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첩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참* 지난흔적이 궁금하기도 하고, 사업계획이 논의되기에 놓친 것이 없나 확인하려는 생각도 같이 있었습니다. 03-05, 정작 05년도 것이 없어, 다른 흔적을 보게 됩니다. 낯설은 느낌, 나의 흔적도 이렇게 낯설어 보이네요. 하고자 한일, 그 당시에는 별일이 아닌 것 같은데 소중하게 생각되는 일, 무던히도 반복되는 중압의 일상들, 시간이 흐르면서 보는 시선은 경기장의 선수가 아니라 때로는 감독, 코치, 관중의 입장으로 다양하게 분화되는 것이구나 싶습니다.
참*일도, 학*일도, 아***일도, 반복되는 일*일도 그렇습니다. 그 당시엔 보이지 않던 것, 익히 예상했던 일과 좀더 다른 각도에서 진전을 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 안타까움이 밀려갔다 오길 반복합니다. 다른 사람의 낙서같고 내용을 도대체 모르겠는 흔적들, 어떻게 다시 그 길로 들어가야하는지도 엉클어진 실타래같은 일들도 있더군요.
그러다가 문득 동네 큰 사고가 있었는데, 도통 이름을 들어도 생각나지 않은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옆으로 스치며 지나칠 때 표정이 떠오르더군요. 아쉬움이나 부족한 어떤 것들이었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학부모회일을 맡아, 그렇게 대면했는데도 칼국수집 점심의 기억을 왜 못해냈을까 싶더군요. 순간의 마음들이 그렇게 어긋나기도 하는데 말입니다. 표정이나 아쉬움들, 안타까움의 편린들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거나, 스스로 동선의 속도가 빨라 받아들일 여유도 없는 것이 아닌가합니다.
한 귀퉁이에 적혀있던 060203 <가족운동>에 대한 스케치. 가족의 화폐(렛츠나 두루)를 정하고, 가치는 아이들과 함께 협의하여 정할 것. 두루엔 게임-여행티켓도 둘 것. 집안 일 - 책 - 몸을 위해 할 것들. 사회적 약자와 함께 나눌 일들. 주변과 관계맺기. 동네 의제는 없을까 하는 주제넘은 생각까지 물끄러미 다시 들여다보게 됩니다.
숲을 헤쳐나가느라 정신이 없던 것은 아니었을까? 중독되어 정신도 없던 것을 아닐까? 미련이나 아쉬움은 남지 않아야 되는데, 다른 시선은 함께하지 못하는 이기심의 발로였던 것은 아닐까? 아예 마음도 내놓지 못하던 소심함때문은 아니었을까?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봅니다. 여유있고 안온한 템포, 마음을 한편에 두고 살아야할까요? 다짐은 아니지만, 편안함을 한해도 주문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