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년
몸을 빌려쓰고 산다/ 몸을 받들어 모시지 못한 나날/마음 가장자리가 헤어지고 초췌하다
어깨를 바투 올리고 머문다/물살을 거스르는 연어의 결로 선다/품은 한뼘만큼 다시 자란다
허리를 펴고 버틴다/마음은 다져지고 야무지다
다리를 버티고 선다/팔을 벌리고 안는다/팔을 크게 벌려 마음을 뻗는다/걷고걸어 마음을 싣는다
몸 속에 네가 산다/ 네가 발디디는 곳도 여기다/몸 속에 네가 깃들일 수 있도록 꽃을 피운다
몸을 물구나무 세운다/힘을 거슬러야 몸의 집이 생긴다/몸의 집이 커지고 단단해져야 마음이 기우뚱거리지 않는다
헐거워진 몸을 추스려 묵힌 곰팡내를 버려야 한다/ 버거워진 몸에 내어줄 휴식도 미소도 많다
마음이 자리잡을 공간을 한평 더 늘려준다/가벼워지고 탄탄해지도록 100여개의 해와 달을 품어본다.
뱀발. 모임들이 많다보니 늘 핑계다. 과로에 과욕에 시든다 싶다. 맘속 계획은 공空약으로 되돌아오고 바랜 몸은 휘청거린다 싶다.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라 일터나 모임들 속에 추수리지 않은 청춘은 지났다. 몸이 긴장하도록 마음이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다시 몸을 차려보기로 한다. 어디쯤인지 가다보면 몸도 마음도 서로 깃들고 자라는 지점이 있을 듯하다. 조금 덜 챙기기로 한다. 조금 더 챙기기로 한다. 쉽지 않은 일정들이겠지만 리허설을 약 삼아 이렇게 관리삼아 소문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