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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행복한 삶]의 고고학 입문서
한때 세계화, 글로벌이란 말이 유행했다. 누구라도 그 말을 쓰지 않으면 식상해질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정작 세계화된 것은 정치의 숨결이 곳곳에 스며들어 빈부격차나 굶주림을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야한다는 상식이 세계화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자본, 금융의 숨결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경제가 세계화된 것이고 그 동전의 양면처럼 위험들이 지구화된 것이다.
우리 생각의 뿌리를 잡고 있는 이런 경제라는 것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다. 성장이란 외피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이러한 전도된 무의식적인 지지에서 경제가 우리삶을 배반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뱉어내는 [경제]라는 것은 [커피]의 역사처럼 상흔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닐까? [향신료]처럼 시대의 결로 잘못 읽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경제]란 말은 늘 이렇게 우리의 삶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강력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렇게 무의식중에 지위를 격상?시키 덕택으로 우리의 삶과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알콜중독이나 마약처럼 더 삶의 가장자리로 몰리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전히 GNP니 GDP니 하는 것은 올라가고만 있는데 ... ...
소개할 책은 이 [경제]의 고고학, 아니 지질학이라고 할까? 경제와 사회, 인간의 행복과 연관지어 어떻게 변천해왔는지 그 관계를 짚고 있다. 혹시 우리가 그릇된 이야기나 신화에 중독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마치 뭐하면 뭐하다라는 금기를 일상에 덫으로 놓은 것은 아닐까? 그것이 바로 [경제]라는 당신의 고정관념이라면 말이다. 어쩌면 당신의 삶과 살림살이를 온전히 뒤흔들어 다시 비교해볼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마르크스도 아담스미스도 아닌 뜬금없는 아리스토텔레스라? 굳이 젊은 학자에게 아리스토텔레스가 들어왔을까? 지질학이나 광물학에 비하면 지구의 역사에 비해 인류의 삶의 흔적은 그리 오래지 않다. 그래서 아직도 몸은 구석기시대의 유전자가 작동하거나 신석기시대의 습관이 여전히 아침-저녁이나 위기의 순간에 작동하는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초록이 동색이 된 [경제]가 아니라, 우리 삶에 [경제]라는 DNA가 다르게 작동하고 싶어하는 흔적이 곳곳에 배여있을지 모른다. 삶과 공동체와 분리된 신주단지 모시듯 독보적으로 솟아있는 그 [경제]의 내력을 살펴본다. 그래서 아마 사회와 삶과 살림살이, 경제가 그나마 삶과 일체화된 연유를 찾다보니, 서양에서는 이분에게 다가서지 않으면 안되는 모양이다.
경제라고 하면 흔히 수요공급곡선,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들먹이며 욕망은 무한한 데 비해, [희소성과 합리적 선택]을 이야기한다. 이런 사고의 근원에 신에게서 인간을 구원해낸 르네상스 혁명이 있다고 하면, 인간의 오만이 서려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그렇게 구원해낸 사회에서 발려진 [개인]이 로빈슨크루스의 배경으로 유명한 칠레의 후앙 페르난데스 섬의 개-양의 숫자 조절에는 식량의 양에 따라 야생 그대로 놓아두면 개체수가 조절되고 "경쟁에서 이긴 가장 잘 적응하는 변종이 살아남는다" 색칠까지 입혀진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보이지않는손'에 의해 조정된다는 신기루를 남기고, 그 잔영에 벗어나질 못하며 살아내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한 "자연은 그 자식들을 굶기지 않는다"라는 생각의 기준점에서 가능한 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가 고민의 여력이 있었다고 한다. 돈을 무한정번다는 것이 삶의 목적이 된다는 어리석음에 대한 동조는 이 지경까지 몰고 왔는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한번뿐인 삶은 그 잘난 경제와 돈이란 맷돌짓이겨진다. 좋은 삶과 행복한 삶이 꿈속에 신기루로 존재하는 현실은 살아내거나 길거리로 몰려나와 목숨을 부지하기도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닌가? 정말로 어마어마한 부의 결과물들을 갖고도 끊임없이 이길 것만 생각하는 아둔의 현실이다.
삶과 삶이 이어지지 않고, 최소한 굶을 걱정이 없는 바닥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너를 위하거나 나-너가 좀더 좋은 삶을, 행복한 삶을 만들려는 노력 속엔 지금의 이 경제신화와 고정관념이 제거되지 않으면 안된다. 굶을 걱정을 벗어나 사람답게 사는 법에 대해 그리도 멀리 저 지층속에 묻어있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발굴해내는 일이 안타깝지 않은가? 최소한의 상식으로 살림살이- 경제라는 알몸 속에 그동안 벗고 지내던 인간과 공동체와 사회의 가치를 입히는 연습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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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게으름반-강진다산초당의 대회 참관으로 늦은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니 기한을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