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먹으러가는 길.

  하늘은 시선을 빨아들이고,

  가슴을 가늠할 수 없는 깊이로 텅 비운다.

  그 한켠에 걸려있는 구름을 음미하다보니,

  아이 볼살 솜털같은 구름향기들에 마음을 놓다.

  뒤돌아서면, 뒤돌아서면 아른거리는 구름향을 잡아내기가 어렵다.



밤. 발자욱을 감싸는 낙엽소리가 어른거려 주로로 나선다.

목련과 졸업한 뒤로 마음은 여기저기 두서가 없어진 것을 그녀석은 느낄까?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가 포근하고

여기저기 마음기웃거리는 것 많아

궁금하기도 배부르기도 한 것을 알까?

가볍게 움직이다보니 목련에게 마음을 들킨 듯. 이내 마음이 박혀 이제 어쩔 수 없다.

따로따로 뭉글뭉글 크는 마음들을 어쩔 수 없다. 

이렇게 가끔 달빛에 너희들을 볼 수 없다면 섭섭할 것 같다. 움직이는 마당 속에 어느 덧

너와 나를 분간할 수 없음이 오로지 너희들 덕인 듯 싶다.

마음이 배부른 것도 몸이 배부른 것도.


 뱀발. 

1. 퇴근 뒤, 유혹을 자제하고 몸을 조금 덥혀준다.  눈길도 주지 않는 녀석들이 마음 속에 불쑥 불쑥 들어와 반주의 취기를 준다. 문득문득 멈춰지는 발걸음을 신호로 해서 어느덧 달리는 여우님들처럼 봉우리 셋의 울타리를 갖게 된 듯 싶다. 속좁은 성냥갑같은 아파트향은 이미 제향을 잃어버려 이렇게 나다닌다. 나다니지 않으면, 바람의 속향을 맡지 못하면 병이 날 듯. 몸은 이내 익숙해져 있음을 깨닫는다. 녀석들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새초롬 마음 한결, 늘 목련에 올인해있던 마음을 알 것이다. 그 마음들이 뭉글뭉글 자라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그 마음길이 자라...결국 되돌아올 것도 알았는지 모른다.

2. 늘 이렇게 빈한한 마음씀(씀이)을 이렇게 얻는 가난함이란?...  [나와너]를 짬짬이 읽고 있다. 그가 말하는 신이 스피노자나 라이프니쯔 같다. 그렇다면 충분히 공감한다. 기독교서적으로 묶여있던 것 같은데, 그점에 , 그가 말하는 너에 대해서도 십분 공감한다. [나-너]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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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8-11-12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겸재 선생의 진경산수화가 울고 갑니다.ㅎㅎㅎ

여울 2008-11-13 17:37   좋아요 0 | URL
겸재 선생님 왔다가 비웃고 갔습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