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타이포그래피 전시강연자료집을 만들어 보낸다. 10꼭지. 그래 이 정도면 괜찮겠지 싶다. 내일 전후 이력을 보태어 놓으면 그런대로 오고 간 길의 흔적이 남겠다 한다.


 -2. 


작업실 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바쁜 날이다. 어제는. 찹쌀에 오곡을 넣고 밥을 하고, 남은 양파를 남은 애호박찌개에 넣어 저녁국밥을 해 먹는다. 정리해둔 책장에 책들을 살펴보고 쉬다 놀다하다 일찍 잠들어버린다. 


 0. 


한밤중에 깨어 가지고 온 책을 든다. 2부를 마저 읽다. 마지막 시.


현弦


춤을 출거나

콩깍지

조르르 콩알

어디 갔을까

장길 실개울에

빠졌다

두붓집 간수에

빠져버렸다

끝없는 추석 하늘

그을은 일각 一角

거미줄에 걸린 현 弦


춤을 출거나.


박재삼 박목월 박용래  누가 낫다 할 수 없구나 싶다.  그리고 3,4부를 아껴두고 남은 잠을 자다. 쌀쌀해지는 새벽, 이불을 꼬옥 감싼다.


대전에 가면 박용래문학관을 한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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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3-10-24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용래 시인이 대전 출신인것은 알고 있었는데 대전에 박용래문학관이 있나요? 모르고 있었어요.
<현>이라는 시는 악보를 보고 쓴 시 같아요.

여울 2023-10-24 16:04   좋아요 0 | URL
오류동이 본가인 듯요. 대전역 인근에 대전문학관이라고 있어요.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는데, 한번 둘러봐야할 듯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