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힌 부분 펼치기 >>

 

일터 다녀오는 길 15k 잔차. 일터 배롱나무에 다가서다. 기억해내어 그린 것이 편취했다. 다시보고 본다. 아~ 천국이 따로없다.(사진자료는 엠파스 목백일홍 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여울 2008-07-2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오. 한 점 채우고 가고오는 길. 꽃을 중동내어 한잎 한잎 햇살과 함께 마음살로 저격한다. 그렇게 가얍게 부유하는 꽃잎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맑은 가을하늘 어쩔거나, 그래서 여름내내만 피는 것일까? 가을에 베이면 그 붉음 더 뚝뚝 흘릴까봐~...그 울음 더 뚝뚝 흘릴까봐...붉은 여름 총성처럼 붉다. 눈이 시리도록 붉다.

파란여우 2008-07-29 20:58   좋아요 0 | URL
집 뒤 밭임자가 올 봄에 배롱나무를 왕창 심었습니다.
아직 키 작은 아이들인데 꽃송이는 송이송이 피어나더군요.
한 번 마음 먹고 사진 찍어야겠다 하면서
뙤약볕이 무서워 올라가질 못하고 있어요.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 먼저 살던 동네 집 마당에 비에 맞던 배롱나무가
생각납니다. 살때는 뭘 그리 바쁜지 눈길 한 번 다정하게 안줬는데
이사오기 직전 배롱나무가 너무 처연하게 절 바라보더라구요.
지금도 배롱나무 하면 그 옛집의 모든 기억과 함께 빗물을 뚝뚝 흘리던
붉은 슬픔이 먼저 떠오릅니다.

간신히 몸을 추스렸는데 더위가 장난 아닙니다.
덕분에 책도 잘 안읽고, 컴도 잘 안켜고 잠자고 먹고 잘 지냅니다.
요새, 운동하면 위험하니 살살 다니세요^^

밀밭 2008-07-30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왠지 '배롱나무'보다는 '(목)백일홍'이 더욱 친근감있게 다가오는 까닭은...꽃이 품고있을 막연한 슬픔이 느껴지기 때문일까요. 여울마당님 그림이 사진보다 훨 좋아요. 그림위에 걸어둔 마음 한자락도 그렇고...덕분에 오늘 저도 백일홍꽃잎을 한참이나 들여다 봤답니다.ㅎㅎ

여울 2008-07-30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신문을 펼쳐드니 같은 마음들이네요. 무더운 열음. 이것저것 열매 잘 맺길 바랍니다. 미리미리.

----
[시인의마을] 목백일홍 / 정채원
한겨레 | 기사입력 2008.07.29 18:11




[한겨레] 시인의마을 - 목백일홍

여름이 깊어야 비로소 피던 꽃
다른 꽃 다 폈다 져도
백일 동안 지지 않고 버티던 꽃잎들
아무리 못 본 척해도 고집스레 붉던 꽃잎들
연못 가득 떨어져 있다
그래, 잘 가라
외나무다리 건너
나도 언젠가 너 따라가리니
가서, 나도 백일 동안 지지 않고 붉을 것이니
너를 향해 한결같이 피어 있을 것이니
그때 너, 나를 모른다 모른다 하라
첫서리 내릴 때까지
내가 너에게 그랬듯이
-시집 < 슬픈 갈릴레이의 마을 > (민음사)에서
정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