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처럼 사라질 것 같아 잡아 묶는다
1.
참 좋다.
마음들이 봄나비처럼 황홀하게 난다.
경계엔 꽃이 핀다는 시집제목이 생각난다
그렇게 경계는 꽃이 피고 서서히 중심으로 제 뿌리를 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생각을 잡자마자 불안하다. 그 경계가 경계만을 향유하려는 것은 아닌지
그물을 쳐두고 그 경계이상 들어갈 수 없다고 마음의 금지선을 두는 것은 아닌지
그 경계를 넘어설 수 없다 짐짓 경계하는 것은 아닌지
2.
사탕한봉지
사탕한봉지때문에 꼬박 이틀을 마음에 묶어두다.
예쁜 딸래미의 애교 섞인
사탕한봉지를 맘 속에 두다 늦은 귀가길
사탕 한톨도 손에 쥐지 않아 허망한 아침을 품어본다.
꼰대처럼 훈장처럼 싫은 소리가 맴돌고,
개족보같은 날을 명절처럼 지내는 소리를 한다면
힐난의 가재눈을 받을 만하지만
마시맬로우가 하얀색이라고
화이트데이라 부른 날이
부활절보다 화려한 것을 보니
허망한 욕망만 점유하고 껍질만 유통되는 지금과 꼭같아
씹지 않을 수 없다. 꼰대소리 듣더라도
안받고 안줬으면 좋겠다. 뇌물이 아니라 사탕한봉지도 제발. 플리즈
3.
분열행정
이 지역의 시장은 나무 삼천만그루 심기 공약을 실천하기위해
도로 한가운데 경계를 두고 흙을 퍼담느라 정신없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한쪽에선 건축물을 허가내주어 멀쩡한 나무를 베어버린다
학원 24시간을 부르짓는 목소리에 8시간 근로기준법같은
8시간 학습권을 이야기는 한톨도 묻어나지 않는다
공교육을 생각하는 이명박만 외롭게 투쟁의 선두에선다
그런 놈이 왜 오린지 오뤤지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분열적 행정이 새로운 트렌드인 모양이다
뱀발. 민언련친구들과 함께 식사하다. 래퍼 전부터 색이 뚜렷하고 이채롭다 봄나비처럼 화사하고 곱다 그렇게 좋은 날들, 좋은 사람들만 같다면 하루하루, 세상은 살만할 것 같다. 살만한 느낌이 중심이 되면 좋겠다 싶다. 세상과 교집합이나 경계가 좀더 넓어졌으면 좋겠다. 세상이 이들에게 물들게 하면 어떨까싶다. 기분좋은 취야다. 날이 휘부윰해진다. 14분쯤 되는 것 같다. 0803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