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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o o 8
지금 [입속의 검은 잎]과 [지금 이대로 괜찮아]를 보고 있다. 어찌하다보니 벌써 짧은 시간을 잘라 들여다 봐야할 것 같은 세밑. 굳이 되돌아봐야하는 숙제같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저런 생각이 겹쳐들어 흔적을 남긴다.
낙서에 대한 궁색한 변명
1. 올해 초 편지를 보니(나에게 보낸 편지-년초에 잠깐 해보다 그만둔 일; 나름 재미있기도 했다. 내가 내게 던지는 목소리가 기억의 울타리를 벗어나 오는 소리나 당부. 아마 너와 나 중간쯤에 있는 그것인지도 모르겠다.) 장난삼아 하고싶어 했던 것이 낙서다. 화선지를 대고 묵을 치는 일들을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짬을 내기가 만만치 않고, 생각이나 느낌을 잡아내기에 이것저것 필요한 것이 너무 많다 싶다. 초등학교때 만화책을 보며 배낀 기억, 그림을 따로 배운 적이 없지만 마음도 손도 따라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렇게 늦게 눈치를 챈다. [느릿한 달리기]가 이것저것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게 한다치면, 낙서를 하다보니 좋은 점은 마음이 그것에 쏘옥 빨려들어가게 한다는 점이다.
2. 그래서 화가들을 존경하는 마음도 생겼다. 마음에 자리잡은 꽃이나 나무, 새들, 그리고 우수마발이 그렇게 마음 속에 오래남고 궁금해지게 되는 것인지를 이 낙서를 하면서 느끼게 된다.아이의 얼굴처럼, 사랑하는 사람들 얼굴처럼. 더 궁금해지면 더 낙서를 잘하게 될 것이란 것. 애착.
3. 나의 속도나 동선에 맞는 것을 찾다보니, 피시의 그림판을 쓴다. 마우스를 쓰는데, 마우스로 하게되면 직선을 일정하게 그릴 수 없다.(그러니 누구든지 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 삐뚤빼뚤하다. 세세하게 잘 그리려고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요점만을 남기고 싶기에, 느낌을 남기고 싶고, 마음을 달래고 싶기에 .
4. 혹 시작을 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그렇게 사물을 잘 그리려고 하지말고, 느낌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 훨씬 쉬운 길이라고, 사물이나 풍경에 대한 ...(아직 사람들에게 향하고 있지는 않지만, 없지도 않지만) 감수성이 풍부해진다는 것만은 경험한 사실이다. 그리는 것을 즐기는 것 또한 관심의 영역이라는 사실이다. 잘 그리고 못그리고 남의 눈이 있으니까라는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덕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들인 관심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것이 개인적인 소회지만 정말 많다. 낙서들을 시작해보심이 어떨는지?
5. 궁색한 낙서를 외면하지 않고 봐 주신분들에게 고마울뿐이고, 개인적인 낙서의 마루타가 되셨을 뿐이시구. 외면하지 않으시면 행여 더 나은 낙서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뿐이고...이렇게 마음이 팔리다보니 음악을 한번 해볼까?하는 치기까지 생기게 만들고......그런데 나쁜점 한가지는 생각이 여물지 못하고 산만해진다는 것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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