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향이 강하다. 바다내음이 코를 찌른다. 곤한 몸. 이렇게 산보삼아 땀을 비추이고, 꽃과 바다에 취해야만 곤한 잠에 빠질 것 같다. 앞 산 품에 잠시, 아니 능선만 가볍게 보고오려 한다는 생각은 아담하게 안긴 길을 보자 깊이 빨려든다. 동백꽃을 손에 담아 한잎 한잎 헤아려본다. 한잎 한잎 성숙한 촉감은 붉게 번지는 꽃잎처럼 아득하다. 흙길은 점점 평온하다. 길고 완만한 품은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 희미한 블루는 점멸하는 등과 어울린다. 얕은 능선의 바다바람은 동백나무 소리와 매화향을 섞는다. 그리고 때로 능선의 나무들도 넘는 바람에 몸을 맡겨 제각각 변주를 낸다. 어둠 속에도 더 붉어지는 참꽃은 숨지 못하고 드러낸다. 그렇게 산의 품에 취하고 꽃에 취하고 바다 향을 묻혀 잠자리에 든다. 책속에도 꿈속에도 맑고 깊은 향이 비처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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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9-03-19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매화, 청매화..사공의 노래가 구슬픈 바다...김현
특히 밤바다 사진은 저를 탄식의 밤으로 몰아넣는군요..ㅜ.ㅜ

여울 2009-03-23 13:22   좋아요 0 | URL
ㅎㅎ. 여우님네 매화 봤어요. 탐스럽고 귀엽더군요. 탄식까지...그럴 요량은 아니었는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