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드디어 말을 배우기 시작했다. 간혹 외마디의 절규만이 거리를 메우곤 했는데, 언제쯤부터인가 사람들은 갓난아이가 맘마, 엄마라고 옹알거리듯 말문을 튼다. 사람들은 최면에 걸린 듯, 거리의 핏빛과 절둑거림은 주저없이 나완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었다. 그 사람들에겐 로또가 내품에 안기고, 내자식은 다를 것이고, 나는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대화의 팔할은 집과 자식과 돈세례를 맞는 것이었다. 그런이들이 언제부터인가 구까, 국하.......언제부터인가 복찌, 복끼.....라고 말문이 트이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내탓을 했는데, 보글보글 경계를 넘어선 남탓의 배후를 찾는다. 일상의 편린들이 밟히고 밟혀 울화가 몸에 스며들어 목에서는 이제 다른 말을 내놓는 것이다.
부글부글이 솥뚜껑을 들어버리듯이 한바탕 소리를 내며 넘칠 듯하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날이서기 시작했다. 몸을 벼려 칼날처럼 뾰족하게 만든다. 삶의 절벽에서 서성이는 이가 늘고, 삶의 끝이 누가 사주한 것인줄 몰라 제 목숨을 놓는다. 사람들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돈을 탐하고, 대기업을 탐하고, 명문대를 탐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대기업을 탓하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가 명문대를 탓하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가 그들은 상상 속에서도 그 줄에 닿지 않으며 닿을 수 없음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그들의 몸은 내장을 발딱 뒤집어내듯 온몸을 뒤튼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제몸에 기름을 부어 말을 배운다. 삼...사 ㄻ ... 이렇게 살고싶지 않다고, 절박을 건넨다. 이렇게 살지 말아야 한다고 피눈물을 삼킨다. 무더운 여름 이렇게 내리는 장마비는 모두 그 눈물이다. 아픔이다. 때론 아픔의 연대도, 눈물의 연대도 이렇게 쉬이 올 수 있다는 것을... ... 사람은 죽을 이유가 없다. 살아야 한다. 살게해야 한다. 단 한명의 삶도 앗을 수는 없다. 국가가 답하라.
뱀발. 딱딱한 이들은 말랑말랑함을 당할 제간이 없다. 딱딱하던 틀에 기를 쓰고 자신을 맞춰 넣으려는 이들이 마음을 살짝 놓는다. 그 마음이 스르르 제 심지를 녹인다. 말캉말캉한 이들이 흐른다. 딱딱한 것들에 반기를 들며 서로 붙어 흐른다. 저 쇳덩어리같은 거죽과 일터의 갑옷에서 흐물흐물 뼈대만 남기고 거리로 나선다. 무더운 여름을 끓어 칠월이다. 홍수처럼 일렁이는 광경을 목도하고 있다. 서로 삶의 팔을 벌리고 잡으면 잡을수록 우린 똑똑해질 수밖에 없다. 딱딱한 것은 가고 말랑말랑 뻘같은 것이 국가를 삼킬 듯하다. 국가를 맛사지해야 한다. 국가를 간지르고 애를 태우고, 저기 돈같은 괴물에게 절절 매지 못하도록 해야한다. 말랑말캉해져 외려 우리 삶과 풍요를 간질거리도록 해놔야한다. 우린 너무나 많은 풍요를 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