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배송온 책들을 아껴 풀지 않는다. 첫만남을 아끼고 싶은 이유기도 하고, 어설프게 보면 쉬이 물리는 버릇이 있기때문이다. 생각결에 있는 책들을 마치고 읽는 것이 새 책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한 것 같다. 어제 일터의 모임독이 채 풀리지 않아 책 내음을 맡으며 쉬려던 마음은 퇴근길, 전화 한통화로 사라진다. 아이에게 <y의 비극>을 건네고, 시집 몇권을 챙겨 버스를 기다린다.

 

 

1. <시간의 부드러운 손>, 익숙한 버릇을 틀고 싶은 마음이 인다. 마지막 시부터 거꾸로 본다. 제목이 갖는 코드는 생각보다 일찍, 서너편째 잡혀버린다. 독자의 변칙에 당한 셈이다. 그렇게 저녁을 시작한 것이 어제와 똑같은 요리다. 피해가지 못하는 어눌함이라니~

 

 

 

2. ㅈ 친구. 장마기간이라 일이 없다. 그러니 차상위계층이 아니라, 바로 빈곤계층인 셈이다. 마음은 넉넉하니 어쩔 수가 없지만, 마음이 빈곤계층인 '우리'가 늘 문제이고, '아우성'치지만, 줄이고 비교하지 않으려는 심보가 더 빈곤하다. - 출근길 안해는 묻는다. '어떻게 산 데' '잘 살어' '일이 없어 힘들긴 한가봐' (불쑥 들어온 마음을 나눌 길은 없다. 페루에선 달동네사람들이 물도 사먹더라, ...)

3. ㅈ과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다. 나만 비신자인 우리집도, 아이들도 이네 물리는 듯 싶다. 점점 견고해지는 교회건물을 보면 사실 당혹스럽다. 그리고 매주 주말, 잠을 가르고 오는 전화도, 미안한 구석이 없는 아이들 바꿔달라는 전화도 그러하다. 물려 교회가 싫다는 아이들의 외침과, 가족모임이 있어 어렵다고 핑계를 대 주는 아빠의 마음도 편치 않다. 십일조가 어떻게 쓰이는지, 얼마나 어려운 벗에게 가는지에 대한 무관심은 세금에 대한 관심보다 비교가 되지 않는다. 왜 교회사는 가르치지 않는가? 경제학자가 거의 죄다 미국물 먹듯, 목사님들도 그러한 것이 이야기조차 되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4. 조각난 마음을 메우려는 신도가 문제가 아니라, 몽매함을 제 것으로 채우는 다양성이라고는, 변화하는 감각을 익히려하지 않는, 제것만이 최고라 칭하는 무리들이 문제이다. 다른 종교에 대한 한 조각의 지식도, 다른 문화에 대한 조금의 이해도 없는 무리들이 진짜 문제이다. 그런 흐름에 아이들을 맡기는 것은 생각해봐야 하고, 그렇게 십원에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신도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정치적 목사들과 점점 커지려고만 하는 교회들을 의심하여야 한다. 당신의 의도와 달리, 더 큰 힘과, 더 많은 헌금과, 더 하얗고 세련된 백인남자의 예수만을 당신에게 주입하고 있는지도 알아야될 책임이 있다. 어느 순간 딸래미가 하얗고 세렴된 백인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간데요라구 선교를 하면 어이할 것인가?

5. 흔적이 샛길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나누다가 자리를 옮긴 것이, 국민**, 희망** 실무그룹 뒤풀이 자리다. 까칠한 ㅈ은 그렇다치고, 얼콰해진 나마저 그리 편치 않게 대하는 듯. 취기가 올라 더는 마음을 나눌 수 없지만, 까칠하단 잘못된 선입견마저 전달된 모양이다. 이내 주량을 넘겼다. 마음마저 취하지 않으면 좋으련만... ...

6. 문득 시선을 느낀다. 압박당해사는 우리는 늘 환상과 정신적 해소를 갈구한다. 그것이 민족이 되든, 스타가 되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 굶주림은 끊임없는 갈구를 욕망한다. 환상과 증상에 욕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갈증과 환상의 허구들의 연관성이 담론의 중심에 올라야 한다. 벗어나고 싶은 것은 다 똑같다. 갈증과 뿌리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또 다른 광신과 병증에 중독되어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

7. 노신의 시선, 위악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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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7-08-0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히 추천만 하고 가요~

여울 2007-08-08 17:46   좋아요 0 | URL
음주뻬빠를 추천하시다니, 한잔 하신거예 ~~~요. ㅎㅎ

연두부 2007-08-09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번째 책...책상위에만 있고 손이 안가네..쩝

여울 2007-08-10 09:01   좋아요 0 | URL
함 보소. 문외한이 봐도 흐름을 이해하기 쉽네. ㅎㅎ 통찰할 수 있게 한 저자분들께 남다른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