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29  모임에 빠듯하게 시간을 댄다. 밤이 시작하고, 퇴근길 보름달은 남쪽 지평선 위처럼 훤하다. 한켠에 청매화가 달빛에 은은하다. 모임은 익어가고, 이야기도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밤하늘도 점점 깊어지고, 보름달은 매화향에 취해 하얗다. 하얗다. 돌아오는 길 산수유에 삐죽 삐죽 목련도 달빛을 머금다.

100328  [뜰이 있는 집]에서 쟈스민차를 시킨다. 얕은 촛불을 담은 워머는 나직이 속삭인다. 속삭인 차를 음향하다. 모임의 공백을 마신다.  텅빈 공간이 경계에 보이고 나서야 조금 조금 마음들이 기울지도 모른다. 찻잔의 맑은 바닥은 우물같다. 비추이는, 스스로 비추이는, 어쩌면 마음은 낮거나 빈 곳을 찾아다니는지도 모른다. 마음이 뻣뻣하거나 스스로 높인 죄는 아닌가 싶다.

100327  모임의 막내였던 친구가 결혼을 한다. 햇수로 열여덟해.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돌려 피하고 되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와르르 연예인의 아우라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아이들과 아주머니는 한통속이다. 막걸리 잔을 채우듯, 지난 날들이 겹쳐 들이킨다. 생각보다 삶은 속도가 빠르다. 이제 함께 삶을 섞어내야 하는 것인지도. 세상을 살아내는 마음들이라도, 생각들이라도 겹치는 타산을 한다면 욕먹겠지.  순간을, 아니면 다른 시간을 자라게 하는 일이라도 늦지 않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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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3-30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화가 달보다 오히려 밝습니다 ^^

여울 2010-03-31 08:41   좋아요 0 | URL
비가 오네요. 촉촉...꽃망울을 재촉하는 소리들....화사한 4월을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여유있는 차 한잔의 시간들...도.

김형숙 2010-03-3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랫만에 인사드리네요..비오는 갑천을 보고 와 한결 마음이 싱그러워짐을 느끼다 인사드립니다.지난 월요일에 뵐 걸 기대하다 못오셔서.ㅎㅎㅎ운영위원장님 소리없는 웃음이 그리웠던 월요일이었어요..

여울 2010-04-01 08:38   좋아요 0 | URL
안개가 담긴 아침입니다. 담긴 아침에 봄색들이 어른거리네요.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군요. ㅎㅎ. 건강 잘 챙기시구요. 조만간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