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의 지도를 검색해본다. 이 위치가 맞는 것인지 헛갈린다. 고원지대의 모습들을 찾기가 어렵다. 그럴 듯한 지도도 없지만, 읽는 내내 생생한 묘사가 있어 지명이 익숙해진다.
선물 받은 이 책과 몇 권을 병렬로 읽고 있다. 4분의 3남짓 읽다. 어쩐지 아껴읽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인류학자인 러너다. 인터뷰어로서 사회과학의 방법론이란 책이 겹쳐 떠오르듯, 우리는 관찰하는 방법을 잊은 건 아닐까. 그 사회나 문화를 접목시켜 달리기를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매번 케냐와 에디오피아 선수들로 충만한 국제대회를 보면서도 관심사는 깊어지지 못한다. 맨발의 투혼만으로 기억하고 있지 에디오피아의 러닝문화에는 전무했다. 하물며 커피 산지의 책에서나 봐왔더 에디오피아라니 말이다. 낭만러나 심진석선수는 장영기회장과 케냐 동계훈련을 떠나 있다.
다녀온다고 잘 아는 것도 익숙한 것도 아니다. 질문하지 않는 이상, 그저 표면에 부유하는 느낌만 적시고 오는 것이다. 어느 나라를 가도 온전하겠는가. 그렇게 읽다보면 방법에도 관심이 가게 된다. 그리고 그 저변과 애틋함에 차이가 있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지난 한해 달리기 결산을 해보니 1800k 정도를 러닝했다. 가을 겨울 월 200k를 넘긴 것이 화근에 된 것 같다. 12월말 정형외과까지 방문해서 체외충격파 시술까지 받았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알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다 이렇게 달리겠지 하다가 올라오는 근육, 아킬레스건 영상들을 찾아보자 우루루 걸리는 것이 죄다 그 영상이다. 종아리인지 가자미근인지, 근육파열인지 구분도 되지 않으면서 지레 짐작하여 어수선을 피운 것, 의사샘 말에 얼굴이 빨개진다. 근육이 아니라 힘줄이네요.
이렇다 헛똑똑이가 되어가는 과정이 이렇다. 그나마 얼음찜질을 꾸준히 한 것은 다행이다. 십여일 쉬어주고 다시 달려보는데 괜찮아서 이틀 뒤 욕심이 난다. 헌데 여지없다. 다시 다른 종아리가 올라온다.
읽다가 보면, 숲에서 지그재그 훈련 장면이 많이 나온다. 7분 속도에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찐 선수들은 아베베가 완주 후 춤추듯 스트레칭하듯 스트레칭도 훈련도 의식도 에너지도 다르다.
달리기는 달라질 수 있을까. 조금더 달리기만이 아니라 다른 관심사로 번질 수 있을까. 여기만 아니라 저기로. 저기만 아니라 여기로 말이다.
이틀, 삼일 간격으로 달리던 거리의 절반이하로 러닝하기로 한다. 손을 쓰듯 발가락도 쓸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발을, 종아리를 꼼지락거려본다.
#달팽이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