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집회 가고 오는 길, 버스에서 보다. 선입견없이 그렇게 시에 담긴 길을 쫓아가다나니 마음이 시큰거린다. 벌써 시청앞인데, 두근거리고 측은거리는 굴곡은 멈추지 못한다. 지나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와 그대로 멈춘다. 정리할 일들이 있어 촛불행진이 시작하고 시청앞에서 돌아선다. 버스를 기다리니 그 편으로 향하는 촛불문화대열때문에 막힌다 싶다. 가을과 말미를 마저보다.
보다나면 외할머니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들도, 부모님도, 이 시대를 살아내는 어르신들이 다 마음에 걸린다. 알량한 앎마저 없고 저 멀리있는 것들만 견강부회처럼 같다붙이는 내꼴도 가관이 아니다 싶다. 사람의 마음길과 생각길은 쉬이 알기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과 삶을 녹인 행간을 쫓다보면, 어느새, 불타는 청춘에 다가가 있다. 어느새 찬바람도 새벽별도, 한가한 가을의 잔마음들이 이슬처럼 맺힌다.
감사드려요. 잘 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