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일찍 잠을 청하여도 잠은 오지 않는다. 막내녀석도 잠이 오지 않는다며, 하는 말이 <화려한 휴가>에 잔영이 남는 모양이다. '시민군이 5일만 버티면 이긴다고 했는데, 무기도 많지 않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하고 무서움이 남는 듯 되물어온다. '그치. 많이 안타까웠구나...좀 더 크면 알게돼...' '그만 잘께요...'
0.1 케이블티브이가 오늘은 엽기버전이다. 잔혹하기 그지 없는... 2004년 일어난 <쓰나미>를 보았다. 기억에 채 가시지 않는다. 태국,인도네시아 해변가 정도의 피해로 알고 있었는데, 지구의 자전시간이 늦춰질만큼, 지구 전체를 흔드는 변화였다고 한다. 판이 겹치는 부분 단층을 동반한 진도 8.3지진이 가져온 10여 미터의 바닷물 높이 변화는 실로 어마어마하였다. 인도양으로 전달된 쓰나미는 스리랑카 뒷편에 기차를 타고가던 이를 포함 3만명이상의 사상자를 내었고, 몰디브를 거치며 그나마 위력이 줄어든 쓰나미는 아프리카 해변가에도, 태평양에도 영향을 미쳤다. 120-30년만에 맞는 초대형 재난이었고, 이 초유의 참사의 흔적을, 아니 해안선 자체가 변한 재난을 일부 연구자들이 조사하고 있다 한다.
1. 펑크, 지갑도 가져오지 않은 날, 아무데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약속도 취소하고 접어든 책이 <대한민국개조론>이다. 22일만에 썼다고 하는데, 3-4시간이면 다 볼 수 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밖으론 선진통상국가, 안으로는 초고령화와 인적자원교육과 사회서비스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사회투자국가가 되어야 한다. 보건복지분야에서 할만큼 했고, 더 현실에 밀착시키면서 했는데, 너무 몰라준다. 참여정부 따지고 보면 잘했다. 자기 보다 더 고민하는 정치인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라. 정도로 정리된다.
2. 좀더 줄이면 한미fta는 선진통상국가로 가기 위한 절대절명의 과제였고, 우리당과 합의를 거치지 못했지만, 청와대 홈피에 있는 ,<비전2030>을 보면 사회투자국가의 미래상이 나와있으니 꼭 보시라는 말씀이다.
3. 일견 합리적인 듯, 묘수를 찾아낸 듯한 앞뒤 양면이 다른 비전이 재정적인 묘책만 나오면 다 해결된 것일까? 한나라당, 중도보수당, 현실적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민노당, 알아주지도 않는 국민들이 진심을 알아주면 다 해결되는 것일까? 제도안에서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도대체 왜 하나도 알아주지 않느냐고 하소연하고, 이쁘게 봐줘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보건복지분야가 님의 말씀대로 투명하고,깨끗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세웠다고 하면, 노동분야는 제 소관이 아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 잘 되는 것일까? 교육분야도 홍보가 잘 안되고, 국민들이 알아주지 않아서 그랬다면 되는 것인가?
4. 권력도 우리의 현실을 바꾸기에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 합당한가? 저돌적인 한미fta 추진력이 있다면, 다른 과감한 개혁은 불가능했을까? 한 장관의 의중과 의도를 정부가 잘 한 것으로 알아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과신은 아닐까?
5. 선진통상국가의 기틀로 구국의 심정으로 한미fta를 추진했고, 보건의료분야도 사전에 기틀을 잡아놓아서 이후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한다. 순진한 것일까? 낭만적인 것일까? 상거래로 계약인으로 미국은 비전 2030년이 아니라 앞으로 120년 200년은 보고 있는 것 같다. 향후 에너지권력, 브릭스,유럽의 교두보확보로 아프간까지, 미국중심 자본주의를 너무 순진하게 바라보고 있거나, 재임중 무엇인가 남겨야된다는 강박증이 있어, 협정의 의도까지 파악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싶다.
6. 선진통상국가와 사회투자국가의 동거가 가능하며, 박정희대통령의 유산으로 한미fta는 필연적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맑스도 빌려와 세계화의 파고를 이야기하며, 고 박현채선생님도 이 선택에 찬성했을 것이라고 한다. 박통의 신화는 국가의 개입과 보호가 중점적인 발전의 고리라는 것이 거시경제학자의 주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전혀 자유스럽지 않은 자유무역협정과 연관을 시키는 것이 올바른 도식인가? <민족경제론>의 박현채선생님에게도 물어보고 싶다.
7. 경제학자인 유시민 전장관이 자본주의 공부를 하지 않는 것 같다. 미국발 fta의 파고의 첫 쓰나미가 해변가에 물고기를 남겨놓기때문에 정신없이 물고기를 잡으려가는 아이처럼, 그래서 두번째, 세번째 온통 가로채어가는 쓰나미의 위력을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진통상국가를 주장할 수 있다. 그 물고기를 낚기위해 쓸려나간 해안가로 가야한다고.. 설령 님의 말씀대로 2030년까지 사회투자도 가능하여 성공하였다고 하자, 자본주의 대국이 되어 5만달러의 시대에 도달했다고 하자. 살림살이가 나아질까? 좀더 행복해질까?
8. 쓰나미의 파고를 타고 이것이 세계화의 진수이다. 다 같이 올라타야 산다. 맑스를 아직도 이야기한다면, 거대자본이 국가을 우습게 본다는 지적과 이후 미칠 파고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느낄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그 쓰나미에 사회투자국가란 섬으로 버틸 수 있을 것인지? 자본의 위력이 너무나 세고 여파가 크기때문에 이렇게까지 잘 살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잘살지는 못하지만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하여야 한다.
9. 제도란 틀 안에서 봉직을 했다고 해서, 너무나 몰라준다고 해서, 또 제도안이 많은 것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도 인정을 해야한다. 제도곁과, 제도밖의 힘, 전세계를 요동치는 미국발 쓰나미, 자본주의 역사에 대해서도 먼저 이야기를 해야한다. 그런면에서 제도안의 자찬은 자찬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았음에도, 제도곁,밖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음에도 제도안이란 우물안만 생각한 것은 아닐까?
10. 보건복지부장관으로 그 노고에 대해 인정하고 치하하고 싶다. 그리고 정말 우리나라와 20-30년전의 하루 2달러 미만의 다른 국가를 생각한다면 발상의 전환과, 2030년이 아니라 앞으로 100년을 고민하는 표리부동하지 않은 전망을 내놓지 않는다면, 그냥 열심히 한 장관으로밖에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의원 몇되지 않는 민노당의 제도안의 노력에 너무 기대를 하고, 폄하를 하는 것 역시 올바른 지적인 것 같지는 않다.
11. 정말 국민을 생각한다면 몰라주는 탓도 중요하겠지만, 모든 힘을 동원하여 한미fta같은 추진력으로 안개처럼 갇히게 만든 것을 과감히 걷어주여야 한다. 이미 업지런진 물이지만. 그러면 국민은 한발한발씩 뚜벅뚜벅 걸을 것이다. 청와대 국정브리핑을 찾지 않으래도 찾을 것이다. 국민은 사회투자에서 말하는 자원이나 개조대상은 아니다. 그렇게 타자화되는 것을 싫어한다. 전력을 다해 삶의 깊숙히 옆에 들어와있길 원하는 것은 아닐까?
정태인이 본 <대한민국개조론> 아래기사 참고
"유시민과 난 항상 신분격차 있었다"
30년 친구와 결별하고 '새 동지'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