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토론회에 대한 단상
기분을 묻는다는 일. 그리고 말 많은 사람들이 말의 요점만 말해야 하는 이유
언어의 등급, 필터링된 말들. 말들이 점점 어려워지고 상식과 멀어지는 순간. 가슴에서 점점점 멀어지는 말들이 말이 아니라 박제화된 전시용 언어로 변질되는 것은 아닌지? 책을 읽는 사람들이 경계하고 다스려야될 습속 가운데 하나. 책의 언어로 이야기하지 말 것.
가슴의 말에서 진화할 것. 열정을 머금고 공감하는 언어를 만들고 거기에서 함께 자랄 것. 때 묻지 않은 말. 말만 있지않고 이성이란 흙에 묻혀 진주처럼 보이는 흥분. 몸의 말이 먼저 이야기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무슨 주장을 하고 싶어하는지?
뱀발.
이곳 시청 광장엔 눈길을 끌지 못하지만 의미있는 사건?이 벌어졌다. 열한시가 넘어시작한 시국토론회가 그것이다. 3분이 넘으면 꽹과리 소리와 함께 발언을 제한하는... [우리가 민주주의다]라는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하고싶은 말들이 이어진다. 가슴에 묻어두면 한으로 맺힐 이야기들인 것 같다. 나이가 뭐 대수겠냐마는 그래도 발언의 대부분은 20대초반으로 내려간 것 같다. 말잘하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저 멀리 80년 광주, 그곳에서 있었다는 아주머니까지....음 이 이야기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말을 하다가 사회자는 대뜸 [기분]을 물어본다. 지금 기분이 어떠냐구. 논리정연한 말만 한표를 갖는 것이 아니라 기분을 이야기하는 것이 같은 값을 갖는 것이 아니냐구. 그리고 기분을 듣다보니, 뭉클해지고 그렁그렁해진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 말을 많이 하지만 정작 말같은 말을 하지 않는 현실. 너무도 또렷이 들린다. 그리고 그 색깔들이 다르고 엷고 넓은 것을 느낄 수 있겠다 싶다.
잘난 사람들의 잘난? 이야기가 아니라, 화려한 수사에도 내용이 있겠지만 가슴으로 울려나오는 소리들은 가려서 들을 이유가 없다는 사실. 말 많은 사람이 표가 두표, 세표가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느낌도 똑같은 한표란 사실을 지금에서야 목격을 한다.
촛불문화제의 백미라고 한다면,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