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권의 책을 들고, 어제 놓고 온 실장갑을 찾으러 가다. 물어보니 따로 보관은 하지 않고 어제 머무르던 곳을 다시 한번 살펴보라 한다. 이내 친밀해지듯 어제의 동선으로 빙둘러 가니 반듯하게 놓여져 있어 기분이 좋다. 오늘 도착한 책은 곁에 두고 마실 겸 화집을 펼쳐들다보니 1000점이 넘는 도록이 정신줄을 놓게 만든다. 제백석의 그림도 목련도 다시보니 정겹고 포근해진다.
장욱진 도록도 있어 허겁지겁 해치우다나니 벌써 시간이 다 가버린다.
뱀발.
1. 목련 그림(옥란으로 제목이 표기되어 있다.)과 달 마음에 드는 그림 몇점 올린다. 장욱진화가의 고향이 지금 세종시(연기군 동면)인데 일터에 익숙한 몸은 그가 그렇게 포플라나무와 해, 달, 산, 아이, 동네 어귀를 그려놓은지 알만 하다. 금강이 흐르는 그곳은 해가 질 때도 수평선에 맞닿아 있고 완만하고 아담한 산은 정겹기 그지 없다. 1990년 작고하고 기념비가 생가에 세워져 있다하니 한번 가보고 싶기도 하다.
도서관 전경 몇 점
2. 어제는 서가를 거닐다가 성호사설 앞에 멈춰선다. 4권을 두고 낡은 책내음이 물씬나고 책이 바스락거릴 듯하다. 하지만 사설의 넓이와 깊이, 번역, 감수의 규모에 놀라버려 그만 책을 덮고 말았다.
3. 아나키즘에 대해 구하지 못했던 책들이 혹시나 있을까 했더니 주제별로 있어, 며칠 전 인근도서관에 빌린 책과 겹쳐 든든한 마음에 딴청만 부리다가 진도를 못빼고 있다. 오늘도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