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발. 눈이 하염없이 내린다. 눈내리는 밤, 루쉰의 백이숙제를 다룬 소설을 읽는다. 노자와 묵자..그는 잡문이라고 비판하는 이들에게 고문을 다시 확인하고 쓰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 일인지 다시 덧붙인다. 왜 그랬을까? 백이와 숙제는 수양산에서 고사리를 뜯어먹고 사는데 말년 찾아온 젊은 처자가 말했다. 여기 고사리도 다 주왕의 그늘이 아니냐고 말이다. 그말을 듣고 굶어죽었다고 세상에서 얘기하지만, 처자 가로되 백이와 숙제는 하늘이 보살펴 사슴을 보내 젖을 물려 살게했다고 한다. 하지만 백이의 탐욕은 그 사슴을 고기맛을 보고 싶어 사슴을 죽이는 바람에 굶어죽었다는 것이다. 습눈이라고 칭하지만 아마 눈의 가지수나 종류는 입말에 배여있을 것이다. 지역마다 다른 말로...이렇게 지역이 죽고 평준화된 일...자본주의의 품을 벗어나서 사는 방법은 있을까? 마음도 무거워진다. 슬슬 눈에 담긴 로망의 기름기가 쭉 빠지는 낮이 되어간다. 아직도 눈발은 더 짙게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