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작업실내가 32, 33도를 오르내린다. 그래도 그늘과 캠핑용 선풍기가 핑핑 돌아가니 할 만하다고 하자. 이것 저것 잔여물들을 챙기러 차량까지 오고가니, 바람이 제법 시원하고, 실외 온도가 30도를 넘지 않는다. 이런 기적같은 날이 있다니, 그래 조금이라도 라이딩을 하자. ( 에코자전거 앱은 8월이 접어들자 관찰모드에서 실행모드로 바뀐다.  하루 20k를 탔으면 제법이라고 여겼는데, 순위는 아래를 맴돈다 싶다.)  시장을 빠져나가 건물들 사이 그늘로 달리면 조금은 낫지. 철길숲으로 접어들면 오늘 같은 날은 다시오지 않지. 이런 땡볕과 폭열을 선사하는 여름이라니. 그렇게 이른 오후를 시작하자. 숲들 사이 그늘은 그림자길처럼 시원하다 싶다.


1. 며칠 아니 일주일만에 들른 듯하다. #달팽이책방 전시가 새롭다.  불안과 혼란을 다룰 여유가 없는 우리를 위해 그 혼란과 불안을 그려낸 솜씨가 강렬하다. 그렇게 그림 밖에서 그 여유주머니를 만들기를 소망하는 전시다. 이 달 말까지다.


2. 

 #북홈경주 에서 세우다시피 읽은 책이 읽히지 않아, 冷 얼그레이 잔을 비우고 라이딩라이트를 충전하고 딴청을 피우다가 매대에서 발견한 책이다. 이 와중에 <세계관>이라니. 무슨 철늦은 소리인가. 하고 << 피렌체 사람들 이야기>>를 집어든다. 그래 읽혀라. 난 요즘 지동설과 천동설, 그 사이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과학사가 유명한 사람들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책들을 읽고 있다. 그러면서 아주 뜸하게 만나는 지인이지만 과학철학을 핑계로 인식론의 전환, 아니 인식론=존재론=실천론=윤리론을 강요하고 다닌다. 


그래 <세계관>을 주장하는 셈이다. 


3. 맞다. 장사 속이지. 자본주의가 세계관 장사를 한 지 오래되었다. 게임은 물론 연예계까지. 너만 모르고 있었지. 바보.  서문을 꼼꼼이 읽다보니, 우리 일상과 일상의 언어도 늘 세계관이 충돌했고, 표현도 박치기 하고 있었다.


. 박신혜 결혼에 '김탄'.'황태경'의 축하라..."세계관 충돌 현장"

. 최강창민 "사실 '광야' 세계관 몰라..쇤네로서 따라갈 뿐"

. 소비자에게 감성과 세계관을 펼쳐라, 그럼 지갑이 열릴 것이다. 11쪽


2.5 

 이 책은 비둘기 시각체계를 연구한 마뚜라나의 전기를 다룬 인터뷰집인데, 미친 소리 들을 각오를 하고 의인화의 과학연구의 함정에서 벗어나서 겨우 과학의 한걸음 진전이 있었다라는 발견을 목격할 수 있다.  세상은 다르다.  그 방점은 다르다에 있다. 우리가 보는 세계가 다가 아니다. 새들은 삼원색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원색이상으로 보는데 그 세계가 무엇일까 궁금하다. 이 책에 그 중요한 징검다리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해석학이 청자만큼이나 있는 현실을 열어두는 것 이상. 존재론의 철학 근저를 뒤흔들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줄여말하자면 실천 doing에 따라 다 다르게 산다. 다르다 생명은...다를 수밖에 없다.  인간은....인간도...


4. 그래 그 지점이 헷갈리는 것이다. 다른 세계를 살지 않으려 발버둥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달라야 한다. 만유인력처럼 고집하는 순간, 당신은 쉰내가 날 것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1. 단골카페 쥔장에게 받은 커피나무가 잘 자라고 있다. 쫑긋 다음 잎은 피우면서 단물을 받아마시려 입을 살짝 벌리고 있다. 효자冷쌀국수도 먹을 만했다. 토치로 구워준 고기도 한 가득. 불 맛이 소스에 버무려진 국수와 잘 어울리게 큰 수저에 한 입.


https://www.instagram.com/p/CsdYeDqJ8O2/?igshid=MTc4MmM1YmI2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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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8-07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커피나무를.실제.키우시나봐요? 화초를 좋아하다보니 귀가 커집니다

여울 2023-08-07 16:01   좋아요 0 | URL
커피 잎사귀로 판화작업을 해 보았는데, 이 녀석이 키우기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반그늘, 바람, 온도도 잘 챙겨야 한다는군요. 물도 일주일에 두세번 주라는 분부를 들었네요. 자라는 모습이 아직 귀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