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얕은 비, 바람이 제법이다. 모임인 줄 알았는데 아차 싶어 손전화를 하니, 없다. 내일은 건강검진. 짜투리 시간 - 자*대로 복장, 식수를 챙겨 나선다.

 1. 한바퀴, 윈드자켓을 입고 달리는데 안경이 거슬린다. 안경도 자켓도 벗고 달음질이다. 가뜩이나 침침한 눈 뵈는 것이 없다. 또 한바퀴를 돌아서야 익숙해진다. 목련은 새벽이나 밤처럼 어스름 윤곽만 보인다.

 2. 비는 얕아졌다, 조금 짙어진다. 눈도 익숙해지고, 몸도 한결 가벼워진다.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목련이 달려오게,   목련을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먼저본다.

 3. 가끔 이런 것이 달리는 맛이라는 느낀다. 생각지도 않은 것이 불쑥 다가설 때, 생각지도 않는 생각줄기들이 추려질 때, 가쁜 호흡에 좀더 맛깔난 물맛~ 들.

 4. 오늘도 그런 날 가운데 하나였다. 3.1k *3회전+1k/ 20'/16'/15'..중간 몸풀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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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7-1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점점 마지막 숫자에 익숙해 가고 있어요.
전 무릎이 안 좋으니 "달리는 맛" 대신 "것는 맛"이라도 느껴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계속 미루고 있어요. 요즘은 "장마니까" 하면서 위안을 하고 있구요. 이놈의 게으름을 어찌해야 할지...

여울 2007-07-1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땀만 조금씩 비추면 괜찮을 겁니다. ㅎㅎ. 걷는 맛이 더 삼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ㅎㅎ