사탕의 불투명처럼

 모든 게 진짜 같은

 

 연두도 분홍도 현기증도

 오늘은 모두 비상이다

 오늘은 모두 비상이다

 

 

 사랑에 관한 한 우리는 모두 조금씩 이방인이 될 수

있다

 그해 봄밤 미친 여자가 뛰어와 내 그림자를 자신의 것

이라 주장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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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14-11-0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습니다. 아래 민화 속 봄이 아름답습니다. 보옴처럼 포근하네요..

여울 2014-11-03 16:17   좋아요 0 | URL
포근한 댓글 감사합니다. 11월엔 따듯한 마음들 더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사람들의 따듯한 결은 언제나 봄빛일 것입니다. 추위에도 마음 속 꿀을 따러다니는 나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