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가을을 음미하다보니 달림을 잊어버렸다. 더구나 마지막 한주, 일터팀회식으로 이어진 일주일은 삼일내내 피치못할 자리로 채웠다. 몸상태를 괜찮게 유지하는 것이 나름대로 좋은 방법일텐데. 스무날동안 달려주지 못한 것이 걱정이다. 그나마 나머지날은 몸충전은 제대로 한 듯 싶다. 새벽 첫차를 타고, 시간에 맞추어 든든히 먹어두고, 잠이 오지 않아
독서등에 읽어준다.
너무 생각길이 깊이 들어가는 것 같아 책장을 덮고 잠을 재촉한다. 늘 불안한, 장거리 연습이 부족한 연유라 어찌할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완주를 목표로 30k 부터 시작하는 걷기만 없앴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동생은 몸이 만들어져 있다.(녀석 일내겠는 걸...ㅎㅎ) 매형은 무릎이 좋지 않은 듯, 안색도 편치 않다.
후미에서 매형과 함께 느긋하게 출발한다. 중간 볼일도 보고, 매형과 이런저런 수다를 나누다보니, 20k 쯤 우리 후미가 별로 없는 듯하다. 반대편 조금 더 가다보니 동생은 벌써 30k 지점을 다다르고 있다. 반대편에 우르르 몰려가는 달림꾼들을 보다나니 마음만 초조해지는 것 같다. 매형도 앞서고, 조금씩 반환점을 앞서 배고픔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보면 후미주자들은 왠만하면 폼이나 모습의 잔영들이 고스란히 남는다.
또 한차례 쉬어가는 넉넉함이 있기도 하다. 영양갱 하나로도 든든해져 부담없이 십여킬로미터를 갈 수 있고, 작년 멈추어섰던 33k지점도 구령소리 덕분에 덩달아 넘어선다. 맘속으로 벽이라고 생각했던 35k 지점도 넘어서자 자연스럽게 말미 편안하고 부드러운 달림이 이어진다. 고통이란 전제가 깔려있지만 그 속에 좀더 나은 몸상태로 기분을 조율하는 맛, 그리고 이미 먹었던 생각의 고비를 넘는 맛은 늘 색다르다.
그 짧은 시간에 교차하는 여유, 배고픔과 달콤함, 친구의 소중함, 개인의 한계 넘나듦 들이 동시에 버무려진다. 한편 이렇게 실타래처럼 엉켜진 맛들은 알고 푸는 만큼 느끼지 않을까 싶다. 어찌보면 고욕과 뻥뚫림의 극단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결과에 대한 몫은 오로지 제 것이다. 부모님의 그윽한 눈길도 고맙고, 캠프에서 챙겨주는 누나-매형의 마음도 고맙고 내려오는 길, 쪽잠으로 달콤해지는 몸, 이후 편안한 배려를 해주는 식구들의 마음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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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연도 |
코스 |
배번호 |
전체순위 |
연령순위 |
5K |
10K |
반환점 |
30K |
완주(Net) |
완주(Gun) |
| 2007 |
풀(F) |
7883 |
6035 |
3380 |
|
1:05:45 |
2:39:33 |
3:12:52 |
4:34:25 |
4:38:38 |
| 2006 |
풀(F) |
6729 |
4764 |
2740 |
|
57:38 |
2:28:28 |
2:57:09 |
4:24:48 |
4:28:26 |
| 2005 |
풀(F) |
2173 |
5856 |
3442 |
|
57:01 |
2:17:51 |
2:53:29 |
4:20:19 |
4:26: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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