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물결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많은 듯하다. 현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옭죄인다. 양극화가 아니라 양양극화의 조짐. 엄연한 현실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스태그플레이션?? 응시의 시선이 깊고 오래, 작은 것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더더욱.. 진보넷 홍*이님블로그에서 퍼오다. 이노무 사회는 늘 건강도 안전도 뒷전이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돈(성장)인가? 건강하고 안전해야 돈도 따라온다는 사실도 잊은 채, 늘 퇴행구호와 습속만 이나라정권과 경총이란 나팔수는 되풀이 한다. 건강권을 이야기하는데, 정신나간 넘들은 여전히 귀가 어찌 생겼는지 입으로 경제,갱제한다. 누구를 위한....갱제냐? 정신** **들아... 제발 너네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닌 것 같다. 너네나라로 가서 구워먹든 삶아먹든 프렌들리하든지 해라. 답답하다. 너희들을 보기만 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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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올림픽’ 앞에 부끄럽다
전수경 / 노동건강연대 기획위원
6월 29일부터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안전올림픽’이 열린다고 한다. 한국산업안전공단과 국제노동기구(ILO) 가 주관하는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가 바로 안전올림픽이라고 불리는 국제적 대규모 행사다. ILO 사무총장, 국제사회보장협회(ISSA) 회장, 유럽산업안전보건청장 과 각국 노동장차관들이 모인다. 좋은 일이다. 게다가 7월 2일은 온도계공장에서 일하다 열다섯 나이에 수은중독으로 사망하며, 비인간적 노동환경을 온몸으로 고발한 문송면의 20주기이기도 하니 더 뜻이 깊다고 하겠다.
그런데 답답한 마음이 가라앉질 않는다. 이 나라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눈 질끔 감고 모른 척 한다면 ‘안전올림픽’이 뿌듯할까. 지난해, 올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형사고와 희생된 이들의 면면을 되짚어본다. 대통령을 사돈으로 둔 타이어회사에서는 15명의 노동자가 과로사로, 암으로 죽어갔다. 기한을 맞추라는 독촉 속에 냉동창고 공사에 투입됐던 설비기술자, 용접공, 청소부 40명이 화마로 죽어갔다. 불법취업을 했다는 이유로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수용됐던 외국인들 27명도 불길에 갇힌 채 죽거나 중한 화상을 입었다.
불이 난 당시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외국인들의 도주로를 차단하는 데 급급해 더 많은 이들을 희생시켰고, 냉동창고 공사는 얼키고설킨 하도급제도 속에 안전조치는커녕 장갑도 없이 일을 시켰으며, 타이어회사에서는 5천명 직원을 두고도 간호사 1명에게 건강관리를 맡겼다.
지난 해 사무실이건, 공장이건 일하다가 사망한 노동자가 2천406명에 이른다. 다치거나 직업병에 걸린 규모는 9만명이 넘는다. 그러나 다친 노동자만을 놓고 봤을 때 실제 일하다 다친 노동자의 규모는 산재보험 통계의 10배가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안전’올림픽이다. ‘서울선언서’를 채택하고, 남미, 북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대륙별회의가 열리고,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51개 기관이 48개 주제의 심포지엄을 연다.
2006년 현재, 한국의 산업안전감독관 1인이 담당하는 노동자 수는 34,178. 영국의 5.1배, 독일의 3.9배, 미국의 1.8배다. 산업안전보건법 준수를 감독하는 사업장 수는 전체 대상의 4.3%다. 23년이 지나야 전체 사업장을 다 감독할 수 있다. 그마저도 열악하고 취약한 작은 일터는 아예 법 적용대상도 안된다.
이명박정부는 ‘비지니스 프렌들리’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에 경총이 화답하여 97개의 규제가 기업을 힘들게 한다고 말했고, 이 가운데 23개의 안전과 보건규제가 귀찮으니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국은 일찌기 노동자가 싫어 ‘근로자’가 되고, 노동재해가 싫어 ‘산업재해’가 되고, 직업안전보건이 싫어 ‘산업안전보건’이 된 나라다. 사무실에서, 공장에서, 거리에서 일하는 이, 노동하는 이가 사회를 지탱하지만 산업의 부품으로, 국가의 ‘국민’으로만 존재하는 사회다. 올림픽을 좋아하다보니 어쩌다 ‘안전올림픽’까지 열게 되었다.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를 주관하고, 발표하고, 구경하는 정부와 기업의 관료․ 전문가들에게 묻자. “이번에 채택되는 서울선언서가 세계 안전보건의 이정표가 될 것”을 기대하는 대회조직위원장에게 묻자. 전체노동자의 60%가 비정규직노동자이고, 여성노동자의 70%가 비정규직노동자이고, 100만명이 넘는 이들이 ‘특수고용’노동자다. 이들은 낮은 임금으로 더 많이 일한다. 산재보험으로 치료받으려면 직장에도 사표를 내야 하고, 땅속에서 일을 해도, 하늘에서 일을 해도, 안전수칙을 알려주는 이가 없다. 부끄럽다, 미안하다.
이들이 안전하지 않은 조건에서 일할 때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기업이 이를 빌미로 불이익을 줄 때 강력하게 처벌하도록 법을 고칠 수 있다면 부끄럽지 않다. 다쳤을 때 산재보험으로 치료해도 다시 출근하도록 보호할 수 있다면 미안하지 않다.
“제3세계의 안전보건에 관한 인지도를 높이고 선진국의 기술과 정보를 익히는 놓은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진심이라고 믿는다. 좋은 기술과 정보를 써먹기 위해서는 현실을 바로 보아야 한다. 관료와 전문가의 지식욕을 채우기 위한 ‘안전’이 무슨 쓸모인가.
7월 2일 모란공원에서는 문송면 20주기 추모비를 세운다. 열다섯 소년은 그 자리에 누워있는데, 서른이 넘고, 마흔이 되고, 쉰을 바라보는 나는, 우리는 ‘안전올림픽’ 앞에 부끄럽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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