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29 모임에 빠듯하게 시간을 댄다. 밤이 시작하고, 퇴근길 보름달은 남쪽 지평선 위처럼 훤하다. 한켠에 청매화가 달빛에 은은하다. 모임은 익어가고, 이야기도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밤하늘도 점점 깊어지고, 보름달은 매화향에 취해 하얗다. 하얗다. 돌아오는 길 산수유에 삐죽 삐죽 목련도 달빛을 머금다.
100328 [뜰이 있는 집]에서 쟈스민차를 시킨다. 얕은 촛불을 담은 워머는 나직이 속삭인다. 속삭인 차를 음향하다. 모임의 공백을 마신다. 텅빈 공간이 경계에 보이고 나서야 조금 조금 마음들이 기울지도 모른다. 찻잔의 맑은 바닥은 우물같다. 비추이는, 스스로 비추이는, 어쩌면 마음은 낮거나 빈 곳을 찾아다니는지도 모른다. 마음이 뻣뻣하거나 스스로 높인 죄는 아닌가 싶다.
100327 모임의 막내였던 친구가 결혼을 한다. 햇수로 열여덟해.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돌려 피하고 되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와르르 연예인의 아우라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아이들과 아주머니는 한통속이다. 막걸리 잔을 채우듯, 지난 날들이 겹쳐 들이킨다. 생각보다 삶은 속도가 빠르다. 이제 함께 삶을 섞어내야 하는 것인지도. 세상을 살아내는 마음들이라도, 생각들이라도 겹치는 타산을 한다면 욕먹겠지. 순간을, 아니면 다른 시간을 자라게 하는 일이라도 늦지 않는 것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